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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용현의 노동법 새겨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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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용현의 노동법 새겨보기](60) 직장 내 괴롭힘 허위신고자의 최후
    (60) 직장 내 괴롭힘 허위신고자의 최후

    #인사팀 회의실“김 팀장님, 이번에 우리 팀에 직장 내 괴롭힘 신고가 들어왔거든요. 그런데 조사해보니까, 신고한 직원이 한 말이 사실이 아닌 게 많더라고요.”“이 과장님, 정말요?”“네. 알고 보니까 업무 평가 점수를 낮게 받은 게 불만이었던 거예요. 그걸 ‘상사가 나를 따돌린다’고 해석하고 동료들에게 계속 얘기하고 다녔어요.”“평가 점수 불만을 괴롭힘으로 바꿔 말한 거네요.”“맞아요. 그런데 우리가 이 신고자한테 뭐라고 하기가 너무 조심스러워요. 자칫하면 보복으로 몰릴까 봐서요.”“그 심정 저도 알아요. 우리는 거꾸로 된 케이스가 있었어요.”“어떤 거요?”“한 직원이 팀장님을 신고했는데 ‘사실관계 확인 불가’로 기각이 됐어요. 그러니까 본부장님이 ‘신고가 허위니까 징계하자’고 하더라고요. 그런데 법무팀에서 ‘기각됐다는 사실만으로는 허위라고 단정 못 한다’고 반려됐어요.”“그러면 어디까지가 징계할 수 있는 선이에요?”“그게 진짜 애매해요. 요즘...

    1675호2026.04.17 14:46

  • [한용현의 노동법 새겨보기](59) 국가는 ‘모범적 사용자’가 될 수 있을까
    (59) 국가는 ‘모범적 사용자’가 될 수 있을까

    2025년 4월, 세종시설관리공단 로비에 긴장감이 감돌았습니다. 3년 전 ‘파면’으로 쫓겨났던 박윤수 소장이 법원 판결문을 들고 다시 나타났기 때문입니다. 지방노동위원회, 중앙노동위원회와 행정법원, 고등법원을 거치며 공단이 물어낸 이행강제금은 총 1억원에 육박합니다. “부당해고이니 즉시 복직시키라”는 확정된 복직 명령 앞에 공단은 문을 열 수밖에 없었습니다. 하지만 그를 맞이한 건 따뜻한 환영이 아닌 싸늘한 ‘직위 해제’ 통보서였습니다. 복직 당일, 그는 다시 재택근무라는 이름의 유배지로 떠나야 했고, 공단은 마치 기다렸다는 듯 3년 전의 그 사유를 다시 꺼내 들며 두 번째 인사보복을 준비하기 시작했습니다.이행강제금 1억원과 무노동 임금 지급이 사건의 핵심은 공공기관이 사회적 비난과 거액의 예산 낭비를 감수하면서까지 한 직원을 배제하려 했다는 점입니다. 공단은 지방노동위원회와 중앙노동위원회의 원직 복직 명령을 모두 거부하며 네 차례에 걸쳐 총 9412만5000원의 이행강제...

    1671호2026.03.20 14:36

  • [한용현의 노동법 새겨보기](58) 코스피 5500시대, 성과급은 안녕하십니까
    (58) 코스피 5500시대, 성과급은 안녕하십니까

    1월 22일 오후 2시. 여의도 증권가 전광판에 5019.54라는 숫자가 빨갰습니다. 역사상 최초의 코스피 5000포인트 돌파. 2월 12일에는 5500을 돌파했습니다. 2월 초 기준 삼성전자는 ‘17만 전자’로 시가총액 1000조원을 돌파했고, SK하이닉스 주가는 100만원을 넘보게 됐습니다. 곧이어 회사들에서는 또 다른 숫자가 직장인들의 도파민 수치를 높였습니다. 스마트폰 뱅킹 앱에 찍힌 입금 알림, 바로 성과급입니다.SK하이닉스는 2025년 영업이익 47조2063억원(영업이익률 49%)이라는 경이적인 실적을 바탕으로 기본급의 2964%를 초과이익분배금(PS)으로 지급했습니다. 연봉 1억원 기준 성과급만 약 1억4820만원, PI(생산성 격려금) 등을 합산하면 직원 1인당 총보상이 2억~4억원에 달한다는 분석이 있습니다. 현대자동차는 기본급 500%+1800만원+주식 25주로 6년 연속 무분규 타결을 달성했고, HD현대삼호는 성과급 상한인 1000%를 채웠습니다. LG전자...

    1667호2026.02.13 15:00

  • [한용현의 노동법 새겨보기] (57) 문 앞의 새벽배송, 누군가의 목숨값인가
    (57) 문 앞의 새벽배송, 누군가의 목숨값인가

    “아버지 장례를 치르고 딱 하루 쉬었습니다.” 슬픔을 추스를 새도 없이 다시 운전대를 잡아야 했던 이유, 멈출 수 없는 ‘새벽배송’ 때문이었습니다. 2025년 11월 10일 새벽, 제주에서 쿠팡 배송을 하던 33세 청년 오승용씨는 전신주를 들이받는 사고로 영영 퇴근하지 못했습니다. 사고 직전 4주간 그가 일한 시간은 주당 평균 76시간. 유족은 그가 과로와 수면 부족에 시달렸다고 눈시울을 붉혔습니다.그리고 2026년 1월, 근로복지공단은 드디어 그의 죽음을 ‘산업재해’로 공식 인정했습니다. 11시간씩 주 6일, 칠흑 같은 어둠 속을 달렸던 그의 노동이 ‘업무상 재해’였음을 국가가 확인해준 것입니다.2025년 10월, 50대 택배기사 A씨는 일산지역 배송 후 자택에서 뇌졸중으로 쓰러져 사망했습니다. 지난해 언론에 보도된 쿠팡 관련 사망·사고만 8건에 이릅니다. 부친상의 슬픔마저 뒤로한 채, 뇌졸중이 오는지 모르는 채 달려야 하는 이 숨 막히는 속도전. 새벽배송의 ...

    1663호2026.01.16 15:02

  • [한용현의 노동법 새겨보기] (56) 퇴사자의 ‘로그아웃’ 확인하셨나요?
    (56) 퇴사자의 ‘로그아웃’ 확인하셨나요?

    9년 차 반도체 연구원 A씨. 2024년 11월, 피고인석에 선 채 고개를 떨궜습니다. 한때 회사의 핵심 인재였던 그에게 법원이 내린 판결은 징역 1년 6월의 실형이었습니다. 엘리트 연구원은 왜 산업 스파이라는 오명을 쓰게 됐을까요.A씨는 공학 석사 출신으로 입사해 쉼 없이 달려왔습니다. 하지만 연말 승진자 명단에 그의 이름은 없었습니다. 직장인이라면 누구나 느낄 법한 이 서운함은 A씨의 마음속에서 위험한 불꽃으로 변했습니다. 그는 곧장 중국의 경쟁사인 ‘L반도체’로 이직을 준비합니다. 그리고 2022년 6월, 마침내 합격 통보를 받습니다. 그런데 그가 회사에 남길 마지막 인사는 아름다운 이별이 아니라 치명적인 한 방이었습니다.핵심 기술을 들고 떠난 9년 차 연구원이직이 확정된 A씨는 중국 주재원(N Office) 신분이었습니다. 본사 복귀까지 남은 시간은 단 며칠. 그는 알고 있었습니다. 한국 본사의 보안 검색대는 물 샐 틈 없지만, 중국 사무소는 상대적으로 느슨하다...

    1659호2025.12.19 14:52

  • [한용현의 노동법 새겨보기] (55) “사실 저 사장입니다”…몰래 한 겸직의 최후
    (55) “사실 저 사장입니다”…몰래 한 겸직의 최후

    퇴근 후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거나, 배달 플랫폼을 켜거나 스마트 스토어를 관리하는 직장인은 주변에서도 쉽게 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회사는 여전히 ‘본업 충실 의무’를 강조합니다. 개인 시간 활용이라고만 보기도 어렵고, 회사 통제라고만 보기도 어렵습니다.그렇다면 겸직이 적발됐을 때 법원은 어떤 기준으로 징계·해고의 적정성을 판단할까요. 흥미롭게도 사실관계가 조금만 달라져도 결론이 완전히 달라집니다.#1 “택시 매출은 바닥인데, 대리운전 수익은 쏠쏠?”…정당 해고택시 기사 A씨는 회사 몰래 대리운전 기사로 활동했습니다. 회사의 취업규칙에는 “회사의 승인 없이 타 직종에 종사하며 영업 행위를 했을 때”를 해고 사유로 정하고 있었습니다. 회사는 A씨가 겸직 금지 의무를 위반하고 불성실하게 근무했다며 그를 해고했습니다.A씨는 억울해했습니다. “생계가 어려워 어쩔 수 없었고, 회사가 근무 형태를(1인 1차제→2인 1차제) 갑자기 바꿔서 일을 제대로 못 한 것뿐”이...

    1655호2025.11.21 14:56

  • [한용현의 노동법 새겨보기] (54) “사장님, 이달 월급 코인으로 주세요”
    (54) “사장님, 이달 월급 코인으로 주세요”

    #2021년, 미국프로풋볼(NFL) 스타선수 오델 베컴 주니어는 LA 램스와 연봉 계약을 맺으며 흥미로운 발표를 했습니다. 그는 연봉 중 기본급에 해당하는 75만달러(약 10억4000만원)를 전액 비트코인으로 받겠다고 선언했습니다. 결제 플랫폼 ‘캐시 앱’을 통해 이루어진 이 결정은 비트코인 가격이 개당 약 6만달러에 육박하며 사상 최고치인 시점에 내려졌습니다.그러나 연이은 악재 속에 비트코인 가격은 1만8000달러선까지 추락했습니다. 한때 10억원을 훌쩍 넘던 그의 연봉 가치는 70% 이상 증발했고, 세상의 찬사는 ‘실패한 투자’, ‘무모한 도박’이라는 조롱으로 바뀌었습니다.시간이 흘러 2024년 시장은 반전 드라마를 썼습니다. 기나긴 조정기를 거친 비트코인은 다시 급등하며 사상 최고가를 경신했습니다. 그 결과, 오델 베컴 주니어가 받았던 비트코인의 가치는 4년 만에 연봉의 약 2배인 150만달러(약 20억4000만원) 수준으로 불어났습니다. 그는 자신의 SNS에 “내가...

    1651호2025.10.24 15:07

  • [한용현의 노동법 새겨보기](53) 성과급 1억원 받기 vs 포괄임금에서 수당 받기
    (53) 성과급 1억원 받기 vs 포괄임금에서 수당 받기

    직원 A: 변호사님, 우리 부서 사람들은 성과급을 한 푼도 못 받았습니다.변호사: 왜요? 성과가 안 좋았던 겁니까?직원 A: 아니요, 애초에 평가 자체를 안 했어요. 회사가 우리 부서를 성과평가에서 빼버린 겁니다. 그러고는 ‘평가가 없으니 줄 게 없다’는 거예요.변호사: 다른 부서 직원들은요?직원 A: 다른 부서 사람들은 최하등급을 받아도 일정 금액은 받았어요. 그런데 우리는 0원. 너무 불합리하지 않습니까?그래서 A를 비롯한 직원들이 소송을 걸었는데, 대법원까지 가서 반전이 있었습니다. “평가를 하지 않았더라도, 다른 직원들이 최하등급을 받아도 일정액을 받은 이상, 평가에서 제외된 직원에게도 최소한 그만큼은 지급해야 한다.” 회사가 성과평가 제도를 운용하면서 특정 부서를 평가에서 빼버렸다면, 그 책임은 회사에 있습니다. 근로자에게 불이익을 전가할 수는 없다는 게 대법원의 판단이었습니다. 그래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고등법원으로 돌려보냈습니다(대법원 20...

    1647호2025.09.19 14:10

  • [한용현의 노동법 새겨보기](52) 멸종위기 노조, 노란봉투로 부활하나
    (52) 멸종위기 노조, 노란봉투로 부활하나

    “조합장님, 선택지는 세 가지입니다. 첫째, 노조 활동을 계속하되 회사 밖에서 조용히 하고 제3자만 개입시키지 않는다면 제가 도와드리겠습니다. 둘째, 조합장직을 내려놓고 회사 일에만 집중하면 그에 맞는 대우를 보장하겠습니다. 셋째, 모든 걸 정리하고 떠나는 대신 지난 10년간 노조 활동에 대한 보상을 드리겠습니다.”상무의 제안은 단호했습니다.조합장은 잠시 숨을 고르더니 이렇게 답했습니다.“이미 퇴직금 2000만원이 날아갔습니다. 동부지청 건으로도 2000만원 넘게 물려 있죠. 손해가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그래서 저는 3안, 떠나는 길에 어떤 보상이 가능한지 구체적으로 알고 싶습니다. 결국 상무님 손에 달린 거 아닙니까.”상무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을 이었습니다.“알겠습니다. 퇴직금 문제와 동부지청 건까지 포함해 사장님과 상의하겠습니다. 1안과 3안 각각 어떤 조건을 마련할 수 있는지 정리해서 6일에 다시 만나 뵙겠습니다.”조합장은 마지...

    1643호2025.08.22 14:27

  • [한용현의 노동법 새겨보기](51) 갑질 무관용 시대
    (51) 갑질 무관용 시대

    “A동 2001호, 내일 아침 밖에 있는 거 분리 배출해주세요”, “강아지 샴푸가 필요한데 떨어졌으니 사서 집으로 오세요”, “(대표 딸이 주말에) 마트에 장 볼 것 있으니 빨리 오세요”, “(딸의 차를 닦으라고 하면서) 차 유리가 너무 지저분해요, 안팎으로”, “(큰 소리로) 마트에서 사진 속 검은콩 소스 물품도 못 찾나요?”, “(대표 딸이) 병원에 데려다주세요.”“오늘도 따님 병원에 모셔다드려야 합니까?”“어차피 우리 회사 차 운전하는 거잖아요.”“그런데 이건 회사 업무가 아니지 않습니까.”“직원이 아니라 하인 취급… 반복된 사적 지시에 회사도 2000만원 배상 책임.”한 운전기사가 피고 회사에 ‘총무부 운전기사’로 입사했습니다. 하지만 그는 회사 업무보다는 대표이사와 그 가족을 위한 심부름에 대부분 시간을 할애해야 했습니다. 특히 대표이사의 성인 딸까지 그를 불러 운전을 시키고, 장을 보게 하며, 병원 마중도 시켰습니다. 쓰레기 분리...

    1639호2025.07.25 14: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