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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취재 후] 중도층은 조용히 지켜보고 있다
    중도층은 조용히 지켜보고 있다

    6·3 조기 대선을 한 달 앞두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중도층 지지율 상승을 조명한 기사를 작성했다. 이번 기사에서는 이 후보의 여론조사 강세, 특히 중도층에서의 약진과 그 배경으로 작용한 정권 심판 여론, 국민의힘의 쇄신 부재를 분석했다.기사를 작성하며 ‘어대명’(어차피 대통령은 이재명)이라는 표현이 과장으로 들리지 않을 정도로 대세론이 굳어지는 가운데, 전통적 캐스팅보트인 중도층의 영향력이 여전히 유효한지에 대한 의문도 제기됐다. 그러나 올해 초부터 이 후보의 전략은 중도층을 정조준하고 있다. 2022년 대선에서 0.73%포인트 차이로 패배했던 경험을 의식한 듯, 그의 메시지는 중도층 공략에 집중돼 있다.4월 셋째 주 여론조사에서는 이재명 후보의 지지율 상승에 변곡점이 되는 수치가 많이 나왔다. 특히 엠브레인퍼블릭 등 4개 기관이 공동 실시한 전국지표조사(NBS)에 따르면, 이 후보는 중도층에서 차기 대통령 적합도 44%를 기록했다. 전주보다 10%포...

    1627호2025.05.07 06:00

  • [취재 후] “폭력도 하나의 언어”
    “폭력도 하나의 언어”

    지난해 11월 19일 서울 성북구 동덕여대 캠퍼스를 찾았다. 학교 측의 남녀공학 전환 추진에 반대하며 투쟁하는 학생들을 취재하기 위해서였다. 본관 건물 1층 유리문은 대자보 등으로 가려져 있었다. 틈새로 안쪽을 들여다보니 십수명의 학생이 옹기종기 모여 있었다. 학생들의 말을 많이 들을 수는 없었다. 이들이 취재를 거절했다. 캠퍼스를 오가던 학생들도 인터뷰를 주저했다. 그도 그럴 것이 당시는 반여성주의 단체와 유튜버, 일부 언론과 정치인이 학생들을 폭도로 규정하고 비판·비난을 쏟아내던 상황이었다.지난 4월 1일 비로소 학생 두 명을 인터뷰할 수 있었다. 투쟁의 기억을 되짚는 학생들 말에선 울분이 느껴졌다. 학생들은 그간 수차례 학교에 요구사항을 말했지만, 제대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했다. 래커 시위는 최후의 수단이었고, 그 선택에 후회하지 않는다고 했다. 다만 사회가 자신들을 지지, 보호하지 않고 도리어 잘못된 정보로 공격하는 것엔 상처를 입었다고 했다. 계엄 후 광장...

    1626호2025.04.30 06:00

  • [취재 후] “경향 기사 공유하지 말아 주세요”
    “경향 기사 공유하지 말아 주세요”

    기사가 나간 뒤 한 취재원이 흥미로운 반응을 카톡으로 보내왔습니다. 이 취재원은 같이 모임을 하는 분에게 제가 쓴 지난주 표지 기사 링크를 보내니 돌아온 반응은 이랬습니다.“딴지일보, 경향신문, MBC 뉴스 공유하지 마세요. 그래서 허위 선동 전문가들이 하는 말이 선동됐다고 하는 겁니다.” 계속해 이어진 이 인사의 주장입니다.“저는 제 목에 칼이 들어오고, 머리에 권총을 들이대도 다시는 좌파가 하는 말에 동의할 수 없습니다. 저 집회 자체가 ‘자유대학’이라는 곳에서 진행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게 무슨 잘못이죠? 이재명이 방탄조끼 입고 다니는 것보다 훨씬 인간적입니다.”신문 온라인판에 출고된 기사에 탄핵심판이 인용된 뒤 관저에서 퇴거하는 윤석열 전 대통령이 대학 점퍼를 입은 학생들과 포옹하는 사진을 추가로 붙였는데, 그것을 두고 하는 말인 듯싶습니다.취재원에 따르면 1980년대생인 이분과는 과거에 뜻이 맞아 함께 자원봉사활동을 해왔고, ...

    1625호2025.04.23 06:00

  • [취재 후] 미국발 불안, 한국의 불안
    미국발 불안, 한국의 불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입으로 시작하는 기사는 유통기한이 몹시 짧다. 어제 다르고, 오늘 다르다. 트럼프는 지난 3월 4일(현지시간) 캐나다와 멕시코에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했다가 이틀 만에 한 달 유예를 발표했다. 정작 한 달 뒤가 되자 80여개 국가에 상호관세를 부과하면서도 캐나다·멕시코는 대상에서 뺐다. 급기야 4월 9일에는 중국을 제외하고 세계 각국에 부과했던 상호관세를 90일간 유예키로 했다. 세계 경제가 그의 입을 따라 춤을 춘다. 시장은 반등했는지 몰라도 신뢰는 무너졌고, 불확실성은 커졌다. 지구인 모두가 이 시기를 버텨야 한다.두려운 점은 ‘세계구급’ 영향력을 가진 이 엉터리 지도자의 집권이 미국 시민들의 실수나 착오로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익히 알려진 대로 트럼프의 지지기반이 된 것은 쇠락한 공업지대인 ‘러스트벨트’의 노동자들이다. 미국 최대 노조 중 하나인 전미자동차노조는 트럼프의 관세정책에 지지를 선언했다. 세계화, 신자유주의의 광풍에 미국의...

    1624호2025.04.16 06:00

  • [취재 후] 광장에서 묻는 성별
    광장에서 묻는 성별

    취재할 때 사람의 성별을 확인하는 것은 기본이라고 배웠다. 기사에는 으레 성별이 기재됐다. 예전엔 기사에 등장하는 사람 중 여성에만 성별을 표기했다고 한다. 남성은 ‘김모씨(28)’로 쓰지만, 여성은 ‘김모씨(28·여)’라고 쓰는 것이다. 여직원, 여판사, 여의사 식으로 직업 앞에 ‘여’를 붙이기도 했다. 남성을 기본값으로, 여성을 특별한 사례로 보는 성차별적 인식이 언론에 있었다.이런 성별 표기법은 많이 사라졌는데, 2015년 이후 페미니즘 리부트 속에서 성별 표기는 오히려 필요한 때가 있었다. 성폭력 가해자가 남성이고, 피해자가 여성임을 드러낼 때가 대표적이다. 미투 운동, n번방 텔레그램 사건, 딥페이크 사건 등 때마다 피해를 고발하고 문제를 제기한 주체가 여성이라는 점은 사회현상에 대한 중요한 정보였다. 성소수자는 주변적으로 다뤄졌다. 남성에 대항하는 성별 주체로서의 여성이 강조된 것도 있지만 성별은 남성과 여성, 둘뿐이라는 이분법적 관점도 있었다.성별 ...

    1623호2025.04.09 06:00

  • [취재 후] 디폴트값이 된 ‘내전의 시대’
    디폴트값이 된 ‘내전의 시대’

    “윤석열 대통령이 다음 주에 100% 살아올 것을 확신하시면 두 손 들고 만세. 만약에 만약에 살아오지 아니하면 이건 내전이 일어날 수밖에 없어요.”(전광훈 목사 3월 23일 광화문 탄핵 반대 집회)“또 계엄이 시작될 수 있는 이런 엄중한 상황에서 헌재가 선고기일을 미루는 것을 도저히 납득하기 어렵다. (중략) 심리적 내전을 넘어 물리적 내전이 예고되는 상황이다.”(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3월 24일 최고위회의)윤석열 대통령 탄핵 찬성 측과 반대 측을 각각 대표하는 인물인 이 대표와 전 목사가 모두 ‘내전(內戰)’을 거론했다. 일종의 정치적 수사에 그쳤던 ‘내전’ 이란 용어가 최근에는 사람들을 공포에 질리게 할 만큼 위력을 과시하고 있다. 탄핵 국면에서 양극단의 정치가 갈등을 조정하기보다 조장하면서 실체적 폭력의 위험성을 키우고 있기 때문이다. 언제든 서울서부지방법원 난입·폭력 사태와 같은 일이 또 벌어지지 않으리란 법이 없다....

    1622호2025.04.02 06:00

  • [취재 후]다시, 국민의 손에 달렸다
    다시, 국민의 손에 달렸다

    예상치 못했던 12·3 비상계엄이 선포된 지 100일. ‘비상계엄’이라는 단어가 한국사회에 남긴 깊은 상처를 다시금 실감하게 된다. 불과 두 달(지난해 11월~올해 1월) 만에 자영업자 20만명이 폐업했고, 성장률 전망치는 1%대로 추락했다. 코로나19 팬데믹, 고물가·고금리·고환율로 위축됐던 자영업 시장은 갑작스러운 계엄령으로 더욱 흔들렸다.충격은 경제에만 국한되지 않았다. 계엄령 선포 이후 한국의 민주주의지수는 32위까지 하락했다. 해외 언론과 학계에서도 ‘한국이 쌓아온 민주주의적 신뢰가 크게 흔들렸다’며 우려를 표했다. 한때 ‘소프트파워 1위’로 평가받던 국가가 단숨에 외교 무대에서 고립될 위기에 처했다. 스웨덴 총리의 정상회담 취소, ‘포브스’의 경고성 칼럼 등은 국제사회가 한국을 바라보는 시선이 얼마나 급변했는지를 보여준다.사회적 갈등도 극단으로 치닫고 있다. 계엄 이후 실시된 한 조사에서는 ‘자신이 지지하지 않는 정당이나 정치인에 대해 분노보다 역겨움...

    1621호2025.03.26 06:00

  • [취재 후] 중도를 말하면 ‘수박’일까요
    중도를 말하면 ‘수박’일까요

    표지 선정부터 난항이었습니다. 윤석열 대통령 탄핵 인용 뒤 조기 대선 국면이 시작되면 중도층의 마음을 얻어야 한다는 주장을 담은 기사였습니다. ‘중도’를 어떻게 형상화해야 할까 고민이 깊었습니다. 현재 정치 구도는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의 양대 정당을 중심으로 만들어져 있지만, 각 정당의 변천사는 화려합니다. 표지 기사와 함께 이광재 전 국회 사무총장을 인터뷰했는데, 1988년 당시 통일민주당 노무현 의원의 보좌관으로 정치에 입문한 그가 거쳐 간 ‘민주당계’ 정당의 수를 어림잡아 세어보니 모두 18개더군요. 이건 국민의힘도 마찬가지입니다. 링 위에 두 정당을 상징화한 복싱선수가 상대방에게 어퍼컷을 날리고 있고 얼굴 대신 역대 정당의 로고들을 쭉 이어붙이는 아이디어를 제시했지만, 최종 귀착된 표지 디자인은 가운데 인물 형상 인형을 세우고 각 정당 상징색인 빨간색과 파란색의 도미노를 두는 것이었습니다.기사 마감 후 상황 급변은 더 큰 일이었습니다. 잡지 인쇄가 끝난 3월 ...

    1620호2025.03.19 06:00

  • [취재 후] 극우가 낯설지 않다
    극우가 낯설지 않다

    윤석열 대통령 탄핵 반대 집회를 중심으로 부정선거 음모론이 퍼지자, 가짜뉴스가 문제라는 진단이 대두했다. 정말 그럴까. 탄핵 반대 집회 참가자 중에는 부정선거 음모론을 믿는 이들도 있었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들도 있었다. 가짜뉴스는 문제지만, 이 모든 문제의 원흉은 될 수 없다. 오히려 가짜뉴스를 문제 삼는 건 진짜 문제를 가리는 측면이 있다.탄핵 반대 집회 참가자들 주장의 핵심은 계엄이 잘못된 게 없다거나, 잘못됐다 하더라도 저쪽의 책임이 크다는 것이다. 내란 우두머리 윤석열 대통령이 주장하고 윤상현 의원 등 국민의힘에서 증폭했던 그 논리다. 이는 가짜뉴스보다 해악이 컸다. 현직 대통령이자 주요 사건 피의자의 말을 지나칠 수 없었겠지만, 그의 말을 여과 없이 보도한 언론의 책임도 가볍지 않을 것이다.논리보다 더 큰 영향을 미친 건 감정이었을 것이다. 계엄에 대해, 부정선거 음모론에 대해 입장이 다른 이들을 한데 묶은 것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증오하는지였...

    1619호2025.03.12 06:00

  • [취재 후] 이재명의 보라색 넥타이
    이재명의 보라색 넥타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2월 20일 충남 아산시 현대자동차 공장을 방문하면서 보라색 넥타이를 맸다. 이날 민주당은 전국여성위원회 발대식을 열었다. 박찬대 원내대표는 X(엑스·옛 트위터)에 글을 올려 “여성의 권리를 상징하는 보라색 넥타이를 착용했다”고 밝혔다. 그는 “(계엄 후) 새벽마다 국회 정문을 밤새워 지키는 여성분들을 봤다”, “깨어 있는 시민의 주축이 바로 우리 여성들”이라며 여성을 치켜세웠다.한 X 이용자가 이 대표와 박 원내대표의 보라색 넥타이 착용이 감동이라는 취지의 글을 썼다. 그런데 다른 X 이용자들 반응은 싸늘했다. “왜 감동을 받는 것이냐. 바뀐 건 아무것도 없는데”, “보라색 넥타이 맸다고 여성 인권이 나아지냐”, “보라색 넥타이에 감읍할 게 아니라 앞으로 어떤 여성정책을 내는지 봐야 한다”, “그거 맬 정신머리 있으면 법안이나 좀 바꾸고 범죄 형량 늘려달라”, “넥타이보다 더 원하는 건 실질적인 정책과 행동”. 비판의 말이 쏟아졌다....

    1618호2025.03.05 06: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