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설계]소화기관에 좋은 음식과 나쁜 음식

염장 형태의 채소가 아닌 양파, 파 등의 양념류, 시금치, 당근, 오이와 같은 녹황색채소는 위암 예방에 효과가 있습니다. 콩류는 된장보다는 두부, 두유 등의 염장하지 않은 식품이 위암과 대장암 예방에 좋습니다.

전북 완주군 용진농협 로컬푸드 직매장의 채소코너. 녹황색 채소는 위암 예방에 좋다. / 강윤중 기자

뿌옇게 미세먼지가 낀 날에는 중금속 배출을 도와준다는 삼겹살이 인기입니다. 이처럼 우리 몸의 각 장기에도 좋은 음식, 나쁜 음식이 있습니다. 이 중 소화기계와 연관된 음식들을 알아보겠습니다.

먹는 것 중 암과 관련된 가장 대표적인 것은 바로 술입니다. 술은 식도에서 위, 대장에 이르기까지 소화기관 전체와 이를 해독하는 간에까지 영향을 미치는 대표적인 위험인자입니다. 술에서 나오는 대사산물인 아세트알데하이드는 발암물질로 작용하여 각종 암의 발생을 높입니다. 더불어 술 이외의 다른 음식의 섭취를 하지 않으면 영양 불균형을 초래하고, 영양소의 생체활성도도 낮추어 복합적인 문제가 발생합니다.

우리나라는 위암 발생률이 세계에서 가장 높은 나라입니다. 짜게 먹는 습관 때문이라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입니다. 짠 음식 섭취 시 위암 발생 확률이 2~4배 증가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김치와 된장, 고추장은 그 자체로도 먹지만 김치찜, 된장찌개와 같이 조리해서도 먹습니다. 간장이나 소금 간을 한 국, 라면, 냉면도 나트륨 함량이 높습니다. 식탁 위의 반찬 중 짜지 않은 음식이 몇 가지나 될까요? 이렇게 짠 음식을 다양하게, 많이, 자주 먹게 되면 위벽 손상을 일으키고 발암물질인 질소화합물이 생성되어 돌연변이를 유발합니다. 그리고 짠 음식은 위암의 다른 중요한 원인인 헬리코박터균과도 관련이 있습니다.

헬리코박터균은 위에 기생하는 세균으로 우리나라 성인의 60% 정도가 감염되어 있습니다. 치료하지 않는다면 감염은 평생 지속되며, 감염 시 위암 발생 확률은 2~3배 증가하는 것으로 되어 있습니다. 물론 감염되어 있다고 해서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는 극히 드물며, 대부분 무증상으로 본인이 감염 사실을 모르고 지내는 경우가 많지만 일부에서 급성 및 만성 위염으로 진행되며 소화성 궤양으로 인한 소화불량, 속쓰림이 나타나기도 합니다.

위암과 대장암의 다른 위험요인으로 돼지고기, 닭고기와 같은 붉은 육류는 숯불구이나 바비큐 등으로 조리하는 경우 타면서 나오는 PAH와 벤조피렌 같은 발암물질이 문제가 됩니다. 이는 정상세포의 돌연변이를 유도하며 위암을 발생시키기 때문입니다. 그 확률은 정상에 비해 7배까지 증가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가공식품인 햄, 베이컨, 소시지는 염도도 높지만 가공하면서 질소화합물이 발생합니다. 그렇다고 안 먹을 수는 없지만, 자주 드시는 것은 권하지 않습니다.

반대로 암을 예방하는 음식도 있습니다. 채소와 과일에는 암 예방 효과가 있는 항산화제, 식물 생리활성 물질(피토케미컬) 등을 풍부하게 함유하고 있습니다. 염장 형태의 채소가 아닌 양파, 파 등의 양념류, 시금치, 당근, 오이와 같은 녹황색채소는 위암 예방에 효과가 있습니다. 콩류는 된장보다는 두부, 두유 등의 염장하지 않은 식품이 위암과 대장암 예방에 좋습니다. 과일은 감귤, 사과, 배, 포도, 멜론 등이 위암 위험도를 낮춰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즉 신선한 과일과 채소를 충분히 섭취하는 것이 암 예방에 도움이 됩니다. 쌀과 같은 곡류의 식이섬유는 위암 및 대장암의 위험도를 낮춰주지만 도정하면서 깎여 나가므로 식이섬유를 충분히 먹기 위해서는 도정을 많이 하지 않은 식품으로 섭취하는 게 좋습니다. 기호식품인 커피도 암과 연관이 있습니다. 커피는 대장암의 위험도를 약간 낮추고, 간암 위험도 낮춥니다. 다만, 위험을 낮추는 것은 원두커피이고, 믹스커피에서는 증명되지 않았습니다.

건강설계

건강을 지키는 기본이 되는 삼시세끼, 잘 알고 잘 먹는 것이 중요합니다. 오늘 저녁 밥상을 보며 우리 가족의 건강을 점검해 보십시오.

<김선아 강북연세사랑병원 소화기내과 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