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2016.10.18ㅣ주간경향 1197호
시사 2판4판
우O가 도와준다
글·윤무영 그림·김용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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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 2판4판]우O가 도와준다

선생님 왜 그렇게 시무룩하게 있니?

학생 오늘 학교에 오는데 골목길에서 힘센 애들이 용돈이 필요하다고 해서.

선생님 그럴 때는 얌전히 주는 것이 좋아. 너희 집에 돈이 많잖아.

학생 그래도 학교 오는 게 힘들어요. 선생님, 공부만 열심히 하고 싶어요.

선생님 간절하게 원하면 전 우주가 나서서 도와준단다.

학생 어떻게요?

선생님 우주가 나서서 도와주는 사례를 내가 하나씩 들어줄게. 잘 들어봐. 위에서 요청도 안 했는데 재벌들이 알아서 돈을 모아 주는 거야. 그렇게 모은 돈으로 회사를 만들었는데 공공기관에서 알아서 그 회사를 팍팍 밀어줘.

학생 아!

선생님 여의도에 가면 국감 때문에 최씨와 우씨가 큰일 날 뻔했는데 알아서 단식해 주는 사람이 있어.

학생 정말 우주가 도와주는군요!

선생님 외인사로 썼으면 큰일 날 뻔했는데 알아서 병사로 알아서 만들어주는 의사도 있어.

학생 우주의 힘은 무한하군요.

선생님 코너링만 잘했을 뿐인데 꿀보직인 운전병을 하게 해주는 경우도 있어.

학생 모든 것을 알아서 해주다니! 저도 우주를 믿고 싶어요.

선생님 혹 우주가 도와주지 않더라도 우씨가 도와줄 거야.

미르와 K스포츠를 둘러싼 온갖 비리가 하나둘씩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비리는 드러났으나 이를 조종하는 실체는 없다고 부인하고 있다. “간절하게 원하면 전 우주가 나서서 도와준다”는 대통령의 발언이 온누리에 실현되고 있는 셈이다.

<글·윤무영 그림·김용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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