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경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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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2025.12.06
  • [손호철의 미국사 뒤집어보기] (24) 아미시 마을, AI 문명 중심에서 18세기를 산다
    [손호철의 미국사 뒤집어보기] (24) 아미시 마을, AI 문명 중심에서 18세기를 산다

    “아니 신호등이 왜 꺼졌지!” 2000년 안식년을 맞아 캘리포니아로 갔는데, 수익을 늘리기 위한 전기회사들의 농간으로 단전 사태가 벌어졌다. 도로 신호등이 모두 꺼지고 병원까지 기능이 마비됐다. 2025년 4월 이상고온으로 전압이 갑자기 올라가, 스페인과 포르투갈에 단전 사태가 발생해 수백만명이 엄청난 고통을 겪었다. 현대사회에서 전기가 없는 삶은 생각할 수가 없다.자동차도 마찬가지다. 과연 자가용만이 아니라 대중교통을 포함해 자동차가 없는 삶을 생각할 수 있을까? 이제 직장, 마트 등 우리의 생활 반경이 넓어지면서 자동차가 없는 삶은 전기가 없는 삶만큼이나 생각할 수 없게 됐다.필라델피아에서 서쪽으로 100㎞ 정도를 달려가면 랭커스터라는 마을이 나온다. 마을이 가까워지자 관광지에서나 볼 수 있는 마차들이 하나둘 나타난다. 관광용 마차가 아니라 일상 교통수단이다. 워낙 큰 나라고 자동차 보급이 일반화돼 시골에서 길을 걷는 사람을 볼 수 없는 것이 미국인데, 검...

    1657호17시간 전

  • [구정은의 수상한 GPS] (19) 검은 연기에 휩싸인 홍콩, 올 것이 왔다?
    [구정은의 수상한 GPS] (19) 검은 연기에 휩싸인 홍콩, 올 것이 왔다?

    홍콩에서 초대형 불이 났다. 사망자가 150명이 넘고 주변 체육관 등에는 이재민 대피소들이 생겼다. 말 그대로 재난이다. 공사를 하면서 외벽에 대나무 비계를 덧댄 것, 창문을 스티로폼으로 밀폐한 것 등 안전 불감증을 보여주는 정황이 나왔고, 당국은 아파트 관리회사 직원들을 살인 혐의로 수사 중이다. 세계 어디서나 대형사고가 일어나면 늘 드러나는 패턴이다. 그런데 이번 화재는 보기만 해도 아찔한 홍콩의 빽빽한 고층 아파트들의 이미지와 맞물리면서 ‘올 것이 왔다’는 우울한 느낌을 불러일으킨다. 홍콩은 왜 그런 도시가 됐을까.홍콩 면적이 1114㎢이고 약 750만명이 살고 있으니, 600㎢ 남짓에 약 930만명이 사는 서울에 비하면 인구밀도가 외려 낮다. 그런데도 홍콩의 주거지역은 유난히 밀도가 높은 것으로 유명하다. 이번 같은 대형 화재는 처음이지만 화재 사망자는 2024년 33명, 2023년 31명으로 계속 있었다.전체 면적의 75% 공원·산지...

    1657호17시간 전

  • 질병 잡는 CT가 암을 부른다?
    질병 잡는 CT가 암을 부른다?

    ‘연간 6151만명의 미국인이 받은 9300만건의 CT(컴퓨터단층촬영) 검사 부작용으로 약 10만2700건의 암이 발병할 것으로 예측된다.’병원 CT 검사실 앞에서 대기하고 있는 환자가 이런 정보를 듣는다면 어떤 생각이 들까. 2023년 CT 검사를 받은 6200만명의 미국인 중 10만2700명이 방사선으로 인한 암에 걸릴 가능성이 있다는 이 연구 결과는 미국 의학 전문 플랫폼 ‘메드스케이프’와 독일 공영 도이치벨레방송 등이 지난 4월 보도한 내용이다. 캘리포니아대 샌프란시스코 캠퍼스(UCSF), 플로리다대, 영국 암연구소(ICR) 등이 공동 진행한 이 연구 결과는 지난 4월 내과학 분야 세계적 권위지인 ‘미국의사협회지 내과학저널(JAMA Internal Medicine)’에 게재됐다.컴퓨터단층촬영을 의미하는 ‘Computed Tomography’의 약어인 CT는 X-선을 투과시켜 그 흡수 차이를 컴퓨터로 재구성해 인체의 단면영상 또는 3차원적인 입체영상을 얻는 영상진...

    1656호2025.11.28 14:46

  • [꼬다리] 이름에 대한 고민, 두 번째
    [꼬다리] 이름에 대한 고민, 두 번째

    국제 기사를 쓸 때마다 고개를 갸웃하게 되는 단어가 몇 있다. 러시아 정부·군대가 사용하는 ‘특별군사작전’이 그중 하나다. 침략 전쟁이라는 본질을 흐리는 말 같아 쓸 때마다 조심스러웠다. 그렇다고 내 멋대로 바꿔 쓸 수는 없는 노릇이라 나름 기준을 세웠다. 러시아 측 발언을 전할 때는 작은따옴표(‘’) 안에 넣어 적되, 기사 문장으로 풀어쓸 때는 침략, 침공, 전쟁 등 단어로 바꾸곤 한다.내가 러시아인이라면 이런 타협점을 찾기 어려웠을 것 같다. 전쟁 발발 직후 러시아 의회는 군대 관련 ‘가짜정보’를 유포한 사람에 대해 최대 15년 징역형 선고가 가능하다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이후 이 법을 근거로 우크라이나 침공을 공개 비판한 야당 정치인 등이 옥살이를 했다. 왜 이리 엄하게 구는가. 전쟁임을 공식 인정했다가 대외 책임 부담이 늘고 내부 비판 여론이 커질까 러시아 정부가 걱정해서란 분석을 나중에야 알았다.일본 기사를 쓸 땐 ‘처리수’와 ‘오염수’ 표현이 고민이다. 처리수는...

    1656호2025.11.28 14:44

  • [손호철의 미국사 뒤집어보기](23) 필라델피아, 노예는 5분의 3 인간이다?
    [손호철의 미국사 뒤집어보기](23) 필라델피아, 노예는 5분의 3 인간이다?

    “인간은 평등하게 창조됐으며 창조주에 의해 천부의 권리를 부여받았다. 그 권리 중에는 생명, 자유, 행복추구권이 있다. 정부의 권한은 피지배자들의 동의로부터 나오며, 어떤 형태의 정부건 그것이 그 목적에 어긋날 경우 이를 바꾸거나 폐기하는 것은 인민의 권리다.”뉴욕에서 서남쪽으로 160㎞를 달려 필라델피아 독립기념관 앞에 서자, 250년 전인 1776년 13개 지역(식민지) 대표들이 이곳에 모여 발표한 미국 독립선언의 도입부가 생각났다. 이 선언은 미국을 넘어 인류의 역사를 근본적으로 바꿔놓은 혁명적인 문건이다. 이는 수천 년간 인간을 얽매어 온 신분적 예속과 불평등을 넘어서 민주주의의 핵심인 자유, 평등이 사회 구성의 기본원리임을 선언하는 한편 정부의 목적을 규정하고 시민들의 저항권을 인정한 최초의 문건이다. 당시 미국 최고의 지성이었던 토머스 제퍼슨이 유럽에서 생겨난 근대 정치사상인 사회계약론과 자연권 사상, 계몽주의 등에 기초해 쓴 이 문건은 프랑스혁명 후 ...

    1655호2025.11.21 14:58

  • [구정은의 수상한 GPS] (18) 미국 없는 유엔 기후협약, 순항할까
    [구정은의 수상한 GPS] (18) 미국 없는 유엔 기후협약, 순항할까

    벨렝. 포르투갈어로 ‘베들레헴’을 가리킨다. 브라질 북부 파라주의 주도이자 아마존강의 관문, 인구 140만명의 분주한 항구도시다. 적도 바로 아래, 아마존 지류인 파라강이 대서양과 만나는 곳에 자리 잡고 있다.여기서 제30차 유엔 기후변화협약(UNFCCC) 당사국총회(COP30)가 열렸다. 기후협약에 가입한 나라들이 매년 모여서 약속을 얼마나 지켰는지 점검하는 자리다. “향후 10년 동안 기후대응 속도를 높이고 성과를 거둘 수 있게 하자.”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지난 11월 6일(현지시간) 개막식에서 이렇게 말했다. 21일까지 이어진 이 회의에는 협약에 가입한 200개 가까운 나라 가운데 대부분이 참여했다. 총 193개국과 유럽연합(EU)이 참석했고, 북한도 대표단을 보냈다. 한동안 국제무대에서 떨어져 있던 시리아도 모습을 비췄다. 불참한 국가는 아프가니스탄, 미얀마, 유럽의 작은 공국 산마리노 정도다. 과거에도 불규칙적으로 참석한 나라들이다.엘 고어와 캘...

    1655호2025.11.21 14:54

  • 엔비디아 또 사상 최고 실적···젠슨 황 “AI 선순환 구조 진입”
    엔비디아 또 사상 최고 실적···젠슨 황 “AI 선순환 구조 진입”

    세계 시총 1위 기업 엔비디아가 또 사상 최고 실적을 갈아치웠다.엔비디아는 자체 회계연도 3분기(8∼10월) 매출액이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62% 증가해 사상 최대인 570억1000만 달러(약 83조4000억원)를 기록했다고 19일(현지시간) 밝혔다.이는 시장조사업체 LSEG가 집계한 시장전망치 549억2000만 달러를 웃도는 수준이다.데이터센터 부문 매출은 전년 대비 66% 늘어나 사상 최대인 512억 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전체 매출의 90%에 육박하는 규모다.게임 부문은 43억 달러를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30% 늘어났지만, 지난 분기보다는 1% 감소했다.전문가용 시각화 부문과 자동차·로봇공학 부문 매출은 각각 7억6000만 달러와 5억9000만 달러였다.주당 순이익(EPS)은 1.3달러로, 역시 시장전망치 1.25달러를 넘어섰다.엔비디아는 이런 성장세가 4분기(11월∼내년 1월)에도 이어져 매출액이 650억 달러를 기록할 ...

    2025.11.20 10:10

  • [이한재의 세계 인권 현장] (3) 소말리아 아이들 생명, 숫자를 넘어 데이터로 잇다
    [이한재의 세계 인권 현장] (3) 소말리아 아이들 생명, 숫자를 넘어 데이터로 잇다

    2011년 청해부대의 ‘아덴만 여명 작전’으로 강렬한 인상을 남긴 소말리아는 한국사회에 오랫동안 내전과 인도적 위기, 불안정의 이미지로만 소비됐다. 지금 소말리아에서 진행 중인 재건과 회복의 과정은 한국에 잘 알려지지 않고 있다. 소말리아는 2023년 말 국제통화기금과 세계은행의 채무 탕감을 받으며 국제 금융 시스템에 복귀했고, 2024년에는 동아프리카공동체에 가입했다. 여전히 반정부 무장단체의 위협은 계속되고, 재건 속도는 느리다. 그럼에도 소말리아의 회복과 재건을 응원하는 세계의 관심은 이어지고 있다. 디지털 헬스 스타트업 ‘오고우 헬스(OGOW Health)’의 칼리드 하시(Khalid Hashi) 대표가 붙잡으려는 것은 이 복잡한 재건 과정에서 조용히 사라져가는 이름 없는 산모와 아이들의 생명이다.내 건강 기록이 ‘A마을 백신 1건’으로만 남을 때소말리아계 캐나다인인 칼리드는 2017년 아픈 할머니를 뵙기 위해 부모의 나라 소말리아를 처음 방문했다. 그가 병원에...

    1654호2025.11.14 14:48

  • 미·중 ‘희토류 전쟁’과 동남아의 선택
    미·중 ‘희토류 전쟁’과 동남아의 선택

    지난 10월 30일 ‘세기의 담판’이라 불린 미·중 정상회담이 부산에서 열렸다.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처음 성사된 양국 정상의 대면이었다. 세계의 시선은 양국의 통상 갈등을 해결할 이 ‘물질’에 쏠렸다. 현대 산업을 움직이는 원소, ‘희토류’다.회담에서 중국발 희토류 수출 통제 문제의 돌파구가 마련될지 주목됐다. 양국은 ‘확전 자제’라는 뜻을 공유한 듯 상호 무역 압박을 부분적으로 완화했다. 중국은 지난달 8일 발효 예정이었던 희토류 수출 통제 조치를 1년 유예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중국산 희토류 의존에서 벗어나기 위해 공급망 다각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한편 희토류 매장량으로 미·중의 관심을 한 몸에 받는 동남아시아에서는 ‘환경 파괴 외주화’ 논란이 일고 있다. 앞서 중국 기업 주도의 난개발로 심각한 환경 피해를 겪은 미얀마의 선례가 존재한다. 세계 산업의 혈류를 쥔 ‘희토류 전쟁’. 오늘날 동남아는 어떤 선택을 강요받고 있으며, 한국은 어떤...

    1654호2025.11.14 14:46

  • [손호철의 미국사 뒤집어보기] (22) 뉴욕, 트럼프가 ‘돌려세운’ 자유의 여신
    [손호철의 미국사 뒤집어보기] (22) 뉴욕, 트럼프가 ‘돌려세운’ 자유의 여신

    “이름이 뭐지?”“코를레오네에서 온 비토요.”“아, 비토 코를레오네구나.”세기의 명화 <대부>에는 대부 말론 브랜도가 어린 나이에 홀로 낡은 범선을 타고 대서양을 건너와 뉴욕 엘리스섬에서 입국 심사를 받는 장면이 나온다. 이탈리아 시칠리섬 중서부의 작은 마을인 코를레오네는 마피아가 많은 것으로 유명하다. 코를레오네를 마을이 아니라 성으로 잘못 이해한 이민국 직원의 실수로 이름이 ‘비토 코를레오네’가 돼버린 어린 소년이 대기소에서 창밖으로 ‘자유의 여신상’을 바라본다. 이 모습은 ‘이민국가 미국’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명장면이다.미국은 세계에서 이민자가 제일 많은 ‘세계 제1의 이민국가’다. 미국의 뒤를 독일, 사우디아라비아, 영국 등이 따르고 있지만 미국과는 비교가 안 된다. 미국 인구는 세계 인구의 4%지만 세계 이민자 중 미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17%나 된다. 2023년 현재 미국 이민자는 4780만명으로 인구의 14.3%를 차지한다. 7명 중 1명은...

    1653호2025.11.07 15: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