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경향


주간경향

연재

가깝고도 먼 아세안
  • 전체 기사 55
  • [가깝고도 먼 아세안] (35) 급변하는 베트남 권력 지형…어디로 갈 것인가
    (35) 급변하는 베트남 권력 지형…어디로 갈 것인가

    14년간 베트남 최장수 최고 권력자였던 응우옌 푸 쫑 서기장이 지난 7월 19일 향년 80세로 별세했다. ‘부정부패 척결’을 국정 최우선 과제로 삼았던 쫑 서기장은 ‘미스터 클린’이라 불렸다. 그 덕분에 베트남은 국제투명성기구가 해마다 발표하는 ‘부패 인식 지수’에서 2012년 123위였던 것이 2023년 83위로 40계단이나 뛰어올랐다. 아세안에서는 싱가포르(5위), 말레이시아(57위) 다음이다. 아세안 주요 국가인 태국(108위), 인도네시아(115위), 필리핀(115위)은 100위권 밖에 있다.미국과 유럽 투자자들은 불확실 요인이 많은 신흥개발국에 투자할 때 사회투명성을 투자 판단 주요 지표로 삼는다. 베트남은 유럽연합(EU)과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을 할 때 EU의 요구에 따라 ‘부패 방지’ 항목을 합의 사항에 반영했다. 중국을 대체할 세계 최적의 생산기지로 떠오르던 베트남이었지만, 유럽 투자자들은 사회투명성 측면에서 베트남을 불신했다. 하지만 EU는 쫑 서기장의 ...

    1591호2024.08.09 16:00

  • [가깝고도 먼 아세안](34) 인도네시아의 꿈, 수도 이전 좌초 위기
    (34) 인도네시아의 꿈, 수도 이전 좌초 위기

    인도네시아 조코 위도도(조코위) 대통령의 숙원사업인 수도 이전 프로젝트가 좌초될 위기에 처했다. 8월 17일 독립기념일에 맞춰 새 수도 누산타라에서 수도 이전을 공식 선포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수도 이전을 두 달 앞두고 최고 책임자 2명이 갑작스럽게 사임하더니 별다른 설명 없이 자카르타와 누산타라 두 곳에서 각각 독립기념 행사가 진행될 것이라는 정부 발표가 나왔다. 7월 초까지만 해도 조코위는 누산타라의 새 대통령 집무실에서 일할 것이라며 수도 이전에 자신감을 보였다. 하지만 싱가포르 언론 CNA는 지난 7월 8일 조코위가 전기, 수도와 같은 기본 인프라가 아직 준비되지 않았다며 수도 이전 연기 가능성을 시사했다고 보도했다.포화상태 자카르타인도네시아 수도 자카르타는 3340만명이 거주하고 있어 심각한 과밀상태다. 해마다 최대 8㎝씩 지반도 침하하고 있다. 게다가 극심한 차량 정체와 세계 최악의 대기오염으로 오래전부터 수도 이전 필요성이 대두됐다. 하지만 핵심...

    1589호2024.07.26 16:00

  • [가깝고도 먼 아세안](33)반중 앞장서는 필리핀 대통령의 속내
    (33)반중 앞장서는 필리핀 대통령의 속내

    중국과 필리핀의 남중국해(필리핀 서해) 영토 분쟁이 격화되고 있다. 중국 해경이 필리핀 해안경비선을 가로막고 물대포를 쏘며 경비정 선체로 직접 충돌해 필리핀 해경과 해군이 다치는 일들이 연달아 벌어졌다. 지난 7월 초에는 칼과 도끼를 든 중국 해경들이 필리핀 해군 보급선의 진로를 방해하고 장비를 파괴했다. 이 과정에서 필리핀 해군의 손가락이 절단되는 사건까지 발생했다. 앞서 중국은 지난 6월 15일부터 자신들이 영유하는 남중국해 해역에 진입하는 외국인과 외국 선박을 최장 60일간 구금하겠다고 일방적으로 선언했다. 이에 미국, 호주, 일본, 인도 등 반중국을 표방하는 쿼드(QUAD) 4개국은 중국을 맹비난하고 필리핀에 다양한 군사지원을 시작했다.이미 미국은 지난 4월, 중국에 가까운 필리핀 북부 루손섬에 SM-6 요격미사일과 토마호크 순항미사일을 배치했다. SM-6 요격미사일의 사거리는 450㎞로 탄도미사일 요격은 물론 중국 함정까지 공격할 수 있고, 토마호크 순항...

    1587호2024.07.12 16:00

  • [가깝고도 먼 아세안] (32)러시아를 버리지 못하는 베트남
    (32)러시아를 버리지 못하는 베트남

    지난 6월 20일 새벽 2시. 늦은 시간 베트남 하노이에 도착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국빈 방문이었음에도 21시간이라는 짧은 시간 동안만 베트남에 머물렀다. 본래 1박2일 일정으로 6월 19일 도착 예정이었던 푸틴의 늦은 방문을 두고 일부 언론은 ‘지각 대장 푸틴’이라고 부정적인 기사를 내보냈다. 하지만 이는 푸틴 초청에 대한 미국과 유럽의 강력 반발에 ‘24시간도 머물지 않았다’는 외교적 제스처를 취할 수 있도록 푸틴이 베트남을 배려한 것으로 보인다.머문 시간은 짧았지만 러시아는 실리를 잔뜩 챙겨갔다. 푸틴은 베트남 권력 서열 1위인 베트남 공산당 서기장부터 2위 국가주석, 3위 총리, 4위 국회의장까지 각각 별도 회담을 통해 베트남 핵심 지도부 모두를 만나는 큰 환대를 받았다. 빡빡한 일정 속에 베트남과 12개 협력 문서에 서명까지 했다. 미국 주도로 러시아 고립 작전이 한창인데 베트남이 푸틴의 체면을 제대로 살려준 것이다.2023년 3월 국제형사재판소가 푸...

    1585호2024.06.28 16:00

  • [가깝고도 먼 아세안] (31) 한류가 만능은 아니다
    (31) 한류가 만능은 아니다

    2018년 12월 아세안 월드컵이라 불리는 스즈키컵에서 박항서 감독이 이끄는 베트남 축구 국가대표팀이 우승했다. 베트남 전체는 흥분의 도가니였다. 박항서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이후 베트남 축구 국가대표팀은 승승장구했고, 스즈키컵 우승으로 명실상부 아세안 최고 축구팀이 됐다. 마침 스즈키컵 결승전이 있던 날 코트라(KOTRA·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가 베트남 호찌민에서 기획한 한국 소비재 판촉전이 성황리에 진행됐다. 그런데 국내 한 언론사가 ‘베트남 K뷰티에도 ‘박항서 매직’’이라는 제목으로 코트라 행사 소식을 보도했다.보도 내용은 스즈키컵에서 우승한 박항서 감독 덕분에 코트라 행사장에 사람들이 몰렸고, 특히 ‘한국산 화장품과 건강기능식품’이 인기 있었다는 것이다. 당시 화장품 기업의 법인장으로서 행사에 참여했기 때문에 쓴웃음이 나지 않을 수 없었다. 베트남 국민 영웅으로 추앙받고 있는 박항서 감독의 인기는 실로 대단했으나 당시 기획전은 스즈키컵의 우승과 상관없이 성황리에 진행되고...

    1583호2024.06.14 16:00

  • [가깝고도 먼 아세안] (30) 베트남이 아세안 한류의 원류다
    (30) 베트남이 아세안 한류의 원류다

    “한류의 시작은 베트남이다.”2003년 9월 주베트남 대한민국 대사관의 한우창 홍보관은 ‘베트남의 한류 현상’이라는 기고문을 통해 당시 베트남에서 선풍적이었던 한류 현상 소개와 그 원인을 분석했다. 이 글에서 눈에 띄는 대목은 “베트남 거주 한국인들은 베트남이야말로 한류의 원류라는 주장을 서슴지 않는다”라는 부분이다.‘한류’라는 단어는 1997년 대만 언론이 처음 만들어 썼다. 이를 중국 언론이 대대적으로 사용하면서 ‘외국에서 한국 대중문화에 대한 열광적인 선호 현상’을 지칭하는 말이 됐다. 그래서 일반적으로 한류는 중화권에서 가장 먼저 시작돼 아세안, 중동까지 확산했다고 인식한다. 하지만 당시 베트남에 거주하고 있던 한국인들은 이에 동의할 수 없었다. 중국에서 한류라는 단어가 생성되기 이전부터 베트남 사람들은 한국 문화를 좋아했기 때문이다. 베트남 사람들은 한국인과 한국 문화에 친근함을 느꼈고, 베트남과 비슷한 부분이 많아 동질감을 느꼈다. 당시 베트남 거주 한국인들의 ...

    1580호2024.05.24 16:00

  • [가깝고도 먼 아세안](29) 불평등한 기후변화
    (29) 불평등한 기후변화

    ‘아시아가 불타고 있다.’지난 4월 말 전 세계 언론은 사상 최고 기온을 경신한 아시아 국가들의 폭염 피해를 일제히 보도했다. 미얀마 중부 지역 마궤주는 48.2도까지 치솟아 관측 이래 56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인접 국가 태국의 일부 지역도 44.2도까지 관측됐고, 수도 방콕은 40도까지 올랐다. 4월 25일 방콕 당국은 습도까지 더해져 체감온도는 52도까지 달한다며 폭염 경보를 발령하기도 했다. 필리핀에서는 수도 마닐라 기온이 38.8도까지 올랐고, 냉방시설을 갖추진 못한 대부분 학교에서 교사와 학생들이 실신하거나 현기증 증세가 늘어나자 4월 29~30일 이틀간 전국 4만7000여개 학교가 임시 휴교했다.4월 28일 베트남에서는 올해 가장 높은 44도를 기록했고, 같은 날 남부 동나이 지역 저수지에서는 폭염으로 200만t에 달하는 물고기가 집단 폐사했다. 베트남 남부 메콩강 삼각주 지역은 가뭄으로 메콩강 수량이 부족한 상태에서 바닷물 유입이 더 많아져 민물과 농지...

    1578호2024.05.10 16:00

  • [가깝고도 먼 아세안](28) 베트남 증시 승천하나
    (28) 베트남 증시 승천하나

    최근 베트남 증시가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고 있다. 한국의 코스피 격인 호찌민 증권거래소 지수는 4월 12일 마감 기준 연초 대비 13% 상승한 1276.6포인트를 기록했다. 이에 반해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는 1% 성장에 그쳤다. 베트남 주요 종목에 투자하는 베트남 펀드와 베트남 주가지수를 추종하는 ETF 역시 연초 대비 12%대 수익률을 거두면서 국내 투자자들의 관심도 함께 높아지고 있다.베트남 증시는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개인투자자들이 적극적으로 주식시장에 참여해 주가가 급등했다. 2021년 베트남 개인투자자들의 신규 증권 계좌 개설 수는 매달 최고치를 경신했고, 2022년 1월에는 주가지수도 전년 대비 25% 상승한 1536.45포인트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하지만 2022년 3월 부동산 대기업이자 민간항공사 뱀부항공을 운영하던 FLC 그룹 회장의 주가 조작 사건이 터졌다. 연이어 2022년 10월 베트남 최대 부동산 개발 업체인 반 띤 팟(Van Thi...

    1575호2024.04.19 16:00

  • [가깝고도 먼 아세안](27) 동남아까지 파고들어 가는, 파묘
    (27) 동남아까지 파고들어 가는, 파묘

    한국 공포 영화 최초 1000만 관객 돌풍의 주인공 <파묘>가 동남아에서도 흥행 신기록을 수립하고 있다.첫 시작은 인도네시아. 지난 2월 28일 개봉한 <파묘>는 개봉 12일 만에 100만 관객을 돌파했다. 그간 인도네시아에서 개봉한 한국 영화 최고 흥행 작품은 아카데미 4개 부문을 휩쓴 <기생충>으로 70만 관객을 동원했다. 하지만 <파묘>는 개봉 10일 만에 <기생충>의 흥행 기록을 갈아치우며 인도네시아에서 한국 영화의 새 역사를 써 내려가기 시작했다. 인도네시아 공포 영화 사상 최고의 흥행작이자 인도네시아 전체 영화 흥행 5위를 기록한 영화 <사탄의 숭배자>의 감독 조코 안와르(Joko Anwar)는 <파묘>를 극찬했다. 조코 안와르 감독은 자신의 X(구 트위터)에서 “파묘는 짜릿한 각본, 강렬한 연출과 연기로 구성된 영화로 좀처럼 접하기 힘든 공포 영화다. 마음속(뼛속)까지 무섭다”라고 ...

    1573호2024.04.05 16:00

  • [가깝고도 먼 아세안](26)의외로 베트남에서 잘 안 팔리는 제품들
    (26)의외로 베트남에서 잘 안 팔리는 제품들

    베트남을 찾는 수많은 한국인이 ‘이런저런 제품을 한국에서 가져다 베트남에서 팔면 잘될 것 같다’는 사업 아이디어를 한 번씩 내놓는다. 하지만 20만명의 한국 교민과 9000여개의 한국 기업이 진출한 베트남에서 분명 누군가는 같은 생각을 했을 터. 누군가가 이미 시도했는데 어떠한 이유에서 베트남 시장에 맞지 않아 판매가 부진했을 가능성이 크다. 많은 분이 궁금해하는 ‘의외로 베트남에서 잘 안 팔리는 제품’들을 소개하고 그 이유를 분석한다.선케어 시장 규모 한국의 20%에 불과무더운 나라 베트남이기 때문에 공항을 나서는 순간부터 ‘베트남은 선크림이 잘 팔리겠다’라는 생각을 많이 한다. 하지만 이런 생각과 달리 베트남에서 선크림은 잘 팔리지 않는다. 글로벌 리서치 회사 마켓라인(MarketLine)의 ‘2022년 선케어 시장 보고서’에 따르면 베트남 선케어 시장 규모는 1억2412만달러(약 1660억원)로 한국(5억8490만달러·7826억원)의 20% 수준밖에 안 된...

    1569호2024.03.08 14: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