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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용현의 노동법 새겨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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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용현의 노동법 새겨보기] (38) 상사를 따돌리는 직장 내 을질
    (38) 상사를 따돌리는 직장 내 을질

    A는 유독 큰 소리로 키보드를 두드렸습니다. 마치 C에게 들으라는 듯했습니다. A와 C 그리고 B과장 단 3명으로 구성된 ‘콥’(팀의 하부조직)이었고, C는 A의 상급자였습니다.C가 사무실 자리에 앉으려 할 때, 옆자리의 A와 B과장이 대화하는 듯한 미묘한 분위기가 있었습니다. 그들은 C에게 관심을 주지 않았고, 무언가 C를 배제한 대화를 하는 듯 보였습니다. C는 모니터를 보며 일을 시작했지만, 울리는 키보드 소리에 신경이 곤두섰습니다.알고 보니, A는 근무시간 중 같은 팀의 B과장과 사내 메신저에서 C를 대상으로 “미친년”, “개또라이”, “개노답”, “극혐” 등의 표현을 수차례 사용하면서 C를 따돌렸습니다. “오른손으로 턱을 괴어. 누나(B과장)도 하자. 오른손을 사용하는 것이 중요해. 고개도 돌려야 해. 본인의 정수리가 상대방(C)을 향해야 각도가 완성됨. 한숨도 푹푹 쉬어주고”라며 C의 정신적인 압박을 유발할 만한 구체적인 방법까지 제시하기도 했습니다....

    1595호2024.09.06 16:00

  • [한용현의 노동법 새겨보기](37) 성공하면 특고, 실패하면 부당해고 아닙니까?
    (37) 성공하면 특고, 실패하면 부당해고 아닙니까?

    “판결을 선고합니다. ‘캡틴’과 골프장은 공동해 망인의 어머니에게 1억6000만원, 망인의 언니에게 1000만원과 각 지연이자를 지급하라. 원고 일부승소입니다.”2019년 7월에 입사한 27세 골프장 캐디와 ‘캡틴’ 캐디 간에 발생한 일입니다. 연장자이자 경력이 많은 캡틴 캐디는 신입 캐디 A가 마음에 안 들었던 모양입니다. 다른 캐디들도 들을 수 있는 무전으로 공개적·반복적으로 A의 외모를 비하하고 질책했습니다.“뚱뚱해서 못 뛰는 거 아니잖아. 뛰어.”, “오늘도 진행이 안 되잖아. 오늘도 또 너냐.”캐디는 캡틴으로부터 질책을 받으면 “네” 또는 “죄송합니다”라고만 대답해야 하고, 그렇지 않으면 추가로 질책 또는 벌칙을 받게 되므로 A가 캡틴에게 항의하기는 사실상 불가능했습니다. A는 또 기숙사에서 룸메이트와 분쟁이 있었고, 캡틴으로부터 방을 옮기라는 지시를 받아 한동안 모텔에서 거주했습니다. 캐디 기숙사에서는 룸메이트 간 분쟁 시 방을 옮기는 사람이 잘못을 저지른 ...

    1592호2024.08.16 16:00

  • [한용현의 노동법 새겨보기](36) ‘365일 근무’ 땐 연차수당 11일치, 366일  땐 26일치?
    (36) ‘365일 근무’ 땐 연차수당 11일치, 366일 땐 26일치?

    2023년 여름이 될 무렵, 홍 사장은 2명의 신입 직원을 채용했습니다. 그중 1명인 지훈(가명)은 26세의 청년으로, 열정적이고 성실해 보였습니다. 그는 하루의 휴가도 쓰지 않고 매일 출근해 열심히 일했습니다. 홍 사장은 지훈의 모습을 보며 기특하게 생각했고, 그의 노고를 인정해주기 위해 특별 보너스도 준비했습니다.그런데 지훈은 애초부터 1년+1일 일하고 26일치 연차수당을 받아 나갈 계획이었습니다. 2024년 초여름 즈음, 1년이 지나자마자 퇴사 의사를 밝혔습니다. 홍 사장은 당황스러웠지만, 지훈의 선택을 존중하기로 했습니다. 퇴사 당일, 지훈은 26일치 연차수당을 요구했고, 홍 사장이 지급하지 않자 노동청에 진정을 넣었습니다. 홍 사장은 노동청을 나서며 “20년 장기 근속한 직원이 퇴직할 때도 이렇게 수당을 많이 받지는 않았는데…”라며 힘겨워했습니다.■1년 차 연차 논쟁근로기준법에 따르면, 사용자는 1년간 80% 이상 출근한 근로자에게 15일의 연차휴가를 주어야 ...

    1589호2024.07.26 16:00

  • [한용현의 노동법 새겨보기] (35) 오죽하면, 20년 전 일로 해고하기
    (35) 오죽하면, 20년 전 일로 해고하기

    “부장님, 유튜브 보셨어요? 이 과장(가명)이 20년 전 그 사건의 공범이었다고요. 계속 같이 근무할 수 있을까요?” 김 대리가 놀란 목소리로 물었다. 사무실은 일순 조용해졌다.인사부 박 부장은 창밖을 바라보며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군. 우리 회사 규정에 맞는지 확인해봐야겠어.”부장은 조심스럽게 말을 이었다. “회사에 입사하기 전 범죄로 해고할 수 있는지는 케이스별로 달라. 과거 비위행위를 저지르고 입사한 경우에도 징계할 수 있다는 판례도 있기는 하지만, 원칙적으로 과거와 현재의 직무가 연속성이 있어야 하거든.”김 대리는 고개를 끄덕이며 물었다. “그럼 이 과장의 경우는 어떻게 되나요?”부장은 답했다. “이 과장이 입사한 후 범죄사실이 밝혀졌다면, 회사 규정에 따라 채용 결격 사유로 해고가 가능할 수도 있어. 우리 회사는 성범죄로 벌금형을 받은 후 2년이 지나지 않았다면 해고가 가능하지.”김 대리는 다시 물었다. “하지만 20년 전 사건이라면 ...

    1585호2024.06.28 16:00

  • [한용현의 노동법 새겨보기] (34) 다정한 노조가 살아남는다
    (34) 다정한 노조가 살아남는다

    ■생산직과 사무직 간 대화김철수(생산직 노조원·40대·15년차): 대리님, 요즘 사무직 노동조합 교섭단위 분리 때문에 회사에서 얘기가 많던데, 사무직 노조에서는 어떤 얘기가 나와요?이수진(사무직 노조원·30대·7년차): 네, 선배님. 우리 사무직은 생산직과의 차별이 너무 심하다고 봐요. 특히 생산직에는 없고 사무직만 시행하는 임금피크제, 사무직만 정년 퇴직일이 최대 11개월 더 빠른 문제, 사무직에는 격려금을 지급하지 않는 문제에서 특히 불만이 많았어요.김철수: 사무직과 생산직 간 차별이 있다는 건 알고 있었는데, 이렇게 큰 문제가 될 줄은 몰랐네요. 사무직이 더 나은 환경에서 일한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많거든요.이수진: 물론 생산직 선배님들도 힘들지만, 나름의 고충이 있어요. 예를 들어, 사무직은 연봉제이고 성과에 따라 연봉이 결정되다 보니 항상 성과 압박을 받아요. 그리고 가족수당, 별도 연장근로수당, 각종 수당도 없고요. 이게 다 사무직은 생산직 단체협약 적용을...

    1581호2024.05.31 16:00

  • [한용현의 노동법 새겨보기] (33) 채용 결정 후 평판 조회, 합법인가 함정인가
    (33) 채용 결정 후 평판 조회, 합법인가 함정인가

    “다섯 개 받았어.”회식에서 ‘소맥’을 몇 잔 마신 부장이 손가락을 펴들며 뇌물을 받았다고 자랑했습니다. 팀원 A의 표정이 어두워졌습니다. A는 협력업체의 부조리를 발견한 적이 있기 때문입니다. ‘협력업체 감사를 면해주고 개인적으로 돈을 받은 게 있을 수 있는 일인가?’A는 다음날 회사에 문제를 제기했습니다. 내부고발도 했습니다. 작지만 제법 강한 목소리였습니다. 회사는 내부 감사에 착수했고, 부장은 공식적인 자리에서는 돈 받았다는 사실을 부인했습니다. 회식에 같이 있었던 동료들도 부장의 편을 들어줬습니다. 분명한 것은 협력업체에 대한 감사가 무마됐다는 사실과 부장이 들었던 다섯 손가락이었습니다.회사가 A에게 돌려준 답변은 ‘A의 권고사직’이었습니다. 젊은 20대 직원이 20년차 부장의 권위에 도전했다는 이유였습니다. 진실은 저 멀리 보내버린 조직에 A는 암담함을 느꼈습니다.A는 이직하기로 했습니다. 서류, 필기, 실무 면접, 임원 면접을 거쳐 동종업계에서 더 높은...

    1577호2024.05.03 16:00

  • [한용현의 노동법 새겨보기](32) 당장 사직할 결심, 무단퇴사할까?
    (32) 당장 사직할 결심, 무단퇴사할까?

    근래 ‘사직’이 화두입니다. 의대 증원 정책에 반대한 전공의, 대학병원 교수의 사직서 제출이 그것입니다. 그래서 이번에는 사직에 대해 이야기해볼까 합니다.일을 그만두고 싶을 때, 대부분의 사람은 퇴사하기 한 달 전쯤에 회사에 사직 의사를 말합니다. 늦어도 2주 전쯤에는 말합니다. 사직을 언제 말해야 하는지 노동법에는 정해진 규칙이 없습니다. 회사가 새로운 사람을 찾을 시간을 주거나, 일을 넘겨주는 데 필요한 최소한의 시간을 주는 예의의 차원입니다.반대로 회사가 직원을 해고하려면 적어도 30일 전에 알려야 합니다. 만약 회사가 이를 지키지 않고 30일 전에 해고 통보를 하지 않는다면, 적어도 30일 치의 임금을 직원에게 지급해야 한다고 돼 있습니다(근로기준법 제26조). 하지만 이 규정은 사장이 근로자를 해고할 때 적용되고, 근로자가 사직할 때는 해당하지 않습니다.직원은 언제든지 일을 그만둘 수 있고, 강제로 근로를 하게 할 수 없습니다. 다시 말해, 퇴사...

    1571호2024.03.22 16:30

  • [한용현의 노동법 새겨보기](31)직장 괴롭힘 증거, 녹음이 능사일까
    (31)직장 괴롭힘 증거, 녹음이 능사일까

    인사팀에서 녹음하라고 했는데요?신고인(A): 작년부터 F와 G 두 동료로부터 지속적인 괴롭힘을 당하고 있어요. 상황이 점점 심각해지고 있어서, 이제는 더 이상 참기 어려운 상태입니다.인사팀 차장(H): 구체적으로 어떤 행동이었나요?A: 무시하거나, 공개적으로 비난하고, 업무상의 실수를 과도하게 지적하는 등의 행동이 자주 있었습니다. 이러한 행동이 저를 스트레스받게 하고 업무 집중도를 떨어뜨리고 있어요.H: 혹시 이러한 상황을 녹음하거나 증거로 남길 수 있는 자료가 있나요?A: 아니요.H: ‘직장 내 괴롭힘 판단 및 예방, 대응 매뉴얼’에서는 녹음이 근로자의 주장을 뒷받침할 수 있는 증거가 될 수 있다고 하고 있습니다. 녹음하세요.A: 네. 감사합니다.A는 실제로 인사팀의 조언에 따라 휴대전화로 G와 F의 통화를 녹음했습니다. 여기까지는 A도 대화 당사자이니 법의 보호 범위 내에 있습니다. 그런데 A는 본인이 없을 때 이...

    1567호2024.02.23 15:30

  • [한용현의 노동법 새겨보기](30)10년 지난 퇴직금을 받은 방법
    (30)10년 지난 퇴직금을 받은 방법

    A: 돌아가신 남편 퇴직금 문제로 상담하려고요.변호사: 네. 그동안 많이 힘드셨을 것 같습니다. 상황을 설명해 주시겠어요.A: 남편은 B은행에서 일하다가 5년 전에 돌아가셨습니다. (은행 단체협약을 꺼내며) 나중에 알아보니 은행과 노조 사이에 ‘사망으로 인한 퇴직자의 퇴직금은 근로기준법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유족에게 지급한다’라고 이렇게 규정돼 있네요.변호사: 네. 그래서 사망퇴직금 1억원이 발생했군요.A: 네. 맞아요. 그런데 우리가 사망퇴직금을 받을 수 있는지 문의하니, B은행이 남편 채권자분들 때문에 못 받을 거라고 계속 안내했어요. 은행에서 그렇게 공식적으로 말하니 진짜 그러려니 하고 있었지요. 1억원 중 5000만원은 이미 채권자들이 압류해 배분을 완료했다네요.변호사: 일단 고인께서 5년 전에 돌아가셨다고 했지요. 퇴직금 청구권의 소멸시효는 3년이라 이미 소멸했을 수 있습니다. 혹시 그 후에 다른 일은 없으셨나요?A: 최근 ...

    1562호2024.01.18 06:00

  • [한용현의 노동법 새겨보기](29)출산율 0.7에 대처하는 노동법의 자세
    (29)출산율 0.7에 대처하는 노동법의 자세

    육아기, 근로자 개인이 전적으로 감당하라?A는 두 어린 자녀를 둔 워킹맘입니다. A가 다니는 회사는 고속도로 영업소 용역업체였는데, A는 출산과 양육을 이유로 초번 근무는 면제받고, 공휴일에는 연차휴가를 사용한 것으로 대체해 실제로 근무하지 않았습니다(초번 근무는 교대제 근로에서 오전 6시부터 오후 3시까지). 그런데 그 용역업체가 바뀌고 바뀐 용역업체가 A의 고용을 승계했습니다.바뀐 용역업체는 A와의 근로계약에서 “수습(시용) 기간 3개월 중 문제가 있는 경우 사용자가 본채용을 거부할 수 있다”라고 규정했습니다. 취업규칙에는 “사원은 정당한 이유 없이 근무 시간 변경을 거부하지 못한다”라는 내용도 규정돼 있었습니다. 즉 고용 승계 과정에서 3개월의 시용계약을 체결한 셈입니다.A는 어린아이가 있어 초번 근무와 공휴일 근무가 불가능했습니다. A는 ‘종전 용역업체에서는 공휴일에 근무하지 않았고 광주 제2순환도로 다른 영업소의 서무주임도 공휴일에 근무하지 않으며, 오랜 근무...

    1556호2023.12.04 07: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