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 서울 영등포구 문래근린공원. 젊은이들이 한 동상을 밧줄로 묶어 쓰러뜨렸다. 충성 혈서까지 써서 만주국 일본군관학교에 입학해 일본군 장교로 복무한 친일파 박정희를 단죄하기 위한 것이었다. 김영삼 정부가 전두환·노태우를 잡아넣으며 시작한 ‘역사바로세우기’ 투쟁이 본격화된 것이다.“정확히 어디였지?” 나는 운디드니를 떠나 1000㎞를 달려 콜로라도 덴버에 도착하자마자 시청 앞 광장을 찾았다. 그곳이 ‘미국판 역사바로세우기’ 현장이기 때문이다. 우리의 역사바로세우기가 주로 이승만과 박정희라는 극우 독재자들을 대상으로 하고 있다면, 미국의 역사바로세우기는 콜럼버스를 주된 공격대상으로 하고 있다. 내가 찾고 있는 것은 바로 콜럼버스의 동상 흔적이었다.덴버시는 미 대륙의 역사를 바꾸어 놓았고, 미국이란 나라가 세워지게 해준 콜럼버스의 공을 기념하기 위해 1972년 이 광장에 콜럼버스 동상을 세웠다. 하지만 원주민 등은 이를 철거하라고 요구했다. 202...
1632호2025.06.06 14: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