[신간]약속의 땅 外

오바마의 공적기록과 개인고백

<약속의 땅>
버락 H. 오바마 지음·노승영 옮김·웅진지식하우스·3만3000원

버락 오바마가 쓴 회고록이다. 미국 최초의 흑인 대통령으로 백악관에 입성하는 과정과 임기 첫 2년 반 동안의 고군분투를 사실적으로 기록했다. 내각을 꾸리는 과정, 오바마케어 통과 등에서 어떤 내막이 있었고, 주요 인물들이 무슨 생각을 했는지 들여다볼 수 있다. 파병 문제로 4성 장군들과 논쟁하고, 오사마 빈라덴을 사살하는 군사작전 승인을 두고 고심하는 과정에서 오바마 개인의 내면을 읽을 수 있다. 국제 정치 지도자들에 대한 평가는 솔직하다. 반기문 전 총장에 관해선 흥미진진한 이야기나 재치 있는 여담, 눈부신 통찰을 기대할 수 없다면서도 직설적이며 긍정적이었다고 평했다. 미국 대통령 전용기인 에어포스 원, 방탄차량인 비스트 등에 대한 소개와 함께 지구상에서 탄소발자국이 가장 큰 사람은 자신일 것이라고 자조하는 대목은 재미있게 읽힌다. 대중관계에 대해서는 중국이 수억명의 인구를 절대 빈곤에서 건져낸 일은 대단한 인도적 성취라고 평가하면서도 불공정한 무역 관행을 바꾸도록 압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도 무역전쟁으로 노동자들에게 피해를 줄 수 없다는 고민도 내비쳤다. 중국이 계속 성장하는 게 필요하다고 주장했는데, 후임자인 트럼프가 무역전쟁을 벌인 것과 달리 당시만 해도 중국을 보는 시선에 여유가 있었음을 느낄 수 있다. 일본 총리의 잦은 교체를 두곤 일본 정치가 지난 10년간 경직되고 목표를 상실했음을 보여주는 징후라고 평가했다. 원자바오 총리와의 무역협상은 닭고깃값을 흥정하는 듯한 느낌이었다고 술회했다. 정제되고 우아한 문장은 오바마가 저자로서도 재능이 있음을 보여준다. 이 재능 덕에 독자는 권력의 운전석에서 현안을 보는 선명한 시야를 가질 수 있다.

▲삼척 간첩단 조작 사건
황병주 외 지음·책과함께·1만8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