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경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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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2025.11.19
  • [손호철의 미국사 뒤집어보기] (9) 미 기병대 몰살시킨 크레이지 호스
    [손호철의 미국사 뒤집어보기] (9) 미 기병대 몰살시킨 크레이지 호스

    로스앤젤레스에서 북쪽으로 1800㎞를 달려 미 대륙 북서쪽 끝에 있는 시애틀에 도착한 후 다시 기수를 동쪽으로 틀었다. 벌써 1800㎞를 달렸지만, 이번 여정의 15분의 1도 못 달린 것이니 정말 나라가 아니라 대륙이다. 나는 동쪽으로 워싱턴주, 아이다호주를 거쳐 몬태나주 중간을 흐르는 리틀 빅혼이라는 작은 강까지 1600㎞를 1박2일 달렸다. 이 강에는 놀라운 역사가 숨겨져 있다.“자, 모두 3개 방향으로 공격한다.” 1876년 6월 25일 새벽 미 육군 7기병 연대 소속 3개 중대 268명은 조지 커스터 중령의 명령에 따라 리틀 빅혼강을 건너 원주민 마을을 향해 공격을 시작했다. 두 개 중대는 좌우에서 공격하고 한 개 중대는 뒤로 돌아가 퇴로를 차단해 원주민을 몰살할 계획이었다. 이 공격은 미국의 원주민 정책을 상징적으로 보여주고 있다.남북전쟁이 끝난 지 3년 뒤인 1868년 미국은 이 지역 원주민인 라코타족(수족이라고도...

    1627호2025.05.02 14:59

  • 트럼프 “한국과 합의 가능성···군대 돈 대는데 무역서 우리 이용”
    트럼프 “한국과 합의 가능성···군대 돈 대는데 무역서 우리 이용”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현재 대화 중인 한국, 일본, 인도와 무역 합의에 도달할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트럼프 대통령은 30일(현지시간) 뉴스채널 뉴스네이션이 개최한 타운홀 행사에서 ‘한국, 일본, 인도와 이미 협상을 타결했냐’는 질문에 “우리는 그들과 합의할 가능성이 있다(We have potential deals with them)”고 답했다.트럼프 대통령의 이런 발언은 관세가 미국인에 피해를 준다는 지적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나왔다.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관세의 당위성을 주장하면서 “100개 넘는 국가가 우리와 합의하려고 안달이 나서 아침, 낮, 밤에 전화하고 있다. 우리는 엄청난 힘의 우위를 가지고 있다. 훌륭한 합의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그는 언제든지 협상을 중단하고 마음대로 관세를 부과할 수 있다면서 “하지만 우리는 한국과 협상하고, 일본과 협상하고 있다. 우리는 많은 다른 나라와 협상하고 있다”고 밝혔다.그는 진행자에게 “난 당신만큼 서두르지 ...

    2025.05.01 11:19

  • 트럼프 “내가 교황이 되고 싶다···선호 없지만 뉴욕 추기경이 훌륭”
    트럼프 “내가 교황이 되고 싶다···선호 없지만 뉴욕 추기경이 훌륭”

    새 교황 선출에 관심이 집중되는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9일(현지시간) 자기가 교황을 하고 싶다고 농담했다.백악관 풀기자단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취임 100일 기념행사를 위해 미시간주로 향하기 위해 백악관을 나서면서 기자들로부터 차기 교황에 대한 선호를 질문받고서 “내가 교황이 되고 싶다. 그게 내 넘버원 선택이다”라고 말했다.이어 “모르겠다. 난 선호가 없다. 우리는 뉴욕이라는 곳에 매우 훌륭한 추기경이 있다. 그러니 우리는 어떻게 되는지 볼 것이다”라고 덧붙였다.교황청은 지난 21일 선종한 프란치스코 교황의 뒤를 이을 새 교황을 뽑는 콘클라베를 5월 7일 시작할 계획이다.폴리티코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한 뉴욕의 추기경은 티모시 돌런 추기경으로, 현재 거론되는 유력한 교황 후보는 아니다.앞서 더타임스 등 외신은 트럼프 대통령과 그의 지지자들이 보수파 인사가 새 교황으로 선출되기를 원한다고 보도했다.

    2025.04.30 15:43

  • ‘셀 USA’ 계속될까···미 국채에 무슨 일이?
    ‘셀 USA’ 계속될까···미 국채에 무슨 일이?

    “환생이란 것이 있다면 나는 대통령이나 교황이나 4할 타자로 다시 태어나고 싶었다. 그러나 이제는 채권시장으로 환생하고 싶다. 모든 사람에게 겁을 줄 수 있으니까.”30여 년 전 당시 빌 클린턴 미국 민주당 대선후보 캠프에서 수석전략가로 활약한 제임스 카빌은 1993년 클린턴 대통령이 야심 차게 추진한 경제정책이 무산되는 모습을 무력하게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클린턴 행정부는 “문제는 경제야, 바보야”라는 선거 슬로건을 실행에 옮기기 위해 ‘중산층 세금 완화’ 정책을 펴다 ‘미국 국채 수익률(금리) 상승’이라는 벽에 부딪혔다. 1993년 말부터 1994년 말까지 미국 장기 국채의 수익률은 5.25%에서 8.1%까지 올랐다.국채는 정부가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발행하는 채권이다. 정부가 써야 할 돈이 세수보다 많을 때 그 차액을 메우기 위해 국채를 발행한다. 미 재무부가 발행하는 국채는 떼일 염려가 없는 ‘세계 최고의 안전자산’으로 여겨져 찾는 이가 많다....

    1626호2025.04.28 06:00

  • [가깝고도 먼 아세안] (50) 한국, 신남방 2.0으로 아세안과 함께 나아가야
    [가깝고도 먼 아세안] (50) 한국, 신남방 2.0으로 아세안과 함께 나아가야

    한국은 아세안 지역 시민들에게 가장 현실적이면서도 이상적인 국가다. 1950년대까지만 하더라도 전쟁으로 폐허가 된 한국은 세계에서 가장 가난했고, 아세안 여러 국가로부터 원조를 받는 최빈국이었다. 하지만 지금의 한국은 세계 10위권 경제 대국이자 세계 곳곳에 방산 무기를 수출하는 군사 강국이다. 또 전 세계인이 음악, 드라마, 소설, 웹툰에 음식과 화장품까지 즐기게 만든 문화 강국이 됐다.한국의 창의적인 콘텐츠와 라이프 스타일에 매료됐던 아세안 인들은 불법적인 계엄령에 성숙한 시민의식으로 대처한 한국적인 민주주의에 또다시 감탄했다. 피 한 방울 흘리지 않고 불법 계엄을 단 3시간도 안 돼 막아낸 국회. 4개월간 질서정연하면서도 합법적인 방식으로 대통령 탄핵까지 이끌어낸 시민들. 대통령 탄핵 집회 현장에는 흥겨운 K팝이 흘러나오고 누군가 이미 결제해둔 따뜻한 음료와 음식을 누구나 먹을 수 있었다. 집회 참가자들이 매서운 겨울바람을 이겨낼 수 있게 난방버스가 대기하는 모습...

    1626호2025.04.25 14:34

  • 미·중 무역전쟁의 ‘가혹한 선택’ 요구받는 아세안
    미·중 무역전쟁의 ‘가혹한 선택’ 요구받는 아세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1기 행정부(2017~2021년) 때 벌어진 1차 미·중 무역전쟁의 가장 큰 수혜자는 동남아였다. 중국은 미국의 무역 규제를 피하면서 대미 의존도도 줄여야 했고, 미국은 여전히 저렴한 상품을 필요로 했다. 제조업 공급망은 동남아 국가에 자리를 잡으며 새로운 가치 사슬을 형성했다.트럼프 2기 행정부, 동남아 국가들에 ‘이중혜택’은 ‘이중압박’으로 돌아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4월 2일(현지시간) 고율의 상호관세를 부과하며 캄보디아(49%), 베트남(46%), 인도네시아(32%), 말레이시아(24%) 등 동남아 국가들에 직격탄을 날렸다.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지난 4월 14~18일 베트남, 말레이시아, 캄보디아를 찾았다. 시 주석의 올해 들어 첫 해외 순방이자, 미국과 관세 펀치를 주고받으며 관세율을 100% 넘게 끌어올린 직후 이어진 일정이다.시진핑 방문에 동남아 난감한 처지 더 두드러져동남아의 난감한 처지는 ...

    1626호2025.04.25 14:33

  • 성소수자 포용한 교황, 가톨릭계 내부에 개혁적 목소리
    성소수자 포용한 교황, 가톨릭계 내부에 개혁적 목소리

    21일(현지시간) 선종한 프란치스코 교황은 사회적 소수자를 포용하고 교계의 권위적 관행에서 탈피하기 위해 개혁적 목소리를 내왔다.가톨릭계 내부에선 보수파·개혁파 간 균열상이 드러났지만, 세상에 맞게 교회가 변화해야 한다는 프란치스코 교황의 메시지는 엄격한 교리 탓에 좁아진 교회의 문을 더 많은 신자에게 열어줬다는 평을 낳기도 했다.가톨릭 교회에선 동성애를 비롯한 성소수자 및 낙태 문제, 이혼 후 재혼자에 대한 성체성사 허용, 성직자의 독신 의무, 불법 이민 문제 등 교계 내부에서도 관점이 갈리는 쟁점들이 산재해 있었다.최초의 남미 출신이자 예수회 출신인 프란치스코 교황은 2013년 즉위 이후 가톨릭계에서 포용과 개혁의 목소리를 대변했다.동성애 신자를 인정할지를 두고 교황이 즉위 직후 “내가 누구를 단죄하리오”라고 말한 대목은 그의 개혁 성향을 단적으로 보여준다.동성애자의 인간적 권리가 침해돼선 안 되며 인권을 법적으로 보호해야 한다는 프란치스코 교황의 메시지는 ...

    2025.04.21 18:00

  • 트럼프, 관세 다음 타깃은 환율?
    트럼프, 관세 다음 타깃은 환율?

    최근 국제사회에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다음 행보가 ‘환율 전쟁’에 집중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관세로 이미 전 세계를 뒤흔든 트럼프 정부에게 달러 약세는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Make America Great Again)’ 하기 위한 필수 불가결한 조건으로 여겨지기 때문이다. 세계 경제의 기축통화인 미 달러는 그 수요만큼 고평가되는 게 당연한 이치인데, 만약 트럼프 정부가 이걸 고리로 전 세계를 압박하기 시작한다면 글로벌 금융질서가 흔들릴 수 있다.미런 보고서가 뭐길래트럼프 정부에서 경제정책을 주도하는 핵심 참모는 3명으로 압축된다. 스콧 베센트 재무장관, 케빈 해셋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 그리고 스티븐 미런 경제자문위원회(CEA) 위원장이다. 이중 미런 위원장이 지난해 11월 허드슨베이 투자사 재직 시절 발간한 41페이지짜리 ‘글로벌 무역 체계 재편을 위한 사용자 지침’(미런 보고서)이 최근 국내외에서 주목받고 있다. 이 보고서에는 ...

    1625호2025.04.21 06:00

  • [손호철의 미국사 뒤집어보기](8) 21세기 상거래의 최전선 시애틀
    [손호철의 미국사 뒤집어보기](8) 21세기 상거래의 최전선 시애틀

    <영하의 삶>(Life Below Zero). 알래스카 오지의 삶을 찍은 이 프로그램은 혹독한 추위 속에서 말코손바닥사슴 등을 사냥해 식량을 조달하고, 거의 자급자족으로 살아가는 에스키모 원주민이나 백인의 삶을 그리고 있다. 이들도 눈썰매의 기름값 등 최소한의 현금이 필요하기 때문에 덫을 놓아 비버, 스라소니 등을 잡아 모피를 손질해 판다.미 서부 북쪽 끝에 있는 시애틀 근처에는 컬럼비아강이 흘러간다. 포틀랜드를 떠나 시애틀 방향으로 2시간을 달려 컬럼비아강 입구에 이르러 좌회전해 20분 정도 가면 포트 니스퀄리(Fort Nisqually)라는 요새가 나타난다. 미 서부의 남쪽인 캘리포니아를 개척시킨 것이 금이었다면, 북쪽인 시애틀 지역과 그 북쪽인 캐나다를 개척시킨 것은 비버, 수달 등 이 지역에 많은 동물 모피였다.17세기부터 유럽에는 상류층 부인들을 중심으로 모피 옷이 인기를 끌었고, 그중 최고로 친 것이 물가에 댐을 만들고 사는 비버였다. 유럽...

    1625호2025.04.18 14:29

  • [구정은의 수상한 GPS](3) 70년 전 반둥에서 시작된 비동맹운동, 한국의 선택은
    [구정은의 수상한 GPS](3) 70년 전 반둥에서 시작된 비동맹운동, 한국의 선택은

    “반둥의 정신은 살아 있다.”70년 전 인도네시아 자바 서부의 반둥에 세계사의 주역들이 모였다. 1955년 4월 18~24일 인도네시아 반둥에서 열린 아시아-아프리카 정상회의, ‘반둥 회의’로 알려진 역사적인 행사였다.인도네시아, 버마(미얀마), 인도, 실론(스리랑카), 파키스탄이 공동주최하고 인도 외교장관 루슬란 압둘가니가 회의를 이끌었다. 목표는 아프리카와 아시아의 협력을 강화하고 식민주의에 반대하는 것이었다. 회의에 참석한 29개국 대표는 냉전 시기 미국과 소련 양 진영 어느 쪽에도 들어가지 않고 식민주의, 제국주의를 거부하며 독자적인 노선을 걷겠다며 10개 항의 ‘반둥 선언’을 채택했다. 참여국들 인구를 합치면 총 15억명으로 당시 세계 인구의 절반이 넘었다. 당시 참석자들의 사진을 보면 면면이 쟁쟁하다. 중국의 저우언라이 총리, 인도의 자와할랄 네루 총리, 이집트의 가말 압둘 나세르 대통령, 아프리카 독립의 아버지로 불리는 가나 초대 대통령 콰메 은크루...

    1625호2025.04.18 14: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