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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현우의 쇳밥이웃
(6)“다치면 차라리 다행이지”
검은색 주물 불판에 놓였던 고기를 위장으로 떠나보내고 소주 한병이 거의 비어갈 무렵이었다. 아저씨가 남은 고깃덩어릴 싹 집어다가 내려놓는 동안 대화가 잠깐 끊겼다. 술자리에서 기자들에게 배운 인터뷰 기술을 활용해보기로 했다. 공백의 틈에 원하는 화두를 슬며시 밀어넣었다. 일러스트 김상민 기자 사고 당일과 다음 날엔 부동산 뉴스···
[ 1469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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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3.21 ]
(5)“니 나이 땐 뭘 해도 안 하는 거보다 이득이야”
복병처럼 꼭꼭 숨어 있던 추위가 야습을 감행한 지난해 11월. 마침내 은인과의 만남이 성사됐다. 경기도 고양시까지 막노동하러 갔던 ‘포터 아저씨’가 8개월의 대장정을 마치고 경남 창원으로 귀환했다. 부랴부랴 전화를 걸어 인터뷰 좀 따겠다고 하니 제일 먼저 “국가의 충견께서 늙고 병든 노인네 취조해 무엇 하려 그러시오”라는 대답부터 돌아왔다···
[ 1467호
ㅣ
2022.03.07 ]
(4)“내 일로 내 돈 잘 벌면 그냥 세상이 재밌드라”
후배와 함께 과거를 되감는 동안 격자무늬 불판에 올려놓은 장어가 싹 사라졌다. 후속으로 조개와 까만 새우를 시키고선 건배 한 번 주고받았다. 안주의 공백기 동안 아주 짧게 내 상황을 요약했다. 페이스북이랑 신문에 글 좀 쓰다 보니 유명해졌다. 지금 너랑 얘기하는 것도 칼럼에 낼 거다. 어떤 쪽이든 반응 자체는 꽤 좋을 거다. 동생은 무릎을···
[ 1464호
ㅣ
2022.02.14 ]
(3)“차가 좋으면 나머진 짜가라도 믿어주거등”
월 250만원을 벌면서 리스한 포르쉐를 타고 다니는 청년 남성을 어찌 생각하는가? ‘젊을 때 그럴 수도 있지’라고 생각하는 분은 별로 없을 듯하다. 유튜브나 황색지에선 이들을 초빙한다는 명목으로 데려와 조롱거리로 전시해놓는다. 결혼과 가정을 중요시하는 어른들은 혼인 적령기 전 자본 축적을 이유 삼아 혀를 찰 터이고. 인생에서 최고로 중요한···
[ 1461호
ㅣ
2022.01.17 ]
(2)“막상 나와보이 뭐할지 감도 안 오데”
2010년엔 대기업 고졸 생산직 채용 붐이 일었다. 우리 학교도 마찬가지라 복학생 형님들이 너도나도 졸업을 유예하고 삼성에 취직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10명 중 절반 넘게 1년 이내로 관뒀다. 연봉은 생각보다 많지 않았고 업무는 고됐다. 그나마 대기업에 다닌다는 자부심마저 하루 11시간 주야교대 단순 라인 작업만 하다 보면 반년 내로 동···
[ 1460호
ㅣ
2022.01.10 ]
(1)“스무 살이었다 아이가. 지금 그리 하라면 몬 하겠다”
그때는 세상에서 나만 각다분하고 주변 사람들은 편하게 앉아 공부만 하는 듯 보였다. 우리는 당시 감정을 ‘직장인 사춘기’라 부르기로 했다. 직장인 사춘기는 꽤 오랜 기간, 꽤 최근까지 초등학교 동창인 은주를 괴롭혔다. 일러스트 김상민 기자 그때도 여름이었다. 꿈보다 현실이 좀더 가까웠던 스무 살. 친구들 모두가 방학을 맞아 각···
[ 1457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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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12.2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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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 2판4판
의료계 불법 리베이트가 처방전?
주간 舌전
의대생 늘린다고 소아과 하겠나
오늘을 생각한다
노동시간 단축 없는 저출생 대책
지난 6월 19일 윤석열 대통령은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회의를 주재하고 ‘인구 국가비상사태’를 선언했다. 2004년 합계출산율 최하위 국가로 자리매김한 지 20년 만의 일이다. 대한민국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합계출산율이 1명 이하로 떨어진 유일한 국가다. 2018년 합계출산율 0.98명을 기록한 이후 한국은 전인미답의 길을 걷고 있다. 새삼스레 국가비상사태를 선언했으면 비상한 대책이라도 발표할 것을…. 일·가정 양립, 양육(돌봄), 주거 등 3대 핵심 분야 지원에 역량을 집중하겠단다. 제자리걸음이나 제자리높이뛰기나 결국 제자리일 뿐이다. 본질을 모르는 것인지 알면서 외면하는 것인지, 정권이 바뀌어도 저출생 대책은 여전히 헛발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