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설계]남성 지표 ‘청춘의 샘’

신문기자로 일하는 50대 ㄱ씨는 요즘 시원하게 사정(射精) 한 번 해보는 게 꿈이다. 얼마 전부터 사정이 시원치 않고, 사정이 늦어져 힘이 들기도 한다.

중국의 한방 고서인 <황제내경>에 보면, “남자 나이 56세가 되면 신기(腎氣)가 쇠하여 정액량이 감소하며, 64세가 되면 오장육부의 기가 모두 쇠하여 정액이 고갈되어 자식을 얻을 수 없다”고 씌어 있다. 한창 때에는 끊임없이 정액을 만들어 낼 수 있지만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어쩔 수 없이 정액 생산이 줄어든다는 것이다. 즉 ‘청춘의 샘’이 마른다는 얘기다. 특히 50대 이후 전립선 기능이 떨어지면 정액의 양도 더 적어진다. 정액은 정자가 자궁을 통과, 수란관까지 이동해 난자와 잘 만날 수 있는 매개체 역할을 수행하므로 정액량 감소는 원활한 임신에도 큰 장애가 된다.

최근 실로 다양한 종류의 발기부전 치료제가 나와 고개 숙인 남성들에게 복음이 되고 있지만 나이가 들어갈수록 결코 젊은이를 따라갈 수 없는 것이 있는데, 바로 사정할 때 나오는 정액의 양이다. 특히 각종 만성질환과 노화, 과도한 성생활, 스트레스, 과로 등에 따른 사정량의 감소는 사정 시 극치감을 떨어뜨리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이럴 때 무리하게 성생활을 하거나 무분별한 발기유도제를 사용하면 무리한 정액 배출로 인해 정액은 더 고갈될 위험에 처한다. 정상적인 사정과 정액의 힘찬 배출은 만족스런 성생활의 필수 요소이고 남성 건강의 지표다. 정액 생산을 촉진하는 섭생이 필요하다. 하체 단련(허벅지 근육 키우기)과 단전 호흡 등을 병행하면 큰 도움이 된다. 정액과 기력 증진에 도움이 되는 한약재도 있다. <동의보감> 등에 따르면 인삼은 면역력 향상과 기력 보충에 좋다.

복분자는 신장의 정기를 보충해 준다. 백수오는 생식에 관여되는 여러 기능을 개선하고, 생지황은 우리 몸의 혈(血)을 만들고 골수를 채워주는 효능을 발휘한다. 백복령은 심신의 안정과 더불어 노폐물 배설에 효과적이다. 미국의 한 연구진이 찾아낸 치유력을 높이는 유전자에는 ‘청춘의 샘’ 유전자라는 별명이 붙었다. 중금속이 듬뿍 들어 있는 황사와 미세먼지, 스모그에 꽃가루까지 날리는 ‘잔인한 4월’이다. 바람도 삶도 건조한 계절이지만 남성들의 청춘지표인 ‘청춘의 샘’은 잘 솟아나기를.

<변희승 여의도한의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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