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경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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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2026.02.12
  • [꼬다리] ‘가짜 미어샤이머’ 시대
    [꼬다리] ‘가짜 미어샤이머’ 시대

    이것은 하마터면 쓸 뻔했던 기사 이야기다.지난해 12월 초 SNS에서 미국 국제정치학계 석학 존 미어샤이머 시카고대 석좌교수가 중·일 갈등을 분석한 발언 영상을 봤다. 영상에서 미어샤이머 교수는 일본이 “세계 최대 제조업 기반이자 글로벌 공급망의 중심 허브를 상대하고 있는 것”이라며, 중국과의 갈등은 “경제적 안정성과 장기적 안보 모두를 훼손하는 오판”이라고 말했다.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의 지난해 11월 ‘대만 유사시 개입’ 시사 발언 이후 양국관계가 경색된 가운데 향후 상황도 일본에 불리하게 전개될 것이란 분석이었다.국제부 일본 담당 기자 입장에선 혹할 만한 이야기였지만 기사로 쓰진 못했다. 영상 풀버전을 찾지 못해서였다. 해당 영상 자막은 중국어였고, 길이는 2분가량으로 짧았다. 편집본으로 짐작돼 자칫 그의 말을 왜곡하게 될까 우려됐다. 며칠 전 업로드된 영상이어서 시의성이 떨어진다는 판단도 있었다.이후 해당 영상이 ‘조작 영상’이라는 AFP 통...

    1663호2026.01.16 15:05

  • [손호철의 미국사 뒤집어보기] (27) 리치먼드, 남북전쟁의 현장에서 트럼프를 보다
    [손호철의 미국사 뒤집어보기] (27) 리치먼드, 남북전쟁의 현장에서 트럼프를 보다

    “한국전쟁은 왜 일어났지요?”, “아 6·25요? 1950년 6월 25일 새벽, 북한군이 비겁하게 쳐들어와서요.”, “그럼 남북전쟁은 왜 일어났지요?”, “노예제 때문에요.”, “아니 남북전쟁은 왜 발발 이유를 ‘1861년 4월 12일 새벽에 남군이 비겁하게 북군을 공격해서’라고 답하지 않고 노예제 때문이라고 답하지요?”, “아 그게….”내가 한국 정치 시간에 학생들에게 자주 하는 질문과 대답이다. 기이하게도, 우리는 한국전쟁의 원인은 누가 먼저 총을 쐈느냐는 ‘사건사’적 시각에서 분석하면서도, 남북전쟁은 누가 먼저 총을 쐈느냐가 아니라 ‘구조적’ 원인으로 분석한다. 이름부터가 한국전쟁은 ‘6·25전쟁’이지만 남북전쟁을 ‘4·12전쟁’이라고 부르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한국전쟁에 대한 우리의 이해, 특히 보수 세력의 이해는 그 구조적 원인은 사장하고 사건사만 주목하고 있다. 한 사건을 정확히 이해하려면, 우리는 그 사건의 구조적 원인과 사건사적 원인을 모두 파악해야 한...

    1663호2026.01.16 15:04

  • [구정은의 수상한 GPS] (22) ‘마두로 체포’가 중국에 득일까 실일까
    [구정은의 수상한 GPS] (22) ‘마두로 체포’가 중국에 득일까 실일까

    미국이 베네수엘라를 공습하고,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 부부를 잡아다가 미국 법원에 세웠다. 연초부터 세계가 충격에 빠졌다. 결국 중국을 겨냥한 것이라는 해석이 많다. 과연 이 사태는 중국에 득일까 실일까.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마두로 피랍 직후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면서 “심각한 우려”를 표명했다. 미국의 행위는 “국제법과 국제관계의 기본 규범, 유엔 헌장을 명백히 위반한 것”이라며 마두로 부부를 즉시 풀어주고 “베네수엘라 정부를 전복하려는 행위”를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공습은 지난 1월 2일 마두로가 중국의 라틴아메리카 특사 치우샤오치를 포함한 대표단을 만난 직후에 일어났기에 중국의 심기는 특히 불편했을 법하다. 게다가 미국이 베네수엘라 임시 대통령인 델시 로드리게스에게 중국·러시아와의 경제 관계를 끊도록 압박할 것이라는 얘기가 나오자 마오닝 대변인은 “전형적인 괴롭힘 행위”, “심각한 국제법 위반이자 베네수엘라 주권 침해”라고 비판했다.마두로 정권, 중국...

    1663호2026.01.16 14:57

  • 마차도 “트럼프에 노벨평화상 메달 줬다”…트럼프 “땡큐 마리아”
    마차도 “트럼프에 노벨평화상 메달 줬다”…트럼프 “땡큐 마리아”

    지난해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베네수엘라 야권 지도자 마리아 코리나 마차도가 15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자신의 평화상 메달을 증정했다.마차도는 이날 미 의회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나는 미국 대통령에게 노벨평화상 메달을 드렸다”고 말했다.그는 200년 전 미국 독립전쟁의 영웅인 라파예트 장군이 베네수엘라 출신 남미의 독립 영웅 시몬 볼리바르에게 미국 초대 대통령인 조지 워싱턴의 초상이 새겨진 메달을 전달했고, 볼리바르가 그 메달을 평생 간직했다는 일화를 전하면서 해당 메달에 대해 “200년 동안의 폭정에 맞선 자유를 위한 투쟁 속에 미국과 베네수엘라 국민 사이의 형제애를 상징한다”고 설명했다.그러면서 “볼리바르의 국민들은 이제 워싱턴 전 대통령의 후계자에게 이번에는 노벨평화상 메달로, 우리의 자유를 위한 그의 특별한 헌신을 인정하는 의미로 메달을 되돌려주고 있다”고 강조했다.‘볼리바르의 국민’은 베네수엘라 국민을 의미한다. 베네수엘라의 공식 명칭은...

    2026.01.16 11:11

  • [이한재의 세계 인권 현장] (5) 소아과 의사, 가짜뉴스를 치료하다
    [이한재의 세계 인권 현장] (5) 소아과 의사, 가짜뉴스를 치료하다

    지난해 11월, 이집트 카이로에 인류 역사상 최대 규모의 박물관이 들어섰다. ‘이집트 대박물관’의 개관 소식은 한국을 포함해 세계적인 주목을 받았지만, 이 상징적 프로젝트를 주도한 엘시시 정권이 민주적으로 당선된 대통령을 군사 쿠데타로 끌어내리고 13년째 집권 중인 권위주의 정부라는 사실은 상대적으로 덜 알려져 있다.2011년 중동을 휩쓸었던 ‘아랍의 봄’의 결과로 30년 독재자 무바라크 정권이 무너졌고, 2012년에는 사상 최초의 민주적 선거를 통해 무함마드 무르시 대통령이 당선됐다. 하지만 2013년, 엘시시 당시 국방부 장관이 주도한 군부 쿠데타가 발생하며 이집트 최초의 민주 정부는 1년 만에 막을 내렸다. 이 과정에서 쿠데타를 저지하려 광장을 메웠던 수많은 시민은 폭력적으로 진압됐다. 특히 한국의 광주를 떠올리게 하는 2013년 8월 14일의 ‘라바(Rabaa) 광장 학살’은 이집트 현대사에 씻을 수 없는 상처를 남겼다. 시위대를 향한 군부의 무차별 발포로 라바 광...

    1662호2026.01.09 14:56

  • 일본, ‘마두로 축출’ 언제까지 침묵할까
    일본, ‘마두로 축출’ 언제까지 침묵할까

    “당분간 평가는 피하는 것이 (정부의) 기본 입장이다.”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벌인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 ‘체포 작전’과 관련해 일본 정부 관계자가 요미우리신문에 한 말이다.실제로 미군이 베네수엘라를 공격한 지 사흘째인 지난 1월 5일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는 신년 기자회견에서 미국의 공격에 대해 별다른 가치 평가를 하지 않았다. 다카이치 총리 발언은 “베네수엘라의 민주주의 회복, 정세 안정화를 위한 외교적 노력을 진행시켜 나가겠다”는 원론적 차원에 그쳤다.이에 대해 현지 언론은 다카이치 총리와 일본 정부가 의도적으로 평가를 회피하는 것이란 분석을 내놓고 있다. 법치와 다자주의를 중시해온 일본 정부가 타국의 군사행동에 비판 목소리를 내지 않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다는 취지다. 반대로 미·일동맹을 중시하는 일본 입장에서 미국에 날을 세우는 건 쉽지 않다는 진단도 나온다.■“범죄자 체포”라지만 ‘국제법 위반’ 평가미국은 마두로 대통령이 부정...

    1662호2026.01.09 14:50

  • 트럼프 “내겐 국제법 필요 없어…나를 막을 수 있는건 내 도덕성뿐”
    트럼프 “내겐 국제법 필요 없어…나를 막을 수 있는건 내 도덕성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그린란드 확보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유지가 선택의 문제가 될 수 있다고 밝혔다.자신을 막을 수 있는 것은 자신의 도덕성뿐이며 국제법은 정의하기 나름이라는 식의 언급도 했다.트럼프 대통령은 8일(현지시간) 공개된 뉴욕타임스(NYT) 인터뷰에서 그린란드를 확보하는 것과 나토를 유지하는 것 중에 무엇이 더 중요하느냐는 질문에 즉답하지 않으면서도 “선택의 문제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트럼프 대통령은 또 중심에 미국이 없다면 대서양 동맹이 사실상 무용지물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고 NYT는 전했다.대서양 동맹의 근본인 나토의 유지 여부까지 열어둠으로써 그린란드 확보를 겨냥한 고강도 압박을 이어간 것으로 풀이된다.트럼프 대통령은 왜 그린란드를 ‘소유’해야 하느냐는 질문에 “소유권은 매우 중요하다. 성공을 위해 심리적으로 필요하기 때문”이라면서 소유권을 갖는 것은 임대나 조약으로는 가능하지 않은 무언가를 준다고 했다.트럼프 대통령...

    2026.01.09 12:02

  • 마두로 “난 여전히 내 나라의 대통령…나는 결백하다”
    마두로 “난 여전히 내 나라의 대통령…나는 결백하다”

    미국으로 압송된 니콜라스 마두로(63) 베네수엘라 대통령이 5일(현지시간) 뉴욕 법원에 처음 출정한 자리에서 자신이 납치됐다고 주장하면서 모든 범죄 혐의를 부인했다.마두로 대통령은 이날 뉴욕 남부연방법원에서 열린 기소인부절차에 출석해 “나는 결백하다. 나는 유죄가 아니다. 나는 품위 있는 사람이다”라고 통역을 통해 말하며 마약밀매 공모 등 자신에게 적용된 4개 범죄 혐의에 대해 모두 무죄를 주장했다.마두로 대통령은 “나는 여전히 내 나라의 대통령”이라며 모국에서 납치돼 이 자리에 왔다고 주장했다.기소인부절차는 판사가 피고인에게 유무죄 여부를 묻는 미국의 형사재판 절차다.이날 함께 법정에 출석한 부인 실리아 플로레스도 자신을 두고 “베네수엘라의 퍼스트레이디”라고 말하고 “나는 무죄이다. 완전히 결백하다”며 자신에게 적용된 범죄 혐의에 대해 결백을 주장했다플로레스의 변호인은 그녀가 미군에 의해 체포될 당시 부상을 입어 치료를 요청한 상태라고 말했다.마두로 대통령...

    2026.01.06 15:27

  • [기고] 칠레 극우 대통령 탄생, 민주주의에 또 하나의 고난 시작되나
    [기고] 칠레 극우 대통령 탄생, 민주주의에 또 하나의 고난 시작되나

    지난해 12월 14일 칠레 대통령선거에서 두 이념집단이 맞붙었다. 한쪽은 공산당 후보, 다른 한쪽은 극우 대표자인 호세 안토니오 카스트였다. 카스트는 58.16%, 공산당의 야네트 하라는 41.84%를 얻었다. 이 결과는 라틴아메리카가 최근 10년간 경험한 현상의 일부다. 브라질, 엘살바도르, 아르헨티나, 에콰도르, 볼리비아, 파라과이, 온두라스 등의 나라가 민주주의, 합의, 인권을 무시하는 극우·극보수 정권을 경험했거나 지금도 그 정권 아래 있다. 이 정권들은 사회개혁 요구를 짓밟는 데 폭력을 동원한다. 여성주의, 환경주의, 선주민 및 이민자 집단을 상대로 극단의 언어폭력을 사용한다. 낙태, 안락사, 동성결혼 등을 죄악시하며 이 의제를 국가 입법에까지 적용한다.쿠데타가 많이 일어나지 않았고, 한 번밖에 내전이 없었던 칠레 역사는 민주주의의 모범이라는 인식이 있다. 국제사회에서도 칠레는 돋보인다. 광업(정제 구리, 이제는 리튬까지 포함), 농업(과일과 포도주), 임업(종이 생...

    1661호2026.01.02 15:12

  • [손호철의 미국사 뒤집어보기] (26) 찰스턴, 인류 역사상 가장 ‘슬픈 시장’
    [손호철의 미국사 뒤집어보기] (26) 찰스턴, 인류 역사상 가장 ‘슬픈 시장’

    “놀라운 은혜여!/ 나같이 철면피를 구한 얼마나 달콤한 소리인가/ 한때 나는 길을 잃었지만, 이제 나는 길을 찾았네/ 한때 눈멀었지만, 이제는 볼 수 있다네.”미국 남부의 중심인 사우스캐롤라이나주 찰스턴이 가까워지자 미국 포크송의 대부인 우디 거스리의 아들 아를로 거스리의 노래를 찾아 틀었다. 찬송가 ‘어메이징 그레이스’가 세상에서 가장 슬픈 시장을 찾아가며 듣기에 적합한 노래였기 때문이다. 시장은 마트처럼 깨끗하지는 않지만, 시끌벅적하고 살아 숨 쉬는 삶의 체취를 느낄 수 있는 곳이다. 시장은 원래 즐거운 곳이지만, 찰스턴 시장은 그렇지 않다. 사람을 사고팔던 노예시장이었기 때문이다.영국의 악명 높은 노예선 선장 존 뉴턴은 1748년 노예라는 ‘화물’을 가득 싣고 아메리카로 가던 중 풍랑을 만나 죽음 직전에 이르렀다. 그는 자신을 살려주면 회개하고 다른 삶을 살겠다고 기도했고, 다행히 살아났다. 그는 목사가 됐고, 자신의 삶을 주제로 이 노래를 지었다. 악명 높은 노...

    1661호2026.01.02 15: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