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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취재 후] ‘특별시’가 되면 지역민 삶도 특별해질까요
    ‘특별시’가 되면 지역민 삶도 특별해질까요

    기사 마감 다음 날 아침 일찍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 측으로부터 연락을 받았습니다. ‘혹시 기사에 인용한 수치 같은 것이 틀린 건 아니었을까.’ 그런저런 생각을 하다 보니 지면에 인쇄된 기사든 선출고 기사든 아직 독자에게 당도할 시간대는 아니었습니다. 조심스레 물어보니 ‘혹시 어제 통과된 통합법 대안을 갖고 있는지 싶어서 전화했다’고 하더군요. 기자라고 입수할 수 있는 상황은 당연히 아니었습니다.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심사 소위에 대구·경북, 전남·광주, 충남·대전 통합특별시특별법(이하 통합특별법)이 올라온 것은 2월 12일 낮입니다. 기사를 마감한 밤 심야 전체회의에서 각 법안의 대안이 가결됐습니다. 위원회 심사가 끝나면 체계 자구심사 등을 거칩니다. 본회의 심의를 통과한 뒤 정부 이송 후 공포되면 법이 발효되는 것이 일반적인 절차입니다. 국회 의안정보시스템 웹페이지에 들어가면 현재 법이 어느 단계에 있는지 거의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경실련 등 시민단체는 일찌...

    1668호2026.03.04 06:16

  • [취재 후] “투자 말고 투쟁하자”
    “투자 말고 투쟁하자”

    지난 1월 22일 현대차 노조가 현대차의 인공지능(AI) 로봇 아틀라스 도입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AI 기술 개발의 빠른 속도 만큼이나 놀라웠던 점은 노조를 주가 상승의 방해 세력으로 보는 댓글들이었다. AI 로봇 도입은 당장의 현대차 주가를 넘어 인간의 노동이 어떻게 달라질 것인지, 그에 따른 사회안전망은 어떻게 구축해야 하는지 등 큰 틀에서 논의돼야 하는데 여러 군데서 ‘노조가 코스피 5000시대에 찬물을 끼얹으면 안 된다’는 댓글이 보였다.연일 주식시장 활성화와 AI 기술 개발을 강조하는 이재명 대통령도 “굴러오는 거대한 수레를 피할 수 없다”며 노조 손을 들어주지 않았다. 정부가 주식 투자를 장려하는 듯한 태도를 취하고, 주식 투자자와 기업 이익이 곧 사회 전체의 이익인 것처럼 다뤄지는 모습이 계속됐다. 이런 상황에서 주식 안 하는, 못 하는 사람들은 어떻게 살고 있을까. 청년들을 취재했다. 인터뷰한 청년들은 “주식 투자할 여윳돈도 없고, 미래도 없다”고 했다...

    1667호2026.02.18 06:00

  • [취재 후] 골짜기는 누가 메우나
    골짜기는 누가 메우나

    “공유된 비전이 특정한 방향으로 고착되면 그것을 깨고 나와 사회적으로 더 유익할 법한 대안적 궤적을 탐구하기가 어려워진다. 기술 진보의 방향이 지배적인 비전을 가지고 있는 강력한 의사결정자에게 유리하고 목소리를 낼 수 없는 사람들에게는 불리한 방식으로 사회적 편향성을 띠게 만든다.”(대런 애쓰모글루·사이먼 존슨, <권력과 진보>)‘공유된 비전’이 뭘 말하는 건지 궁금하면 현대자동차그룹이 선보인 피지컬 AI ‘아틀라스’와 관련한 기사 댓글을 보면 된다. 대다수의 댓글이 아틀라스가 인간을, 특히 현대차 노조원들을 대체할 미래를 환영하고 있다. 일부는 현대차 노조의 오랜 꼬리표인 ‘귀족노조’에 대한 반감에서 비롯된 반응일 수 있다. 그런데 전부는 아니다. 거스를 수 없는 대세라는 믿음과 아틀라스 도입을 거부할 경우 뒤처질 수 있다는 우려 등이 바탕에 깔려 있다.현재 우리 사회에 지배적인 비전이 있다면 두 갈래로 구성되는 것 같다. 하나는 피지컬 AI가 일자리를 대체할...

    1666호2026.02.11 06:00

  • [취재 후] 퇴직연금, 개인도 이제 공부해야 한다
    퇴직연금, 개인도 이제 공부해야 한다

    “연금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퇴직연금은 그야말로 복잡계 그 자체라고 불립니다. 고려해야 할 사안이 너무 많고, 하나를 고치면 연쇄적으로 다른 곳들이 영향을 받기 때문에 뭘 예측해서 고친다는 게 그만큼 어렵거든요.”퇴직연금 기금화 작업을 취재하며 만난 전문가의 말이다. 정부가 시중은행의 이자 수준인 쥐꼬리 수익률을 기록하는 퇴직연금을 전문가 손에 기금처럼 굴리겠다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지만, 모두가 만족할 방안을 찾기란 그만큼 어려울 것이라는 얘기였다.퇴직연금의 모범으로 자주 언급되는 미국의 401K나 호주의 슈퍼애뉴에이션(Superannuation)은 높은 수익률로 명성이 자자하다. 또 기금이라는 이름으로 뭉쳐진 자본의 힘은 글로벌 자본시장에서도 웬만한 기관들이 주눅 들게 할 만큼 막강하다. 정부나 연구자들이 ‘왜 우리는 아직 이런 제도를 갖지 못했나’ 조급해할 만한 성과들이다.하지만 퇴직금을 대하는 두 문화 사이에는 어마어마한 간극이 있다. 일찌감치 퇴직금을 은퇴 후 ...

    1665호2026.02.04 06:00

  • [취재 후] 돈이 어디서 나서 공천헌금을?
    돈이 어디서 나서 공천헌금을?

    지난주 취재한 한 구의원은 구의원 벌이로 살림살이가 빠듯하다고 했다. 2024년 전국 기초의원의 평균 연봉은 4539만원. 2025년에 좀 올랐으니 소득 자체가 낮다고 할 순 없다. 그런데 지출 얘기를 들어보니 그럴 수 있겠구나 싶었다. 소위 지역위원회 활동에 써야 하는 돈이 많다. 예컨대 요즘은 지역위원회 사무실을 ‘지역 공동 사무실’이라는 이름으로 운영한다. 지역위원회에 소속된 기초의원, 광역의원들이 사무실 임대료와 운영비를 나눠낸다. 기초의회에 사무실이 있는 기초의원들에게 달리 사무실이 필요할 리 없다. 지역위원장을 위해 존재하는 지역사무실 운영비를 기초의원들이 대납하고 있는 셈이다. 기부금을 모금할 수 없는 원외 지역위원장들이 자주 쓰던 방식인데, 최근에는 이 같은 방식으로 지역사무실을 운영하는 국회의원도 늘고 있다고 한다. 그 밖에도 신년회, 송년회, 때마다 돌아오는 야유회, 당원대회를 치를 경비가 기초의원의 주머니에서 나온다. 이 직업은 벌이는 뻔하고 자기 의사와 상관...

    1664호2026.01.28 06:00

  • [취재 후] 이번엔 달라질 수 있을까
    이번엔 달라질 수 있을까

    “누구나 다 아는 이야기인데 이런 것도 뉴스냐.” 기사에 달린 댓글이다. 더 새로운 사실을 제시하지 못했다는 지적이면서 동시에 반복됐지만 달라지지 않는 지방선거 공천 관행에 대한 피로감의 표출이다. 전자는 취재와 서술의 한계로서 기자가 감당할 몫이다. 다만 후자는 기자보다는 정치권과 정당이 받아야 할 질문에 가깝다.이번 취재는 지방선거 공천이 어떻게 작동하는지를 다시 확인하는 과정이었다. 공천 과정에서 후보의 자질이나 정책보다는 지역위원장이나 국회의원과의 관계, 나아가 ‘공천 헌납’이 공천을 결정짓는 문제가 여러 차례 지적됐다. 특정 정당에 국한된 문제만도 아니다.정당들은 선거 때마다 공정성과 시스템을 강조해왔다. 2022년 치러진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는 특히 더 그랬다. 그러나 최근 제기된 사건들은 지난 선거의 공천 과정 또한 ‘공천 헌금’, ‘공천 비리’ 등의 고질적인 문제에서 벗어나지 못했음을 방증한다. 이 같은 공천의 가장 큰 문제는 지방의회가 주민을 대리하지 않...

    1663호2026.01.21 06:00

  • [취재 후] 달콤한 귤, 시큼한 탱자
    달콤한 귤, 시큼한 탱자

    지방소멸, 수도권 일극화 대응 논리로 나온 ‘대전·충남 행정통합’에 대해 취재하면서 지난해 봄 방문한 독일·프랑스 농촌 마을을 떠올렸다. 지역에서 고령인구가 늘고 청년들이 떠나는 건 우리만의 문제가 아니다. 이들 국가도 같은 고민을 안고 있다. 오죽했으면 독일은 3년마다 ‘우리 마을은 미래가 있다’는 경연대회를 열 정도다. 직전 대회 최고상을 받은 후글핑 마을을 지난해 4월 방문했다. 2864명의 주민이 사는, 우리로 치면 면이나 읍에 해당하는 마을(게마인데)로, 17세 이하의 ‘미래세대’가 575명(20.1%)에 이른다.이 마을은 6년에 한 번씩 주민투표로 뽑는 면장과 마을의회, 주민들이 마을의 대소사를 결정한다. 기차 역사를 사서 1층에 카페와 공유오피스를 만들고, 다락 공간은 난민 가족에게 내줬다. 빈집도 사들여 공공 임대주택으로 쓴다. 인근 마을과 함께 체육시설을 짓고 공동으로 사용한다. 면장이 말했다. “주민들이 마을의 문제를 얘기해주죠. ‘이웃이 차를 잘못 주차해요...

    1662호2026.01.14 06:00

  • [취재 후] 쓰레기 기억상실증
    쓰레기 기억상실증

    우리는 쓰레기를 너무나도 빨리 치우고, 잊는다. 나의 본가는 옛 난지도 동네다. 십수년 전만 해도 내비게이션에 주소를 찍으면 거의 허허벌판이었는데, 이제 이곳은 세련된 방송사 건물이며 빌딩, 아파트, 공원으로 가득하다. 하늘공원을 걸을 때면 종종 발밑에 얼마나 막대한 쓰레기가 여전히 묻혀 있을까 생각에 빠져들곤 했다.기사를 작성하며 임태훈의 신간 <쓰레기 기억상실증>을 읽었다. 이 책에서 저자가 말하는 “쓰레기 기억상실증”이란 쓰레기를 일상적으로 생산하고 버리면서도, 그것이 어디로 가는지 누가 그것을 처분하는지는 외면하는 것을 뜻한다. 그래야 자본주의하에서 소비자들은 더 많은 쓰레기를 생산하면서도 죄책감을 갖지 않고, 계속 ‘새 상품’(빠르게 쓰레기가 될수록 경제발전에 도움이 되는)을 노리며 살아갈 수 있게 된다.기억상실은 대신 대가를 치러줄 누군가를 필요로 한다. 세련된 도시 중산층 라이프스타일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하수시설, 공장식 축산시설, 살처분, 쓰레기 ...

    1661호2026.01.07 06:00

  • [취재 후] ‘노동자의 몫’에 봄은 오려나
    ‘노동자의 몫’에 봄은 오려나

    임금이 깎이고, 공사 기간은 줄고, 위험은 아래로 내려간다. 그 틈에서 숙련은 빠지고, 고용은 저숙련 외국인 노동자로 이동한다. 건설 현장의 불법·다단계 하도급 구조는 반복적인 공사비 삭감을 유발하고 이로 인해 안전, 품질, 고용 환경 전반을 동시에 저하시킨다.만약 단가 후려치기 대신 ‘적정임금’이 지급된다면 건설 현장은 어떻게 변할까.서울 강서구 마곡동의 서울주택도시공사(SH)가 발주한 한 건설 현장은 적정임금제가 적용된 사례다. 이 현장을 연구해온 심규범 건설고용컨설팅 대표는 공사비 삭감이 건설 현장 문제의 출발점이라고 진단한다. 단가가 반복 삭감되고, 공기 단축과 속도 압박이 가해지면서 안전과 품질이 동시에 저하된다는 것이다. 그는 적정임금제가 적용될 경우 임금 하한선이 설정돼 단가 후려치기와 하도급 단계에서의 삭감 여지가 줄어들고 숙련 인력 이탈이 줄어들며 시공 품질과 안전 대응이 개선된다고 분석했다.적정임금제는 일부 지자체나 공공기관에서 시행하고 있으나 대개는...

    1660호2025.12.31 06:00

  • [취재 후] 쿠팡의 공범
    쿠팡의 공범

    “소비자도 공범으로 만든 거야.”지난주 쿠팡 기사에 달린 한 줄 댓글은 현 상황을 아주 잘 요약하고 있습니다. 김범석 쿠팡Inc 의장은 결국 국회에 나오지 않았습니다. 국회 쿠팡 청문회는 한국어를 할 줄 모르는 미국인 쿠팡 대표의 동문서답 속에 맹탕으로 끝났습니다. 쿠팡 대응이 옳으냐 그르냐를 떠나 쿠팡 입장에서 본다면 이해가 갑니다. 역대급 개인정보 유출 사고라지만 쿠팡의 이용자 수는 큰 변동이 없습니다. 쿠팡에 영업정지라도 해서 제재를 가하자는 목소리도 분출됩니다만 우려도 만만찮습니다. 이미 이익을 실현한 김 의장 등 대주주들이 아니라 물류센터 노동자나 배송 기사들, 입점 업체 관계자들의 비명이 커질지 모른다는 겁니다. ‘어떻게 쿠팡 없이 살았을까라고 말하는 세상을 만들겠다’던 김 의장의 미션은 이미 완수된 것만 같습니다. 별 잘못도 없는 우리 모두 쿠팡의 공범이 됐다는 게 틀린 말 같지 않은 이유입니다.이커머스 등 플랫폼 기업이 한국에 뿌리내리던 시기 전문가들은 플랫...

    1659호2025.12.24 06: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