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리저리 어슬렁거린다. 공이 없는 순간에는 마치 산책하는 것처럼 보인다. 상대 수비수들이 뛰어다니는 동안 그는 천천히 고개를 돌리며 빈 공간을 슬금슬금 찾는다. 그러다 먹잇감이 사정권에 들어오는 순간, 갑자기 시간이 빨라진다. 메시가 달리고, 찌르고, 마무리한다. 예전 메시가 번개였다면 지금 메시는 덫이다. 뛰는 시간은 줄었지만, 한 번 걸리면 끝장난다. 단 한 차례 패스, 단 한 번의 움직임, 이어 한 방으로 승부를 결정한다. ‘축구의 신’ 리오넬 메시(39·아르헨티나)가 지금 북중미 월드컵에서 보여주고 있는 플레이다. 이처럼 메시는 시대와 나이에 따라 다른 선수로 변신했고, 그때마다 새로운 임무를 완벽하게 수행했다.메시의 첫 번째 역할은 오른쪽 측면을 지배하는 드리블러였다. 메시는 16세였던 2003년 조제 모리뉴 감독이 이끈 포르투(포르투갈)와의 평가전에서 바르셀로나 1군(비공식) 데뷔전을 치렀다. 메시는 오른쪽에서 공을 잡아 안쪽으로 파고드는 전형적인 왼발 윙어였다...
1686호2026.07.03 15: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