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가 은희경씨(63)의 첫 장편소설이자 제1회 문학동네소설상 수상작인 <새의 선물>이 최근 100쇄를 찍었다. 1995년 1쇄를 찍었으니 27년 만에 이룬 영예다. <새의 선물>은 화자(話者)인 열두 살의 조숙한 소녀 진희의 시선을 통해 가족과 이웃, 다양한 인간 군상의 모습을 담아낸 성장 소설이다. 이후에도 꾸준히 새 작품을 발표해온 은 작가는 사람 간 관계의 상투성과 그로 인한 진정한 소통의 단절을 이야기했다. 사람과 사랑에 대한 냉소를 경쾌한 농담과 시니컬한 문체로 담아냈다.지난 7월 19일 서울 마포구 합정동의 한 북카페에서 은희경 작가를 만났다. 머리카락을 와인색으로 물들인 모습이었다. 그는 “작가 하면 연상되는 특정 이미지에서 탈피하고 싶어 적극적으로 선택한 색상”이라고 말했다. “한때는 붉은색으로 염색한 적도 있다”고 했다. 안주하거나 고여 있는 삶 또는 사고를 거부하고 귀를 한껏 연...
1488호2022.07.22 11: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