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아프리카, 남아메리카 연구자들이 참여한 학술대회에서 한국의 근대화와 탈식민에 관해 발표한 적이 있다. 발표의 핵심 질문은 ‘한국은 어떻게 탈식민의 문제를 완전히 잊어버리게 되었는가’였다. ‘한국에서는 자본주의의 발전이 모든 문제의 해결책으로 여겨지므로, 이제 근대화나 탈식민 따위를 생각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 내가 제안한 결론이었다. 이런 발표를 한 것은 비유럽 지역에서 한국을 바라보는 시선이 크게 달라졌기 때문이다. 식민주의와 제국주의의 피해자였던 나라 중 한국 정도의 경제 발전을 이룬 나라는 거의 없다. 탈식민과 근대화가 여전히 중요한 문제로 남아 있는 아프리카와 남아메리카 사람들에게 한국은 일종의 대안 근대화 모델로 인식되기도 한다. 과연 한국이 그런 역할을 할 수 있을까?한국식 근대화한국 현대사에서 근대화란 곧 서구화를 의미했다. 그런데 이는 단순한 따라하기가 아니라 모방의 모방, 끊임없는 변형과 재변형 과정이었다. 한편으로는 유럽을 모방한 일본을 재모방하고...
1578호2024.05.10 16: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