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경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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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커스

2026.01.19
  • ‘삼성 노동자’로 인정받는 데 걸린 시간, 12년
    ‘삼성 노동자’로 인정받는 데 걸린 시간, 12년

    “노동자는 잘못되지 않았다.” 이것을 확인받는 데 12년이 걸렸다.지난 6월 12일 오전 11시, 박병준씨(51)가 서울 서초구 대법원 법정을 찾았다. 박씨는 삼성전자 전자제품을 수리하는 기사로 일했다. 협력업체에 소속된 ‘비정규직’이었다. 2013년 다른 노동자들과 함께 삼성전자서비스를 상대로 소송을 냈다. 삼성전자서비스가 직접 고용해야 하는 노동자임을 확인해달라고 청구한 것이다. 이날은 대법원이 최종 판결을 선고하는 날이었다.“주문, 상고를 기각한다. 상고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대법원 제3부 재판부는 원고 박씨의 승소를 확정했다. 수리기사를 삼성전자서비스의 노동자로 인정한 대법원 판결은 이 건이 유일하다. 지난 7월 20일 경기 평택시에서 만난 박씨는 “그 한마디를 듣기 위해 12년을 참았다”면서도 기쁘지만은 않다고 했다. 결과적으로 노동자가 승리했지만 너무 오래 걸렸고, 그 과정에서 여러 노동자가 희생됐기 때문이다. 박씨 옆엔 삼성의 노조 탄압에...

    1639호2025.07.28 06:00

  • “날 절망에서 구원한 건 배드뱅크”···육개장집 사장의 ‘빚과 빛 20년’
    “날 절망에서 구원한 건 배드뱅크”···육개장집 사장의 ‘빚과 빛 20년’

    지난 7월 16일 광주광역시 서구의 한 육개장 전문점. 점심시간이 되자 인근 공장의 직원들과 시청 공무원들이 모여들면서 50여개가 넘는 4인용 테이블이 가득 찼다. 통갈비를 고아 만든 육수에 숙주, 토란, 차돌박이 등을 풍성하게 담아낸 육개장은 기름지지 않고 칼칼하니, 과하게 맵지도 않았다. 이날 오후 3시 30분 손님들이 다 빠져나간 뒤에서야 사장인 최주원씨(55)가 말했다. “어머니가 제 고향인 전남 영광에서도 음식솜씨 좋기로 유명했거든요. 어머니 재능이 제게 온 것 같아요. 사회생활할 때부터 어머니 음식 떠올리면서 취미 삼아 요리도 해보고 틈틈이 요리법도 만들었는데, 그걸로 이렇게 장사까지 하게 될 줄은 몰랐죠.” 이제는 대기업들이 ‘간편식으로 만들어 팔자’고 제안하고, ‘프랜차이즈 사업을 하자’고 계약서를 들고 찾아올 정도로 어느 정도 자리를 잡았단다.최씨는 18년 전만 해도 추심업자에 쫓기고 날품팔이로 겨우 생계를 이어갔던 신용불량자였다. 그는 “앞이 ...

    1638호2025.07.21 06:00

  • “AI 학습, 저작권 침해 아냐” 잇단 판결···저작권 논쟁 새 국면?
    “AI 학습, 저작권 침해 아냐” 잇단 판결···저작권 논쟁 새 국면?

    미국에서 인공지능(AI)이 저작권자의 명시적 동의 없이 저작물을 학습한 행위가 ‘공정 이용’에 해당한다는 판결이 잇따라 나오고 있다. ‘공정 이용’은 저작권 소유자의 허가 없이 저작물을 사용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것으로 기술 기업들의 핵심적인 법적 방어 수단이다. 전 세계적으로 AI 학습과 저작권 충돌이 주요 법적 쟁점으로 부상한 가운데 일정 조건을 충족한 AI 학습에 대해 법원이 일단 빅테크의 손을 들어준 셈이다. 국내에서도 네이버와 언론사 간 저작권 소송이 진행 중이어서 이번 판결이 유사한 분쟁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미국 법원, AI 학습 ‘공정 이용’ 인정6월 23일 미국 캘리포니아 북부 연방지방법원은 저작권이 있는 책을 생성형 AI 모델의 학습에 사용한 행위가 ‘공정 이용(fair use)’에 해당한다고 판결했다. 작가 안드레아 바르츠 등 3명은 지난해 8월 거대언어모델(LLM) 클로드를 개발·운영하는 미국 AI 기업 앤스로픽을 상대로 저...

    1637호2025.07.14 06:00

  • 민정수석실, 검찰개혁 이끌까 대통령 로펌 될까
    민정수석실, 검찰개혁 이끌까 대통령 로펌 될까

    대통령실 민정수석실은 정권 때마다 논란에 휩싸였다. 검찰·경찰·국가정보원·국세청 같은 사정기관을 관할하고 고위공직자 인사 검증을 도맡는 등 권한이 막강하지만, 한편으론 이런 기관들을 장악해 정권 보위에 활용한다는 비판을 받았다. 민정수석실에서 촉발된 사건들로 정권이 휘청거리기도 했고, 민정수석실 인사가 줄줄이 수사·재판에 넘겨지며 ‘존속이냐, 폐지냐’ 말도 많았다. 윤석열 전 대통령은 민정수석실 폐지를 대선 공약으로 내세웠고, 실제 폐지했다가 2년 만에 부활시켰다.이재명 정부에서 민정수석실은 다시 힘을 얻는 모양새다. 검찰개혁 완수가 이재명 대통령의 대표 공약이고, 대선 직전 대법원의 공직선거법 사건 파기환송이 겹치며 사법개혁 이슈도 불거졌다. 이번 민정수석실엔 이 대통령의 형사사건 변호인 여러 명이 합류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석열 정부가 법무부로 떼놓았던 인사 검증 업무는 다시 민정수석실로 가져왔고, 민정수석실 산하에 사법제도비서관 자리가 새로 만들어졌다. 검...

    1635호2025.06.30 06:00

  • 텅 빈 곳간에…이재명표 확장 재정 ‘딜레마’
    텅 빈 곳간에…이재명표 확장 재정 ‘딜레마’

    정부가 20조2000억원을 지출하는 2차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을 확정하면서 이재명표 재정 전략이 본격 시험대에 올랐다. 나라 안팎의 복합 경제위기 상황에서 급하게 경기회복 마중물로 추경을 택했지만, 출발부터 ‘텅 빈 곳간’이라는 현실을 마주하면서다.특히 추경의 가장 큰 줄기인 민생회복지원금의 지급 범위와 규모를 두고 정부·여당이 머뭇거리는 모습을 노출하면서, 확장적 재정을 통한 회복과 성장이라는 새 정부의 철학이 유지될 수 있을지에 관심이 쏠린다.■13조 민생회복지원금…‘고심 끝, 보편·차등 믹스?’정부가 6월 19일 국무회의에서 심의한 추경안(세입경정 제외)은 20조2000억원 규모다. 이번 추경에는 전 국민 민생회복지원금과 소상공인 장기부채 탕감, 지역화폐 발행 지원 등 이재명 대통령의 대선 공약 다수가 포함됐다.이번 추경은 사실상 국고를 ‘영끌’했던 1차 추경 13조8000억원에 이어 곧바로 20조원가량을 새로 편성하는 것이어서, ...

    1634호2025.06.23 06:00

  • “윤핵관 부인도 김건희에 디올 명품 선물했다”
    “윤핵관 부인도 김건희에 디올 명품 선물했다”

    “그날 아침 경찰 인원 3개 중대가 동원됐다. 내가 거주하는 오피스텔 앞에 3개 중대 버스가 주차됐다. 병력 일부는 옆 건물의 서울의소리로, 다른 일부는 내 숙소로 왔다. 내 숙소에는 소방차까지 출동했다. 문을 안 열면 강제 개문하려 했던 것이다. 서울의소리에서 가져간 건 아무것도 없다. 목적은 나였다.”지난 6월 10일 통화한 최재영 목사의 말이다. 윤석열이 불법 계엄을 선포한 지난해 12월 3일 아침 상황이다. 최 목사 휴대전화의 포렌식 작업은 다음 날까지 이어졌다. 계엄 선포 소식을 들은 건 포렌식 작업에 입회했던 서울경찰청에서였다.최 목사는 내란의 시작점이 그날 저녁 10시 27분이 아니었다고 생각한다. 당일 아침 유례없는 대규모 병력을 동원한 압수수색을 비롯, 오래전부터 시작됐다고 주장했다.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 휴대전화 포렌식 과정에서 그날 당일 체포대상자 명단 14명과 별도로 내 이름을 포함한 다른 명단이 있었던 것이 밝혀졌다. 윤석열이 계...

    1633호2025.06.16 06:00

  • 은마아파트는 ‘반쪽’도 통한다···경기 침체에도 강남은 ‘불패’
    은마아파트는 ‘반쪽’도 통한다···경기 침체에도 강남은 ‘불패’

    지난 대선 기간 이재명 대통령의 부동산 공약은 초라했다. 무언가를 하자는 것보다는 현상 유지를 택한 쪽에 가깝다는 게 다수 전문가의 평가였다. 공약집에는 고품질 공공임대주택 확대, 전세사기 근절, 중금리 대출을 통한 서민금융 접근성 개선 등 추상적인 내용이 담겼고, 가장 민감한 부동산 세금에 대한 내용은 아예 언급되지 않았다. 노무현·문재인 정부에서의 부동산 정책 실패를 의식한 듯 부동산 문제는 뒤편으로 제쳐둔 모양새다.하지만 시장은 더불어민주당 계열 정부가 들어서면 집값이 폭등했던 그간의 패턴이 재현될 것이란 기대를 숨기지 않고 있다. 최근 가계대출 잔액도 4개월 연속 증가세다. 토지거래허가제 일시 해제 영향과 새 정부 출범에 대한 기대감으로 서울 강남, 마용성(마포·용산·성동) 집값이 들썩이면서 주택담보대출이 늘어난 영향이다. ‘민주당 정권=집값 상승’이란 믿음은 앞으로 ‘반은 맞고 반은 틀린’ 양상으로 전개될 가능성이 크다. 강남 등을 중심으로 한 서울 ‘...

    1632호2025.06.09 06:00

  • 피의자가 돼서야 보이는 것들
    피의자가 돼서야 보이는 것들

    필자를 포함한 경향신문 전·현직 기자 4명은 지난 5월 27일부로 윤석열 전 대통령의 명예를 훼손했다는 혐의를 벗었다. 검찰 압수수색을 당하며 피의자가 된 지 1년 7개월 만이다. 직접 당해보니 검찰 수사는 기사를 쓰면서 더듬더듬 가늠했던 수사와는 상당히 다른 것이었다. 고통도 고통이지만, 생각보다 예리하지 않았다. 오히려 뭉툭하고 막무가내라 한 편의 블랙코미디 영화에 초대된 것 같았다. 기사 작성자를 잘못 기재한 영장이 발부돼 압수수색의 근거가 됐고, 검사는 때론 거짓말을 하고 때론 “진실을 같이 밝혀보자”며 종잡을 수 없는 조사를 했다. 국가기관의 정당한 공권력 행사가 맞는지 의심스러울 정도로 초현실적인 일들이 한동안 벌어졌다.이 수기 형태의 기사는 지난 1년 7개월 피의자로 머물던 때의 기록이다. 기자 개인의 불행이었다면 일기장에 쓰고 말 일이다. 그러나 이 사건은 국가 최고 권력자가 비판적인 언론에 재갈을 물리려 했던 숱한 시도 중 하나였다. 검찰이라는 ...

    1631호2025.06.02 06:00

  • “스테이블코인, 통화량과 부채 팽창 가속화”
    “스테이블코인, 통화량과 부채 팽창 가속화”

    미국의 스테이블코인(stablecoin) 규제 방안을 담은 지니어스 액트(GENIUS Act)가 이르면 6월 초에 미 상원에서 최종 통과될 것으로 예상된다. 새로운 디지털 화폐 기술을 주도하겠다는 전략처럼 보이지만, 이면에는 스테이블코인을 통해 미국 국채의 안정적 수요 기반을 마련하고, 달러의 기축통화 지위를 강화하려는 계산이 깔려 있다. 스테이블코인은 가격 변동성이 적고, 전통 금융기관을 거치지 않아도 빠르고 저렴하게 송금·결제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급속도로 확산 중이다. 한국에서도 통화 주권을 지키기 위해 원화 기반 스테이블코인 육성을 언급하는 목소리가 나온다.그러나 스테이블코인의 섣부른 도입 주장이 그 이면에 자리한 경제적 파장을 간과하고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신보성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지난 3월 ‘트럼프 행정부 스테이블코인 육성책에 대한 비판적 고찰’ 보고서에서 민간에 의한 스테이블코인 발행이 “국가가 독점력을 가져야 할 통화 창출권을 ...

    1630호2025.05.26 06:00

  • 급식실이 멈추자 일그러진 얼굴이 드러났다
    급식실이 멈추자 일그러진 얼굴이 드러났다

    지난 4월 초 대전 둔산여고에서는 등굣길 학부모들의 피켓 시위가 한동안 이어졌다. 배경은 저녁 급식 중단이다. 급식실 조리실무사(이하 조리사)들의 반나절 파업 이후 이 학교 교사와 학부모들이 참여하는 학교 운영위원회는 저녁 급식 중단을 결정했다. 피켓 시위에 나선 학부모들은 “아이들 볼모로 하는 쟁의행위 철회하라”, “금년 수능 계획 무너졌다. 조리사들은 각성하라”라며 조리사들을 비판했다. 며칠 뒤에는 학교 학생회가 “학생들의 건강권을 위협하는 행위는 절대 바람직하지 않다”는 내용의 대자보를 붙였다. 학생회는 이 글에 전교생 740여명 중 640명의 서명을 받아 조리사들에게 전달했다. 교사단체인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는 “학생들의 급식을 볼모로 한 집단행위가 반복된 데 대해 개탄스럽고, 즉각적인 중단을 촉구한다”고 했다.이 사태를 두고 교육의 3주체인 교사·학생·학부모는 일치된 태도를 보였다. 이들에게 최대 피해자는 학생, 원인 제공자는 조리사였다. 무엇보다...

    1628호2025.05.12 06: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