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릭 TV]‘포스트 강호동’ 3인방

영원할 것 같았던 ‘강호동 시대’는 잠정 중단됐다.
천하장사 출신인 그는 건강하고 겸손한 이미지로 사랑받았으나, 세금 탈루 파문으로 그간 쌓아온 이미지에 타격을 입고 방송가를 떠났다.

이승기 | SBS 제공(왼쪽), 이수근 | KBS 제공

이별은 아쉽지만 빈 자리는 누군가 채워야 한다. 때문에 ‘포스트 강호동’이 누가 될지는 강호동의 잠정 은퇴 선언만큼이나 뜨거운 관심사였다. 은퇴 선언 한 달 후, 후임 진행자가 결정되고 새 예능 프로그램이 발표되면서 ‘포스트 강호동’의 윤곽이 서서히 잡혀가고 있다.

가장 유력한 후보 중에 한 명이 바로 이승기다. 이승기는 강호동이 빠진 예능 프로그램에서 두드러진 활약을 보이면서 급부상했다.

이승기는 5인 체제로 바뀐 KBS2 <해피선데이-1박2일>에서 강호동의 부재를 훌륭하게 채웠다. 강호동은 연출자 나영석 PD와 대결구도를 형성하면서 웃음을 유발했는데, 이승기가 그 역할을 대신하면서 5인 체제를 안착시켰다는 평가다. 지난 4일부터 홀로 진행하게 된 SBS <강심장> 역시 합격점을 받았다.

마이크를 잡은 그는 출연한 연예인들에게 “오디오가 겹쳐도 좋으니 되도록 말을 많이 해달라”며 긴장을 풀어주고 “(강호동이 없어) 옆자리가 허전하지만 시청자의 자리라고 생각하겠다”고 말하는 여유도 보였다. 이특이나 붐 같은 보조 진행자가 있기는 하지만, 이승기가 2인에서 1인 진행으로 전환한 데 따른 빈 자리를 잘 채웠다. 이승기는 재치와 부드러움, 안티가 없이 남녀노소 고른 지지를 받고 있다는 점이 긍정적인 요소로 꼽힌다.

김병만 |SBS 제공

김병만 역시 강호동의 빈 자리를 채울 인물로 부각되고 있다. <개그콘서트>의 ‘달인’ 코너를 통해 정직하게 몸으로 뛰는 개그맨 이미지를 갖춘 그는 으로 인간적인 면까지 부각됐다.

SBS는 오는 21일부터 매주 금요일 오후 11시 5분 리얼 버라이어티쇼 <김병만의 정글의 법칙>을 방송한다. 프로그램은 개그맨 김병만이 동료 개그맨 류담, 한국계 혼혈 배우 리키 김, 그룹 ‘제국의 아이들’의 광희와 함께 아프리카 나미비아 및 인도네시아 파푸아의 정글에서 맨몸으로 살아가는 모습을 보여준다. 예능 프로그램 버전의 ‘달인’ 격인데, 몇 년간 대세를 이어온 야생 버라이어티나 오디션 형식의 도전 프로그램과도 궤를 같이한다. 우선 10회 내외로 전파를 탈 예정이지만, 시청자 호응도를 본 후 정규 편성이나 비슷한 콘셉트의 예능 프로 신설 가능성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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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만과 75년생 동갑내기 친구인 이수근 역시 유력한 후보다. 강호동과 함께 ‘1박2일’에 출연하면서 예능감각을 인정받은 데다 개그 무대에서 익힌 콩트감각 등 순발력도 장점으로 꼽힌다. 오랫동안 쌓아온 친근한 이미지에다 노래면 노래, 춤이면 춤, 못하는 게 없는 만능엔터테이너 기질이 있어 프로그램 제작자들이 잠재적인 후보자로 그를 손꼽는 이유다. 개그맨 특유의 근성이나 착한 이미지 등 ‘포스트 강호동’이 갖춰야 할 덕목을 두루 갖췄다. 특별히 새 프로그램을 맡는 등 눈에 띄는 움직임은 없으나 잠재적 후보자임은 확실하다. 최근 김병만이 이수근 소속사로 옮겨 한솥밥을 먹고 있어, 두 사람이 연대할 경우 ‘포스트 강호동’으로 확실히 자리매김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박은경 경향신문 엔터테인먼트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