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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한권의 책
민담의 심층-익숙한 옛날이야기 민담의 재해석
마음을 살펴보는 정신분석학에서 민담만큼 유용한 자원이 없다고 한다. 특정한 시간이나 공간을 언급하는 신화나 전설과 달리 ‘옛날 옛적에…’로 이야기의 핵심만 남아 있기에 인심을 비교하고 해부하는 데 적격이라는 것이다. 칼 융의 분석심리학을 전공한 일본학자 가와이 하야오는 그림 형제의 동화를 통해 세월의 풍화작용을 거친 민담의 진면목을 보여주···
[ 1430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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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6.07 ]
이반 일리치의 죽음
죽음이란 공포에 시달렸던 톨스토이
청년시절에 발표한 자전소설 <유년시절>에서부터 죽음은 톨스토이 문학의 주요 주제였다. 삶에 대한 긍정과 예찬으로 마무리되는 대작 <전쟁과 평화>를 완성한 직후에도 죽음에 대한 공포에 시달렸던 톨스토이는 <안나 카레니나>를 완성한 이후 다시 한 번 심각한 회의에 봉착한다. 모든 것···
[ 1429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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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5.31 ]
행복의 기원-각자를 서로 존중하고 이해하자
5월에 짝을 이루는 단어는 ‘가족’과 ‘행복’이다. 정다운 식구들이 포근한 사랑을 엮어가는 집이야말로 행복의 원초적 형상이다. 그러나 “모든 행복한 가정은 엇비슷하고 불행한 가정은 제각각으로 불행하다.” 한 조각만 어긋나도 보기 흉한 모자이크 작품이 행복이다. 그래서 지금까지의 수다한 ‘행복론’은 마음을 바꿔야 한다고 주문했다. 평범한 일···
[ 1428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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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5.24 ]
두 번째 산
함께할 때 맛볼 수 있는 기쁨의 세계
‘두 번째 산’이라는 제목만으로는 가늠하기 어렵지만, “인생에는 두 개의 산이 있다”라는 저자의 비유를 받아들이면 두 번째 산 이야기는 어렵지 않게 따라갈 수 있다. 첫 번째 산이 우리가 흔히 말하는 자기 인생의 목표와 지향이라면, 두 번째 산의 무게중심은 내가 아닌 다른 사람들···
[ 1427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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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5.17 ]
불안-‘지위 불안’ 세상에서 어떻게 살 것인가
‘벼락거지’라는 말이 유행이다. 아파트와 주식, 암호화폐의 재테크 열차에 탑승하지 못해 상대적 박탈감을 겪는 사람들의 자조적 타령이다. 아랑곳하지 않으려 해도 계속 듣다 보면 불안감이 뭉게구름처럼 한 무더기 피어오른다. 사회적 계서제(hierarchy)에서 밑바닥으로 떨어지고 있다는 두려움만큼 삶을 뒤흔드는 감정은 찾기 힘들다. 불안의 핵···
[ 1426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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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5.10 ]
까떼드랄 주점에서의 대화
라틴아메리카 ‘독재자 소설’의 모범작
라틴아메리카의 현대사를 배경으로 탄생한 특별한 장르가 ‘독재자 소설’이다. 과테말라의 노벨문학상 수상작가 앙헬 아스투리아스의 <대통령 각하>를 포함해 이 지역의 걸출한 작가들이 각자의 독재자 소설을 갖고 있다. 자기 시대의 충실한 재현이 현대소설의 몫이라면 강압적 독재 시대의 경···
[ 1425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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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5.03 ]
내 심장을 향해 쏴라
저주받은 집안의 악몽과 비극적 일상
청학동 서당에서 일어난 학생폭력 사건에서 사드 후작의 <소돔 120일>이 떠올랐다. 가해자들이 저지른 엽기적이고 혐오스러운 일련의 행동은 새삼 인간이 무엇이고, 교육이 무엇인지를 되묻게 한다. 학교와 군대처럼 스스로 선택하지 않은 단체생활에서 갈등과 ‘왕따’는 필연적이다. 잘하지···
[ 1423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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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4.19 ]
썩은 잎
마르케스 <백년의 고독> 예고하는 작품
라틴아메리카 문학의 간판 작가 가르시아 마르케스의 대표작은 <백년의 고독>(1967)이다. 마르케스 자신은 이 작품이 누린 엄청난 인기와 명성에 부담을 느끼며, 그 이후에 발표한 <족장의 가을>을 대표작으로 꼽았지만, <백년의 고독>이 갖는 문학사적 의의는 확고하다. 라틴아메리카···
[ 142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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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4.12 ]
만들어진 모차르트 신화
모차르트는 천재가 아니었다?
듣기만 해도 머리가 좋아진다는 모차르트 효과(Mozart Effect)를 믿고 음반 몇장을 구입한 적이 있다. 시공간 지각력과 추리력이 증진된다는 실험결과는 유감스럽게도 재연되지 않았다. 음악적 감수성이 모자란 탓이라고 자책했는데 아니었다. 평생 모차르트 곡을 연주하는 음악가들도···
[ 142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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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4.05 ]
뻬드로 빠라모
화자가 죽은 후에도 계속되는 이야기
라틴아메리카 문학의 거장으로 떠올리는 이름들이 있다. 소설가로 범위를 좁히면 아르헨티나 작가 보르헤스와 콜롬비아 작가 가르시아 마르케스 그리고 페루 작가 바르가스 요사 등이다. 국적을 같이 적었지만, 스페인 식민지였던 역사 때문에 이들의 문학어는 공통적으로 스페인어다. 언어의 장···
[ 1420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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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3.29 ]
나의 라임오렌지나무
온갖 풍상을 헤쳐가는 ‘다섯 살 인생’
약한 자의 이름은 여자가 아니라 어린이다. 가정에서의 폭력과 학대로 아이들이 다치고 숨지는 사건이 빈발하고 있다. 이상향을 그려보라고 하면 대체로 개구쟁이 시절의 마을을 떠올린다. 의식주를 장만해야 하는 노역과 근심에서 벗어나 호기심과 천진함으로 점철된 시기이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 1419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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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3.22 ]
인생에 대하여
인간 생명의 모순에서 벗어나는 길
톨스토이는 일찌감치 한국에 소개돼 가장 널리 읽힌 문호에 속하지만, 특이하게도 작가로서보다는 사상가나 설교자로서 수용됐다. 소설이라 하더라도 <전쟁과 평화>나 <안나 카레니나> 같은 전성기 대표작 대신에 설교적인 말년작 <부활>이 애독됐다. <안나 카레니나>를 집필한 뒤 정신적 ···
[ 1418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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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3.15 ]
노화의 종말-생체시계를 거꾸로 돌릴 수 있다?
가뭄에 단비처럼 고대하던 코로나19 백신을 맞게 됐다. 하지만 65세 이상 어르신은 좀 기다려야 한다. 수입한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이 고령자에 대한 임상자료가 부족하기 때문이란다. ‘늙기도 설워라커늘’ 접종조차 늦어지니 새삼 노화가 원망스럽다. 낙원에서 추방된 이래 불로장수는 인류의 오랜 꿈이었다. 최고(最古)의 서사시 ‘길가메시’에···
[ 1417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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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3.0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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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 2판4판
연일 쌓여만 가는 폭설
주간 舌전
김건희 고모, 한동훈에 ‘벼락 맞을 집안’ 비난
오늘을 생각한다
기후정책 비교한 게 죄인가
본래 정치는 사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존재하는 것이라 한다. 그런 고귀한 단어가 ‘정치질’이라고 폄하되며, 선동·분탕의 의미로 쓰일 만큼 현실 정치는 오염됐지만, 여전히 이 사회를 잘 지탱해 보고자 하는 시민들은 다시 한번 정치에 희망을 건다. 지난 총선은 우리 시대 가장 주요한 사회 문제가 된 기후위기를 정치로 해결해보고자 하는 시도가 있었던 선거였다. 전국 방방곡곡에서 자신을 기후 유권자로 규정한 사람들이 더 많은 기후 유권자를 결집하고 후보자에게 기후정책을 요구했다. 대한민국에서도 이제 기후는 과학이나 환경의 영역이 아닌 정책과 정치의 문제로 논의되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