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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호철의 미국사 뒤집어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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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손호철의 미국사 뒤집어보기](14) ‘트럼프 벨트’로 변한 러스트 벨트
    (14) ‘트럼프 벨트’로 변한 러스트 벨트

    “오하이오, 트럼프!” 2016년 11월 9일, 미국 대통령선거를 중계하던 방송은 오하이오주, 미시간주, 위스콘신주, 아이오와주 등 중북부 ‘러스트 벨트(Rust Belt)’에서 트럼프가 승리했다고 발표했다. 2008년과 2012년 버락 오바마가 승리했던 이 지역을 차지함으로써 트럼프는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후보를 누르고 백악관에 입성했다. 철강, 자동차 등 미국산업의 중심지였지만, 이제는 경쟁력이 약화하면서 공장들이 남부의 선 벨트(Sun Belt)나 중국 등 해외로 옮겨간 ‘녹슨 지역’은 세계화를 외쳐온 민주당과 공화당의 주류정치인들과 달리 ‘미국 제일주의’와 보호무역을 내건 트럼프의 손을 들어준 것이다.철은 ‘산업의 쌀’이라 불릴 정도로 산업의 기본이다. 철도, 자동차, 건축, 조선 등 ‘철 없는 산업’은 생각할 수 없다. 미국의 제철 산업은 1850년대를 기점으로 크게 발전했고, 두 차례 세계대전을 통해 급성장했다. 제2차 세계대전을 통해 세계 패권국으로 성장한...

    1640호2025.08.01 14:20

  • [손호철의 미국사 뒤집어보기](13) 메이데이의 발상지 시카고
    (13) 메이데이의 발상지 시카고

    위스콘신주 애플턴을 떠나 170㎞를 달리면 ‘미시간호의 도시’ 밀워키를 만난다. 거기서 미시간호를 끼고 남쪽으로 다시 150㎞를 내려가면 나타나는 곳이 뉴욕, 로스앤젤레스에 이어 미국에서 세 번째로 큰 도시인 시카고다.동부와 서부를 잇는 교통중심지인 시카고는 1926년 만들어진 미국 최초의 대륙횡단 고속도로인 루트66의 출발지다. 이제는 노인이 됐을 세대가 젊은 시절 한번쯤 봤을 성인 잡지 ‘플레이보이’ 창립자 휴 헤프너가 1959년 처음으로 문을 연 ‘플레이보이맨션’이 있는 곳도 시카고다. 내가 시카고를 찾은 것은 다른 이유다. 구체적으로 모든 노동자, 월급쟁이의 일상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사건을 찾아서다.“8시간! 8시간! 8시간!” 140년 전인 1886년 5월 1일, 파업에 돌입한 4만여명의 노동자 중 1만여명이 시카고 거리로 나와 구호를 외쳤다. 당시 미국은 주 6일 근무에 하루 10시간 이상 근무해 주 60시간이 넘게 일하는 ...

    1637호2025.07.11 14:02

  • [손호철의 미국사 뒤집어보기](12)  미국 예외주의와 빨갱이 사냥의 원조, 위스콘신
    (12) 미국 예외주의와 빨갱이 사냥의 원조, 위스콘신

    콜로라도, 캔자스, 네브래스카, 아이오와. 덴버를 떠나 이틀 동안 4개 주, 1600㎞를 달려 5대호의 관문이자 미시간호에 접해 있는 위스콘신주에 도착했다. 위스콘신을 찾은 것은 위스콘신이 ‘정반대’의 두 정치인을 낳았기 때문이다. 한 명은 우리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무명 정치인’이고, 다른 한 명은 너무도 유명한 사람이다. 무명인사는 미국 역사상 ‘진보 후보’로 가장 많은 표를 얻은 로버트 라폴레트(1855~1925)다. 유명인은 매카시즘이란 말이 생기게 한 ‘극우 정치인’ 조지프 매카시(1908~1957)다.승자 독식 선거제도에 진보정당 존재 못 해위스콘신주 주도인 매디슨은 작은 여러 호숫가에 자리 잡은 아름다운 도시다. 호숫가를 지나 조용한 부촌으로 들어서 조금 가자, 붉은 벽돌의 이층집이 나타났다. 벽에는 역사적 의미가 커서 ‘미국 역사 랜드마크’로 등록된 ‘라폴레트 생가’라는 동판이 붙어 있었다. 변호사 출신인 라폴레트는 남부 농장주의 골...

    1635호2025.06.27 14:14

  • [손호철의 미국사 뒤집어보기](11) 덴버, 미국판 역사바로세우기
    (11) 덴버, 미국판 역사바로세우기

    2000년 서울 영등포구 문래근린공원. 젊은이들이 한 동상을 밧줄로 묶어 쓰러뜨렸다. 충성 혈서까지 써서 만주국 일본군관학교에 입학해 일본군 장교로 복무한 친일파 박정희를 단죄하기 위한 것이었다. 김영삼 정부가 전두환·노태우를 잡아넣으며 시작한 ‘역사바로세우기’ 투쟁이 본격화된 것이다.“정확히 어디였지?” 나는 운디드니를 떠나 1000㎞를 달려 콜로라도 덴버에 도착하자마자 시청 앞 광장을 찾았다. 그곳이 ‘미국판 역사바로세우기’ 현장이기 때문이다. 우리의 역사바로세우기가 주로 이승만과 박정희라는 극우 독재자들을 대상으로 하고 있다면, 미국의 역사바로세우기는 콜럼버스를 주된 공격대상으로 하고 있다. 내가 찾고 있는 것은 바로 콜럼버스의 동상 흔적이었다.덴버시는 미 대륙의 역사를 바꾸어 놓았고, 미국이란 나라가 세워지게 해준 콜럼버스의 공을 기념하기 위해 1972년 이 광장에 콜럼버스 동상을 세웠다. 하지만 원주민 등은 이를 철거하라고 요구했다. 202...

    1632호2025.06.06 14:20

  • [손호철의 미국사 뒤집어보기](10) 슬픈 원주민 학살의 현장 ‘운디드니’
    (10) 슬픈 원주민 학살의 현장 ‘운디드니’

    “우리는 오늘부로 역사적인 운디드니(Wounded Knee) 마을이 자랑스러운 오글랄라 수족의 전통을 이어받은 독립국인 ‘오글랄라국’임을 선언한다. 우리는 원주민들과 원하는 사람들에게 시민권을 부여할 것이며 국제연합(UN)에 대표단을 파견해 회원국으로 가입할 것이다.”1973년 3월 8일 무장한 원주민들이 호위하는 미국인디언운동(AIM) 지도부는 주요 TV에 방송된 기자회견에서 충격적인 발표를 했다. 흔히 ‘제2차 운디드니’라고 부르는 역사적인 ‘운디드니 점거투쟁’이 시작된 것이다.크레이지 호스 기념관으로부터 동남쪽으로 160㎞를 달려가면 운디드니가 나타난다. 미국 역사의 중요한 현장인 운디드니에 도착하자 나는 충격에 빠졌다. 언덕 위에 있는 운디드니 기념 현장에는 진입로도 포장조차 되지 않았고, 제대로 된 기념관이나 기념시설도 전혀 설치돼 있지 않았기 때문이다. 원주민들이 설치한 것으로 보이는 조야한 붉은 대형 안내판만이 이곳이 역사의 현장이라는 ...

    1630호2025.05.23 14:42

  • [손호철의 미국사 뒤집어보기] (9) 미 기병대 몰살시킨 크레이지 호스
    (9) 미 기병대 몰살시킨 크레이지 호스

    로스앤젤레스에서 북쪽으로 1800㎞를 달려 미 대륙 북서쪽 끝에 있는 시애틀에 도착한 후 다시 기수를 동쪽으로 틀었다. 벌써 1800㎞를 달렸지만, 이번 여정의 15분의 1도 못 달린 것이니 정말 나라가 아니라 대륙이다. 나는 동쪽으로 워싱턴주, 아이다호주를 거쳐 몬태나주 중간을 흐르는 리틀 빅혼이라는 작은 강까지 1600㎞를 1박2일 달렸다. 이 강에는 놀라운 역사가 숨겨져 있다.“자, 모두 3개 방향으로 공격한다.” 1876년 6월 25일 새벽 미 육군 7기병 연대 소속 3개 중대 268명은 조지 커스터 중령의 명령에 따라 리틀 빅혼강을 건너 원주민 마을을 향해 공격을 시작했다. 두 개 중대는 좌우에서 공격하고 한 개 중대는 뒤로 돌아가 퇴로를 차단해 원주민을 몰살할 계획이었다. 이 공격은 미국의 원주민 정책을 상징적으로 보여주고 있다.남북전쟁이 끝난 지 3년 뒤인 1868년 미국은 이 지역 원주민인 라코타족(수족이라고도...

    1627호2025.05.02 14:59

  • [손호철의 미국사 뒤집어보기](8) 21세기 상거래의 최전선 시애틀
    (8) 21세기 상거래의 최전선 시애틀

    <영하의 삶>(Life Below Zero). 알래스카 오지의 삶을 찍은 이 프로그램은 혹독한 추위 속에서 말코손바닥사슴 등을 사냥해 식량을 조달하고, 거의 자급자족으로 살아가는 에스키모 원주민이나 백인의 삶을 그리고 있다. 이들도 눈썰매의 기름값 등 최소한의 현금이 필요하기 때문에 덫을 놓아 비버, 스라소니 등을 잡아 모피를 손질해 판다.미 서부 북쪽 끝에 있는 시애틀 근처에는 컬럼비아강이 흘러간다. 포틀랜드를 떠나 시애틀 방향으로 2시간을 달려 컬럼비아강 입구에 이르러 좌회전해 20분 정도 가면 포트 니스퀄리(Fort Nisqually)라는 요새가 나타난다. 미 서부의 남쪽인 캘리포니아를 개척시킨 것이 금이었다면, 북쪽인 시애틀 지역과 그 북쪽인 캐나다를 개척시킨 것은 비버, 수달 등 이 지역에 많은 동물 모피였다.17세기부터 유럽에는 상류층 부인들을 중심으로 모피 옷이 인기를 끌었고, 그중 최고로 친 것이 물가에 댐을 만들고 사는 비버였다. 유럽...

    1625호2025.04.18 14:29

  • [손호철의 미국사 뒤집어보기] (7) 진보와 노동운동의 도시 포틀랜드
    (7) 진보와 노동운동의 도시 포틀랜드

    “손호철입니다.” “예약 없는데요.” “아니 한 달 전 예약했는데….” 오리건주 포틀랜드에 도착해 저가 전국체인인 모텔6 포틀랜드에 들어갔는데 예약이 안 돼 있단다. 휴대전화의 호텔 예약 사이트에서 예약 내용을 보여줬다. “아, 이건 메인주 포틀랜드의 모텔6인데요.” 아이고! 그동안 세계 각국을 여행했지만, 메인주에도 포틀랜드가 있는 줄 모르고 멍청한 실수를 하고 말았다. 긴 여행에 경비를 줄이려고 싼 모텔에 예약했다가 생돈을 날리고 말았다.미국 서부가 대체로 그러하지만, 특히 포틀랜드는 매우 ‘진보적’인 도시다. 그런 만큼 찾아갈 데가 여러 곳이다. 첫 목적지에 도착했다. 작은 가정집이었다. 사무실이 아니고 가정집이라는데 실망했다. 그러나 ‘흑인의 생명도 중요하다’, ‘팔레스타인에 연대를’과 같은 각종 피켓, 그리고 창문으로 보이는 ‘IWW’라는 글자가 내 가슴을 뛰게 했다. IWW(Industrial Workers of World·세계산업노동자들)는 한때 세계 노동...

    1623호2025.04.04 15:30

  • [손호철의 미국사 뒤집어보기](6) 다양성과 관용의 도시 샌프란시스코
    (6) 다양성과 관용의 도시 샌프란시스코

    “샌프란시스코에 가면 꼭 머리에 꽃을 꽂으세요.” 북캘리포니아를 대표하는 항구도시 샌프란시스코로 들어가는 골든게이트 다리를 건너며 나는 ‘샌프란시스코’를 흥얼거렸다. 1967년 발표된 이 노래는 샌프란시스코만이 아니라 그 시대의 특징인 베트남전쟁에 반대하는 반전운동과 히피문화를 대표한다. ‘꽃’은 단순한 꽃이 아니라 ‘평화’를 상징한다.1960년대 후반~1970년대 초반 반전운동과 히피문화를 상징하는 세계적인 음악 페스티벌은 1970년 우드스톡축제다. 하지만 우드스톡 이전에 샌프란시스코가 있었다. 구체적으로 1967년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사랑의 여름’이라는 축제다. 기존의 고루한 남녀관을 혁명적으로 파괴하는 ‘프리섹스’, ‘꽃의 힘(flower Power)’, ‘폭력과 징집 중단’을 내걸고 미국 전역에서 10만명의 ‘꽃아이들’(flower children)이라 불린 젊은이들이 샌프란시스코로 몰려들었다.‘헤이트 애시베리.’ 샌프란시스코 중심가에 있는 헤이트 거...

    1621호2025.03.21 15:00

  • [손호철의 미국사 뒤집어보기](5) 복합위기 시대의 실리콘밸리
    (5) 복합위기 시대의 실리콘밸리

    “아이고, 또 틀렸네!” 1980년 나는 동양통신(현 연합뉴스) 기자로 근무하다가 “5·18을 ‘폭동’이라고 보도하라”는 신군부의 지침에 저항해 통신사를 떠나 미국으로 유학을 가야 했다. 미국 대학교수들은 과목당 매주 300쪽 이상의 원서를 읽고 비판적 글을 두 장 정도 써오라고 했다. 한 학기에 세 과목을 들으니 900쪽 이상을 읽고 영어로 비평문을 쓰는 것은 고문이었다. 더 큰 문제는 타자였다. 치다가 오자가 생기면 그 페이지를 전부 다시 쳐야 했다. 이렇게 타자를 반복하다 밤을 새우는 날이 많았다.“호철, 이거 한 번 써봐.” 어느 날 미국인 대학원 동료가 나를 연구실로 불러 무언가를 보여줬다. 애플이 만든 매킨토시 PC(퍼스널 컴퓨터)였다. PC를 구입하면서 오자가 생기면 그 페이지를 전부 다시 쳐야 하는 번거로움을 피할 수 있었다. 덕분에 영어로 글쓰기 속도가 붙었다. 애플 덕에 박사학위 논문을 끝낼 수 있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북캘리포니아 샌프란시...

    1619호2025.03.07 14: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