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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용현의 노동법 새겨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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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용현의 노동법 새겨보기] (55) “사실 저 사장입니다”…몰래 한 겸직의 최후
    (55) “사실 저 사장입니다”…몰래 한 겸직의 최후

    퇴근 후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거나, 배달 플랫폼을 켜거나 스마트 스토어를 관리하는 직장인은 주변에서도 쉽게 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회사는 여전히 ‘본업 충실 의무’를 강조합니다. 개인 시간 활용이라고만 보기도 어렵고, 회사 통제라고만 보기도 어렵습니다.그렇다면 겸직이 적발됐을 때 법원은 어떤 기준으로 징계·해고의 적정성을 판단할까요. 흥미롭게도 사실관계가 조금만 달라져도 결론이 완전히 달라집니다.#1 “택시 매출은 바닥인데, 대리운전 수익은 쏠쏠?”…정당 해고택시 기사 A씨는 회사 몰래 대리운전 기사로 활동했습니다. 회사의 취업규칙에는 “회사의 승인 없이 타 직종에 종사하며 영업 행위를 했을 때”를 해고 사유로 정하고 있었습니다. 회사는 A씨가 겸직 금지 의무를 위반하고 불성실하게 근무했다며 그를 해고했습니다.A씨는 억울해했습니다. “생계가 어려워 어쩔 수 없었고, 회사가 근무 형태를(1인 1차제→2인 1차제) 갑자기 바꿔서 일을 제대로 못 한 것뿐”이...

    1655호2025.11.21 14:56

  • [한용현의 노동법 새겨보기] (54) “사장님, 이달 월급 코인으로 주세요”
    (54) “사장님, 이달 월급 코인으로 주세요”

    #2021년, 미국프로풋볼(NFL) 스타선수 오델 베컴 주니어는 LA 램스와 연봉 계약을 맺으며 흥미로운 발표를 했습니다. 그는 연봉 중 기본급에 해당하는 75만달러(약 10억4000만원)를 전액 비트코인으로 받겠다고 선언했습니다. 결제 플랫폼 ‘캐시 앱’을 통해 이루어진 이 결정은 비트코인 가격이 개당 약 6만달러에 육박하며 사상 최고치인 시점에 내려졌습니다.그러나 연이은 악재 속에 비트코인 가격은 1만8000달러선까지 추락했습니다. 한때 10억원을 훌쩍 넘던 그의 연봉 가치는 70% 이상 증발했고, 세상의 찬사는 ‘실패한 투자’, ‘무모한 도박’이라는 조롱으로 바뀌었습니다.시간이 흘러 2024년 시장은 반전 드라마를 썼습니다. 기나긴 조정기를 거친 비트코인은 다시 급등하며 사상 최고가를 경신했습니다. 그 결과, 오델 베컴 주니어가 받았던 비트코인의 가치는 4년 만에 연봉의 약 2배인 150만달러(약 20억4000만원) 수준으로 불어났습니다. 그는 자신의 SNS에 “내가...

    1651호2025.10.24 15:07

  • [한용현의 노동법 새겨보기](53) 성과급 1억원 받기 vs 포괄임금에서 수당 받기
    (53) 성과급 1억원 받기 vs 포괄임금에서 수당 받기

    직원 A: 변호사님, 우리 부서 사람들은 성과급을 한 푼도 못 받았습니다.변호사: 왜요? 성과가 안 좋았던 겁니까?직원 A: 아니요, 애초에 평가 자체를 안 했어요. 회사가 우리 부서를 성과평가에서 빼버린 겁니다. 그러고는 ‘평가가 없으니 줄 게 없다’는 거예요.변호사: 다른 부서 직원들은요?직원 A: 다른 부서 사람들은 최하등급을 받아도 일정 금액은 받았어요. 그런데 우리는 0원. 너무 불합리하지 않습니까?그래서 A를 비롯한 직원들이 소송을 걸었는데, 대법원까지 가서 반전이 있었습니다. “평가를 하지 않았더라도, 다른 직원들이 최하등급을 받아도 일정액을 받은 이상, 평가에서 제외된 직원에게도 최소한 그만큼은 지급해야 한다.” 회사가 성과평가 제도를 운용하면서 특정 부서를 평가에서 빼버렸다면, 그 책임은 회사에 있습니다. 근로자에게 불이익을 전가할 수는 없다는 게 대법원의 판단이었습니다. 그래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고등법원으로 돌려보냈습니다(대법원 20...

    1647호2025.09.19 14:10

  • [한용현의 노동법 새겨보기](52) 멸종위기 노조, 노란봉투로 부활하나
    (52) 멸종위기 노조, 노란봉투로 부활하나

    “조합장님, 선택지는 세 가지입니다. 첫째, 노조 활동을 계속하되 회사 밖에서 조용히 하고 제3자만 개입시키지 않는다면 제가 도와드리겠습니다. 둘째, 조합장직을 내려놓고 회사 일에만 집중하면 그에 맞는 대우를 보장하겠습니다. 셋째, 모든 걸 정리하고 떠나는 대신 지난 10년간 노조 활동에 대한 보상을 드리겠습니다.”상무의 제안은 단호했습니다.조합장은 잠시 숨을 고르더니 이렇게 답했습니다.“이미 퇴직금 2000만원이 날아갔습니다. 동부지청 건으로도 2000만원 넘게 물려 있죠. 손해가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그래서 저는 3안, 떠나는 길에 어떤 보상이 가능한지 구체적으로 알고 싶습니다. 결국 상무님 손에 달린 거 아닙니까.”상무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을 이었습니다.“알겠습니다. 퇴직금 문제와 동부지청 건까지 포함해 사장님과 상의하겠습니다. 1안과 3안 각각 어떤 조건을 마련할 수 있는지 정리해서 6일에 다시 만나 뵙겠습니다.”조합장은 마지...

    1643호2025.08.22 14:27

  • [한용현의 노동법 새겨보기](51) 갑질 무관용 시대
    (51) 갑질 무관용 시대

    “A동 2001호, 내일 아침 밖에 있는 거 분리 배출해주세요”, “강아지 샴푸가 필요한데 떨어졌으니 사서 집으로 오세요”, “(대표 딸이 주말에) 마트에 장 볼 것 있으니 빨리 오세요”, “(딸의 차를 닦으라고 하면서) 차 유리가 너무 지저분해요, 안팎으로”, “(큰 소리로) 마트에서 사진 속 검은콩 소스 물품도 못 찾나요?”, “(대표 딸이) 병원에 데려다주세요.”“오늘도 따님 병원에 모셔다드려야 합니까?”“어차피 우리 회사 차 운전하는 거잖아요.”“그런데 이건 회사 업무가 아니지 않습니까.”“직원이 아니라 하인 취급… 반복된 사적 지시에 회사도 2000만원 배상 책임.”한 운전기사가 피고 회사에 ‘총무부 운전기사’로 입사했습니다. 하지만 그는 회사 업무보다는 대표이사와 그 가족을 위한 심부름에 대부분 시간을 할애해야 했습니다. 특히 대표이사의 성인 딸까지 그를 불러 운전을 시키고, 장을 보게 하며, 병원 마중도 시켰습니다. 쓰레기 분리...

    1639호2025.07.25 14:14

  • [한용현의 노동법 새겨보기](50) 생계형 노동변호사가 찾는 ‘미지의 노동법 세계’
    (50) 생계형 노동변호사가 찾는 ‘미지의 노동법 세계’

    “변호사님, 노동법 칼럼 써볼 생각 있나요?”, “제가요?”, “네. 평소에 SNS에 쓴 노동 사건 글의 확장판이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그렇게 김원진 기자의 권유로부터 시작한 ‘한용현의 노동법 새겨보기’(이하 ‘한노새’)가 벌써 50화를 맞이했습니다. 2021년 8월부터 시작한 이 프로젝트는 노동법 세계에서 기업과 근로자가 마주하는 다양한 법적 쟁점을 소개하고 고민해 보는 일기장 같은 흔적이었습니다.햇수로 5년, 많은 변화가 있었습니다. 대통령이 두 번이나 바뀌었습니다(2022·2025). 중대재해처벌법이 시행됐습니다(2022). 성차별·성희롱 관련 노동위원회에 구제신청제도가 생겼습니다(2022·한노새 11화). 임금피크제(정년유지형)가 위법이라는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이 있었습니다(2022·12화, 45화). 플랫폼 종사자도 근로자성을 인정받았습니다(2024·37화). 10여 년 만에 통상임금 전원합의체 판결이 바뀌었습니다(2024·43화).개인적으로도 여러...

    1635호2025.06.27 14:12

  • [한용현의 노동법 새겨보기](49) 오요안나는 노동법에 ‘살려달라’ 할 수 없다
    (49) 오요안나는 노동법에 ‘살려달라’ 할 수 없다

    어둠이 채 가시지 않은 새벽, 방송국의 불빛만이 외로이 깜빡입니다. 그 불빛 아래, 수많은 시청자에게 내일의 희망과 정보를 전달하겠다는 부푼 꿈을 안고 매일 출근 도장을 찍던 젊은 기상캐스터, 오요안나가 있었습니다. 그의 하루는 방송 시작 3시간 전부터 시작됐고, MBC 정규직 파트장의 꼼꼼한 원고 검토와 지시 아래 방송이라는 치열한 전쟁터에서 자신의 역할을 다했습니다. 하지만 카메라 불빛 뒤편, 그는 “네가 유퀴즈에 나가서 무슨 말을 할 수 있어?”라는 선배의 공개적인 질책과 보이지 않는 압박감 속에서 홀로 스러져 갔습니다. 그의 마지막 외침은 유서 속에 빼곡히 기록됐습니다.그러나 고인의 안타까운 죽음 뒤에 남겨진 것은 차가운 현실입니다. 고용노동부(이하 노동부)는 특별근로감독 결과, 고인이 겪었던 괴롭힘의 존재는 인정하면서도, 정작 고인을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로 볼 수 없다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프리랜서’라는 이름표 때문이었습니다. 결국 고인은 근로기준법 제76조의2...

    2025.05.23 14:39

  • [한용현의 노동법 새겨보기] (48) 징계를 두려워하는 마음
    (48) 징계를 두려워하는 마음

    A의 얼굴에는 깊은 수심이 있었습니다. 공무원 B와 크게 다투다 순간의 화를 참지 못하고 손에 잡힌 문구류를 집어던진 일 때문에 ‘특수공무집행방해’라는 무시무시한 죄명으로 기소됐기 때문입니다. ‘특수’라는 단어는 A를 더욱 불안하게 만들었습니다. A는 필자와 대면 상담했습니다. “변호사님, 저… 정말 감옥에 가게 되는 건 아닐까요?” A는 금방이라도 울음을 터뜨릴 듯한 목소리로 물었습니다.사건 기록을 검토하던 변호사의 눈빛이 반짝였습니다. 사건의 이면에는 또 다른 진실이 숨어 있었습니다. 피해자인 공무원 B 역시 민원인 A에게 입에 담기 힘든 욕설을 여러 차례 퍼부었던 것입니다. 변호사는 여기에 집중해서 치밀한 계획을 세웠습니다. 공무원 B와 함께 그 욕설을 당직실 바로 옆에서 들었던 동료 공무원 C를 나란히 증인으로 신청했습니다.드디어 공판일, 법정에는 긴장감이 감돌았습니다. 증인들은 오른손을 들고 진실만을 말할 것을 엄숙히 선서했습니다. 먼저 증인석에 앉은 ...

    1626호2025.04.25 14:34

  • [한용현의 노동법 새겨보기](47) 블랙리스트와 블랙 기업 리스트
    (47) 블랙리스트와 블랙 기업 리스트

    재판장 “2021고단286호, 피고인 A에 대한 근로기준법 제40조 위반 혐의 심문을 시작합니다. 검사님, 공소사실 진술해 주시죠.”검사 “피고인은 헬스클럽 대표입니다. 해고된 트레이너 B를 겨냥해 인스타그램과 페이스북에 동영상을 올렸습니다. 영상엔 B가 등장하고, 그 아래엔 ‘C’, ‘이런 사람 채용하지 마세요’라는 문구, 그리고 해시태그(#)까지 걸어 지역 헬스장 대표들이 볼 수 있도록 배포했습니다. 취업 방해 목적의 통신 행위로서 근로기준법 제40조 위반에 해당합니다.”재판장 “변호인, 변론하세요.”변호인 “네. 재판장님. 피고인은 감정적으로 힘든 상황에서 개인 SNS에 글을 올린 것입니다. 실명은 언급하지 않았고, 특정인을 공격하기보다는 그저 자신의 감정을 표현한 것일 뿐입니다. 취업을 방해할 의도는 없었습니다. 무죄판결을 내려주시기를 바랍니다”재판장 “그러나 피고인의 글엔 ‘이런 사람 채용하지 말라’는 직접적인 문구가 있었고, ‘피해자의 ...

    1623호2025.04.04 15:30

  • [한용현의 노동법 새겨보기](46) ‘7세 고시’에 노동법을 넣자
    (46) ‘7세 고시’에 노동법을 넣자

    최근 유튜브 채널 ‘핫이슈지’에 올라온 <휴먼페이크다큐 자식이 좋다>에서 ‘Jamie(제이미)’ 엄마(개그우먼 이수지 분)는 자녀의 배변 훈련 성공 소식에도 눈물 글썽이며 “투 섬즈 업!(Two thumbs up)”을 외치고, 넷플릭스 드라마에 제기차기가 나왔다며 제기차기 과외까지 알아봅니다​. 서울 대치동 학원가에서 네 살배기 아이를 위해 하루를 바쁘게 보내는 이 엄마의 모습은 재미있지만, 우리 교육의 현실을 날카롭게 드러냅니다.이른바 ‘7세 고시’는 대치동에서 시작된 것으로 초등학교 입학 전 아이들이 7세가 되는 해 가을쯤부터 영어학원 ‘톱 3’의 입학 테스트라고 합니다. 그런데 이 입시지옥 커리큘럼에서 정작 살면서 가장 중요하지만 빠져 있는 과목이 하나 있습니다. 바로 노동법 교육입니다.만 15세만 넘으면 법적으로 일할 수 있고, 실제로 많은 청소년이 편의점이나 카페 아르바이트 등을 시작합니다​. 이렇게 시작해 평생을 혹은 ...

    1620호2025.03.14 15: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