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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취재 후]돈은 돌고 돌아야죠
    돈은 돌고 돌아야죠

    돈이 돌지 않는다. 골목 상권으로 들어가면 상황은 더 심각하다. 손님은 끊기고 돈의 흐름도 끊겼다. 지난해 12월 불법 계엄 이후 어려움을 겪고 있는 자영업자들은 더 극심한 불황으로 내몰렸다. 폐업률은 최고치를 기록했고, 대출 연체율은 11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에 도달했다.자영업자들은 현재 상황을 ‘돈맥경화’로 표현한다. 어느 순간부터 돈은 위에서만 따로 흐르는 듯하다. 자산과 투자 쪽에서는 거래가 활발해도 그 흐름은 아래로 내려오지 않는다. 낙수효과는 작동하지 않고 자산, 소득, 소비 전반의 양극화 구조는 고착됐다. 돈의 흐름 역시 점점 특정 계층과 자산 영역에 집중되는 양상을 보인다.위에서 아래로 돈이 흐르지 않으면서 인위적인 장치를 통해 흐름을 만들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돈이 도는 구조’를 새롭게 설계해야 한다는 목소리다. 지역화폐는 이러한 흐름 속에서 주목받아왔다.이재명 대통령은 취임 직후 성남시장 시절부터 자신의 대표 정책인 지역화폐를...

    1635호2025.07.02 06:00

  • [취재 후] 소인의 한풀이
    소인의 한풀이

    검찰은 절제했어야 했다. 지난 정부 검찰은 안중에도 없었다. 선배 검사가 대통령이 되고, 선후배·동기들이 정부 요직으로 나아갔다. 그때라도 검찰은 정신 바짝 차리고 자신의 소임을 지켰어야 했다. 그런데 조직으로서 검찰은 화이부동하는 군자가 아니라 동이불화하는 소인이었다. 대통령·장관이 된 선배와 어울리면서도 소신을 지키는 길을 택하긴커녕 같은 편이라고 같아지려고만 했다. 문재인 정부에서 투사처럼 정권 수사를 하다 좌천된 이들이 검찰 핵심부로 돌아와 한 일이라고는 그들에게 명성을 준 정권 수사가 아니라 진영전쟁의 선봉에서 반대파를 탄압하는 것이었다. 투사의 결기와는 거리가 멀었고, 소인의 한풀이에 가까웠다.각급 검사 회의라도 열어서 자성의 목소리를 냈다면 상황이 지금 같지는 않았을 것이다. 역대 정부에서 검찰개혁이 추진될 때마다 검찰 내부에서는 평검사 등 직급별 검사 회의가 열려 ‘검찰의 중립성·독립성’을 보장하라는 반대 목소리를 냈다. 그런데 지난 정부 때 열린 검사 ...

    1634호2025.06.25 06:00

  • [취재 후]네가 너무 싫어서
    네가 너무 싫어서

    “내란에 동조하는 국민이 저렇게 많다니 도대체 말이 됩니까.”대선 결과가 나온 지 며칠 뒤 만난 한 지인이 절망적이라는 듯이 말했다. 대선 출구조사와 달리 이재명 대통령은 절반에 약간 못 미치는 49.42%를,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는 41.15%를 얻었다. TV에 출연한 한 보수성향 정치평론가는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8.34%)의 표를 더하면 “보수 진영 표가 더 많았다”는 평가를 내놓기도 했다.국민의 선택은 내란 종식이었고, 그 결과 정권이 교체됐다. 그럼에도 찜찜해 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은 까닭은 49.42 대 41.5 그리고 8.34라는 이 묘한 숫자들 때문일 것이다.저 숫자들이 내란 종식과 내란 옹호를 대표하는 것은 절대 아니다. 당장 이준석 후보는 윤석열 전 대통령의 탄핵에 찬성했다. 찬탄 대 반탄의 구도로 보면 대선 결과는 6 대 4로 나뉜다.그래도 남는 저 41.1%를 설명할 정확한 답은 없다. 윤 전 대통령을 파면한 헌법재판소의 판결...

    1633호2025.06.18 06:00

  • [취재 후] 나의 세계
    나의 세계

    나와 함께 사는 짝꿍은 5인 미만 회사에서 직장 내 괴롭힘을 당한 노동자였다. 퇴직금도 못 받고 쫓겨나다시피 회사를 그만뒀다. 지난해 계약직으로 취업해 1년 가까이 회사에 다니고 있지만, 이곳도 별반 다르지 않다. 직원들이 여러 이유로 그만두는 ‘좋소’ 기업이다. ‘아무 말 대잔치’를 하는 상사들과 그만두는 직원들, 야근과 주말 근무에도 ‘수당’ 대신 “고생했다”며 용돈 몇만원을 쥐여주는 곳이다. 어느 날 그는 “부당노동행위에 대한 증거를 수집해야겠다”며 소형 녹음기를 주문했다.둘째 아이는 어린이집을 다닌다. 다수의 이주 배경 아동이 선주민 아이들과 함께 생활한다. 원장은 인도에서 온 수녀님이다. 첫째 아이의 초등학교 입학 설명회에 갔을 때는 학교 정문 앞에 ‘입학을 환영합니다’라는 현수막이 중국어, 몽골어, 베트남어, 영어, 한국어로 쓰여 있었다. 공단과 가까운 이 동네 놀이터에는 피부색이 다른 아이들이 함께 뛰논다. 얼마 전 장인을 모시고 건강검진을 하러 갔던 병원...

    1632호2025.06.11 06:00

  • [취재 후] ‘정치 판사’라는 오명
    ‘정치 판사’라는 오명

    대법원 전원합의체가 지난 5월 1일 ‘이재명 판결’을 선고한 뒤 법원 내부통신망에 판사들의 글이 올라왔다. 대선을 앞둔 시점 대법원의 전례 없이 신속했던 절차 진행을 비판하는 내용이었다. 글의 수도 많았지만, 비판의 수위도 높았다. 한 판사는 “조희대 대법원장은 직에서 물러나라”고 했고, 다른 판사는 “이러고도 당신이 대법관이냐”고 했다. 글을 읽으며 ‘판사들이 이렇게 분노할 정도로 대법원 판결이 문제적이었구나’ 싶었다가, 새삼 ‘법원이란 무엇인가’ 곱씹고 있었다.황당함은 그다음에 왔다. 보수언론이 대법원을 비판하는 판사들을 ‘정치 판사’로 몰기 시작한 것이다. 판사들 글이 법관윤리강령 위반 소지가 있다고도 했다. 국민의힘은 김문수 대선후보 직속으로 사법독립수호·독재저지 투쟁위원회를 만들었다. 위원회는 언론 보도를 인용하며 “특정 정치 성향 법관들이 법관회의를 악용한다”고 주장했다. 보수언론과 국민의힘의 정치 판사 운운이 하루이틀 된 이야기는 아니다. 국제인권법연구회 ...

    1631호2025.06.04 06:00

  • [취재 후]트럼프와 시진핑의 초읽기
    트럼프와 시진핑의 초읽기

    “중국에서 온 배들이 태평양에서 유턴해 돌아가고 있다”, “중국 전역에서 공장들이 문을 닫고 있다.” 미·중 협상단이 스위스 제네바에서 극적인 관세 유예 합의에 도달하기 불과 2주 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승리를 자신하며 했던 말들이다. 합의 일주일 전엔 “중국과의 협상을 위해 145% 관세를 먼저 철회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장담했다.결과적으로 트럼프 대통령의 이런 주장은 거의 사실에 부합한다. 관세 폭탄을 맞은 중국 선박들이 미국의 로스앤젤레스항과 롱비치항을 목전에 두고 되돌아갔다. 수출기지인 광둥성 지역에서는 공장 가동을 멈추는 업체가 속출했다. 무역전쟁 영향으로 중국의 4월 대미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20% 넘게 감소했다. 중국은 위안화 절하와 우회 수출 강화, 내수 부양을 위한 사실상의 현금 살포까지 동원하며 경기 침체를 막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그럼에도 불구하고 중국의 이런 고통이 곧장 미국의 승리로 귀결되는 것은 또 아니다.요즘 ...

    1630호2025.05.28 06:00

  • [취재 후] 함께 해결한 경험이 쌓이면 농촌은 버틸 힘을 갖는다
    함께 해결한 경험이 쌓이면 농촌은 버틸 힘을 갖는다

    농가에서 농기계 하나 장만하려면 큰 결심이 필요하다. 싼 건 수백만원, 웬만한 건 수천만원, 대형 트랙터나 콤바인 같은 건 ‘억’ 소리가 난다. 이에 지방자치단체들이 운영하는 농업기술센터에선 다양한 농기계를 구비해 싸게 빌려준다. 경기 북부의 한 농업기술센터에선 48마력 트랙터 하루 대여료가 3만5500원이다. 소형 굴착기 3만원, 들깨탈곡기도 3만원, 관리기는 8500원···. 수익은 적고 빚은 쌓여가는 농민에게 이보다 고마운 사업도 없다.지난달, 한국의 농민 십수 명이 유럽 농촌을 찾았다. 대산농촌재단이 ‘미래가 있는 농촌, 지속 가능한 농업’이란 주제로 마련한 15박17일 연수 프로그램이었다. 주간경향도 동행했다. 프랑스에선 농민들이 ‘큐마(CUMA)’라 불리는 농기계 협동조합을 운영하고 있다. 조합이 기계를 구매하고 농가는 필요할 때 빌려 쓰는 방식이다. 이때까지만 해도 ‘프랑스도 별거 없네. 이건 우리가 더 낫지’ 싶었다.프랑스 농민에게 한국의 농기계 임대사업에 ...

    2025.05.21 06:00

  • [취재 후] 그는 왜 반동성애를 신앙화했을까
    그는 왜 반동성애를 신앙화했을까

    대학 시절 개신교 선교단체에서 활동했다. 돌이켜 보면 그때 나는 매일 성경을 읽었고, 매일 밤 하루를 돌이키며 성경적 가르침과 비교해 나 자신을 반성하고 기도했다. 그런 믿음의 여정에 나침반이 돼준 건 당시 섬기던 교회의 목사였다. 그 목사는 청렴했고, 강직한 성품의 사람이었다.딱 하나 걸리던 것은 그가 주장한 ‘성서무오설’이었다. 성서는 하나님께 영감을 받아 기록된 책이므로 문자적으로 오류가 있을 수 없다는 신학적 주장이었다. 이를 바탕으로 성경을 보면, 이해할 수 없는 것투성이였다. 지구 나이를 6000년으로 보는 성경의 해석도 그랬다. 그때 나는 더 묻고 따지기보다 의문을 한쪽에 치워두는 쪽을 택했다. 지구 나이 6000년을 그렇게 안일하게 받아들였던 내게, 레위기에서 나오는 ‘동성애 금지’ 구절은 어쩌면 너무나 쉽고 간명한 가르침이었다. 타인을 향한 잣대로도 작용했다. 동성애는 있어선 안 되는 것이다. 아멘.나는 사회생활을 시작하면서 신앙 활동에 게을러졌...

    1628호2025.05.14 06:00

  • [취재 후] 중도층은 조용히 지켜보고 있다
    중도층은 조용히 지켜보고 있다

    6·3 조기 대선을 한 달 앞두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중도층 지지율 상승을 조명한 기사를 작성했다. 이번 기사에서는 이 후보의 여론조사 강세, 특히 중도층에서의 약진과 그 배경으로 작용한 정권 심판 여론, 국민의힘의 쇄신 부재를 분석했다.기사를 작성하며 ‘어대명’(어차피 대통령은 이재명)이라는 표현이 과장으로 들리지 않을 정도로 대세론이 굳어지는 가운데, 전통적 캐스팅보트인 중도층의 영향력이 여전히 유효한지에 대한 의문도 제기됐다. 그러나 올해 초부터 이 후보의 전략은 중도층을 정조준하고 있다. 2022년 대선에서 0.73%포인트 차이로 패배했던 경험을 의식한 듯, 그의 메시지는 중도층 공략에 집중돼 있다.4월 셋째 주 여론조사에서는 이재명 후보의 지지율 상승에 변곡점이 되는 수치가 많이 나왔다. 특히 엠브레인퍼블릭 등 4개 기관이 공동 실시한 전국지표조사(NBS)에 따르면, 이 후보는 중도층에서 차기 대통령 적합도 44%를 기록했다. 전주보다 10%포...

    1627호2025.05.07 06:00

  • [취재 후] “폭력도 하나의 언어”
    “폭력도 하나의 언어”

    지난해 11월 19일 서울 성북구 동덕여대 캠퍼스를 찾았다. 학교 측의 남녀공학 전환 추진에 반대하며 투쟁하는 학생들을 취재하기 위해서였다. 본관 건물 1층 유리문은 대자보 등으로 가려져 있었다. 틈새로 안쪽을 들여다보니 십수명의 학생이 옹기종기 모여 있었다. 학생들의 말을 많이 들을 수는 없었다. 이들이 취재를 거절했다. 캠퍼스를 오가던 학생들도 인터뷰를 주저했다. 그도 그럴 것이 당시는 반여성주의 단체와 유튜버, 일부 언론과 정치인이 학생들을 폭도로 규정하고 비판·비난을 쏟아내던 상황이었다.지난 4월 1일 비로소 학생 두 명을 인터뷰할 수 있었다. 투쟁의 기억을 되짚는 학생들 말에선 울분이 느껴졌다. 학생들은 그간 수차례 학교에 요구사항을 말했지만, 제대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했다. 래커 시위는 최후의 수단이었고, 그 선택에 후회하지 않는다고 했다. 다만 사회가 자신들을 지지, 보호하지 않고 도리어 잘못된 정보로 공격하는 것엔 상처를 입었다고 했다. 계엄 후 광장...

    1626호2025.04.30 06: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