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 여적]오픈 프라이머리

국민 공천제(오픈 프라이머리)는 수수께끼와 같다. 정치인이나 정치 신인이라면 누구나 뜨거운 관심을 갖고 있지만 실제로 별로 관심이 없는 척한다. 게다가 무엇 때문에 찬성하는지, 무엇 때문에 반대하는지 속 시원하게 이야기해주는 이가 없다. 어느 날은 찬성했다가 어느 날은 반대로 바뀌기도 한다. 이렇게 변덕스런 봄날씨처럼 도무지 종잡을 수가 없는 것이 오픈 프라이머리다.

새누리당이 결국 4월 9일 의원총회에서 오픈 프라이머리 도입을 당론으로 결정했다. 불과 며칠 전(4월 2일)에 열린 새누리당 의원총회에서는 반대 의견이 많이 개진됐다. 정치 신인의 진입이 어렵다든지, 아니면 야당이 오픈 프라이머리를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 새누리당 예비선거에서 경쟁력이 약한 후보를 고르는 역선택이 생길 우려가 있다는 이야기도 나왔다. 새누리당 이완영 의원은 “9일 의총에서는 반대 의견이 거의 없었다”면서 “야당에서도 오픈 프라이머리를 추진하고 있는 만큼 새누리당이 뒤처져 가느니 앞서 치고 나가야 한다는 이야기가 중심을 이뤘다”고 말했다.

며칠 사이에 이렇게 분위기가 ‘역전’된 데에는 여러 해석이 나오고 있다. 오픈 프라이머리가 실제로는 인지도가 높은 현역 의원들에게 유리한 만큼 현역 의원들이 굳이 거세게 반발할 이유가 없다는 이야기도 있다. 9일 의총에서는 오히려 현역 의원들에게 불리한 것이 아니냐는 의견이 개진됐다고 한다.

당협 위원장은 예비선거일 180일 전까지 사퇴하도록 해 당협 위원장이나 현역 의원의 프리미엄이 많이 없어졌다는 것이다. 여기에다 정치 신인들에게 진입장벽을 낮춰주기 위해 국회의원 선거의 예비후보자 등록을 현행 선거 120일 전에서 1년 전으로 변경토록 한 것도 너무 길지 않으냐는 지적도 나왔다. 하지만 한 여당 관계자는 “현역 의원들로서는 나름대로 유리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에 의총에서 거의 만장일치로 통과된 것이 아니겠느냐”고 언급했다. 이 관계자는 “국회의원에 입후보하려는 다른 선출직 공직자가 선거일 1년 전까지 사퇴하도록 하는 것은 현역의원에 유리하다”고 말했다. 수수께끼와 같은 오픈 프라이머리는 이제 야당에게 던져졌다.

<윤호우 선임기자 hou@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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