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두환 개새끼!” 친구(40대 후반인)가 평일 이른 시간에 <서울의 봄>을 봤는데, 영화가 끝나고 불이 켜지자 뒤에서 누군가 외쳤다. 돌아보니 스무 살 남짓의 남자 청년이었다. 친구는 순간 마음이 뭉클했단다. 청년(과 그의 세대)이 이런 역사를 몰랐구나, 이제라도 알게 돼 얼마나 다행인가. 하지만 며칠 후 그 이야기를 전하는 친구의 표정은 그리 밝지 않았다.“그 후 40여 년 때문에요. 특히 그 개새끼들에 저항하던 세력이 새로운 기득권 세력이 돼 많은 걸 망가트리고 있다는 사실도 알아야 역사를 제대로 아는 걸 텐데, 미안하기도 하고 왠지 창피스럽기도 하고 그러네요.”, “86세대도 아닌데 창피할 것까지야 있나.” 둘은 한참 말을 멈추었다.현재 한국 정치와 사회 기득권의 절반은 극장에서 청년이 개새끼들이라 욕한 놈들을 잇는 세력이, 나머지 절반은 그 개새끼들에 저항했던 세력이 점한다. 반세기 가까운 시간이 지났으니 두 세력이 옛 모습을 벗고 제도권에 들어오고 기...
1559호2023.12.25 07: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