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경향


주간경향

연재

구정은의 수상한 GPS
  • 전체 기사 35
  • [구정은의 수상한 GPS] (35) 깊이 10㎝…말라가는 유럽의 젖줄, 다뉴브강이 던진 경고
    (35) 깊이 10㎝…말라가는 유럽의 젖줄, 다뉴브강이 던진 경고

    10㎝.현지 언론 기사를 읽으면서 눈을 의심했다. 강의 깊이가 10㎝라니? 헝가리 부다페스트를 지나는 다뉴브강의 수위가 8월 들어 최저점에 이르렀을 때의 기록이다. 혹시나 해서 몇번을 읽었지만, 올해 이전의 최저기록이 33㎝였다고 하니 10㎝가 불가능한 일도 아니었겠구나 싶다.해마다 지구 평균 기온이 기록을 경신하고 있다지만 올여름 더위는 진짜 기록적이다. 유럽이 절절 끓으면서 산불이 휩쓸었다. 아시아로 폭염이 넘어왔다 싶었는데 유럽이 또 한 차례 폭염과 함께 가뭄에 직면했다. 2018년 33㎝였던 다뉴브강 역대 최저 수위 기록은 7월 말 23㎝로 바뀌더니 8월 4일 10㎝를 찍었다. AP 등에 따르면 수위가 최저를 찍은 부다페스트 머르기트 다리의 여울목 모래톱은 기후변화의 현장을 찍는 사진작가들의 포스트가 됐다.독일 남서부의 슈바르츠발트, ‘검은 숲’에서 발원해 2850 ...

    1691호2026.08.07 14:38

  • [구정은의 수상한 GPS] (34) 세계 유가 뜻밖의 쿠션이 된 중국…지갑 열었다 닫았다 ‘교묘한 밀당’
    (34) 세계 유가 뜻밖의 쿠션이 된 중국…지갑 열었다 닫았다 ‘교묘한 밀당’

    중국 랴오닝성 다롄에는 하루 약 40만배럴의 원유를 정제할 수 있는, 중국 민영 정유회사 중 최대 규모라는 헝리석화(恒力石化)의 정유 시설이 있다. 모기업인 헝리그룹은 1994년 장쑤성 쑤저우에서 여성 기업가 판훙웨이(范紅衛)가 창립했다. 석유화학 전반에서 사업을 확장했고, 2018년 다롄 앞바다 창싱 섬 경제기술개발구역에 정유플랜트를 지었다. 2023년부터 이란산 원유를 대량 수입, 정제해 내다 파는 사업을 하고 있다.산둥성 일대에는 이런 민영 정유 시설이 몰려 있다. 국영 기업들에 비하면 소규모지만 중국 전체 정유 능력의 4분의 1을 차지한다. 이런 회사들을 찻주전자 정유공장(茶壺煉廠)이라고 부른다. 이란이나 러시아, 베네수엘라 등 국제 제재를 받는 나라들로부터 원유를 헐값에 사서 정제하는 찻주전자들은 2010년대 중반 중국의 원유 ...

    1689호2026.07.24 14:54

  • [구정은의 수상한 GPS](33) 호르무즈 해협 인질로 잡은 이란, 약속 깬 미국
    (33) 호르무즈 해협 인질로 잡은 이란, 약속 깬 미국

    미국과 이란의 휴전 협상은 막바지로 가고 있으나 호르무즈 해협은 여전히 시끄럽다. 좁은 바닷길을 사이에 두고 마주 보는 이란과 오만이 협상을 시작했다. 오만 측은 ‘통행료는 안 받겠다’는 이란의 확답을 받았다 했고, 미국 마르코 루비오 국무장관도 선을 딱 그었다. 하지만 지금 논의 중인 ‘호르무즈 항행 메커니즘’에 통행료 아닌 다른 명목으로 돈을 걷는 조항이 들어갈 가능성은 사라지지 않았다.중동 전문 매체 미들이스트아이는 이란이 미국과의 60일 휴전 합의가 끝나는 대로 해협을 지나는 선박에서 ‘보험료’를 걷고 싶어한다고 6월 1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휴전 기간에는 배들에 요금을 매기지 않기로 미국과 합의했지만, 그 기간이 끝나면 모종의 비용을 요구할 수도 있다는 뜻이다. 해협 관리 ‘서비스 요금’, 보험료 등 여러 얘기가 오간다. 이란은 이미 ‘페르시아만해협청(PGSA)’을 설립하고 그 이름으로 해운업계에 서한을 보냈다. 해운 전문 매체 로이즈리스트가 보도한 서한 내용...

    1685호2026.06.26 14:21

  • [구정은의 수상한 GPS](32) “알바니아는 판매용이 아니다”…트럼프 사위 리조트에 맞선 ‘플라밍고’
    (32) “알바니아는 판매용이 아니다”…트럼프 사위 리조트에 맞선 ‘플라밍고’

    동유럽의 알바니아. 조용하던 이 나라에 정부 사퇴를 요구하는 시위가 일어나 시끄럽다.발단은 지중해에 면한 즈베르네츠, 나르타의 해안지대에서 추진되는 초호화 개발 프로젝트다. 환경단체와 주민들은 플라밍고와 바다거북 서식지를 침범한다며 반발했다. 5월 30일(현지시간) 개발업체가 철조망을 둘러치고 통행을 막자 시위가 시작됐다. 개발업체 사설 경비원들이 복면을 쓰고 환경운동가들과 충돌했는데, 경찰은 보고도 방관해 분노에 기름을 부었다. 시위는 수도 티라나로 번졌다. 플라밍고 모양의 피켓을 든 시위대가 연일 거리에 나와서 개발 중단과 외국인 투자 폐지, 에디 라마 총리 사퇴를 요구하고 있다.40억유로 개발에 낀 트럼프 사위“알바니아는 판매용이 아니다.” 시위대의 슬로건이다. 출발점은 환경 문제였지만, 그 뒤에는 정부가 외국자본과 결탁해 땅장사를 하고 있다는 불만이 있다. 정부는 2024년 환경 관련 법률을 고쳐 보호구역 규제를 풀어줬다. 누구를 위한 것이었을까. 40억유로...

    1683호2026.06.12 15:08

  • [구정은의 수상한 GPS] 한국 ‘묻지마 이스라엘 옹호’는 옛말?…‘네타냐후 체포영장’ 발언이 묻는 중동 외교 현주소
    한국 ‘묻지마 이스라엘 옹호’는 옛말?…‘네타냐후 체포영장’ 발언이 묻는 중동 외교 현주소

    이재명 대통령이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에 대한 체포영장을 언급하면서 국내 언론이 조금 시끄러웠다. 이스라엘의 국제구호선 나포에 대한 대응 차원에서 국제형사재판소(ICC)가 네타냐후 총리에게 발부한 체포영장을 “우리도 (집행 여부를) 판단해보자”고 말한 게 파장을 일으켰다.정작 이스라엘 언론에서는 별로 다루지 않았다. 유력 일간지 하레츠는 별도 기사를 쓰지 않았고, 타임스오브이스라엘 등은 로이터통신 보도를 인용해 이 대통령 발언을 전하는 정도였다. 앞서 4월 이 대통령이 이스라엘군의 잔혹 행위를 비판하면서 홀로코스트에 비유했을 때도 이스라엘 정부는 반짝 항의한 뒤 봉합하려는 기색이 역력했다. 하레츠 등은 오히려 자국 정부를 비판하는 맥락에서 이 대통령 발언을 인용했다.국제사회 공분 산 이스라엘구호선단 나포와 탑승자 억류 사건은 행위 자체가 불법적이기도 했지만, 이스라엘 당국의 폭력적인 방식 때문에 국제사회의 공분을 일으켰다. 이탈리아, 프랑스, 네덜란드, 캐나다 ...

    1681호2026.05.29 14:41

  • [구정은의 수상한 GPS](30) 남의 일 같지 않네…흔들리는 영국, ‘부족 정치’에 갇히다
    (30) 남의 일 같지 않네…흔들리는 영국, ‘부족 정치’에 갇히다

    영국이 또 시끄럽다. 키어 스타머 총리를 향해 최근 내각과 집권 노동당 안에서 사퇴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직접적인 계기는 지난 5월 7일(현지시간) 치러진 지방선거였다. 스타머 총리의 시험대로 여겨져 왔는데 참패했다. 잉글랜드에서는 지방의회 의석 5000여석 중 1500석 정도를 잃었다. 극우 인사 나이절 패라지가 이끄는 ‘개혁(Reform)UK’가 득표율 30%를 기록하며 노동당이 잃은 의석수의 거의 전부를 가져갔다. 노동당은 웨일스, 스코틀랜드에서도 처참한 성적을 거뒀다.노동당 안에서는 스타머 총리의 선거 경쟁력에 대한 불만을 넘어 사실상 공개적인 지도부 분열로 번진 상태다. 몇몇 장관은 공개적으로 사퇴를 요구했다. 차기 지도부 경쟁이 벌써 시작됐다. 유력한 차기 주자로 꼽히는 사람은 앤디 번햄이라는 인물인데 토니 블레어 정권 시절이던 2006년 처음 입각해 여러 각료직을 맡았다. 당내 온건 좌파로 분류되는데, 2017년부터 맨체스터 광역시장을 맡아 3연임째다. 차...

    1679호2026.05.18 06:00

  • [구정은의 수상한 GPS](29) 중국 반발, 필리핀 환영, 인도 기대…일본 무기 수출 허용에 ‘3국 3색’
    (29) 중국 반발, 필리핀 환영, 인도 기대…일본 무기 수출 허용에 ‘3국 3색’

    중국은 반발, 필리핀은 환영, 인도는 내심 기대. 일본이 살상 무기 수출을 전면 허용한 데 대한 반응이다. 다카이치 사나에 내각은 4월 21일 ‘방위 장비 이전 3원칙’을 개정했고, 이어 국가안보회의(NSC)에서 이 ‘원칙’의 운용지침도 고쳤다. 운용지침은 무기를 외국에 팔 수 있는 경우를 ‘구난·수송·경계·감시·소해(기뢰 제거)’ 5개 유형으로 한정해왔다. 이 ‘5개 유형’을 없애서 전투기, 호위함, 잠수함 같은 살상 능력을 갖춘 무기도 수출할 수 있게 한 것이다.당장 일본이 전 세계에 무기를 수출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현재 수출 대상은 일본과 방위 장비 이전 협정을 맺은 17개국으로 한정돼 있다. 그러나 캐나다·스페인·핀란드와도 곧 협정을 체결할 계획이고, 앞으로도 계속 확대해나갈 게 뻔하다. 다카이치는 “평화국가로서의 행보와 기본 이념을 지키는 데 변함이 없다”고 했지만, 전후 평화주의에 기반해 무기 수출을 제한해온 정책의 틀은 이제 완전히 깨졌다.일본 방위산...

    1677호2026.05.01 14:12

  • [구정은의 수상한 GPS](28) 석유 시추서 군사 협력까지 거침없는 구애…튀르키예가 소말리아에 공들이는 까닭은
    (28) 석유 시추서 군사 협력까지 거침없는 구애…튀르키예가 소말리아에 공들이는 까닭은

    소말리아. 아마도 한국에서 이 단어의 연관검색어는 여전히 ‘해적’일 것 같다. 내전과 극단주의에 시달리던 이 나라, 아직 완전히 평화가 안착하고 개발 궤도에 오르지는 못했지만 조금씩 정부가 자리를 잡아가는 중이다.요즘 유가 때문에 난리다. 미-이스라엘과 이란 전쟁으로 호르무즈 해협이 막히다시피 했는데, 또 다른 세계 경제의 길목인 홍해 아덴만 일대에서 예멘 후티 반군이 참전을 선언하고 나섰다. 그 아덴만, 수에즈로 올라가는 홍해 길목에 있는 소말리아가 이 복잡한 정세 속에 사상 첫 석유 해양 시추작업을 시작했다.기술도, 돈도 없어서 실제 시추작업은 튀르키예가 맡았다. 시추선 차으르 베이호가 지난 4월 10일(현지시간) 소말리아 수도 모가디슈 항구에 입항했다. 4월 말부터 해안에서 약 370㎞ 떨어진 쿠라드-1 유정에서 작업을 시작한다. 두 나라는 2024년 육상과 해상을 아우르는 석유·가스 탐사 협정을 맺었고, 튀르키예 지질조사선이 3개 해역에서 9개월 동...

    1675호2026.04.17 14:44

  • [구정은의 수상한 GPS](27) ‘조자룡 헌 칼’ 쓰듯 제재…미국이 세계를 통제하는 방법
    (27) ‘조자룡 헌 칼’ 쓰듯 제재…미국이 세계를 통제하는 방법

    “이란의 불법 석유 판매와 무기 생산을 돕는 개인과 단체 및 선박 30여개 대상을 제재한다. 파나마에 선적을 두고 2025년 이란산 석유를 방글라데시로 실어나른 후트호, 2020년부터 이란산 원유와 가공유 수백만배럴을 운송해온 오션코이호, 바베이도스 선적으로 지난해 말부터 이란산 연료유 200만배럴을 수송한 노스스타호…. 또한 이란 혁명수비대 등에 무기 재료를 조달해준 튀르키예, 아랍에미리트 등의 개인과 단체를 제재 대상으로 지정한다.”지난 2월 25일(현지시간) 미국 재무부 웹사이트에 올라온 공지문이다. 지난해에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말한 ‘최대한의 압박 캠페인’에 따라 미국이 조처를 한 이란 관련 개인, 선박, 항공기 제재 건수가 875건이었고, 올해 들어서도 수시로 공지가 올라온다.지난해 이란 관련 875건 제재최근에는 레바논 무장조직 헤즈볼라의 자금 조달 담당자 등 16개 개인·단체 네트워크를 제재 대상으로 지정한다는 글이 올라왔다.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

    1673호2026.04.03 14:37

  • [구정은의 수상한 GPS](26) 우크라이나 전장에 웬 ‘아프리카 군단’
    (26) 우크라이나 전장에 웬 ‘아프리카 군단’

    “케냐 형법 제68조에 따라 대통령의 서면 승인 없이는 외국 군대에 입대할 수 없다. 우리는 기만적인 모집 방식을 통해 취약계층을 착취하는 인신매매와 밀수조직에 대응하기 위해 정보 공유를 강화하기로 합의했다.”무살리아 무다바디 케냐 외교장관이 러시아를 공식 방문 중이던 지난 3월 16일(현지시간),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교장관과 만난 뒤 소셜미디어 X(옛 트위터)에 올린 글이다. 무다바디 장관에 따르면 “러시아·우크라이나 분쟁으로 피해를 본 케냐 국민의 안녕이 핵심적인 우선순위로” 회담에서 다뤄졌다고 한다. 러시아는 자국 내 병원 등에 있는 케냐인 부상자들을 케냐로 보내주고 사망자 유해도 송환하기로 했으며, 군사작전에 동원된 케냐인들이 빠져나오게 해주고 보상금도 주기로 약속했다고 했다.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에 느닷없이 케냐가 튀어나온 것 같지만, 전선에 내보낼 군인이 모자라는 러시아가 아프리카에서 병력을 모집해간다는 것은 공공연한 비밀이다. 더군다나 그 방식은...

    1671호2026.03.20 14:3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