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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요즘 어른의 관계맺기](12) 인맥 관리 ‘노하우’ 5가지 오해
    (12) 인맥 관리 ‘노하우’ 5가지 오해

    “인사나 이권을 청탁하면 패가망신한다는 걸 보여주겠다.” 제17대 대통령으로 선출된 노무현 당선자의 일성이다. 나는 이 말을 인수위원회 파견 근무할 때 직접 들었다. 당선자는 “여러분이 로비를 받으면 정면으로 그 사람에게 경고하고, 그 정보를 하나하나 제게 보내 달라”고 주문했다. 그에게 인사 청탁이 왜 이리도 중요한 문제였을까.부패 문제 권위자인 미국의 마이클 존스턴 교수는 <부패의 신드롬>이란 책에서 국가의 부패 유형을 ‘독재형’, ‘족벌형’, ‘엘리트 카르텔형’, ‘시장 로비형’으로 나눴다. 한국은 ‘엘리트 카르텔형’ 국가로 분류하고 정치인과 고위관료, 대기업 임원과 언론인 등이 학연·지연으로 뭉쳐 자신의 이익을 추구하는 형태라고 정의했다. 수긍이 가는 진단이다. 우리 주변에서 일어나는 불법특혜, 부정부패, 뇌물공여 뒤에는 반드시 연줄이란 인맥이 작동하고 있다. 그러다 보니 ‘인맥’은 주로 부정적 의미로 쓰인다.그럼에도 인맥의 중요성은 갈수록 커...

    1562호2024.01.16 06:00

  • [요즘 어른의 관계맺기](11)여유가 만드는 인간의 품격
    (11)여유가 만드는 인간의 품격

    나이 예순을 넘으니 되고 싶은 게 생겼다. 학창 시절 ‘장래 희망’란에 써넣은 게 있었지만, 그건 그저 전시(展示)용 꿈이었을 뿐. 이제 비로소 현재 희망이 생겼다. 그건 바로 품격 있는 사람이 되는 것이다.내가 어감에서 느끼는 품위와 품격은 다르다. 품위는 교양 수준이나 문화적 발전단계와 관련이 있고, 품격은 그야말로 한 사람의 인품을 가리키는 것 아닐까. 품위의 위(位) 자가 의미하는 바가 무엇인가. 일정한 기준에 의해 매겨진 등급이나 등수를 의미하지 않는가. 그렇다면 내게 품위는 오르지 못할 나무와 같다. 몸에 맞지 않는 옷일 수도 있고. 하지만 품격의 격(格)은 다르다. 주위 환경이나 형편에 자연스레 어울리는 분수를 뜻한다. 한마디로 격은 옳고 그름도, 높고 낮음도 아니다. 자기에게 맞으면 된다.내가 만나본 사람 중에 품격 있는 사람을 꼽으라면 단연 KBS라디오 <강원국의 지금 이 사람>에서 만...

    1558호2023.12.19 07:00

  • [요즘 어른의 관계 맺기](10)피해야 할 사람들
    (10)피해야 할 사람들

    기업에 강의하러 가게 됐다. 그 기업 회장이 누군가에게 추천을 받았는지, 회장비서실장이 내게 연락을 해왔다. 만나 얘기를 나눠보니 ‘머리가 좋다’는 느낌을 받았다. 잠깐 만났지만, 나에 대한 두 가지 사실을 눈치챈 듯했다. 내가 회장과 친한 관계가 아니라는 사실과 대충 대해도 회장에게 그 사실을 얘기할 깜냥이 안 된다는 사실. 그러니까 자신의 이해에 별 영향을 미칠 수 없는 존재라는 낌새를 간파해낸 것이다. 깔아뭉개지도 않았지만, 그렇다고 예의를 갖춘 것도 아닌 무례와 무시 사이에서 나를 대했다. 교활하게 똑똑했다. 자기가 모시는 회장에게는 쓸개까지도 내놓는 시늉을 할 것이다.관계는 말로 이루어진다. 또한 말이 곧 그 사람이다. 그러므로 말을 들어보면 그 사람을 알 수 있다. 이런 말을 하는 사람과는 멀리하라, 그 첫 번째 경우가 바로 이 비서실장 같은 사람이다. 힘센 사람에게는 머리를 조아리고, 약자 앞에서는 거들먹거리는 사람. 이런 사람은 내 아내 같은 사람을 만나...

    1555호2023.11.30 07:00

  • [요즘 어른의 관계맺기](9)타인이 ‘지옥’ 되지 않으려면
    (9)타인이 ‘지옥’ 되지 않으려면

    가까이 붙어 앉은 게 화근이었다. 고등학교 다닐 적 사귀던 여학생이 있었다. 늦은 저녁 그 친구가 찾아왔다. 놀이터 벤치에 앉아 도란도란 얘기를 나눴다. 가족들과 로스구이를 먹었다는 그의 입에서 진한 파 냄새가 났다. 그날 이후 우린 멀어졌다.너무 가까운 거리는 위험하다. 인간(人間)은 사람 인(人)과 사이 간(間)으로 이뤄져 있다. ‘사람 사이’란 뜻이다. 사이가 좋아야 관계가 좋다. 사이가 좋다는 건 적당히 거리를 뒀다는 의미다. 극장 맨 앞줄에 앉으면 영화를 관람하기 어렵다. 너무 먼 뒷자리도 그렇다. 스크린과 적당한 거리를 둬야 온전히 영화를 즐길 수 있다. 사람 관계도 매한가지다. 사이에 어울리는 거리를 둬야 온전한 관계를 유지할 수 있다. 사이가 멀어도 안 되지만, 너무 밀착하는 것도 경계해야 한다.가깝지 않은 관계에서는 거리 두기가 저절로 이뤄진다. 상대에게 주의를 기울이고 서로를 배려하면서 선을 지키려고 노력한다. 문제는 가까...

    1552호2023.11.03 11:12

  • [요즘 어른의 관계맺기](8)대화가 필요해
    (8)대화가 필요해

    몇 해 전 아내가 퇴직했다. 종일 껌딱지처럼 붙어살다 보니 관계가 늘 살갑기 어렵다. 대화다운 대화는 하루 한 번 이뤄진다. 아침 산책길에서다. 나는 이 시간이 좋다. 나를 있는 그대로 바라보고 보듬게 된다. 아내를 향한 마음도 너그러워진다. 서로를 환대하는 안온한 시간이다.관계를 맺는 대표적인 방식이 대화다. 우리는 누군가에게 무언가를 바란다. 그것이 부모와 자녀든, 상사와 부하든, 부부간이든 마찬가지다. 어울려 살기 위해 우리는 상대가 바라는 것은 무엇이며, 내게 어떤 기대와 요구를 하는지 알아야 한다. 이때 필요한 게 대화다.대화가 부족할 때 나타나는 부작용은 한둘이 아니다. 상대를 다 안다고 생각하지만 잘못 알고 있는 경우가 많다. 상대가 원하지 않는데, 배려해놓고 알아주지 않는다고 짜증을 낸다. 자신은 속내를 털어놓지 않으면서 상대는 뭔가를 숨기고 있다고 의심하기도 한다. 이따금 대화하더라도 상대에 대한 칭찬과 감사보다는 지적과 탓을 하기 일쑤고, 공통...

    1549호2023.10.13 11:06

  • [요즘 어른의 관계맺기](7)삶의 지경을 지키는 거절
    (7)삶의 지경을 지키는 거절

    외할머니 손에서 컸다. 외할머니와 헤어지는 꿈을 꾸면서 자랐다. 특히 전쟁이 나서 외할머니가 돌아가시는 꿈을 자주 꿨다. 버림받을지 모른다는 불안과 두려움이 있었던 듯싶다. 자라서도 두 마디 말을 하지 않고 살았다. ‘하기 싫어요’와 ‘할 수 없어요’다. 관계가 틀어지거나 나에 대한 평판이 나빠질까 봐서다.나 같은 사람은 두 가지 성향을 띤다고 한다. 하나는 거부 민감성이고, 다른 하나는 착한 아이 콤플렉스다. 둘 다 맥락은 같다. 다른 사람에게 거부당할까 봐 불안해하고, 거부당하지 않기 위해 거절을 잘 못한다는 것이다. 늘 거부당하는 상황을 걱정하고, 거부당했을 때 낙담하고 우울해한다. 심하면 화를 내거나 자괴감에 빠지기도 한다. 거절하지 못했을 때도 자책하거나, 부탁한 사람을 원망하기도 한다.이뿐만 아니다. 불편한 상황에서도 억지로 화를 참고 싫은 내색을 하지 못한다. 명령과 지시에 순종하고, 약속과 규칙을 지켜야 ...

    1546호2023.09.15 10:58

  • [요즘 어른의 관계 맺기](6)강자와 약자의 권력관계
    (6)강자와 약자의 권력관계

    “직원 바꿔”, “제가 직원인데요”, “직원 바꾸라니까”, “직원이니까 말씀하세요. 그런데 왜 반말하시는 거죠? 제가 여자라서 그런가요? 아니면 전화 거신 분이 나이가 많아서 그런가요? 그것도 아니면 상급기관이라고 그런 겁니까?”‘직원 아닌 직원’은 아내다. 아내는 1980년대 후반 금융기관에서 일했다. 당시 ‘하늘 같은’ 감독기관에서 전화를 받았고, 다짜고짜 반말하는 이유를 묻자 상대는 전화를 끊었다. 잠시 후 부서장 호출이 있었고 불호령이 떨어졌다. 나이가, 남성이란 사실이 권력이던 적이 있었다. 어린 여성이 바른 소리를 하면 ‘여자 주제에 건방지다’는 소릴 들어야 했다.세상의 모든 관계는 강자와 약자의 권력관계다. 상사와 부하, 부자와 빈자, 중앙부처와 산하기관, 사용자와 노동자, 구매자와 판매자, 심지어 선...

    1543호2023.08.25 10:54

  • [요즘 어른의 관계 맺기](5)“이 외로움을 어찌할까”
    (5)“이 외로움을 어찌할까”

    초등학생 때 전학을 두 번이나 갔다. 친구를 사귈 만하면 학교를 옮겼다. 2학년 때 엄마가 돌아가신 뒤로는 방과 후 집에 오면 혼자 있는 시간이 많았다. 동네 친구들과 놀고 있을 때도 해 질 녘이면 ‘밥 먹으라’는 엄마들의 부름에 아이들이 하나둘씩 집으로 돌아가고, 놀이터엔 덩그러니 나 혼자 남았다. 내 외로움은 그렇게 시작됐다.혼자 밥 먹는 사람이 늘고 있다. 1인 가구도 늘고 있다. 혼자 사는 사람만 외로운 게 아니다. ‘코로나 블루’라는 신조어가 생길 만큼 외로움을 호소하는 사람이 많다. 나이 든 사람만 외로운 게 아니다. 요즘 청년들은 더 외로워한다. 우리나라 20대 10명 중 6명이 외로움을 느낀다는 조사 결과도 있다. 온라인으로 오프라인으로 빽빽하게 연결된 네트워크 과잉 시대에 살고 있는 요즘 사람들에게 외로움이라니.외로움은 인간의 숙명이다. 어머니 자궁 안에서 완전한 충만감을 느끼던 태아는 탯줄이 끊어지며 ...

    1539호2023.07.28 11:06

  • [요즘 어른의 관계맺기](4)지나온 다리를 불사르지 말라
    (4)지나온 다리를 불사르지 말라

    영원히 헤어지지 않을 것같이 만나고, 다시 안 볼 것처럼 헤어진다. 틀렸다. 금세 헤어질 것처럼 만나고, 영원할 것같이 헤어지는 게 맞다. 거자필반이라 했다. 만났던 사람은 다시 만난다. 헤어진 사람은 반드시 돌아온다.25년간 직장생활을 했다. 그사이 아홉 번 직장을 그만뒀다. 그때마다 사람들과 헤어졌다. 모든 만남은 헤어짐을 낳는다. 내 기억 속 헤어짐은 어머니와의 이별에서 시작됐다. 어머니가 돌아가신 게 내가 열한 살 때였는데, 지금껏 그 이별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만남은 짧았고 헤어짐은 길었다. 학창시절과 직장생활 동안 만났던 무수한 사람과도 그렇다. 노무현 대통령을 모실 때는 그 시간이 힘들어 임기 끝나는 날만을 고대했다. 마침내 그날이 왔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영영 헤어지고 말았다. 그리고 길면서 짧았던 그와의 5년은 나에겐 가장 소중한 추억이 됐다.잘 헤어져야 한다. 노무현 대통령과 헤어지기 달포 전, 봉하마을을 찾았다. 대통령께서 만난 후 처...

    1536호2023.07.07 11:29

  • [요즘 어른의 관계맺기](3)싫은 사람과 더불어 살기
    (3)싫은 사람과 더불어 살기

    나는 모든 사람과 잘 지내야 한다는 강박에 시달렸다. 한 사람이라도 나를 싫어하면 견디기 힘들었다. 하지만 모든 사람이 나를 좋아한다는 건 불가능에 가깝다. 어느 집단에나 나를 싫어하는 사람은 있게 마련이다. 그럴 때 나는 나와 원만한 관계에 있는 아흔아홉 명은 젖혀두고 나를 싫어하는 한 사람에 매달렸다. 어떻게든 그 한 사람과 좋은 관계를 만들 방도를 찾았다. 찾은 방법은 그때그때 상대에 따라 달랐다.첫째, 한배 타기다. 증권회사에 다닐 적에 불편한 동료가 있었다. 나이는 나보다 한 살 아래인데, 입사는 1년 이른, 애매한 선배였다. 말을 트고 편하게 지내면 좋으련만 그가 원치 않았다. 서너 살도 아닌 한 살 터울이어서 더 어정쩡했고, 사사건건 신경전을 벌였다. 그러다 우연히 그와 내가 같은 주식을 갖고 있다는 사실을 알았다. 이후 관계가 돌변했다. 주식 가격이 등락할 때마다 정보를 주고받으면서 괴로움과 즐거움을 함께하는 사이가 됐다. 그때 깨달았다. 불편한 관계일수...

    1533호2023.06.16 11:4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