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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기홍이 만난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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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기홍이 만난 사람](5)김관석 교수 “국가 전략 차원에서 한우산업 혁신해야”
    (5)김관석 교수 “국가 전략 차원에서 한우산업 혁신해야”

    김관석(52) 충북대 축산학과 교수는 도시에서 나고 자랐다. 청소년 시절에는 농업과 축산을 전혀 알지 못했다. 역설적으로 축산에 대한 관심은 그런 성장 과정에서 비롯됐다. 경북대 낙농학과에 입학했다. 공부를 할 때마다 새로운 세상과 조우했다. 생명 현상을 다루는 그 세계는 풍요로웠다. 그 분야의 여러 이슈에 대한 지적 호기심은 무한대로 늘어났다. 그가 시골에서 자랐다면 축산학에 관심을 두지 않았을지도 모른다.김 교수는 1997~2003년 미국 아이오와주립대에서 석박사 학위 과정을 밟았다. 박사학위 전공은 분자유전학이다. 가축의 성장, 에너지 대사, 면역형질 등을 연구했다. 쉽게 말해 비만과 식욕과 관련된 유전자에 관심을 기울였다. 특히 돼지의 사료 효율성에 주목했다. 사료를 적게 먹고, 분변도 적게 배출하는 유전자에 관한 연구다.동물의 사료 효율은 종돈회사로선 큰 관심사다. 사룟값을 포함한 생산비가 수익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그 비용을 10%만 줄여도 상당...

    1488호2022.07.22 11:15

  • [한기홍이 만난 사람](4)클래식 기타리스트 허원경 “속도 경쟁에 내 음악 매몰하고 싶지 않아”
    (4)클래식 기타리스트 허원경 “속도 경쟁에 내 음악 매몰하고 싶지 않아”

    클래식 기타리스트 허원경(48)의 연주를 지난 7월 5일 예술의전당에서 처음 들었다. 이날 현대음악연구모임 ‘운지회’의 30주년 기념연주회가 열렸다. 박상연 예술감독과 지휘를 맡은 화음챔버오케스트라가 11년째 기획하고 있는 ‘Joy on the Strings’ 무대다.허원경은 이날 한국 현대음악의 거목 백병동의 작품을 연주했다. ‘기타와 현악합주를 위한 운(韻)-8’이란 곡이다. ‘운’ 시리즈는 백병동의 악기에 대한 애정의 산물이다. 1번부터 6번까지는 초기에, 7번(해금)과 8번(기타)은 2014년 무렵 만든 곡이다.허원경은 이 곡을 강력한 집중력을 발휘해 연주했다. 그의 연주는 선이 굵고, 기교를 탐하지 않는 것으로 유명하다. 음색 중심의 접근이나 포장을 내려놓고, 작곡한 사람의 음악적 본질을 끝까지, 그리고 단단하게 추구하는 스타일이다.이날 연주에서 허원경은 짧은 ...

    1487호2022.07.15 14:30

  • (3)티소믈리에 정승호 “커피는 포화상태, 차의 시대가 온다”

    차는 느림의 음료다. 속도보다는 깊이와 방향, 가치를 추구한다. 커피의 테마가 ‘각성’이라면 차(茶)는 ‘치유와 고요함’이 특성이다. 티소믈리에 정승호(51·한국티소믈리에연구원 원장)의 삶도 오래전 궤도가 수정됐다. 화려함보다 깊이와 질(質)을 추구하게 됐다. 차가 건넨 선물이라고 그는 생각한다.그는 차가 “고진감래(苦盡甘來)의 향기를 지녔다”고 말했다. 중국 윈난성의 보이차는 쓴맛과 떫은맛이 강하다. 그해에 만들어진 차는 마시기 어렵다고 한다. 통상 5년은 지나야 겨우 마실 수 있는 정도가 된다. 제맛을 내려면 20년이 돼야 한다. 최고의 맛을 인정받으려면, 심지어 30년 이상의 기다림이 필요하다. 그런 보이차에는 묘하게 깊은 맛이 있다. 한번 넘긴 차의 맛과 향이 다시 목으로 코로 되돌아 나온다. 이것을 ‘회운(回韻)’이라고 한다.캐나다에서 로네펠트 티에 반하다...

    1486호2022.07.08 14:23

  • [한기홍이 만난 사람](2)농부가 된 불문학자 이원복 “자연과 하나 된 삶에서 행복 얻었죠”
    (2)농부가 된 불문학자 이원복 “자연과 하나 된 삶에서 행복 얻었죠”

    불문학자 이원복을 그가 운영하는 전북 남원시의 작은 농장에서 만났다. 6평 컨테이너 안에 그는 거주한다. 이곳에서 거의 완벽한 유기농으로 토마토를 재배하고 흑염소를 키운다. 이원복은 이미 학계에서 은퇴한 사람이다. 불문학자라는 타이틀 앞에 ‘전(前)’이라는 단어를 붙여야 온당할지 모른다. 책과 펜을 완전히 버리고, 농사를 짓기 시작한 지가 벌써 10년이 됐다.투르니에 연구에 독보적 그는 원광대 불문학과, 외국어대 불어과 대학원을 거쳐 프랑스 프랑슈콩테대학교에서 문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프랑스 현대문학의 거장 미셸 투르니에를 깊이 연구했다. ‘미셸 투르니에 ‘마왕’에 나타난 신화 연구’, ‘미셸 투르니에의 작품에 나타난 여행의 역할’ 등이 그의 대표 논문이다.미셸 투르니에 연구에 관한 한 이원복은 독보적이다. 프랑스에서 공부할 때 이원복은 투르니에를 두 번이나 만나 인터뷰했다. ...

    1485호2022.07.01 14:51

  • [한기홍이 만난 사람](1)민중가수 임정득 “모든 투쟁의 뿌리는 사랑에 있죠”
    (1)민중가수 임정득 “모든 투쟁의 뿌리는 사랑에 있죠”

    나에게 노래는 멜로디보다 가사가 더 중요하다. 가사를 먼저 써야 곡이 떠오른다. 전문적인 공부를 한 친구들은 멜로디부터 쓰기도 하지만 나는 그렇게 하지 못한다. 메시지가 없으면 곡이 만들어지지 않는다.임정득(41)은 영남대 1학년 때부터 노래를 불렀다. 노래 동아리 ‘예사가락’에서 ‘민중가요’라는 형식의 노래를 만났다. TV에서 전혀 듣거나 보지 못했던 노래였다. 신선했다. 특히 가사가 좋았다.경북 군위군의 궁벽한 시골에서 어린 시절을 보냈던 그다. 대구로 유학 와서 중고등학교에 다녔지만 학교에서 그의 존재감은 미미했다. 말이 없었다. 항상 겸손하고 모범적으로 처신했다.대학 시절 노래를 부르기 시작하면서 자신의 가치, 존재에 자신감을 갖게 됐다. 단과대를 돌며 노래 공연을 하면 학생들의 반응이 좋았다. 그의 노래에 반해 동아리에 신입부원이 여럿 몰려들기도 했다.싱어송라이터 임정득은 민중가수로 현장에서 잘 ...

    1484호2022.06.24 17: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