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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한재의 세계 인권 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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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한재의 세계 인권 현장] (11) 난민촌에서 뉴욕으로, ‘무국적’ 소년의 걸음은 역사가 된다
    (11) 난민촌에서 뉴욕으로, ‘무국적’ 소년의 걸음은 역사가 된다

    2026년 5월 15일, 미국 뉴욕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에서 외교 공관, 대학, 시민사회단체 등 각계 인사가 모인 특별한 행사가 열렸다. 한 학생의 뉴욕대학교 졸업을 축하하는 자리였다. 매년 수천명이 졸업하는 뉴욕대학교에서 어째서 이 학생만 이토록 특별한 축하를 받았을까?그 주인공 마웅 사예돌라(Maung Sawyeddollah)는 미얀마 라카인주에서 태어난 로힝야 청년이다. 유엔 인권이사회는 로힝야를 “세계에서 가장 박해받는 소수민족”이라고 부른다. 미얀마 군사정권은 이들이 1820년대 영국 식민지 시절 유입된 ‘방글라데시 출신 불법 이민자’라며 하루아침에 모든 주민 등록을 말소했고, 그 결과 수백만명이 국적도 신분증도 없는 처지가 됐다. 식민지배 훨씬 전인 ‘라카인 왕국’ 시절부터 이 지역 로힝야 민족에 대한 기록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차치하더라도, 200년 전 선조들의 출신을 핑계로 수세대째 미얀마 땅에서 나고 자란 수백만명의 신분을 일거에 박탈하는 폭거는 세계를 충...

    1686호2026.07.04 06:00

  • [이한재의 세계 인권 현장](10) 민주주의의 균열…캐나다 극단주의 부상은 어디서 왔을까
    (10) 민주주의의 균열…캐나다 극단주의 부상은 어디서 왔을까

    2025년 1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백악관 복귀를 앞두고 “캐나다가 미국의 51번째 주가 되면 더 좋을 것”이라 말해 세계를 당혹시켰다. 그는 취임 후 실제로 관세를 무기로 캐나다를 압박하고, 캐나다 총리를 “주지사”라고 부르며 조롱했다. 이 같은 혼란 속에서 2026년 1월,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는 다보스 세계경제포럼에서 “규범 기반의 국제 질서는 종결됐다”고 선언하기에 이른다. 그가 이날 주창한 “중견국들의 연대로 강대국의 강압에 맞설 수 있다”는 중견국 연대론은 한국에도 큰 반향을 일으켰다.빅토리아 쿠케츠(Victoria Kuketz)는 10년 이상 캐나다 민주주의의 현장을 지켜온 정책 전문가다. 그는 비영리 민주주의 연구기관 사마라 민주주의 센터(Samara Centre for Democracy)와 온타리오 선거관리위원회에서 일했다. 선거관리위원회에서 그는 민주주의 참여에 장벽을 마주한 사람들과 직접 만나는 일을 했다. 이후 캐나다의 대표적 정책 싱크탱...

    1681호2026.05.29 14:48

  • [이한재의 세계 인권 현장](9) 아르헨티나서 온 질문, 기술은 어떻게 사람을 향할 수 있을까
    (9) 아르헨티나서 온 질문, 기술은 어떻게 사람을 향할 수 있을까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 번화가 골목에서는 “캄비오(환전)”를 외치는 환전상들의 리드미컬하게 소리를 들을 수 있다. 이 소리는 외국인 관광객을 위한 것이 아니다. 오랜 기간 심각한 인플레이션을 겪은 사람들이 돈이 생길 때마다 달러로 환전해 돈을 모으기 때문이다.월급이 이달에는 300만원이었다가 다음 달에는 100만원이 된다고 생각해보라. 심각한 인플레이션 속에 사는 사람들은 이런 일이 일상이다. 2023년 아르헨티나의 연평균 인플레이션율은 211.4%에 달했다. 2001년 말에는 정부가 뱅크런을 막겠다며 전 국민의 예금을 묶어놓고 주당 250페소 이상 인출을 금지한, 이른바 ‘코랄리토(corralito)’ 사태가 벌어졌다. 아르헨티나에서 나고 자란 금융 전문가인 안토넬라 페로네(Antonella Perrone)는 “이 일 때문에 아르헨티나 사람들은 여전히 은행을 믿지 않는다”고 말한다.돈이 생길 때마다 환전한다면 불편하지만, 달러가 잘 유통된다면 시민들의 삶은 별문제...

    1677호2026.05.01 14:15

  • [이한재의 세계 인권 현장](8) 콜롬비아 평화협정 10년, 끝나지 않은 평화의 여정
    (8) 콜롬비아 평화협정 10년, 끝나지 않은 평화의 여정

    콜롬비아. 한국인의 일상에서는 커피숍에서나 겨우 들어볼 수 있는 이름이다. 나쁘게는 넷플릭스 드라마 속 마약 카르텔이 활개 치는 국가 정도로 기억하기도 한다. 실제로 콜롬비아는 60년이 넘는 세월 동안 수많은 게릴라 조직과 갱단이 얽힌 참혹한 분쟁을 겪어왔고, 이 와중에 수십만명의 민간인이 목숨을 잃거나 실종됐다. 하지만 2016년 최대 무장조직 FARC(콜롬비아무장혁명군)와 정부가 평화협정을 맺으며 전투원들의 무장 해제로 이어졌다. 반세기 넘게 이어진 내전을 대화로 끝낸 역사적 사건이었다. 이후 콜롬비아는 눈에 띄게 회복했다. 1인당 국내총생산(GDP)은 6000달러에서 8000달러를 넘어섰고, 연 1000만명 이상의 관광객이 찾는 나라가 됐다.60년 전쟁의 총성은 멎었으나 폭력은 진화했다미셸 카르티에(Michelle Cartier)는 콜롬비아 진실위원회, 피해자지원기구, 유엔 산하 국제이주기구(IOM)를 거치며 평화 재구축의 10년을 함께한 전문가다. 미셸에 의하면...

    1674호2026.04.10 14:42

  • [이한재의 세계 인권 현장]우크라이나 전쟁 5년차, 우리도 전장과 연결돼 있다
    우크라이나 전쟁 5년차, 우리도 전장과 연결돼 있다

    2026년 2월 24일이 지나며 우크라이나 전쟁은 5년차를 맞았다. 극적인 전황의 변화가 없는 가운데 엄청난 숫자의 인명만 살상되는 전쟁이 지속되고 있다.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에 따르면 지난 4년간 러시아군 약 120만명, 우크라이나군 약 60만명이 숨지거나 다치거나 실종된 것으로 추정된다. 군인들만 싸우고 있는 것이 아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의 발전시설을 집중적으로 공격하고 있다. 지난겨울, 우크라이나 도시 인구의 절반이 난방 없이 영하 20도를 넘나드는 혹한의 겨울을 이겨내야 했다. 한때 “24시간 안에 전쟁을 끝내겠다”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말과 달리 휴전 협상은 지지부진하다.전쟁 속에서도 일상을 유지하기 위해 최선을 다해온 키이우 시민들도 올해 겨울은 특히 힘겨웠다. 키이우 중심가의 카페들도 전쟁 4년 만에 처음으로 문을 닫았다고 한다. 수돗물이 나오지 않아서였다. “뉴스 헤드라인 한줄, 그 뒤에는 매일 밤 잠을 이루지 못하는 수천만명의 우크라이나...

    1669호2026.03.06 14:57

  • [이한재의 세계 인권 현장](6) 독재로 그늘진 땅에 민주주의의 씨앗을 심다
    (6) 독재로 그늘진 땅에 민주주의의 씨앗을 심다

    1970년대 독재자 이디 아민(Idi Amin)의 통치 기간 동안 우간다에서 30만명에서 50만명의 시민이 학살당한 것으로 추정된다. 무자비한 납치와 고문 그리고 실종이 이어지는 끔찍한 시기였다. 우간다 민주주의 교육활동가 마이클 카타가야는 “오늘날 많은 우간다인은 그 시대를 기억하고 있으며, 정권이 얼마나 잔혹해질 수 있는지 알고 있다”고 말했다. 1986년 요웨리 무세베니(Yoweri Museveni)는 이 비극을 끝내겠다며 쿠데타를 일으켜 집권했으나 그 역시 결국 독재자의 길을 걷고 있다.독재의 늪에 가라앉다2026년 1월 15일(현지시간)에는 무세베니 대통령의 40년차, 7번째 임기를 위한 선거가 예정돼 있었다. 선거일 이틀 전인 1월 13일, 아무도 예상치 못하게 우간다 전국의 인터넷, 통신, 전기, 은행 시스템이 차단됐다. 우간다 정부는 선거 기간 동안 “허위정보 확산과 폭력 선동 방지”를 위해 인터넷 차단 조치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요즈음 세계적으로 독재 ...

    1666호2026.02.06 14:29

  • [이한재의 세계 인권 현장] (5) 소아과 의사, 가짜뉴스를 치료하다
    (5) 소아과 의사, 가짜뉴스를 치료하다

    지난해 11월, 이집트 카이로에 인류 역사상 최대 규모의 박물관이 들어섰다. ‘이집트 대박물관’의 개관 소식은 한국을 포함해 세계적인 주목을 받았지만, 이 상징적 프로젝트를 주도한 엘시시 정권이 민주적으로 당선된 대통령을 군사 쿠데타로 끌어내리고 13년째 집권 중인 권위주의 정부라는 사실은 상대적으로 덜 알려져 있다.2011년 중동을 휩쓸었던 ‘아랍의 봄’의 결과로 30년 독재자 무바라크 정권이 무너졌고, 2012년에는 사상 최초의 민주적 선거를 통해 무함마드 무르시 대통령이 당선됐다. 하지만 2013년, 엘시시 당시 국방부 장관이 주도한 군부 쿠데타가 발생하며 이집트 최초의 민주 정부는 1년 만에 막을 내렸다. 이 과정에서 쿠데타를 저지하려 광장을 메웠던 수많은 시민은 폭력적으로 진압됐다. 특히 한국의 광주를 떠올리게 하는 2013년 8월 14일의 ‘라바(Rabaa) 광장 학살’은 이집트 현대사에 씻을 수 없는 상처를 남겼다. 시위대를 향한 군부의 무차별 발포로 라바 광...

    1662호2026.01.09 14:56

  • [이한재의 세계 인권 현장] (4) 빵이 아니라 다시 시작할 기회가 필요하다
    (4) 빵이 아니라 다시 시작할 기회가 필요하다

    아프리카 케냐 북동부 사막지대의 평야에 양철지붕이 끝없이 이어져 있다. 해가 지면 가로등이 하나둘 켜지며, 흙길 옆으로 상점과 이발소가 문을 연다. 40만명이 넘게 사는 이 거대한 도시는 한때 ‘다답(Dadaab) 난민캠프’라 불리던 곳이다. 1991년 소말리아 내전 피란민을 수용하면서 시작된 이곳은 다양한 분쟁으로 계속 확장됐다. 케냐 전역에는 현재 약 80만명의 난민이 등록돼 있다. 분쟁뿐 아니라 반복되는 가뭄과 홍수 같은 기후 재난이 이어지면서 여러 난민캠프는 ‘임시’라는 이름을 한 영구 거주지가 됐다.난민캠프는 수용소가 아니다. 인근 마을과 맞붙어 있고, 이 구역 안팎을 오가는 사람들이 섞여 산다. 다답 캠프와 같이 생긴 지 수십 년 된 대규모 캠프는 하나의 도시가 됐다. 하지만 여전히 이들에 대한 공공기관, 국제사회의 시선은 ‘긴급 구호’의 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바트샤바 아사티는 이 오래된 문제를 다루고 있다. 그는 시장·민간 기반 조성을 통해 이 문제...

    1658호2025.12.12 14:40

  • [이한재의 세계 인권 현장] (3) 소말리아 아이들 생명, 숫자를 넘어 데이터로 잇다
    (3) 소말리아 아이들 생명, 숫자를 넘어 데이터로 잇다

    2011년 청해부대의 ‘아덴만 여명 작전’으로 강렬한 인상을 남긴 소말리아는 한국사회에 오랫동안 내전과 인도적 위기, 불안정의 이미지로만 소비됐다. 지금 소말리아에서 진행 중인 재건과 회복의 과정은 한국에 잘 알려지지 않고 있다. 소말리아는 2023년 말 국제통화기금과 세계은행의 채무 탕감을 받으며 국제 금융 시스템에 복귀했고, 2024년에는 동아프리카공동체에 가입했다. 여전히 반정부 무장단체의 위협은 계속되고, 재건 속도는 느리다. 그럼에도 소말리아의 회복과 재건을 응원하는 세계의 관심은 이어지고 있다. 디지털 헬스 스타트업 ‘오고우 헬스(OGOW Health)’의 칼리드 하시(Khalid Hashi) 대표가 붙잡으려는 것은 이 복잡한 재건 과정에서 조용히 사라져가는 이름 없는 산모와 아이들의 생명이다.내 건강 기록이 ‘A마을 백신 1건’으로만 남을 때소말리아계 캐나다인인 칼리드는 2017년 아픈 할머니를 뵙기 위해 부모의 나라 소말리아를 처음 방문했다. 그가 병원에...

    1654호2025.11.14 14:48

  • [이한재의 세계 인권 현장](2) 다양성에서 시작되는 혁신, 난민에게 기회를
    (2) 다양성에서 시작되는 혁신, 난민에게 기회를

    올해 노벨 화학상을 공동 수상한 미국인 화학자 오마르 야기는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서 온 난민 가정 출신이다. 그는 수상 소감에서 “똑똑하고, 재능 있고, 능력 있는 사람들은 어디에나 존재한다”며 “지식의 확산은 종종 지역을 넘나드는 사람들에게서 비롯된다”고 말했다. 요르단에서 자란 어린 시절, 가축과 한 방에서 12명이 살았던 이야기가 노벨상 수상 이후 세계적으로 화제가 되기도 했다.“저는 도움을 받으려고 온 것이 아닙니다”이탈리아계 아르헨티나인인 발렌티나 프리모는 중동 지역에 파견된 기자였다. 요르단, 팔레스타인, 레바논 등에서 취재하던 그는 시리아 국경과 가까운 요르단 마프라크에서 한 22세 난민 여성을 인터뷰했다. 그는 발렌티나에게 이렇게 말했다. “제가 여기에 도착하니 사람들이 자꾸 도와주려 했어요. 감사했지만 마음이 불편했습니다. 저는 시리아에서 능력을 인정받는 사람이었고, 다른 사람을 돕기 위해 봉사도 해왔습니다. 제가 그저 난민이기만 한 것은...

    1650호2025.10.17 14:4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