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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깝고도 먼 아세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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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깝고도 먼 아세안] (45) 트럼프 2.0, 혼란스러운 아세안
    (45) 트럼프 2.0, 혼란스러운 아세안

    지난 1월 14일(현지시간) 미국 상원 군사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 지명자는 ‘아세안이 몇 개 회원국으로 이루어졌는지’ 답하지 못해 전 세계 조롱거리가 됐다. 아세안 회원국은 단순하게 웃고 넘어갈 수 없을 정도로 참담한 심경이었을 것이다. 조만간 미국에 패싱(무시) 당할 아세안의 미래를 고스란히 보여주는 것 같았기 때문이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기 체제(2017~2021) 동안 아세안을 철저하게 외면했다. 2017년 11월 필리핀 마닐라에서 열린 아세안 정상회담이 트럼프 대통령이 참석한 처음이자 마지막 아세안회의였다. 대통령이 참석하지 못하면 부통령이나 국무장관이 대신 참석하는 것이 관례지만, 2019년 태국에서 열린 아세안회의에는 로버트 오브라이언 백악관 안보 보좌관을 보냈다.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등 아세안 7개국 정상은 미국과 회담에 불참하며 강하게 불만 표시를 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 있는 아세안...

    1614호2025.01.24 15:00

  • [가깝고도 먼 아세안](44) 교통사고와의 전쟁…베트남, ‘벌금 폭탄’
    (44) 교통사고와의 전쟁…베트남, ‘벌금 폭탄’

    2025년 1월 1일, 베트남 정부는 교통법규 위반에 대한 벌금을 대폭 강화했다. 벌금은 기존 벌금액의 2~5배로 늘었고, 일부 위반 사항에 대해서는 최대 50배까지 증폭됐다. 오토바이와 자동차 교통범칙금이 분리됐는데 오토바이 신호 위반을 하면 기존 100만동(약 5만5000원)이던 벌금이 6배나 뛰어오른 600만동(약 34만원)이 됐다. 자동차 운전자가 신호위반을 하면 2000만동(약 115만원)이 부과된다. 베트남 정부는 교통법규 질서 개선에 대한 강한 의지를 내보이며 교통법규 위반 신고포상제도도 함께 실시했다. 일명 ‘교통 파파라치 제도’가 시행되는 것인데 교통법규 위반 정보를 제공한 개인 또는 단체에 과태료의 10%, 1건당 최대 500만동(약 27만원)까지 포상금을 지급한다. 베트남 일반 노동자 급여가 약 30만원이니 신호위반 한 번 하면 한 달 급여가 없어지는 셈이다. 과도한 벌금이라는 아우성이 나올 수밖에 없다. 항간에는 ‘세수가 부족한 베트남 정부가 벌금 징수를...

    1612호2025.01.10 15:30

  • [가깝고도 먼 아세안] (43) 투자 바람에 춤추는 아세안 데이터센터
    (43) 투자 바람에 춤추는 아세안 데이터센터

    최근 아세안 지역의 디지털 경제가 성장하며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의 데이터센터 투자가 급증하고 있다. 핀테크와 전자상거래, 영상 콘텐츠 등 다양한 분야의 디지털 경제가 확대되면서 아세안이 디지털 경제 허브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아세안 경제 발전으로 중산층 증가와 통신 인프라 확충이 동시에 벌어지면서 스마트폰 보급률도 빠르게 늘고 있다. 디지털 친화적인 젊은 인구도 풍부하니 디지털 산업 확산 속도는 더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2024년 11월 발표된 구글의 디지털 경제보고서(E-conomy SEA 2024)에 따르면 2024년 아세안 지역 디지털 경제 규모는 2640억달러(약 385조원)로 예측됐다. 이는 전년 대비 15% 늘어난 것으로 3년 연속 두 자릿수 성장이다. 2030년에는 1조달러(약 1439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는데 6년 만에 275% 가 성장하는 셈이다. 이러한 급성장은 데이터센터 수요 증가와 투자 열풍으로 연결되고 있다.그간 아세안 지역 데이터...

    1610호2024.12.27 15:40

  • [가깝고도 먼 아세안] (42) 유독 트럼프에 환호하는 베트남 사람들
    (42) 유독 트럼프에 환호하는 베트남 사람들

    “어떻게 된 일인지 모르겠지만 베트남 커뮤니티는 나를 사랑하고 나도 그들(베트남계 미국인)을 사랑합니다” 지난 8월 26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공화당 대통령 후보가 미국 버지니아주의 베트남계 미국인들이 자주 찾는 쇼핑센터에서 한 말이다. 트럼프 본인조차 유달리 베트남계가 왜 자신을 지지하는지 모르고 있었다.2016년 미국 대선 당시 ‘아시아계 미국인 법률교육재단(Asian American Legal Defense and Education Fund)’의 여론조사에서 아시아계 미국인 중 18%만이 트럼프를 지지했는데 베트남계는 32%가 지지한다는 결과가 나왔다. 2020년 대선에서도 베트남계의 트럼프 지지 비율은 아시아계 미국인 중에서 가장 높았다. 2020년 5월 발표된 ‘아시아계 미국인 유권자 조사(Asian American Voter Survey 2020)’에 따르면 베트남계 미국인 중 48%가 트럼프를 지지한다고 밝혔다. 트럼프를 지지하는 아시아계 미국인 전체 평균은 30...

    1607호2024.12.06 15:40

  • [가깝고도 먼 아세안](41) 날아오르는 베트남 경제
    (41) 날아오르는 베트남 경제

    베트남이 올해 예상치를 뛰어넘는 경제 성장을 하고 있다. 베트남 경제는 2024년 3분기 7.4%, 1~9월 누적 6.82% 성장을 기록했다. 연초 베트남 정부가 설정한 경제성장률 목표 범위(6.0~6.5%)를 초과하는 성적이다. 이러한 성과는 제조업과 서비스업이라는 베트남 경제의 양대 축이 균형 잡힌 성장을 보여준 덕분이다. 베트남 통계총국이 발표한 ‘9월 사회경제 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1~3분기 동안 제조업은 9.76%, 서비스업은 6.95% 성장했다. 특히 산업 및 건설 부문은 8.19%라는 높은 성장률로 경제 발전에 효자 노릇을 했다. 2023년에는 물가 상승과 에너지 가격 인상, 긴축 통화 정책으로 산업 및 건설 부문이 어려움을 겪었다. 2024년에는 베트남 중앙은행의 금리 인하와 정부의 대출 장려 정책이 시장에 온기를 불어넣으며 상황이 반전됐다. 중앙은행은 금리를 적극적으로 낮추었고, 베트남 정부는 은행별 대출 금리와 대출 현황을 모니터링하며 소극적으로 대응하는...

    1605호2024.11.22 15:30

  • [가깝고도 먼 아세안] (40) 키가 경제다? 베트남에 부는 ‘키 크기’ 열풍
    (40) 키가 경제다? 베트남에 부는 ‘키 크기’ 열풍

    베트남 사회 전체에 ‘키 크기’ 열풍이 불고 있다. 2022년 11월 베트남 수도 하노이시 당국은 2030년까지 평균신장을 남성 170.5㎝, 여성 159㎝로 높이겠다는 목표를 내걸었다. 베트남 보건부 산하 모자보건국 자료에 따르면 2020년 기준 베트남 18세 평균신장은 남성 168.1㎝, 여성 155.6㎝로 20년 전보다 각각 5.8㎝, 3.3㎝ 성장했다. 지난 20년간의 키 성장 추이로 봤을 때 하노이시의 2030년 목표 달성은 무난해 보인다. 그런데 한 나라의 수도에서 평균신장 성장 목표를 선언할 정도로 베트남에서 키 성장은 중요한 이슈일까? 베트남 전역에서 불고 있는 키 성장 열풍은 국가 차원의 관심이 반영돼 있다. 국민의 건강과 생활 수준 향상에 긍정적 영향을 미치고자 하는 상징적 선언으로 볼 수 있다. 또한 평균신장은 국민의 영양 상태와 건강 수준을 나타내는 중요한 지표다. 일반 국민이 복잡한...

    1603호2024.11.08 16:00

  • [가깝고도 먼 아세안](39)  베트남, 남북 긴장 완화의 해결사 될까
    (39) 베트남, 남북 긴장 완화의 해결사 될까

    ‘한국전쟁 재발 위험은 그 어느 때보다 높아졌다.’ 미국 싱크탱크 스팀슨센터의 로버트 매닝 선임연구원은 지난 10월 7일 미국 외교전문지 포린 폴리시(FP)에 한반도의 전쟁 발발 위험을 경고하는 기고문을 실었다. 매닝 선임연구원은 최근 북한이 통일정책을 포기하고 핵무기와 이를 탑재할 수 있는 미사일 능력을 크게 강화한 것을 우려했다. 또한 올해 1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서해 북방한계선(NLL)을 인정하지 않겠다고 언급한 것을 두고 군사 충돌 가능성도 제기했다. 여기에 더해 북한은 남북 회담이나 교류사업, 경제협력을 담당해온 관계기관을 폐지하는 등 소통 창구를 없애버렸다. 윤석열 정부 역시 정권 출범 때부터 북한에 대화보다는 강경한 태도를 견지해 오고 있어 남북관계는 심각한 상황이다. 과거에는 러시아와 중국이 북한을 달래주는 중재자 역할을 자처했지만,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그럴 여력이 없다. 미국과 유럽연합(EU) 역시 이스라엘-하마스 전쟁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 ...

    1601호2024.10.25 15:30

  • [가깝고도 먼 아세안] (38)중국에 분열되는 아세안, 남중국해 분쟁의 이면
    (38)중국에 분열되는 아세안, 남중국해 분쟁의 이면

    2012년 7월 캄보디아에서 열린 아세안 장관회의에서 아세안 창립 45년 만에 처음으로 공동성명을 발표하지 못하는 사건이 벌어졌다. 당시 필리핀과 베트남은 남중국해에서 중국의 영유권 주장과 공격적인 행태를 아세안 공동성명에 포함하고자 했다. 하지만 당시 아세안 의장국인 캄보디아는 “특정 국가 간 영토 분쟁을 아세안 공동성명에 포함하는 것은 아세안의 역할을 벗어난다”며 강력히 반대했다. 아세안 공동성명은 만장일치로만 채택되기 때문에 캄보디아의 반대로 ‘중국의 일방적인 영유권 주장을 규탄’하는 성명은 발표되지 못했다. 이로 인해 아세안 통합성에 의문이 제기됐고, 중국의 ‘아세안 분열 작전’이 시작됐다는 분석이 나왔다. 같은 해 7월 20일 미국의 보수 싱크탱크인 국제전략연구소(CSIS)도 논평을 통해 “중국이 캄보디아를 압박해 아세안 내부 분열을 일으키고 있다”고 경고했다. 당시 캄보디아 측이 중국을 규탄하는 아세안 성명서 초안을 중국에 공유했고, 중국이 캄보디아를 압박해 남중국해 ...

    1599호2024.10.11 16:00

  • [가깝고도 먼 아세안] (37) 중국의 부채 함정에 빠진 라오스
    (37) 중국의 부채 함정에 빠진 라오스

    미국의 경제전문지 ‘시이오월드 매거진(CEOWORLD Magazine)’이 지난 5월 6일 세계은행 자료를 바탕으로 ‘2024년 중국에 가장 많은 빚을 진 국가’ 순위를 발표했다. 상위 20개 국가 대부분은 아프리카와 아시아의 빈곤 국가들이 차지했다. 이중 세계적으로 가장 큰 우려를 사고 있는 라오스는 105억달러(약 14조원)라는 국내총생산(GDP)액만큼의 채무를 지고 있는데, 그중 절반이 중국에 진 빚이다.라오스는 2015년부터 중국의 ‘일대일로 사업’에 적극적으로 참여해왔다. 주요 프로젝트로는 메콩강 유역의 수력발전 사업과 중국 국경까지 연결하는 고속도로 사업 등이다. 특히 2021년 12월 개통된 중국-라오스 간 414㎞의 고속철도는 라오스의 중요한 물류망을 구축한 프로젝트로 기록되고 있다. 이에 더해 지난 7월 19일에는 라오스에서 태국 방콕까지 철도가 개통되면서 중국-라오스-태국-말레이시아가 철도로 연결됐다. 내륙 국가인 라오스로서는 중국과 말레이시아 ...

    1595호2024.09.06 16:00

  • [가깝고도 먼 아세안] (36)캄보디아 대운하, 경제 도약인가 외교 위기인가
    (36)캄보디아 대운하, 경제 도약인가 외교 위기인가

    2023년 8월 캄보디아를 38년간 철권 통치해온 훈센이 아들 훈마넷에게 총리 자리를 물려주었다. 영국 명문대학 경제학 박사 출신인 훈마넷이 이끄는 캄보디아가 어떻게 변화할지 이목이 쏠렸다. 훈마넷은 미국 육군사관학교를 졸업하고 뉴욕대학 경제학 석사와 영국 브리스톨대학 경제학 박사 학위를 받았기 때문에 캄보디아가 친서방 정책으로 전향하지 않겠는가 기대였다.중국과 손잡은 크메르 민족주의훈마넷의 국정 운영 첫 선택은 중국을 통한 경제 부흥이었다. 훈마넷이 총리에 취임한 직후인 2023년 9월, 캄보디아는 중국 국유기업 중국도로교량공사(CRBC)와 17억달러(약 2조3000억원) 규모의 ‘푸난 테초(Funan Techo) 운하’ 건설 계약을 체결했다. 캄보디아 수도 프놈펜에서 180㎞ 떨어진 태국만까지 운하를 연결하고, 수문이 있는 3개 댐과 11개 교량, 208㎞ 보도 등을 건설하는 대형 사업이다. 운하는 폭 100m, 깊이 5.4A...

    1593호2024.08.23 16: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