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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정은의 수상한 GP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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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구정은의 수상한 GPS] (17)볼리비아 좌파 정부는 어쩌다 무너졌나
    (17)볼리비아 좌파 정부는 어쩌다 무너졌나

    지난 11월 8일(현지시간) 볼리비아에 새 정부가 들어선다. 10월 19일 대선 결선투표에서 승리한 중도 성향 상원의원 로드리고 파스가 대통령이 됐다. 20년 가까이 에보 모랄레스의 사회주의운동당(MAS)이 지배하던 정국이 막을 내린다. 최악의 경제위기를 겪고 있는데, 정치적 변화가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올지, 그리고 남미 정치 지형에는 어떤 변화를 부를지 모든 게 안갯속이다.선거 결과는 충격적이다. 중도파인 기독민주당(PDC) 후보 파스가 55%의 표를 얻어 우파 호르헤 투토 키로가 전 대통령을 10%포인트 가까운 차이로 이겼다. 모랄레스 측 후보는 1차 투표에서 득표율이 3%에 그쳤다. 8월 대선 1차 투표 때 총선도 함께 치러졌는데 내분과 경제난으로 흔들린 MAS는 ‘역사적인 참패’를 했다. 볼리비아 의회는 하원 130명, 상원 33명으로 구성된다. MAS는 하원 의석이 75석에서 1석으로, 상원은 21석에서 0석으로 추락했다. 파스의 기독민주당이 9개 주 중 6곳에서...

    1653호2025.11.07 15:25

  • [구정은의 수상한 GPS] (16) AI 기술 독립 꿈꾸는 유럽
    (16) AI 기술 독립 꿈꾸는 유럽

    ‘유럽이 미국으로부터 기술 독립을 꿈꾸고 있다.’지난 10월 14일 미국 블룸버그통신에 실린 기사 제목이다. 인공지능(AI) 시대를 맞아 미국과 중국에 기술적으로 종속되는 걸 걱정해서 독립을 추진하고 있다는 얘기다. 비슷한 얘기들이 유럽 언론에도 줄을 이었다. 그 핵심 무대로 첫손 꼽힌 곳은 네덜란드다. 유럽연합(EU)이 거액을 지원, 네덜란드 북동부 흐로닝언에 AI 연구시설을 건설할 예정이다. 총 2억유로가 투자되는데 네덜란드 정부와 EU가 각각 7000만유로씩 내고, 흐로닝언시 등이 나머지 6000만유로를 채운다. 내년에 전문지식센터를 만들고 2027년부터 슈퍼컴퓨터를 가동할 계획인데, 앞으로 유럽 전역에 걸쳐 만들어질 비슷한 시설들과 네트워크를 이루게 된다. 유럽 스타트업들이 접근할 수 있는 대규모 컴퓨팅 파워를 구축하면서 미국과 중국 플랫폼으로부터 기술적으로 독립할 수 있게 하는 게 목적이다.네덜란드는 유럽 물류·무역의 중심네덜란드가 유럽에서 첨단기술산업의 ...

    1651호2025.10.24 15:04

  • [구정은의 수상한 GPS](15) 러시아 전투기 출몰, 발트해가 뜨겁다
    (15) 러시아 전투기 출몰, 발트해가 뜨겁다

    부제: 에스토니아 영공 수차례 침범…나토, 대응 전투기 급발진발트해가 요즘 뜨겁다. 러시아 미그-31 요격기 3대가 지난 9월 19일(현지시간) 에스토니아 영공을 침범, 12분간 머물렀다.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유럽 최고사령부(SHAPE)는 에스토니아에 주둔 중인 이탈리아 F-35 전투기를 긴급 발진시켰고, 스웨덴과 핀란드도 각자 신속 대응 항공기를 띄웠다. 올해 들어 러시아 군용기가 에스토니아 영공에 들어간 게 4번이다. 특히 19일에는 전투기 3대가 들어왔다는 점에서 에스토니아는 격앙됐다.9월 21일에는 독일과 스웨덴 전투기가 발트해 상공에 떴다. 중립지역 영공에 진입한 러시아 정찰기를 요격하기 위해 출격한 것이다. 스웨덴 그리펜 전투기 2대와 독일 유로파이터 전투기 2대가 국제 공역에서 러시아 IL-20 정찰기를 감시하고 촬영했다. 25일에는 헝가리가 그리펜 전투기를 띄워서 발트해 상공의 러시아기 5대를 쫓아냈다.폴란드는 러시아 드론 요격폴란드는 영공을 침범...

    1649호2025.10.10 06:00

  • [구정은의 수상한 GPS](14) 도하의 밤 폭격한 이스라엘, 스스로 무너뜨린 중동 구상
    (14) 도하의 밤 폭격한 이스라엘, 스스로 무너뜨린 중동 구상

    2025년 9월 9~10일 밤사이, 이스라엘이 카타르 수도 도하를 공습했다. 최소 6명이 숨졌으며 사망자 중에는 카타르 장교도 있었다. 팔레스타인 무장조직 하마스 고위 인사들을 겨냥한 표적 타격, 즉 암살 공격이었다. 카타르는 “주권 침해·공격행위”로 규정하고 강력 항의했다. 무함마드 빈 압둘라흐만 알사니 총리는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를 직접 지목해 “야만적 행위”라고 비난했다.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의 왕세자는 “이스라엘의 범죄적 행위를 억제하기 위한 아랍, 이슬람 그리고 국제사회의 대응”을 촉구했다. 아랍에미리트(UAE) 지도자 무함마드 빈 자이드 알 나흐얀은 카타르로 날아가 타밈 국왕을 포옹했다.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사우디, UAE와 카타르는 사이가 나빠 단교까지 했는데 이제는 날아가서 달래주고 끌어안는 사이가 됐다.카타르는 대책을 논의하자며 9월 15일(현지시간) 아랍-이슬람국가 정상회의를 열었다. 바레인과 UAE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1기 ...

    1647호2025.09.19 14:11

  • [구정은의 수상한 GPS](13) ‘트럼프 시대 매카시’로 불리는 로라 루머
    (13) ‘트럼프 시대 매카시’로 불리는 로라 루머

    그는 스스로를 ‘탐사 전문 기자’이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비공식 고문’이라고 부른다. 그는 지난 8월 15일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서 이스라엘 공격으로 다친 아이들이 미국에 입국하는 영상을 올리면서 이 아이들이 비자를 받은 방법에 의혹이 있다고 주장했다.이튿날 미 국무부는 “검토를 진행하는 동안 가자지구 출신들에 대한 방문비자 발급을 모두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아이들이 받은 비자는 정착 비자도 아니고 치료만 받고 다시 돌아가야 하는 ‘의료-인도주의 비자’였다. 2주 동안 이 비자를 발급받은 아이는 겨우 열다섯 명이었다. 그런데 국무부는 조사해볼 필요가 있다면서 절차를 중단시켰다.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은 방송에 출연해 “여러 의회 관계자들 질의에 따라” 이런 조치를 취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비자를 받은 가자지구 아이들은 몇 명 안 되지만 어른이 동반했다고 설명했다. 의회 일각에서 비자를 받은 이들이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와 관련 있다는 주장이 나왔지만, 근거를 제시...

    1645호2025.09.05 15:06

  • [구정은의 수상한 GPS](12) 브라질 정부는 왜 트럼프와 싸우나
    (12) 브라질 정부는 왜 트럼프와 싸우나

    알렉상드르 드 모라에스 브라질 연방최고법원 판사는 전직 대통령 자이르 보우소나루의 쿠데타 음모 재판을 맡은 사람이다. 코로나19 팬데믹 때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선동을 착실히 이어받아 말라리아약을 방역에 동원하고 아마존 밀림을 파괴해 세계의 공분을 산 인물, ‘트로피컬(열대지역) 트럼프’라는 별명으로 불렸던 보우소나루. 모라에스 판사는 그에게 소셜미디어 사용을 금지했는데 보우소나루가 위반한 정황이 나타났다. 판사는 보우소나루에게 가택 연금 명령을 내렸다. “피고가 법원을 조롱하도록 내버려두지 않을 것이다.” 모라에스가 지난 8월 4일 결정문에 적은 구절이다.보우소나루는 노동자당(PT)의 룰라 다 시우바 대통령이 대선에서 이기자 승복하지 않고 지지자들에게 난동을 부추겼고, 쿠데타를 시도하려다 실패했다. 그런데 트럼프 미국 정부는 보우소나루 편들기를 넘어 내정 간섭도 불사하고 있다. 트럼프 정부는 브라질산 제품에 50%의 관세를 부과했다. 미국은 지난 10년...

    1643호2025.08.22 14:27

  • [구정은의 수상한 GPS](11) 바하마는 왜 미국 기업 방패로 나섰나
    (11) 바하마는 왜 미국 기업 방패로 나섰나

    바하마. 미국 부자들의 휴양지로 유명한 나라다. 면적은 1만4000㎢인데 약 700개의 섬과 2000개가 넘는 암초로 이뤄져 있고, 사람이 사는 섬은 약 30개다. 수도는 뉴프로비던스섬에 있는 나소인데, 41만 전체인구 중 대다수가 여기 몰려 산다. 1973년에 영국으로부터 독립했지만, 여전히 영국 왕을 국가원수로 삼는 영연방 국가로 남아 있다.정치적으로 안정돼 있고, 경제도 카리브해 국가 중에서 상위권이다. 지난해 구매력 기준 1인당 국내총생산(GDP)은 4만6000달러가 넘었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타격을 입었던 관광 산업이 차츰 회복되고 있지만, 해수면이 올라가고 허리케인 등 재난이 늘면서 기후변화 대응과 환경 문제가 최대 이슈가 되고 있다.미국 우주 회사 스페이스X와 커넥션최근 이 나라와 미국 우주 회사 스페이스X와의 관계가 도마 위에 올랐다. 발단은 올 3월 일어난 스타십 로켓 폭발사고였다. 바하마 영해에 로켓 잔해가 떨어졌...

    1641호2025.08.08 14:28

  • [구정은의 수상한 GPS](10) 가자지구에 들이닥친 ‘기근의 파도’
    (10) 가자지구에 들이닥친 ‘기근의 파도’

    ‘통합 식량 안보 단계 분류(IPC)’는 식량 안보와 굶주림 실태를 조사하는 다자간 글로벌 프로그램이다. 세계식량계획(WFP) 같은 유엔 기구, 정부 간 기구, 국제구호단체 등 21개 기관이 협력해 운영한다. 이 프로그램은 유엔 식량농업기구(FAO)가 2004년 만든 기준에 따라 식량위기를 다섯 단계로 구분한다. 1단계 정상, 2단계 경고, 3단계 위기, 4단계 비상, 5단계 기근. 웹사이트에 들어가 보면 세계의 식량위기 상황을 보여주는 지도가 올라와 있다. 3단계 이상인 지역을 보면 아프가니스탄과 예멘 일부가 해당하고, 그 외에는 거의 모두 소말리아와 남수단 등 분쟁이 계속되는 아프리카 국가들이다.뼈만 앙상한 아프리카 아이들의 이미지가 여전히 세계 사람들 머릿속에서 사라지지 않고 있으나 사실 그런 참혹한 기아는 지구상에서 거의 사라졌다. 유엔과 국제기구들, 각국 정부, 세계 시민들의 오랜 노력 덕분이다. 물론 여전히 하루 세 끼를 못 먹는 이들은 적지 않지만,...

    1639호2025.07.25 14:12

  • [구정은의 수상한 GPS](9) 유럽은 다시 영국을 끌어안을 수 있을까
    (9) 유럽은 다시 영국을 끌어안을 수 있을까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지난 7월 8일 찰스 3세 영국 국왕의 초청을 받아 영국에 갔다. 브렉시트 이후 첫 영국 방문이다. 유럽연합(EU) 지도자의 첫 국빈방문이기도 하다.세계의 관심은 마크롱의 입에 집중됐다. 유럽은 사면초가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해 유럽이 전운에 덮여 있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는 유럽을 압박하고, 권위주의 중국과의 무역은 뜻대로 되지 않는다. 이런 상황에서 영국을 끌어안고 홀로서기를 해보려는 유럽의 시도가 성공할 수 있을 것인가. 예상대로 마크롱은 프랑스와 영국이 위험한 세계에서 민주주의와 법치와 국제 질서를 지켜내고 “유럽을 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럽이 경제와 안보를 강화하면서 “미국과 중국 양측에 대한 의존도를 줄여야 한다”고 강조했다.유럽을 향한 영국의 재선회는 이미 전부터 시작됐다. 지난 5월 키어 스타머 총리와 우르줄라 폰 데어 라이엔 EU 집행위원장, 안토니우 코스타 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이 런던에...

    1637호2025.07.11 13:57

  • [구정은의 수상한 GPS](8) 미국의 이란 공습, 주목받은 차고스군도
    (8) 미국의 이란 공습, 주목받은 차고스군도

    “돌아갈 수 없다는 걸 깨닫고 너무나 슬펐다. 차고스에 네 형제와 여동생을 남겨두고 왔다. 어머니는 울면서 우리가 이제 전과는 다른 삶을 살게 될 것이라고 했다. 그때부터 악몽이 시작됐다.”2023년 2월 휴먼라이츠워치 보고서에 담긴 루이스 마셀 험버트의 말이다. 그가 살았던 곳은 인도양의 차고스제도에서 가장 큰 섬인 디에고가르시아였다. 적도 남쪽에 있는 이 섬은 서쪽으로는 아프리카대륙과 약 3000㎞, 동쪽으로는 인도와 약 1800㎞ 떨어진 곳에 있다. 가장 가까운 나라인 몰디브와도 730㎞ 거리다. 면적은 30㎢에 불과하다.모리셔스 땅이지만 영국이 임대무인도였던 이곳을 포르투갈 선원들이 16세기 초에 발견했다. 섬의 이름은 당시 항해를 이끈 스페인인 디에고 가르시아 데 모게르(Diego Garcia de Moguer)에게서 따온 것으로 보인다. 뒤에 프랑스가 2100㎞ 떨어진 인도양...

    1635호2025.06.27 14: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