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 “선거란 서로 다른 이념을 대표하는 정치지도자들이 자신의 국가 비전을 제시하고 유권자의 선택을 받는 제도”라고 말한다면, 나도 모르게 실소가 터져나올 것 같다. 모두가 더러운 과거를 폭로하거나 은폐하는 데만 몰두하고 있는 이번 대선에서 ‘비전’을 얘기하는 건 우스운 일이 돼버렸다. 돌아보면 이명박·박근혜 정권이 새로운 국가와 사회를 꿈꾸기에는 더 좋은 시절이었다. 많은 이들이 ‘암울한 현재’가 끝나기를 기다리며, 다른 미래를 위한 참신한 기획을 내놓았다. 실제로 혁신적이라 평가받는 사회정책의 상당수를 그 당시 지방정부에서 시도했다. 암울한 현재가 끝나고 나니, 미래를 말하는 것이 부질없는 세상이 오고 말았다.한국과 서구의 제도그래도 미래를 생각하는 사람들은 갈 길을 가야 한다. 경제 규모는 이미 선진국 수준일지 몰라도, 한국은 여전히 지속가능한 사회관계와 국가체계를 형성하지 못했...
1461호2022.01.07 15: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