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섯 개 받았어.”회식에서 ‘소맥’을 몇 잔 마신 부장이 손가락을 펴들며 뇌물을 받았다고 자랑했습니다. 팀원 A의 표정이 어두워졌습니다. A는 협력업체의 부조리를 발견한 적이 있기 때문입니다. ‘협력업체 감사를 면해주고 개인적으로 돈을 받은 게 있을 수 있는 일인가?’A는 다음날 회사에 문제를 제기했습니다. 내부고발도 했습니다. 작지만 제법 강한 목소리였습니다. 회사는 내부 감사에 착수했고, 부장은 공식적인 자리에서는 돈 받았다는 사실을 부인했습니다. 회식에 같이 있었던 동료들도 부장의 편을 들어줬습니다. 분명한 것은 협력업체에 대한 감사가 무마됐다는 사실과 부장이 들었던 다섯 손가락이었습니다.회사가 A에게 돌려준 답변은 ‘A의 권고사직’이었습니다. 젊은 20대 직원이 20년차 부장의 권위에 도전했다는 이유였습니다. 진실은 저 멀리 보내버린 조직에 A는 암담함을 느꼈습니다.A는 이직하기로 했습니다. 서류, 필기, 실무 면접, 임원 면접을 거쳐 동종업계에서 더 높은...
1577호2024.05.03 16: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