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 권익을 위한 파업입니까? 어려운 노동형제들을 위한 파업입니까? /철도 발전을 위한 파업입니까? 철도 독점체제 유지를 위한 파업입니까?”
철도노조가 파업에 들어간 뒤 화제를 모은 글이다. 김문수 경기도 지사가 자신의 SNS에 작성했다. 정확히 말하면 화제를 모은 글은 이 글이 아니다. 이 글에 대한 한 누리꾼의 ‘반응’과 묶여 화제가 됐다. 그 누리꾼은 김 지사의 물음에 이렇게 답했다.
“이 사람에게 물어보세요.” 누리꾼은 그 사람이 누군지 이름을 밝히지 않았다. 대신 사진 두 장을 올렸다. 사진은 노동운동가 시절 김문수 지사의 사진이다. 달려 있는 사진설명을 보면 김 지사의 개인 홈페이지 등에서 퍼온 사진으로 보인다. 12월 11일 오후, 김 지사의 ‘질문’과 누리꾼의 ‘답’을 하나로 묶어 캡처한 사진이 인터넷 조회수 통계를 보여주는 사이트에서 가장 많은 조회수를 보여주는 게시글에 올랐다. 인터넷을 검색해보면 이 사진은 ‘돌직구 맞은 김문수.jpg’, ‘네티즌 일침 甲.jpg’ 등의 이름을 달고 퍼지고 있다.
누리꾼의 화제를 모은 철도파업에 대한 김문수 지사의 언급과 누리꾼 반응. | MLBPark
김 지사가 정치에 입문하기 전, 노동운동가였다는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조갑제 조갑제닷컴 사장과 나눈 대화록 <나는 일류국가에 목마르다>를 보면 이와 관련한 일화를 소개하고 있다. 학생운동을 하던 김문수에게 노동운동의 길을 권유했던 것은 안병직 서울대 명예교수였다. 뉴라이트 논란의 당사자 안병직 교수, 맞다. 그런데 안 교수가 일본으로 건너가 입장을 바꿔 돌아온 뒤, 제일 먼저 김문수를 불러 “사회주의는 망했으니 노동운동을 그만두라”고 했다는 것이다. 김 지사는 “그때는 안 교수의 말에 실망했는데, 나중에 보니 혜안이었다”고 회고했다.
어쨌든 젊은 시절 김문수에게 물어보라는 누리꾼의 말은 당시에는 ‘노동자를 위해 헌신하겠다’는 각오로 노동현장에 투신해 파업을 이끌었던 김 지사가 이제는 파업을 집단이기주의로 보는 것이 아니냐는 비판의 의도로 읽힌다. 김 지사의 반응이 궁금했다. 그런데, 김 지사의 트위터에 들어가 보면 해당 누리꾼의 반응이 잡히지 않는다. 이건 뭘까. 김 지사가 해당 멘션을 차단했다는 말? 경기도 대변인실에 물었다.
“글쎄요…. 그건 잘. 김 지사님은 SNS를 직접 관리합니다.” 물어물어 찾은 ‘도 지사 트위터 담당자’의 말이다. 다른 관계자에게서 돌아온 답도 대동소이했다. “개인이 쓰는 글인데, 지사님의 입장을 유추해서 답하는 것은 옳지 않은 것 같습니다.”
소득이 없는 건 아니다. 이 관계자의 설명에 따르면 김 지사 글은 트위터에서 작성된 것이 아니라 페이스북에서 작성된 것이다. 페이스북에 작성한 글이 자동으로 트위터에 넘어오게 되어 있다는 것이다. 12월 11일 기자는 김 지사의 페이스북에 댓글을 달아 화제가 된 글의 링크들을 제시하고 논란에 대한 의견을 직접 물었다. 12월 13일 현재, 김 지사는 아직 답하지 않고 있다. 아마 도정에 바쁘신 모양이다.
<정용인 기자 inqbu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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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점 커지는 채 상병 의혹
‘이채양명주’ 의제로 올려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