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권자’는 두 번의 대통령 탄핵을 거치며 널리 쓰이는 말이 됐다. 하지만 한국의 공적 공간에서 사용되는 다른 어휘들과 마찬가지로 이 말의 정확한 의미를 찾기는 어렵고, 이 모호함이 정치적 수단으로 활용된다.주권과 주권자‘주권’을 가장 흔하게 듣는 때는 선거 시기일 것이다. ‘소중한 주권을 행사해달라’는 투표 독려 문구는 언론이나 국가기관에서도 자주 쓴다. 이때 ‘주권’은 투표에 대한 권리나 정치적 권리를 의미한다. 그런데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라는 헌법 조항과 ‘주권을 행사’하러 투표장에 가는 사람을 동시에 떠올려보면, 뭔가 혼란스럽지 않은가? 헌법에 언급된 ‘주권’은 권리가 아니고, 개인이 행사할 수 있는 것도 아니기 때문이다.집회 현장에서는 ‘주권자의 요구다, 윤석열을 탄핵하라’ 또는 ‘우리는 주권자로서 집회에 참여했다’ 같은 발언을 쉽게 들을 수 있었다. 이때 ‘주권자’란 정확히 누구일까? ‘시민주권’...
1642호2025.08.15 14:4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