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칼럼에서 한국의 성매매 논쟁을 분석하기 위해 ‘수단의 선택’과 ‘윤리적∙이념적 선택’을 구별했다. 이 구별에서 다시 논의를 시작해 보자.도로교통법에 어떤 내용을 담을지는 수단의 선택에 해당한다. 법의 목적이 법을 만들기 전에 이미 정해져 있기 때문이다. 그 목적이란 생명에 대한 권리를 보호해야 한다는 헌법 원칙, 도로 교통의 효율성을 보장해야 한다는 기술적 요구 등이다. 이런 법을 만들면서 ‘인간의 생명권을 보장해야 하는가?’라는 질문을 새롭게 고려하지는 않는다.성매매 관련 법률은 성격이 다르다. 법률의 목적이 헌법이나 다른 상위 규칙에서 곧바로 도출되지 않기 때문이다. 성매매 금지 혹은 허용을 정하고, 여러 규율 방식 중 하나를 선택하려면 그에 필요한 인식론적∙윤리적∙이념적 전제를 구성해야 한다. 이에 따라 성매매에 관한 규정이 달라진다. 가장 오래된 규정은 아마도 ‘사회에 해악을 끼치는 퇴폐적 행위’, ‘전통 규범에 어긋나는 윤락 ...
1672호2026.03.27 13:3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