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릭TV]손님 비중 살린 ‘비연예인 민박’

종합편성채널 JTBC가 최근 한 예능 프로그램 때문에 경사를 맞았습니다. 매주 일요일 오후 8시50분에 방송 중인 <효리네 민박>이 시청률 두 자릿수를 기록했기 때문입니다. 지상파가 아닌 방송에서는 단 3%의 시청률을 올리기도 쉽지 않다고 합니다. tvN 정도나 올렸던 시청률로, JTBC는 종합편성채널로서는 처음으로 달성해낸 것이죠.

프로그램의 설정은 의외로 간단합니다. 1990년대 후반에 데뷔해 ‘요정’이라는 칭송을 받던 이효리, 2000년대 중반 이후부터는 ‘섹시’의 아이콘이 됐던 그가 제주도 전원생활을 하는 터전에 민박집을 차리고 연예인이 아닌 손님들을 맞아 하루를 꾸려가는 것입니다. 밴드 롤러코스터의 멤버 이상순과 결혼한 이효리는 제주에서 요가에 집중하고, 자연 그대로를 받아들이는 삶을 실천하면서 또 한 번 화제가 되고 있죠.

/ JTBC

제작진은 가수 아이유를 투입시켜 직원으로 쓰게 합니다. 부부의 삶을 다큐멘터리 형식으로 담아낸 예능은 그전에도 많이 있었고, 연예인 등이 하루하루를 일궈가는 과정 역시 우리는 <삼시세끼> <신혼일기> 등 많은 프로그램을 통해 이미 봐왔었습니다. 하지만 이 프로그램의 놀라운 점은 스타들의 스타성을 몰라보게 지워내고 그 안을 민박집 투숙객들과의 인간적인 교류로 채워넣었다는 점입니다. 예능이 연예인이 아닌 사람들을 활용하던 기존의 방식과 비교하면 <효리네 민박>은 놀라운 성취를 보여줍니다.

이효리-이상순 부부는 전원생활에 적응한 듯 자신들 삶의 방식을 여과없이 드러냅니다. 거기에 객식구로 낀 아이유에게도 살갑죠. 이러한 시선은 제작진도 마찬가지입니다. 가수 활동명인 ‘아이유’ 대신에 그의 본명인 ‘이지은’을 사용하면서 자막을 통해 자연인 아이유의 존재를 끊임없이 부각시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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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사연을 내고 뽑힌 손님들은 다양한 개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노부부이기도 하고 신혼부부이기도 하며 남자들끼리 모여 온 무리이기도 하고 반대로 여자들끼리 모인 무리이기도 합니다. 삼남매가 찾기도 하죠. 제작진은 이들에게 특정한 예능적 역할을 부여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스타들로 꾸려진 만박집에 자연스럽게 섞이도록 시간을 주고 이 부분이 이 프로그램의 자연스러움을 더욱 살려냅니다. 손님들의 여행으로 따로 단락을 꾸미기도 합니다. 민박집 사장과 직원이 쉬는 시간에는 카메라를 손님들의 여정에 옮겨 그들이 제주 여행에서 느끼는 점을 차분하고 재치있게 그려내죠.

지금까지 예능은 비연예인을 두 가지 방식으로 소모했습니다. 하나는 방청객 등 철저히 수동적인 방식이었죠. 여기서 비연예인은 출연자의 스타성이나 재주를 상대적으로 부각시키는 역할밖에 안 됩니다. 반대는 각종 장기자랑 프로그램에서 보이는 과한 설정들이죠. <스타킹> 등 각종 비연예인 출연 프로그램이 그러합니다. 자연스러움을 잃고 캐릭터 자체에 매몰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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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효리네 민박>은 스타들의 자연스러움도 살리면서 손님들의 존재도 부각합니다. 이 프로그램이 스타들의 민박집 소동뿐이었다면 결코 이런 반응은 없었을 겁니다. 스타와 자연, 손님들의 사연과 정이 자연스레 얽혀들면서 <효리네 민박>은 독특한 감동을 전합니다. 예능이 비연예인 출연자를 대우하는 가장 정중한 방식을 이 프로그램을 통해 보는 것 같습니다.

<하경헌 스포츠경향 엔터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