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를 심판한 빌라도도 ‘리토스트로토스’라는 재판석에 앉은 후 비로소 재판을 시작했다. 판사도 법정의 법대에 앉아 재판한다. 역사적 수치였던 군사독재 시절의 대표적인 사법살인 사건으로 불리다 결국 재심 후 무죄 판결이 선고된 인혁당 사건에서도 판사가 재판석에 앉아 재판했다. 재판석이 정의를 보장하지 않는다는 방증이다. 12·3 불법 계엄 이후 법원의 신뢰가 끝없이 추락하는 모습을 지켜보면서, ‘판사는 누구이길래 법대에 앉아 재판할 권한을 부여받았는가? 법관의 신분과 재판의 독립을 보장하는 이유는 무엇인가?’라는 근원적 질문을 던지게 된다.국민이 선거로 뽑았으면 판사는 선출 권력으로서 그 자체로 민주적 정당성을 가지게 될 터인데, 우리나라 판사는 모두 대법원장이 법조 경력자 중 판결서 작성과 같은 직무수행 능력을 주된 선발기준으로 삼아 임명하는 구조다. 일단 판사가 되면 ‘성실히 직무를 수행하는 한’이라는 아주 느슨한 기준에 따라 신분과 보수가 철저히 보장된다. 법정에서 판사는...
1658호2025.12.12 14:4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