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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용현의 노동법 새겨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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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용현의 노동법 새겨보기](16)“그 친구, 같이 일할 때 어땠어요?”
    (16)“그 친구, 같이 일할 때 어땠어요?”

    금감원 채용시즌이 막바지에 달하고 있었습니다. 면접위원들은 2차 면접일정이 끝난 후 2차 면접 합격자들을 결정했습니다. 면접위원들은 2차 면접전형 합격자를 결정할 무렵, 갑자기 직장 근무 경력이 있는 일부 응시자들에 대해 평판조회를 하기로 결정했습니다.회사는 세평 절차, 방법, 기준 등을 정하지 않은 상태에서 단 하루 만에 평판조회를 했습니다. 그나마 경력이 없는 지원자는 하지 않았습니다. 경력이 있는 지원자 A의 평판조회를 했습니다. 보고 내용 중에는 “A는 패기나 열정이 없고, 금융공학에 대한 전문지식이나 열정도 매우 부족해 XX은행 인사팀이라면 채용하지 않겠다고 함”이라는 다분히 주관적이고 악의적인 내용도 있었습니다(A의 금융공학 필기성적은 우수했고, 추후에 XX은행은 그런 사실도 없다고 확인했습니다). 회사는 평판조회(Reference Check) 중 긍정적인 평가는 임의로 누락시키고 부정적인 내용만 보고했습니다. 그 결과 A는 탈락했고, ...

    1504호2022.11.18 11:20

  • [한용현의 노동법 새겨보기](15)800원 해고와 법의 온기
    (15)800원 해고와 법의 온기

    고속도로가 생기기 전, 전라북도 남원~전주 간 국도는 한때 교통사고가 잦기로 유명한 죽음의 도로였습니다. 이 도로를 오가는 시외버스 회사가 있습니다. 이 회사 버스 운전기사 A, B도 남원~전주 간 버스를 운전했습니다. 그 구간 중간에 있던 간이정류장에서는 버스요금을 현금으로 받았습니다. A는 직접 현금으로 내는 2명으로부터 받은 버스요금(1인당 6400원) 중 잔돈 800원을, B는 다른 버스를 운전하면서 같은 날 13명으로부터 받은 현금 중 잔돈 5200원을 회사에 납부하지 않았습니다. 승객 1인당 400원이었습니다. 잔돈이라도 당연히 입금해야 하는 회사의 수입원이었습니다. 회사는 A와 B를 해고했습니다. A와 B는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했습니다.중앙노동위원회는 ①잔돈 미납 행위가 징계사유는 인정되지만 ②징계양정(징계의 정도)이 해고는 너무 심하다고 보았습니다. ▲금액이 소액이고 ▲잔돈 미납이 묵인되는 관행으로 오인했을 가능성이 있으며 ▲행위가 고의적이거나 계획적이지...

    1499호2022.10.14 14:51

  • [한용현의 노동법 새겨보기](14)연차휴가는 소중하다
    (14)연차휴가는 소중하다

    얼마 전, 연차휴가 사유에 ‘생일파티’라고 쓴 어느 직원의 이야기가 인터넷에서 화제였습니다. 회사에 제출하는 연차사유에 ‘생일파티’라고 쓴 경우에 대해 “회사에 보고하는 자료인데 요즘 세대들 이해가 안 된다”는 의견도 있었지만, “연차사유는 원래 적지 않아도 되는 것이고, 그런 걸 따지는 것이 ‘꼰대’”라는 의견도 많았습니다.연차사유가 뭔가? 1990년대생의 경우 연차는 “나의 자유이고, 자유의 사유 또한 알릴 필요가 없다”(<90년대생이 온다> 중에서)로 요약된다고 합니다. 그래도 현실에서는 “부장님, 저… 연차 좀 내겠습니다”라고 어렵게 내밀며, 회사가 요구하는 대로 연차사유 칸을 착실히 기재하는 직원이 대다수일 것입니다.회사가 연차사유를 기재하라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법적인 이유는 발견...

    1493호2022.08.26 15:11

  • [한용현의 노동법 새겨보기](13)나의 해고일지
    (13)나의 해고일지

    서울시내 한 대형교회에서 방송실 정규직 직원들을 계약직으로 외주화하고 이에 따르지 않은 직원들은 정리해고한 사건이 발생합니다. 외주 계약직을 거부한 8명의 정리해고자는 노조를 만들고 소송을 제기해 결국 부당해고를 인정받게 됩니다. 교회는 종교단체의 특수성을 강조하며 해고자들의 신앙을 문제삼으려 했지만, 신앙은 노동법에 어떤 영향을 미칠 수 없습니다.“변호사님, 우리 교회 방송실을 외주 기업으로 넘긴다고 하네요, 사직서를 쓰라고 합니다.”“갑자기 외주요? 사유가 뭔가요?”“잘 모르겠는데, 전문성을 키우고 멀티플레이어로 만든다고 해요.”“외주 기업으로 안 가면 어떻게 된다고 하나요?”“정리해고한다는 것 같아요.”“부당하고 어려운 일이네요. 사직서를 한번 쓰면 돌이키기는 어렵습니다. 쓰실 건가요?”...

    1489호2022.07.29 14:16

  • [한용현의 노동법 새겨보기](12)노인을 위한 나라는 있다
    (12)노인을 위한 나라는 있다

    정부는 “임금피크제를 실시하면 장년 근로자로 계속 일할 수 있고, 청년의 일자리도 늘어날 수 있습니다”라고 했습니다. 호봉제를 실시하는 기업이 많은 한국의 현실에서 고임금 근로자에게 퇴직의 유인을 주고, 그래서 생겨난 자리에 청년을 고용한다는 정책은 그럴듯하기도 합니다.임금피크제와 연봉계약 중 우선은? A는 골프장·스키장을 운영하는 회사(문경레저타운)에 2003년부터 2016년까지 14년간 근무한 근로자입니다. A는 회사와 2014년 3월 7090만원에 연봉계약을 했습니다. 회사는 노조의 동의를 받아 ‘임금피크제 운용세칙’(취업규칙)을 제정·공고했습니다. 정년 2년 미만자에 기준연봉(임금피크제 적용 직전 연봉)의 60%, 정년 1년 미만자는 기준연봉의 40%였습니다.A는 회사에 임금피크제의 적용에 동의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표시했습니다. 회사가 삭감된 임금을 지급하자, A는 삭감되지 않은 임금을 ...

    1485호2022.07.01 14:51

  • [한용현의 노동법 새겨보기](11)고용상 성차별 당했다면 노동위 찾아가세요
    (11)고용상 성차별 당했다면 노동위 찾아가세요

    A는 상사로부터 성추행을 당했습니다. 사내 고충처리위원회에 상사의 성추행 피해 신고를 했습니다. 상사는 회사의 실세였습니다. 회사는 갑자기 한 달간 A에게 업무를 거의 부여하지 않았습니다. 갑자기 다른 근로자들에게는 하지 않는 근태 감시를 A에게만 실시하고, 꼭 해야 할 외부 취재업무도 금지했습니다. 회사는 그렇게 A에게 업무상 불이익을 주다가, A의 의사에 반해 가해자와 같은 층에 있는 부서로 이동시켰습니다. 회사는 A를 기존 입사 때 선발한 직군인 ‘기자’와 무관한 ‘연구원’으로 바꿔 전보했습니다. 급여가 낮아졌고 보너스도 깎였습니다.신고에 대처하는 회사의 자세 ‘남녀고용평등법’이 있습니다. 1987년에 제정한 이 법에는 ‘누구든지’ 직장 내 성희롱 발생 사실을 알게 된 경우, 그 사실을 해당 사업주에게 신고할 수 있습니다. 회사는 피해근로자를 보호하기 위해 ‘적절한 조...

    1481호2022.06.03 11:23

  • [한용현의 노동법 새겨보기](10)이것은 사직인가 해고인가
    (10)이것은 사직인가 해고인가

    A는 2019년 1월 제과·제빵업체 I사에 제빵 생산관리 책임자로 입사했습니다. 대표 B는 A가 본사에 반품 문의를 했다고 거짓말을 한 점을 질책했습니다. 2019년 5월 B는 A에게 “이렇게 거짓말하면 같이 일 못 합니다”라고 했습니다. 그러자 A는 B에게 “그럼 내가 그만두면 되겠네요”라고 했습니다. A는 그러면서 제빵실로 자리를 옮겼습니다. B는 제빵실로 와서 다시 A에게 “나간다고 그러지 않았나요. 일을 왜 하고 있어요”라고 했습니다. A는 그 뒤 집으로 갔고, 출근하지 않았습니다. A는 소송을 제기했습니다(부당해고구제 재심판정 취소소송).“내가 그만두면 되겠네요?”법원은 “설령 A가 B의 첫 번째 질책에 대해 ‘그만두면 되지 않느냐’라는 의사를 표현했다고 하더라도, 그 자리를 떠나 제빵실로 가서 근무하고 있었다면, 앞서 한 ...

    1477호2022.05.06 14:51

  • [한용현의 노동법 새겨보기](9)채용비리는 무죄다
    (9)채용비리는 무죄다

    어느 삼계탕 가게에서 한국고속철도 기장으로 근무하다가 정년퇴직하고 계열사 회사의 경력직 기장 채용절차에 지원 예정인 사람이 회사의 노사업무 담당자 A와 만났습니다. 지원자는 “나를 꼭 뽑아달라”는 말과 함께 노사담당자에게 500만원을 건넸습니다. A는 그렇게 12명의 채용과 관련해 6630만원을 받았습니다.돈을 건넨 사람 중에는 경력직 기장 B도 있었는데, ‘B가 2016년 3월 초 A에게 딸이 지원했고 잘 부탁한다고 했더니, A가 사람들을 만나려면 술을 마셔야 한다고 했다. 이에 자신이 A에게 계좌번호를 알려달라고 해 2016년 3월 18일 200만원을 입금했고, A가 술을 한잔 더 마셔야 한다고 해 2016년 3월 23일 230만원을 추가로 입금했다’고 인정됐습니다.청탁을 한 B는 해고됐고, 해고를 다투는 재판에서 법원은 “채용비리 행위가 참가인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이 큼에도 사전에 적발하기 어려운 특성...

    1472호2022.04.01 14:20

  • [한용현의 노동법 새겨보기](8)부당한 인사발령, 소송 가능할까?
    (8)부당한 인사발령, 소송 가능할까?

    회사의 신설 충청지역본부장 자리에 대전서부지사장 A가 승진 임명됐습니다. A의 입사 2년 선배로 대전동부지사장인 B가 인사에 불만을 표출했습니다. A를 향해 “본부장 역할이나 제대로 해라. 내가 그만두든 본부장이 그만두든 해야겠다”고 말하기도 하고, 공식 행사에서 A의 악수를 거절하는 일도 있었습니다. 회사는 B가 본부장 취임식이나 지사장 회의에서 공개적으로 ‘하극상’을 벌였다고 판단, B를 수도권 남부지역본부 영업담당 부장으로 발령했습니다.규정을 무시하고 좌천하면회사는 기존 지사장의 직무수행이 부적절하거나 영업 성과가 떨어지면 지사장을 영업담당 부장으로 발령(좌천)하고, 다시 성과를 내면 지사장으로 복귀시키는 인사 방식을 적용하고 있었습니다. 실적에 따른 사실상 ‘문책 인사’로 B도 이 상황에 해당한다고 판단했습니다. B는 이번 인사발령이 부당전보라며 충남지방노동위원회(지노위)에 구제신청을 내 받...

    1467호2022.02.25 15:00

  • [한용현의 노동법 새겨보기](7)어떻게 ‘힘듦’을 증명할까
    (7)어떻게 ‘힘듦’을 증명할까

    어느 4월의 초봄, 75세 어르신이 아파트 계단 청소(신주작업)를 하다가 그 자리에서 돌아가셨습니다. 점심시간에 집을 나서던 주민이 발견했을 때 고인은 급성심근경색으로 돌아가신 뒤였습니다. 유가족들은 어머니의 갑작스러운 사망에 미처 슬퍼할 겨를도 없이 알음알음으로 산업재해 보험금 지급신청을 했습니다. 근로복지공단은 고령자이고 원래 병이 있는 상태인데다 간단한 청소업무이니 “힘들지 않아 산재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결정했습니다.유족들은 소송할 것인가 고민에 빠졌습니다. 산재 소송이 어렵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자녀 중 장남이 용기를 내 찾아왔습니다. 70대 중반 근로자의 산재를 인정한 전례는 찾기 힘들었습니다. 65세 이상 근로자들을 산재로 인정한 사례조차 발견하기 어려웠습니다. “쉽지 않을 것 같다”고 말씀드렸습니다.달리 생각해보면 아무리 고령자라도 근로자라면 산재보험료를 냅니다. 누구나 나이가 들면 몸에 조금...

    1462호2022.01.14 15: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