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1월, 이집트 카이로에 인류 역사상 최대 규모의 박물관이 들어섰다. ‘이집트 대박물관’의 개관 소식은 한국을 포함해 세계적인 주목을 받았지만, 이 상징적 프로젝트를 주도한 엘시시 정권이 민주적으로 당선된 대통령을 군사 쿠데타로 끌어내리고 13년째 집권 중인 권위주의 정부라는 사실은 상대적으로 덜 알려져 있다.2011년 중동을 휩쓸었던 ‘아랍의 봄’의 결과로 30년 독재자 무바라크 정권이 무너졌고, 2012년에는 사상 최초의 민주적 선거를 통해 무함마드 무르시 대통령이 당선됐다. 하지만 2013년, 엘시시 당시 국방부 장관이 주도한 군부 쿠데타가 발생하며 이집트 최초의 민주 정부는 1년 만에 막을 내렸다. 이 과정에서 쿠데타를 저지하려 광장을 메웠던 수많은 시민은 폭력적으로 진압됐다. 특히 한국의 광주를 떠올리게 하는 2013년 8월 14일의 ‘라바(Rabaa) 광장 학살’은 이집트 현대사에 씻을 수 없는 상처를 남겼다. 시위대를 향한 군부의 무차별 발포로 라바 광...
1662호2026.01.09 14: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