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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용현의 노동법 새겨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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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용현의 노동법 새겨보기](7)어떻게 ‘힘듦’을 증명할까
    (7)어떻게 ‘힘듦’을 증명할까

    어느 4월의 초봄, 75세 어르신이 아파트 계단 청소(신주작업)를 하다가 그 자리에서 돌아가셨습니다. 점심시간에 집을 나서던 주민이 발견했을 때 고인은 급성심근경색으로 돌아가신 뒤였습니다. 유가족들은 어머니의 갑작스러운 사망에 미처 슬퍼할 겨를도 없이 알음알음으로 산업재해 보험금 지급신청을 했습니다. 근로복지공단은 고령자이고 원래 병이 있는 상태인데다 간단한 청소업무이니 “힘들지 않아 산재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결정했습니다.유족들은 소송할 것인가 고민에 빠졌습니다. 산재 소송이 어렵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자녀 중 장남이 용기를 내 찾아왔습니다. 70대 중반 근로자의 산재를 인정한 전례는 찾기 힘들었습니다. 65세 이상 근로자들을 산재로 인정한 사례조차 발견하기 어려웠습니다. “쉽지 않을 것 같다”고 말씀드렸습니다.달리 생각해보면 아무리 고령자라도 근로자라면 산재보험료를 냅니다. 누구나 나이가 들면 몸에 조금...

    1462호2022.01.14 15:04

  • [한용현의 노동법 새겨보기](6) 핵심만 추려본 ‘2021 노동판결’
    (6) 핵심만 추려본 ‘2021 노동판결’

    100만건, 1년 동안 제기되는 민사 본안사건 수입니다. 형사 공판 사건은 약 35만건(2021 <사법연감> 기준)입니다. 법원은 2021년에도 수많은 판결을 선고했습니다. 그중에서도 특히 몇몇 대법원판결은 알아두면 의미가 있습니다. 많은 사람의 피·땀·눈물이 섞인 대법원판결은 웬만해서는 바뀌지 않고, 실생활과 관련 있기 때문입니다.누구나 신입사원이 되고, 연차가 몇개인지 여부는 큰 관심입니다. 그런데 몇년 전부터 1년 기간제 근로자의 연차휴가일 수가 11일인지, 아니면 26일인지 논쟁이 있었습니다. 대법원은 지난 10월 14일, 1년 기간제 근로계약을 체결한 근로자의 연차휴가는 26일이 아닌 11일이라고 판결, 최대 26일의 연차휴가가 발생한다는 기존의 고용노동부 행정해석과 반대 결론을 내렸습니다. 이 판결 이후 모든 신입사원이 영향을 받을 것입니다.노동법과 관련된 사건들은 대체로 해고(신분), 임금(돈)이나 안전(산재), ...

    1458호2021.12.17 13:23

  • [한용현의 노동법 새겨보기](5)기간제 K의 ‘기대’, 권리가 될 수 있을까
    (5)기간제 K의 ‘기대’, 권리가 될 수 있을까

    권리는 힘입니다. ‘특별한 이익을 누릴 수 있는 법률상의 힘’을 말합니다. 권리에는 기본권, 소유권, 전세권, 청구권, 형성권, 항변권 등이 있습니다. 노동과 관련한 권리는 기본적으로 헌법 제32조 제1항 제1문 “모든 국민은 근로의 권리를 가진다”입니다. 구체적으로 임금도 청구하고, 근로시간, 작업환경, 재해보상에 대한 근로조건에 관해 다양한 권리를 가집니다.‘기대할 수 있는 권리’라는 것이 존재할 수 있을까요? 기대권(期待權)이라는 개념이 있습니다. 현재는 없지만, 장차 다른 법적 요건이 갖춰지면 특정한 권리를 획득할 수 있는 권리를 말합니다. 그렇지만 일방의 권리에는 상대방의 의무가 따르므로 쉽게 인정되지는 않았습니다. 그런데 기간제 근로자의 계약 ‘갱신기대권’은 유례없이 ‘성공한 기대권’인 것 같습니다.1980년대, 계약 기간을 정해 임용된 대학교원...

    1454호2021.11.22 13:38

  • [한용현의 노동법 새겨보기](4)누구는 못 받고 누구는 억? 퇴직금의 스펙트럼
    (4)누구는 못 받고 누구는 억? 퇴직금의 스펙트럼

    퇴직금은 주 15시간 이상 근로자가 1년 이상 계속 근무할 때 발생합니다. 법령상 회사의 감독을 받아 일을 제공하고 임금 받고 일하는 사람을 근로자라고 합니다. 근로자인가 아닌가의 문제, ‘근로자성’은 퇴직금 소송에서 단골 쟁점입니다.백화점 위탁판매원으로 의류 등을 판매하는 회사와 판매용역계약을 체결하고 백화점에 파견돼 매장 관리·판매 업무를 수행하는 ‘백화점 위탁판매원’의 근로자성을 부정한 사례가 있습니다(대법원 2020다207864). 최근까지 법원의 동향에 따르면 많은 직종의 분들이 퇴직금을 받지 못합니다. 보험설계사, 레미콘 차량 운전사, 도급제 신문 배달사원, 굴착기 소유자 겸 운전자, 아이돌봄 서비스를 제공하는 아이돌봄인, 학습지 교사를 관리하는 지점장, 휴대전화 판매인, 자동차 카마스터, 미용실에서 동업 약정을 체결하고 일한 미용사는 근로자로 인정되지 않습니다. 따라서 퇴직금도 없다고 판단합니다....

    1450호2021.10.22 14:41

  • [한용현의 노동법 새겨보기](3)해고엔 ‘왜’가 필요하다
    (3)해고엔 ‘왜’가 필요하다

    #인사위원회에서위원장 징계대상자, 소명해보세요.징계대상자 저는….나(징계대상자의 변호사) 잠시만요, 일단 징계 혐의가 무엇인지 명확히 알려줘야 대상자가 그것에 대해 소명할 것 아닙니까.위원장 혐의는 검찰처분(기소유예)입니다.나 몇날 며칠 몇시에 어떤 행위가 징계 대상으로 특정되는지 알려주시기 바랍니다.간사 (자료를 보며 기소유예 처분서를 읽음)나 잘 들었습니다. 그런데 읽은 내용 중에 어느 부분이 혐의란 말씀인지요?간사 폭행과 기소유예 처분입니다.나 폭행이라는 두루뭉술한 말씀 말고, 구체적으로 언제 어디서 누가 무엇을 했는지 행위를 특정해주셔야 할 것 같습니다.위원 쌍방폭행 아닙니까?나 이 사건은 동료 A씨가 다른 동료들 앞에서 B씨를 마구 욕하고 발로 차며 폭행하자, B씨가 소극적으로 저항하면서 옷을 1회 잡아끈 사건입니다. 쌍방폭행과 성격을 달리합니다. 기소유예 처분에 불복해 헌법소...

    1447호2021.10.01 15:22

  • [한용현의 노동법 새겨보기](2)정리해고는 ‘최후의 수단’이 돼야 한다
    (2)정리해고는 ‘최후의 수단’이 돼야 한다

    해고에는 징계해고, 통상해고, 정리해고가 있습니다. 징계해고는 노동자(근로자)의 책임 있는 사유(예를 들면 횡령)로, 통상해고는 노동자의 일신상 사유(예를 들면 중한 질병)로, 정리해고는 기업의 긴박한 경영상 필요로 행하는 해고입니다.어느 가사에서는 “아버지는 회사에서 정리해고, 전화 한 통화 하면 쉽게 정리되죠”라고 하지만(스윙스·‘fallin’), 현실에서 해고는 매우 어려운 문제입니다. 노동자가 해고를 받아들이지 않고 다툼을 시작하면 그야말로 생명줄을 건 전쟁이 시작됩니다.회사가 정리해고(경영상 이유에 의한 해고, 구조조정)하려면 4가지 요건이 필요합니다. ①도저히 견딜 수 없을 만큼 경영난이 심각해야 하고(긴박한 경영상의 필요) ②경영난을 타개할 수 있는 다른 방법을 먼저 모색해야 하며(해고를 피하기 위한 노력) ③정리해고 대상자 선별 기준이 지극히 공정해야 하고(합리적이고 공정한 해고 기준) ④해고...

    1443호2021.08.30 11:04

  • [한용현의 노동법 새겨보기](1)촛불 하나라도 켜는 것이 낫습니다
    (1)촛불 하나라도 켜는 것이 낫습니다

    “죽고 싶네요. 제가 죽어야 이 문제가 해결될까요?” 심각한 직장 내 괴롭힘 피해자분들이 공통으로 던지는 한마디입니다. 일단 노동법에 따라 회사에 신고해 보자고 권합니다.회사의 조치 의무 강화직장 내 괴롭힘을 당한 노동자는 회사에 신고해야 합니다. 사장이 괴롭힘을 가해도 회사에 신고해야 합니다. 그런데 신고 당사자를 조사하지도 않고 형식적으로만 조사를 끝내버리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회사가 직장 내 괴롭힘 조사, 판정, 조치에 대처하는 방법은 천차만별입니다. 조사는 경찰·검찰에서 하는 수사와 비슷합니다. 조사자의 경험과 능력, 교육에 따라 조사의 과정과 결과가 매우 달라집니다. 2021년 10월 14일부터 당사자 조사 의무, 객관적 조사 의무가 명시됐습니다. 회사는 직장 내 괴롭힘 신고가 있으면 ‘당사자 등에게’, ‘객관적으로’ 조사해야 합니다.사용자가 조치 의무(조사, 피해 노동...

    1440호2021.08.09 14: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