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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의 몰락 10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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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MBC의 몰락 10년사](9) 손석희의 시선집중, 신동호의 시선집중
    (9) 손석희의 시선집중, 신동호의 시선집중

    만약 MBC가 정상적이었다면 손석희의 후임으로 신동호의 시선집중이 탄생할 수 있었을까. 4년간 뉴스데스크를 탁월하게 진행했던 박혜진 앵커가 이 전통의 시사프로그램 타이틀 롤을 이어받지는 않았을까.지금은 TBS 등이 아침 시사라디오 분야를 이끌고 있지만, 누가 뭐래도 이 분야의 원조는 2000년에 시작한 이었다. 오전 6시부터 8시까지 각종 시사 이슈를 다루면서, 인터뷰를 통해 이슈와 관련된 새로운 뉴스를 생산해내는 이 놀라운 프로그램은 천편일률적이었던 당시 AM 시장(현 표준 FM 시장)의 최강자로 떠올랐다. 새로운 형식을 개척한 PD의 혜안과 함께, 무엇보다 진행자 손석희의 발군의 인터뷰가 빛을 발했다.여야 정치권의 첨예한 대립이 있는 아침이면 에 등장하는 여야 대표들의 인터뷰에 정치부 기자들이 촉각을 곤두세울 정도로 프로그램의 영향력은 컸다. 언론인 손석희가 조선일보의 김대중 주필, 중앙일보 홍석현 회장 등을 따돌리고 ‘가장 영향력 있는 언론인’으로 떠오른 것도 ...

    1243호2017.09.04 17:43

  • [MBC의 몰락 10년사](8) 공범자의 놀이터가 된 MBC 시사교양
    (8) 공범자의 놀이터가 된 MBC 시사교양

    영화 의 감독인 최승호 PD는 안광한 사장이 직접 해고한 당사자다. 최승호 PD가 안 전 사장이 MBC가 제공한 오피스텔에서 나오는 걸 기다려 질문을 던지는데, 안 전 사장은 카메라를 피해 필사적으로 도망을 친다.영화 에서 가장 인상적인 주인공 중 한 사람은 올해 2월까지 MBC 사장을 지낸 안광한씨다. 김장겸 현 사장이 MBC의 보도부문을 일베가 만족하는 수준으로 전락시켰다면, 안광한 전 사장은 MBC의 제작부문을 초토화시켰다. 단역급에 불과했던 정윤회씨의 아들을 MBC 드라마 7편에 ‘조연급으로 대우하라’며 강제적인 캐스팅을 지시했다는 혐의는 그의 ‘엽기적인’ 경영행위의 일각에 불과하다. 안광한 사장은 공영방송 MBC의 정체성을 상징하는 ‘시사교양’ 장르를 완전히 해체시켰고, 프로그램을 말살했을 뿐 아니라 사유화했다. 안광한 사장은 영화 에 자신이 등장하는 장면이 두려웠는지 상영금지 가처분신청을 냈지만, 법원은 이유가 없다며 기각했다.PD들을 사지로 내몰고 사장...

    1242호2017.08.28 18:20

  • (7) ‘MBC 블랙리스트’ 이렇게 만들어졌다

    세월호가, 4대강이, 노동문제가 PD수첩에서 다룰 수 없는 아이템이 되어갔지만 변변히 저항할 수 없었다. 저항하면 블랙리스트에 이름이 적히고, 그로 인해 불이익을 받는다는 것을 누구나 알고 있었다.얼마 전 비제작부서로 쫓겨난 MBC 기자들은 일제히 ‘새로운 친구를 만나보세요’라는 제목의 메시지를 받았다. 새로운 친구로 등장한 주인공들은 황당하게도 MBC 김장겸 사장, 최기화 기획본부장, 오정환 보도본부장 등 MBC 내 주요 경영진들이었다. 현재 MBC 분위기에서 이들이 갑자기 친구 신청을 할 리가 만무한 상황. 도대체 무슨 일이 벌어진 걸까.가장 그럴듯한 이유는 이들이 모두 휴대전화를 일제히 교체했다는 것. 교체하면서 앱을 새로 깔면 이들의 전화번호가 저장된 휴대전화로 문제의 메시지가 뜬다고 한다. 만약 이 추측이 정확하다면 주요 경영진들은 같은 날 손 붙잡고 함께 휴대전화를 바꿨다는 것이데, 경영진 주변 행정부서에서도 비슷한 소문이 나기 시작했다. 이들이 6개월 전에...

    1241호2017.08.21 16:48

  • [MBC의 몰락 10년사](6) MBC 블랙리스트가 가능했던 이유는?
    (6) MBC 블랙리스트가 가능했던 이유는?

    관리·감독 기능이 있는 공적 기구의 기능은 완전히 마비되었다. 파업과 해고, 징계가 계속되는 가운데 ‘MBC 사태는 노사 양측 간의 갈등일 뿐이고, 언론자유와는 관계가 없다’는 식으로 회피했다.지난 8일 밝혀진 MBC판 블랙리스트는 충격적이었다. 문건에 의하면 65명의 카메라기자들의 성향을 충성도에 따라 4등급으로 나누고 개인 한 명 한 명을 ‘충성’, ‘회유 가능’, ‘회색분자’, ‘강성이고 격리가 필요한 전복세력’이라는 표현으로 분류했다. 이 문건에 등장한 카메라기자들은 “우리가 등급으로 나누는 고깃덩어리였느냐”며 절규했다. MBC 블랙리스트 사건은 그동안 MBC 사측이 언론인들을 어떻게 다루었는지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이 문건의 사실 여부는 검찰의 수사로 밝혀질 문제지만, 사실 블랙리스트 존재에 대해서는 소문이 파다했다. MBC 구성원들은 2012년 170일 파업 이후 경영진의 폭압적인 관리체계를 생각하면 상당한 개연성이 있다고 판단한다.MBC 사측은 김재철·안...

    1240호2017.08.14 16:10

  • [MBC의 몰락 10년사](5) MBC 뉴스가 일베의 환호를 받는 까닭
    (5) MBC 뉴스가 일베의 환호를 받는 까닭

    일베들의 병맛과 극우적인 성향을 만족시켜주는 유일한 제도권 뉴스가 바로 MBC 뉴스였다. 김장겸 사장의 사퇴 목소리가 MBC 내외에서 울려 퍼지는 가운데 일베들은 김장겸의 MBC를 비호하고 나섰다.김장겸 현 MBC 사장은 이명박 정부가 들어선 이후 정치부장, 보도국장, 보도본부장으로 승승장구했다. 근 7~8년 MBC의 보도부문은 김장겸 체제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 기간 MBC 뉴스의 신뢰도와 영향력은 급전직하했다. 김장겸 체제의 뉴스데스크는 특히 동물 뉴스에 집착했다. 2013년 김장겸 보도국장이 취임한 처음 6개월 동안 99건의 동물 뉴스가 뉴스데스크를 장식했는데, 이는 그 전 6개월에 비해 4배 늘어난 양이었다. 주요 시간대 공영방송의 대표 뉴스가 “TV 동물농장”과 경쟁하고 있느냐는 비아냥까지 나왔다. 김장겸 보도국장 시절 ‘정윤회 문건’, ‘대통령의 사라진 7시간’ 등 권력에 대한 숱한 의혹이 있었지만 ‘고래보다 큰 대왕오징어’ 뉴스가 더 중요한 자리를 차지했는데...

    1239호2017.08.08 13:42

  • [MBC의 몰락 10년사](4) 쓰러지고 찢어져도 포기할 수 없는
    (4) 쓰러지고 찢어져도 포기할 수 없는

    「PD수첩」과 「그것이 알고 싶다」. 이 두 탐사 프로그램은 이명박·박근혜 정부가 지나는 동안 완벽한 대비를 보였다. 시민들의 소중한 제보는 더 이상 MBC로, 으로 향하지 않는다.매주 토요일 오후, 포털사이트 검색어 순위에 어김없이 가 올라온다. ‘오늘은 또 어떤 숨겨진 진실을 알려줄까.’ 대중들은 큰 기대를 한다. 별일이 없다면 가 방영되는 시간 동안 실시간 검색어 순위 톱은 방송의 소재일 것이다.최선을 다해 진실에 접근하는 모습을 본 시청자는 거대권력에 의해 감추어진 진실을 폭로하기 위해, 자신의 억울함을 풀기 위해 언론사를 찾는다. 황우석의 사기행각을 목격한 그의 제자, 군 비리를 외면할 수 없었던 군인, 검사의 스폰서를 자처했던 사업가, 국무총리실로부터 불법사찰을 받은 평범한 민간인은 용기를 내서 을 찾았다. 권력을 감시하고, 사회적 약자를 보호하기 위해 PD들은 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을 기울였다.「PD수첩」 과「그것이 알고 싶다」. 이 두 탐사 프로그...

    1238호2017.07.31 17:48

  • [MBC의 몰락 10년사](3) 드라마 왕국이 처참하게 무너지다
    (3) 드라마 왕국이 처참하게 무너지다

    좋은 드라마 한 편은 수많은 사람들에게 위안을 주고, 때로 세상을 바꾸기도 한다. 그런 행복을 MBC 사장들은 시청자로부터 빼앗아갔다.요즘 잘 나가는 작가 유시민이 수배 등으로 어려운 시절을 보내던 1980년대. 그가 MBC에서 드라마 작가였다는 사실을 아는 이는 드물다. 8부작 미니시리즈를 필명으로 각색했던 그는 1989년에 유시민 본인의 이름으로 라는 드라마의 대본을 썼다. 이 작품의 배경은 1980년 전두환 신군부 세력의 등장과 당시 언론사 내부의 상황이었다. 당시 신군부는 정직한 언론인들을 대량 해고했고, 언론사는 권력을 잡은 권력자를 찬양하기 위해 ‘용비어천가’ 프로그램을 만든다. 이 과정에서 권력에 취한 인간 군상들의 욕망과 비겁함이 적나라하게 드러난다. 아이러니하게도 지금의 MBC와 꼭 닮은 설정이다.민주화가 된 이후라고 해도, 1989년이면 군부 출신인 노태우 대통령 시절이었다. 그 시절에도 MBC에서는 이렇게 현실을 비판하는 실험적인 드라마를 만들 수 ...

    1237호2017.07.24 17:44

  • [MBC의 몰락 10년사](2) 풍자와 웃음을 몰아낸 MBC 경영진들
    (2) 풍자와 웃음을 몰아낸 MBC 경영진들

    정치풍자가 거세된 프로그램에서 홀로 분투하던 최양락은 지난해 6월 14년 동안 진행하던 프로그램을 떠나면서 끝인사조차 허락받지 못했다.MBC에서 권력에 대한 비판이 사라지는 동안, 풍자와 해학도 사라졌다. MBC 사장들은 명민한 예능인들을 모욕했다. 이들을 정치적이라는 이유로 쫓아내고, PD들의 제작 자율성을 함께 무력화시켰다.과 가 국민을 좌경화시킨다고 믿는 사람들이 실제로 있을까. 거짓말처럼 존재하고 있었다. 그것도 무려 MBC 부사장이었다. 지난 10년간 MBC는 이런 이들에게 휘둘려 왔다.2014년 백종문 당시 미래전략본부장과 극우성향 인터넷신문의 모 국장은 최고급 한정식집에서 만났다. 이 자리에서 모 국장은 “(MBC) 예능이 국민을 좌파·좌경화하는 데 일등공신”이라면서 MBC , 등을 문제 삼았다. 백종문 본부장은 “(예능PD와 작가가) 의도하고 있는 거지, 회사가 손을 못 대고 있는 것”이라며 평소 가지고 있던 저열한 인식을 드러냈다. MBC 경영...

    1236호2017.07.18 15:16

  • [MBC의 몰락 10년사](1) ‘대표 얼굴’들은 이렇게 쫓겨났다
    (1) ‘대표 얼굴’들은 이렇게 쫓겨났다

    화면에서 사라진 아나운서들이 바로 MBC의 자산이자 경쟁력이었다. 그들은 양심에 충실했고, 공정했으며, 뛰어난 직업인이기도 했다. 현 경영진들은 이런 아나운서들의 삶과 터전을 송두리째 망가뜨렸다.이명박 정부가 들어서자 축출이 시작됐다.손석희 현 jtbc 뉴스룸 앵커는 2009년까지 10년간 의 진행자였다. 당시에도 그는 가장 영향력 있는 언론인으로 꼽혔다. 당시 보도를 보면 손석희에 대한 보수진영의 교체 요구가 강했다고 한다. 그해 11월 에서는 이명박 대통령과의 토론을 준비하고 있었다. 다수가 뉴라이트 인사로 교체된 MBC 감독기관인 방문진과 청와대가 그를 비토한다는 소문이 돌았다. 결국 이명박 대통령과의 토론을 일주일 앞두고 10년 넘게 지키던 MC 자리에서 물러났다. 2013년에는 최고의 청취율을 기록하던 라디오 시사프로그램 에서도 그는 물러났다. 그 즈음 ‘설마 시선집중인데, 청취율, 영향력 1등인데…’ 하는 상식적인 믿음이 부질없음을 김재철 사장은 증명했다. ...

    1235호2017.07.11 14:3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