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참 ‘결심실’의 정체와 전 특전사령관의 ‘헤어질 결심’
합참 ‘결심실’의 정체와 전 특전사령관의 ‘헤어질 결심’
군에서 지휘관은 ‘결심하는 자’다. 전투나 위기상황뿐만 아니라 평시 부대관리, 작전임무 등을 수행하면서도 끊임없이 결단을 내려야 하는 것이 지휘관의 숙명이다. 군 지휘관의 결심은 내용뿐만 아니라 시기도 중요하다. 자칫 지휘관이 결심 시기를 놓치면 수천, 수만명의 목숨이 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전쟁의 신이 가장 미워하는 지휘관은 ‘주저하는 자’라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관계의 힘으로 역전을 꿈꾼다
관계의 힘으로 역전을 꿈꾼다
노무현 대통령 취임 반년이 갓 지난 시점에 청와대 총무비서관의 개인 비리가 불거졌다. 대통령은 이에 대해 자신의 책임이 없다고 할 수 없으며, 국민께 재신임을 묻겠다고 밝혔다. 당시 연설비서관이었던 나는 대통령의 말씀이 과하다고 생각했다. 대통령은 나와 두 가지 점에서 달랐다. 우선, 대통령은 총무비서관 문제를 자신의 실패로 받아들였다. 나는 실패의 원인이 총무비서관에게 있다고 본 데 반해, 대통령은 자신에게서 그것을 찾았다.
트럼프의 ‘납치 특사’와 가자지구 ‘리비에라 플랜’
트럼프의 ‘납치 특사’와 가자지구 ‘리비에라 플랜’
미국이 우크라이나 종전 협상에 이어 이스라엘과 하마스 전쟁을 중단시키기 위한 중재에 나섰다. 팔레스타인 땅인 가자지구에서 주민들을 내보내고 ‘리비에라(해안 휴양지)’로 만들겠다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구상과 이런 발상에 반대하는 아랍-이슬람권 공동구상이 맞부딪치고 있다. 가자를 둘러싼 상황은 3월 들어 정신없이 돌아가고 있다. 트럼프는 취임 전인 지난해 12월 초 소셜미디어에 “내가 취임하기 전에 (하마스는) 가자지구 포로들을 석방해라, 그러지 않으면 지옥에서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는 글을 올렸다. 지난해 12월 말과 올 1월 초에도 그는 같은 발언을 반복했다. 그러더니 최근 하마스와 미국이 직접 접촉을 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의 특사 애덤 볼러가 몇 주 동안 카타르 도하에서 하마스 인사들과 만났다는 것이다. 미국 온라인 매체 악시오스가 보도했고, 백악관도 인정했다. 그러면서도 트럼프는 접촉 사실이 알려진 직후인 지난 3월 5일 다시 하마스를 향해서 “인질을 즉시 석방하지 않으면 죽음을 맞이할 것”이라고 으름장을 놓았다. 앞에서는 위협, 뒤에서는 필요하면 누구와도 협상하는 트럼프식 외교의 단면이었다.
논란과 찬사 사이, 이토록 과감한 속죄와 구원의 서사
논란과 찬사 사이, 이토록 과감한 속죄와 구원의 서사
1년 남짓한 시간 동안 이처럼 열렬한 찬사와 냉담한 혹평 사이를 오간 영화가 또 있을까. 지난 3월 12일 개봉한 <에밀리아 페레즈>가 걸어온 그간의 경로는 장미꽃길과 가시밭길을 동시에 밟는 여정이다. 지난해 제77회 칸국제영화제 심사위원상과 여우주연상(출연 배우 4명 공동 수상)을 시작으로 산뜻한 출항을 시작한 <에밀리아 페레즈>의 영광은 내내 지속될 것으로 보였다. 타이틀롤인 에밀리아 페레즈를 연기한 카를라 소피아 가스콘은 트랜스젠더 배우로서는 최초로 칸의 여우주연상 트로피를 거머쥐었다. 수상 직후 그는 현재진행형의 고통을 감내하고 있을 세상의 모든 트랜스젠더에게 수상의 영광을 바쳤다. 이후 온라인에서 쏟아질 논란과 증오를 담담히 예상하면서도 “우리 모두에게는 더 나은 방향으로 변화할 기회가 있다”고 마무리한 수상 소감은 아름다운 피날레였다.
감사원장·검사 3명 모두 탄핵 기각…헌재 전원일치
감사원장·검사 3명 모두 탄핵 기각…헌재 전원일치
헌법재판소가 최재해 감사원장에 대한 국회의 탄핵소추를 기각했다. 또 김건희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사건을 부실수사했다는 등의 이유로 국회가 파면을 요구한 이창수 서울중앙지검장 등 검사 3인의 탄핵소추도 기각했다. 선고와 동시에 효력이 발생해 이들은 즉시 직무에 복귀한다. 지난해 12월 5일 국회의 탄핵소추안 의결로 직무가 정지된 지 98일만이다.
[전성인의 난세직필] (36) 홈플러스와 MBK
홈플러스가 지난 3월 4일 서울회생법원에 회생절차 개시를 신청했고, 법원은 개시 결정을 내렸다. 홈플러스와 거래 관계에 있는 모든 관계자에게는 비상이 걸렸다. 특히 홈플러스 채권자들은 밤잠을 설치게 생겼다. 홈플러스와 그 대주주인 MBK파트너스(이하 MBK)에 대한 비난도 고조되고 있다. 급기야 국회 정무위원회는 지난 3월 18일 긴급 현안 질의를 통해 홈플러스와 MBK를 성토하고 대주주인 MBK의 책임론을 부각했다.
[꼬다리]수선하는 마음
이 글은 뉴스 ‘A/S’다. 얼마 전 일본 최고재판소의 한 판결을 조명하는 기사를 썼다. 소설로 치면 주인공은 3월 21일 퇴직을 앞둔 구사노 고이치 재판관, 사건은 그가 최근 후쿠시마 원전 사고 판결에 대해 작성한 ‘보충의견’이다. 보충의견이란 재판부 결정 내용과 이유에 동의하면서도 결이 다른 주장 등을 덧붙여 둔 것이다. 지난 3월 5일 일본 최고재판소는 2011년 사고 당시 원전을 운영한 도쿄전력 옛 경영진들에 대해 무죄를 확정했다. 구사노 재판관은 ‘유죄로 볼 수도 있었다’는 의견을 더했다.
법원 “뉴진스 멤버들, 독자 활동 금지해야”···가처분 인용
어도어와 전속계약 분쟁을 벌이고 있는 걸그룹 뉴진스(새 활동명 NJZ)가 독자적 활동을 해서는 안 된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50부(김상훈 수석부장판사)는 21일 어도어가 뉴진스 다섯 멤버들을 상대로 낸 ‘기획사 지위보전 및 광고계약 체결 등 금지’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여 인용 결정을 내렸다. 앞서 뉴진스 멤버 다섯 명은 지난해 11월 어도어의 전속 계약 위반으로 계약이 해지됐다면서 독자적인 활동을 시작했다.
“교육부 해체”···트럼프 행정명령 서명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간) 연방 교육부를 해체하는 절차에 착수할 것을 지시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진행한 행정명령 서명식에서 “내 행정부는 교육부를 폐쇄하기 위한 모든 합법적인 조처를 할 것”이라며 “우리는 교육부를 가능한 한 빨리 폐쇄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우리는 학생들을 주(州)로 돌려보내길 원한다. 일부 주지사들은 교육 업무가 주로 돌아오기를 원하고 있으며, 그들은 경이로운 일을 해낼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양성과 관용의 도시 샌프란시스코
“샌프란시스코에 가면 꼭 머리에 꽃을 꽂으세요.” 북캘리포니아를 대표하는 항구도시 샌프란시스코로 들어가는 골든게이트 다리를 건너며 나는 ‘샌프란시스코’를 흥얼거렸다. 1967년 발표된 이 노래는 샌프란시스코만이 아니라 그 시대의 특징인 베트남전쟁에 반대하는 반전운동과 히피문화를 대표한다. ‘꽃’은 단순한 꽃이 아니라 ‘평화’를 상징한다.
편집실에서
형사소송법쯤은 알아야 사는 나라
전 세계에 생중계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공개 설전을 벌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급기야 우크라이나의 정권 교체를 시사하는 메시지를 내놨습니다. 트럼프는 젤렌스키에게 “우리(미국) 무기가 없었으면 전쟁은 2주일 만에 끝났을 것”이라며 종전을 압박하고,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 원조를 전면 중지할 것이란 보도도 나왔죠. 굳게 믿던 동맹으로부터 면박을 당한 젤렌스키를 보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웃고 있을 겁니다. 자유민주주의 진영의 가치 연합, 동맹과의 우호 관계를 강조해온 미국은 이제 없습니다. 21세기에 등장한 제국주의자의 모습에 전 세계인이 놀라고 있습니다.
독자댓글
1619호를 읽고
“저쪽은 악마” 증오가 쌓이고 종교가 극우화 부채질 극우화 ‘된’ 요인도 있을 것이고, 극우화 ‘당한’ 요인도 여럿 있을 것이다._경향닷컴 TAES**** 사실 상대편이 이해는 안 되지만 대화를 시도해야 합니다. 나라 꼴 보면 이쪽저쪽을 떠나서 너무 마음이 아픕니다._네이버 ssar**** 이재명의 도덕적 결함은 개인의 문제지만, 윤석열은 민주주의 정신을 훼손하며 위법, 위헌으로 계엄을 자행한 극우 파시스트라 같이 놓고 판단하기 어렵습니다._경향닷컴 방랑****
  • 이번호 기사 베스트
  • 지난호 기사 베스트
탄핵 이후 준비해야 할 것들
오늘을 생각한다
탄핵 이후 준비해야 할 것들
밤새 뒤척인다. 겨우내 마음 편히 잠을 자지 못해 머리에 스모그가 낀 듯 무겁다. 창밖을 보니 눈이 내린다. 이상기온이 일상이 돼간다. 기후변화의 징후인 3월 중순 눈 쌓인 풍경은 더 이상 아름답지 않고 불길하다. 자연 시스템의 불안정성만큼이나 정치와 사법 시스템 또한 아슬아슬하다. 헌법재판소의 판결을 둘러싼 사회적 긴장은 한국 민주주의가 직면한 불안정성을 드러낸다. 일만 년간 이어온 기후 안정성과 40여 년이 채 안 된 한국의 민주주의는 기간으로는 비할 데 아니지만, 우리 삶에 당연히 주어지는 조건으로 여겨졌던 점은 흡사하다. 이번 겨울 기후환경이든 정치체제든, 우리가 당연하게 여겨온 것들이 얼마나 쉽게 흔들릴 수 있는지 여실히 드러났다. 기후위기와 정치위기라는 무관해 보이는 두 위기는 사실 그 원인 면에서도 맞닿아 있는데, 효율과 성과가 최우선시되는 과정에서 다른 중요한 가치는 간과했다는 점이다. 한국사회는 산업화하는 과정에서 빠르게 성장하는 법을 배웠지만, 화석 연료 중심의 에너지 구조를 전환하는 데 게을렀고, 정치적 다양성과 세대 간의 이해를 구현하지 못했다. 우리는 경쟁을 통해 눈부신 발전을 이루었지만, 이제는 그러한 방식의 성장이 우리 사회를 갉아먹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