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설계]바뀐 상황에 적응 못하는 ‘적응장애’

“좋은 조건으로 스카우트 된 새 직장이 예상과 다르게 사무실 분위기도 그렇고 제 적성에 안 맞는 것 같아요. 출근한 지 1개월이 넘어가는데도 출근할 때마다 신경이 곤두서고 업무도 손에 안 잡힙니다. 계속 다닐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익숙했던 상황이나 환경에서 새롭게 바뀐 조건에 적응하지 못하면서 스트레스를 받는 대표적 사례이다. 이렇게 어떤 정신사회적인 스트레스 요인이나 개인적 재난을 겪은 후 일정 기간 이내에 임상적으로 의미있는 정도로 감정적 또는 행동적 장애가 보이거나 비적응적 반응과 증상을 보일 때 제일 먼저 ‘적응장애(adjustment disorder)’를 의심해보게 된다.

미국정신의학회(APA)의 정신질환의 진단 및 통계 편람(DSM-5)에 따르면, 뚜렷하게 확인되는 스트레스 요인들에 의해 3개월 이내 증상들이 시작되며, 6개월이 넘지 않으면 ‘급성 적응장애’, 6개월 이상 지속되면 ‘만성(지속성) 적응장애’로 진단한다.

적응장애는 외래 정신건강 치료에서 5~20% 정도 차지하며, 내과나 외과 계열에서 입원한 사람들 중에서도 정신건강의학과 자문을 해보면 가장 흔히 보이는 정신과적 장애다. 이 장애는 남성보다 여성에게서 2배 정도 더 발생하며, 어떤 연령층에서도 생길 수 있지만 청소년 시기에 가장 많다.

적응장애을 일으킬 수 있는 스트레스 요인을 살펴보자면, 소아청소년기에는 신학기, 전학, 학업, 부모의 배척, 부모의 이혼, 친구 문제, 물질남용 등이 주된 이유다. 성인기에는 결혼문제, 이혼, 새로운 곳으로의 이주, 경제문제 등이 있다.

그 외에도 신체적 만성질환, 이웃과의 불화, 천재지변, 사업실패, 직장에서의 은퇴, 인종적·사회적 및 종교적 박해, 연령에 따른 자연스런 변화도 적응장애를 일으킬 수 있는 스트레스 요인이다.

건강설계

적응장애 환자로서 의심되는 증상이나 행동은 스트레스 요인이나 상황에 비해서 그 심각도나 강도가 정상적인 사람들에 비해 너무 지나치다. 이로 인한 증상은 그 환자가 처한 사회적·직업적·학업적 또는 다른 중요한 기능 영역에서 현저한 손상이나 고통을 안겨준다. 적응장애가 발생하면 즉시 치료해야 스트레스와 증상을 완화하고 다른 장애와 합병되는 것을 예방할 수 있다.

<글·휴한의원 노원점 김헌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