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한 아파트 시행사가 ‘언제나 평등하지 않은 세상을 꿈꾸는 당신에게 바칩니다’라는 광고를 걸었다가 사과하는 일이 있었다. 해당 아파트의 분양가는 100억원에서 400억원에 이른다고 한다. 저런 광고 문구를 생각해냈다는 것도 놀랍지만, 그에 대한 비난이 쏟아졌다는 사실 역시 놀랍지 않은가? 평등하지 않은 세상을 꿈꾸는 사람은 주변 어디에나 널려 있기 때문이다.SNS에는 ‘상류층’과 결혼하려는 사람을 모집한다는 결혼 정보 회사 광고가 뜬다. 결혼과 계급 차이는 익숙한 주제지만, 결혼 상대방의 ‘스펙’을 하나씩 따지며 인간의 등급을 분류하는 것은 최근의 일이다. 주거지에 따른 차별은 일상적 사건이 돼 별다른 뉴스거리도 되지 않는다. 기괴한 외국어 이름이 붙은 이른바 브랜드 아파트를 보라. 아파트단지 입구에 서 있는 저 흉물스럽고 거대한 아치는 평등하지 않은 세상을 꿈꾸는 이들의 자기 존재 증명 같은 것이...
1536호2023.07.07 11: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