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일의 감각 外

참조할 만한 고수들의 공통점

<일의 감각> 로저 니본 지음·진영인 옮김·윌북·1만6500원

일터에서 일은 하지 않고 주식거래 화면만 보는 직장인들이 늘고 있다. 여기엔 승진이나 연봉 인상 정도로는 이미 벌어질 대로 벌어진 자산 격차를 좁히기 어렵다는 나름의 이유도 덧붙는다. 돈을 벌고자 일하는 것이니 자신도 어찌할 수 없는 이유로 노고의 대가가 깎여나가는 현실에 분노하며 대안을 찾는 심정은 짐작할 수 있다. 그러나 끊임없이 변동하는 노동시장에서의 가격표에 따라 자신의 노력을 셈하는 대신 스스로가 만족하며 성취하는지에 따라 자기가 한 일의 값어치를 매겨보는 건 어떨까. 무엇보다 시간과 노력을 들여 어제보다 한걸음 더 일궈낸 진전은 그 누구의 것도 아닌 자신의 노동과 기량이기 때문이니까.

책은 자신을 벼리고 닦아 맡은 분야에서 고수가 된 사람들을 조명한다. 저자는 일의 의미와 전문성의 가치에 대해 물으면서 고수 또는 장인이 되면 그 답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 말한다. 누구나 감탄하는 커피를 내리는 커피 전문가, 어떤 음악이 나와도 자유자재로 새로운 춤을 선보이는 연예인, 언제나 한결같은 맛을 선사하는 요리사까지, 매혹적인 성취를 위해 진심으로 노력한 과정은 본인뿐 아니라 타인의 마음까지 사로잡는다. 유사성이라고는 전혀 없을 것 같은 여러 분야 전문가에 대한 관찰과 심층 인터뷰, 분석을 거친 결과 저자는 모두가 참조할 만한 고수들의 공통점을 찾았다. 먼저 그들은 도제에서 시작해 저니맨(직인)을 거쳐 고수(장인)가 되기까지 각 단계를 충실히 지나왔다. 그리고 과학, 솜씨, 예술이라는 세 요소가 유기적으로 결합해 있다. 책은 이러한 발견을 이해하기 쉽게 풀어간다. 일을 잘하고 싶고 자기 일을 사랑하는 이들이라면 누구나 만나게 될 여러 서로 다른 장면을 통해.

▲농본주의를 말한다 | 우네 유타카 지음·김형수 옮김·녹색평론사·1만1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