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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찬제의 월드프리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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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월드프리즘]미국의 정권 타도 공작, 다음 대상은 니카라과?
    미국의 정권 타도 공작, 다음 대상은 니카라과?

    “베네수엘라뿐만 아니라 니카라과·쿠바에서 사회주의와 공산주의의 날은 얼마 남지 않았다.… 베네수엘라가 자유를 찾으면 쿠바·니카라과도 자유를 되찾게 되고, 그렇게 되면 인류 역사상 처음으로 자유로운 서반구가 될 것이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2월 18일(현지시간)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에서 베네수엘라 망명자들을 대상으로 한 연설의 일부분이다. 연설 시점은 미국이 베네수엘라의 니콜라 마두로 대통령을 축출하기 위해 후안 과이도 임시 대통령을 앞세운 쿠데타 시도(4월 30일)를 두 달여 앞둔 때다. 트럼프는 마두로 정부를 타도한 뒤 니카라과와 쿠바의 ‘정권 교체(regime change)’도 추진하겠다는 의도를 밝힌 것이다.그 이후 상황은 트럼프가 바라는 대로 되지는 않았다. 그렇다고 ‘사회주의 국가 타도’ 목표가 사라진 것도 아니다. 비록 베네수엘라 ...

    1356호2019.12.06 16:04

  • [월드프리즘]트럼프 이민정책 책임자 해임 요구 분출, 왜?
    트럼프 이민정책 책임자 해임 요구 분출, 왜?

    “스티븐 밀러 백악관 선임고문을 해임하라.”지난 11월 18일(현지시간) 미국 시민권 단체 50여 곳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밀러의 해임을 촉구하는 서한을 보냈다. 사흘 뒤인 21일에는 120명이 넘는 민주당 상·하원의원들이 같은 내용의 서한을 백악관에 전달했다. 다음 날에는 유대인 연합단체가 밀러 해임 촉구에 동참했다. 왜 이들은 한목소리로 밀러의 해임을 촉구한 걸까.발단은 밀러의 e메일이다. 지난 11월 12일 미국 시민권 단체 ‘남부빈곤법률센터(SPLC)’가 밀러가 백악관에 몸을 담기 전인 2015년 3월부터 2016년 6월까지 15개월간 극우 온라인 매체 <브레이트바트 뉴스>에 보낸 900여 건의 e메일을 공개했다. 밀러의 e메일은 그가 오랫동안 극우민족주의와 관련이 있었고, 이민자를 혐오하는 인종주의자라는 사실을 가감없이 드러냈다. 11월 25일에는 SPLC가 이민자와 증가하는...

    1355호2019.11.29 15:32

  • [월드프리즘]모랄레스 축출 쿠데타 뒤에 미국이 있다
    모랄레스 축출 쿠데타 뒤에 미국이 있다

    “내 죄는 원주민이자 좌파이고, 반제국주의자라는 것이다.”지난 11월 10일(현지시간) 군 최고사령관의 사임 압박에 굴복한 에보 모랄레스 볼리비아 대통령이 TV로 중계된 사임 연설에서 한 말이다. ‘원주민’, ‘좌파’, ‘반제국주의자’는 모랄레스를 상징하는 대표적인 단어들이다. 2006년 원주민 최초로 대통령이 된 그는 약 14년간 사회주의 정책과 반제국주의를 발판으로 자국 내 뿌리 깊은 인종주의에 대항해 원주민을 해방시켰으며, 그들의 삶을 향상시켰다. 하지만 그동안 갖은 특권을 누려온 백인들로서는 원주민 대통령은 결코 받아들일 수 없었다.미국과 다국적기업의 입장도 마찬가지였다. 미국은 자신의 뒷마당에 좌파 정권이 들어선 데 대해 줄곧 못마땅해했다. 다국적기업은 모랄레스의 주요 자원 국유화 정책으로 막대한 이익을 잃을 수밖에 없는 데 불만이 가득했다. 당연히 이들의 공동...

    1354호2019.11.25 14:01

  • [월드프리즘]선거를 돈으로 사게 할 수는 없다
    선거를 돈으로 사게 할 수는 없다

    지난 11월 5일(현지시간) 미국의 몇 개 주에서 실시된 지방선거는 내년 대선을 1년 앞둔 시점이어서 ‘대선의 풍향계’로 주목받았다. 민주당이 켄터키 주지사 선거에서 승리하고, 버지니아주 상·하원을 모두 장악한 뉴스가 머리기사를 장식했지만 이것 못지않게 의미 있는 결과가 시애틀 시의원 선거에서 나왔다.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회사 아마존이 지원한 후보에 맞서 승리한 크샤마 사완트 의원(46)이 그 주인공이다.사회주의자인 사완트의 승리는 골리앗을 이긴 다윗에 비유됐다. 하지만 승리에 도취할 여유가 없다. 아마존·페이스북과 같은 거대기업을 만든 0.1%의 억만장자들이 대선 공약으로 ‘부유세’를 내건 엘리자베스 워런·버니 샌더스 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에게 노골적인 반감을 드러내고 있다. 여기에 세계 14번째 갑부인 마이클 블룸버그 전 뉴욕시장(77)이 중도주의자라는 이점을 내세워 민주당 경...

    1353호2019.11.18 14:56

  • [월드프리즘]거대자본의 탐욕이 산림파괴의 주범
    거대자본의 탐욕이 산림파괴의 주범

    20년 전, 할리우드 스타 줄리아 로버츠가 주연한 <에린 브로코비치>는 평범한 로펌 직원이 부도덕한 대기업과 법정소송을 벌인 실제사건에 바탕을 둔 영화다. 1993년 미국 캘리포니아주 대기업의 공장에서 유출하는 크롬 성분이 수질을 오염시켜 힝클리 마을 주민들을 병들게 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뒤 조사와 주민 서명을 받아 대기업을 상대로 소송을 시작한다. 결국 1996년 법원은 그 대기업에 미 법정 사상 최고액인 3억3300만 달러를 지불하라는 판결을 내린다. 그 기업이 바로 해마다 캘리포니아 산불의 주범으로 꼽히는 공익회사 ‘퍼시픽가스&전기(PG&E)’다.올해 8월 열린 EBS 국제다큐영화제(EIDF)에서는 거대자본에 의해 급등하는 집값으로 신음하는 세계시민들의 이야기를 다룬 스웨덴 다큐멘터리 <푸시: 누가 집값을 올리는가>가 공개됐다. 다큐에는 금융위기를 기회로 싼 부동산을 대량으로 매입한 뒤 수리해...

    1352호2019.11.08 15:42

  • [월드프리즘]나는 FBI의 프락치였다
    나는 FBI의 프락치였다

    “저격수 기술을 가르쳐 달라.”시작은 몇 년 동안 보지 못한 지인이 보낸 페이스북 메시지였다. 이 메시지가 이후 6년간 미국 연방수사국(FBI) 정보원(프락치)으로 활동하게 한 올가미가 될 줄 몰랐다.미 육군 최고 저격병으로 복무하던 크리스 스티븐스는 2012년 6월 어느 날, 군 입대 전 10대 때 알게 된 안젤로 술타나로부터 이 같은 내용의 페이스북 메시지를 받았다. 술타나는 스티븐스가 마약중독 치료를 받기 위해 참석한 ‘익명의 술 중독자, 익명의 마약 중독자’ 모임에서 만났다. 스티븐스는 그를 키가 크고, 말이 많고, 공격적인 사람으로 기억했다. 술타나는 메시지를 보냈을 당시 우익단체인 ‘북부캘리포니아밀리셔’ 회원으로 활동 중이었다. 술타나의 메시지를 받은 스티븐스는 그가 어떻게 자신에 관한 정보를 알게 됐는지 궁금했다. 페이스북에 올린 저격수 대회 관련 내용이나 육군이 전한 자신에 관...

    1351호2019.11.01 15:52

  • [월드프리즘]기후변화 부정하는 글로벌 기업의 두 얼굴
    기후변화 부정하는 글로벌 기업의 두 얼굴

    ‘담배 피해소송’에 비견되는 ‘기후변화 피해소송’의 역사적인 재판이 지난 10월 22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법원에서 시작됐다. 원고는 피해자들을 대신한 뉴욕 검찰총장, 피고는 미국의 다국적 에너지기업 엑손모빌이다. 뉴욕 검찰총장은 지난해 10월 엑손모빌이 잠재적인 기후변화 비용을 호도해 손해를 봤다는 주주와 투자자들을 대신해 엑손모빌을 기소했다. 주주들의 피해 추정액수는 4억1600만~11억6000만 달러에 이른다.이번 재판의 최대 쟁점은 엑손모빌이 기후변화 규제에 책임이 있는지, 투자자들에게 회사가 더 가치 있도록 하기 위해 기후변화 규제비용을 과소평가했는지 여부다. 기후변화와 관련한 전례없는 재판이다 보니 소송 당사자와 환경운동가 모두 결과를 주목하고 있다. 원고가 이길 경우 기후변화에 대한 규제를 강화할 명분을 얻게 되고, 엑손모빌을 비롯한 에너지기업들은 기후변화 규제비용으로 거액을 투자해야 하기 때문이다. 기후...

    1350호2019.10.25 17:53

  • [월드프리즘]‘범죄 모의 몸통’으로 추락한 전 뉴욕시장
    ‘범죄 모의 몸통’으로 추락한 전 뉴욕시장

    “도대체 루디 줄리아니에게 무슨 일이 있었나?”1980년대 미국 뉴욕에서 범죄를 소탕한 검사로 이름을 날리고, 2001년 9·11 테러 당시 영웅으로 불린 루돌프 줄리아니 전 뉴욕시장(75)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개인 변호사로 ‘우크라이나 스캔들’의 ‘몸통’으로 등장하면서 터져나오는 질문이다. 지금까지 나온 보도를 종합해보면 줄리아니는 마리 요바노비치 우크라이나 주재 미국대사를 축출하는 데 핵심 역할을 하고, 자신의 측근인 우크라이나계 미국인 사업가 레브 파너스와 이고르 프루먼을 통해 우크라이나 정부에 조 바이든 전 부통령에 대한 수사를 압박한 의혹을 받고 있다. 법률적으로는 외국로비대리인등록법(FARA) 위반 혐의다.미 언론들은 트럼프의 탄핵조사 사유가 된, 지금까지 드러난 줄리아니의 비위를 ‘빙산의 일각’이라고 부른다. 줄리아니 변호인은 10월 ...

    1349호2019.10.18 16:04

  • [조찬제의 월드 프리즘]미국 정치 ‘블랙홀’이 된 우크라이나
    미국 정치 ‘블랙홀’이 된 우크라이나

    대통령 취임 후 2년여 동안 괴롭혀온 ‘러시아 게이트(2016년 대선 당시 트럼프 캠프와 러시아의 공모 의혹)’에서 벗어나니 이번엔 ‘우크라이나 스캔들’이 발목을 잡는다. 비영리 진보매체 ‘트루스아웃’이 ‘트럼프 부고기사의 첫 줄이 쓰여졌다’는 칼럼으로 조롱한 탄핵조사의 대상이 됐다. 취임 후 바람 잘 날 없는 악재의 연속이었지만 탄핵위기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으로서는 최악의 상황이다. 민주당도 마냥 신이 나는 것만은 아니다. 탄핵조사 후폭풍이 어떻게 될지 예측하기 어려운 데다, 이를 계기로 2016년 미 대선 당시 우크라이나가 힐러리 클린턴 후보를 지지한 사실이 다시 수면 위로 올라왔기 때문이다.우크라이나의 2016년 미 대선 개입과 관련해 등장하는 인물의 면모는 화려하다. 트럼프 대통령과 2020년 대선 민주당 유력후보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 클린턴 대선후보, 트럼프...

    1348호2019.10.14 16:29

  • [조찬제의 월드 프리즘]트럼프의 중동정책 ‘사우디 퍼스트’
    트럼프의 중동정책 ‘사우디 퍼스트’

    “사우디아라비아 석유시설이 공격받았다. 범인이 누군지 안다고 믿을 만한 이유가 있다. 우리는 검증을 믿어 장전 완료된(locked and loaded) 상태에 있다. 다만 누가 이 공격을 일으켰다고 사우디가 생각하는지, 우리가 어떤 조건 하에서 진행할지 등에 대해 사우디로부터 소식을 듣기 위해 기다리는 중이다.”사우디 석유시설이 드론 공격을 받은 다음날인 지난 9월 15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자신의 트위터에 올린 글이다. 미국으로서는 언제든 군사적 행동에 나설 준비가 돼 있지만, 사우디가 드론 공격의 범인을 확증하고 그에 대한 대응책을 마련하는 데 따라 움직일 것이라는 의미다. 외신들은 미국이 군사적 대응을 시사한 것은 처음이며, 미국이 보복할 준비가 돼 있음을 시사한 것으로 분석했다. 미국이 범인으로 지목한 국가는 당연히 이란이다.하지만 트럼프가 미국의 군사개입 결정을 다른 나라 정부의 판단에 맡겼다는 비판도 나...

    1346호2019.09.27 14:3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