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더그라운드 넷]‘탄핵송’까지 등장한 이명박 ‘안티’

/mncast.com midist7

‘미국산 소 수입 반대’ 여론이 확산되면서, 이명박 대통령에 대한 ‘안티’도 절정에 달하고 있다. 이 코너에도 소개한 바 있는 ‘먹는 이명박’ 사진들(뉴스메이커 769호 참조)에 빨간 생 쇠고기를 합성한 사진들도 빠르게 유포되고 있다. 호떡이나 김치가 있어야 할 자리에 축 늘어진 쇠고기가 들어간 것이 왠지 괴기스럽다. 사진을 합성한 ‘디디바오맨’이라는 아이디를 사용하는 네티즌은 이 대통령의 입가에 빨간 핏자국을 그려놓았다. 흡혈귀 이미지다. 젊은 층이 많이 모이는 인터넷 카페나 커뮤니티에는 게시물 뒤에 ‘혐짤’이라며 이명박 대통령의 얼굴을 붙여 놓는 것이 유행하고 있다. 혐짤은 ‘혐오스런 짤림방지 사진’의 약칭이다.

midist7이라는 아이디의 네티즌이 지난 5월 초 올린 ‘2MB 탄핵송’이라는 동영상에는 대표적인 ‘안티 이명박’ UCC들이 총집결됐다. 이 동영상은 “이 노래는 주어가 없‘읍’니다”라는 자막과 함께 시작된다. 이 자막은 두 개의 정치 사건을 패러디한 것이다. 하나는 지난해 이명박 당시 한나라당 대통령 경선 후보의 현충원 서명(‘읍’니다). 또 하나는 BBK 동영상 사건 당시 주어 논란을 일으킨 박형준 의원의 발언이다.

가사는 이렇다. “숭례문 개방하니 활활/전시행정 청계천에 찍찍/니맘대로 우리서울 봉헌/노점상에 떡볶이는 엎어/영어몰입 교육은 오렌지/학원자율 사교육비 폭발/과당경쟁 망쳐가네 인성/뉴라이트 교과서는 친일…(하략)”. 4·4·2 구로 이 대통령 취임을 전후해 지난 몇 개월간 벌어진 세태를 풍자하고 있다. 노래는 “캐병신은 끌어내려 탄핵”이라는 다소 과격한 가사로 마무리된다.

따지고 보면 “이게 다 이명박 때문이다”라고 말 못할 부분도 있다. 예컨대 인터넷에서 파장을 일으킨 대구 노점상 강제철거 사건이 딱히 이명박 정부 정책과 직접적인 관련이 있다고 말하긴 어렵다. 실제 동영상을 접한 한 네티즌은 “이 모든 걸 대통령한테 뒤집어씌우고 탄핵? 탄핵이 장난인 줄 아냐”고 비판했다. 그러나 “오죽했으면 2개월 된 대통령을 이렇게 하겠는가. 이명박이 정말 잘못하고 있다. 이러다가 1년도 못 갈 수 있다” “이 동영상이 베스트에 간 것 보면 모르겠는가. 지금 여론이 이렇다”는 동조견해가 다수다.

언더그라운드 넷

동영상을 만든 이 네티즌(동영상 시작 부분에 보면 ‘작사·곡·노래 : 빈옥산’이라는 이름이 나온다)은 “지금의 현실을 참다 못해 노래를 만들었다”라며 “노래 내용에 공감하신다면, 많이 퍼뜨려 주세요”라고 밝히고 있다. 동영상 사이트 mncast에 올라온 동영상 통계에 따르면 5월 8일 현재 약 52만9191명이 이 동영상을 재생했다.

<정용인 기자 inqbus@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