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곳에 문을 연 지 13년 됐다는 젊은 주인은 “엎어치나 메치나 그게 그거다. 버리면 쓰레기, 주워서 길바닥에서 팔면 헌옷, 옷걸이에 걸면 구제옷, 가게 안에 들어가면 빈티지다”라고 설명했다.도시의 물건들이 한 생을 끝마치고 모여 다음 생을 기약하는 곳이 있다. 동묘공원 주변 골목길, 지금은 동묘벼룩시장으로 불리는 곳이다. 본디 벼룩시장은 그 길 건너 황학동에 있었다. 황학동 마지막 시장이 지금 동묘벼룩시장의 원형인 셈이다. 고물장수들이 고물상으로 몰리는 오후 무렵 마지막으로 장이 열린다 하여 마지막 시장이라 불렸다. 청계천 정비사업으로 시장은 동대문운동장 풍물시장으로 옮겼다가 다시 신설동 풍물시장으로 이동했다.세상만사가 계획대로 되지 않는다는 것은 동묘 주변을 살펴보면 알 수 있다. 행정가들과 도시계획자들은 그럴듯한 장마당을 열어주면 모두 옮겨가 주변이 깔끔해질 것을 기대했을 터이나, 마지막 시장의 장 주인들은 본래 가게도 닻도 없...
1333호2019.06.21 15: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