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경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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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체 기사 149
  • 생명과학의 인문학적 논의

    미국 플로리다주의 시아보 부인의 생명연장에 대한 판결이 유럽에서도 커다란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과연 의학의 발전으로 다른 인간적 기능은 없이 단순히 생명만 연장하는 것이 오히려 인간의 존엄성을 해치는 것인지, 아니면 어떤 상태라도 인간의 생명을 인위적으로 단절시키는 것은 인간의 존엄성을 해치는 것인지? 영국에서는 최근 태아의 성별을 사전적으로 결정할 수 있는 기술 도입에 대해 논의가 벌어지고 있다. 이에 대해 영국 하원 과학기술위원회의 한 국회의원은 5명의 남자아이를 갖고 있는 부모가 6번째 아이로 여자아이를 갖도록 하는 것이 기술적으로 가능함에도 법적으로 금지해야 하느냐고 라디오 인터뷰에서 반문하고 있다. 미국 스탠퍼드 대학에서는 쥐의 두뇌에 인간의 뇌세포를 이식하는 실험을 대학위원회에서 허락했다고 한다. 만약 쥐가 심각한 정도로 인간의 지능에 가까워지는 행태를 보이면 실험을 중단하고 쥐들을 모두 처분한다는 전제하에서 허락이 내려졌다고 한다. 또 다른 영국의 과학자들은 ...

    620호2005.04.19 00:00

  • ‘고래 싸움’ 솔로몬의 지혜

    대한해협에서 동해를 거쳐 오호츠크해에 이르는 해역은 옛날부터 고래잡이의 황금어장이었다. 울산 반구대 암각화에서도 볼 수 있듯이 동해에선 선사시대부터 고래사냥을 했다. ‘은둔의 왕국’ 조선이 처음으로 미국인을 만난 것도 1853년 1월, 부산 앞바다에 포경선이 표착(漂着)했을 때다. 관헌 3명이 배에 올라 입국경위 등을 조사하고 조정에 올린 보고서는 선원들이 머리는 고슴도치 같고 자신을 가리키면서 ‘며리계’라고 여러번 지껄였으나 그들의 문자는 구름 같기도 하고 그림 같기도 해서(如雲如畵) 말과 글 모두가 불통이었다고 썼다. 다행히 그 배에 타고 있던 일본인의 도움으로 미국선적의 포경선이 표착했음을 밝혀냈다고 한다.1855년에도 강원도 통천 앞바다에 표착한 미국의 포경선 선원 4명을 융숭하게 대접해 보냈다는 기록이 있다. 이처럼 개국 이전부터 외국의 포경선이 동해 연안에 출몰한 것은 이 해역이 고래잡이의 황금어장이었기 때문이다. 특히 울산의 장생포는 20여년 전까지만 해도 연근해...

    619호2005.04.12 00:00

  • 냉철한 실험자의 입장으로

    일본 어느 어촌의 독도관련 조례 제정과 연관해서 온 나라가 격앙되어 있다. 일본산 자동차에 불을 지르고, 손가락을 자르며, 분신하는 일이 벌어졌다. 대통령도 나서서 매우 강경한 어조로 일본을 향해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 반면에 우리를 자극하고 나선 일본측은 오히려 냉정을 되찾자고 한다. 우리의 반응에 그리 당황하는 것 같지도 않다. 시마네현에 이어 또 다른 지방자치 단체가 나서서 이것저것 주장하고 나섰다. 일본의 중앙정부는 가만히 있고 지방정부가 연이어 대표선수로 나서서 우리를 자극하고 있다. 자극과 반응은 실험의 기본 틀이다. 실험상황에는 실험을 하는 사람인 실험자와 실험의 대상이 되는 피험자가 있어야 한다. 그리고 실험의 목적과 과정이 있다. 실험은 주로 대학이나 연구소에서나 하는 일이지만, 역사를 돌이켜 보면 국가간에도 일종의 실험적 상황이 수없이 전개된 바 있다. 한 국가가 다른 국가를 의도적으로 자극해서 어떻게 나오는지 반응을 보는 것이다. 그리고 반응의 양상...

    618호2005.04.05 00:00

  • 친구에게 추천하겠습니까?

    요즘 한국 기업들의 최대 화두는 성장이다. 최근에 기업들이 고민하는 성장은 수익을 동반한 성장(profitable growth)이라는 점에서 IMF위기 이전과는 크게 다르다. IMF 이전에도 기업들의 가장 큰 관심사는 성장이었다. 하지만 그 당시에는 수익성이 고려되지 않은 양적팽창 위주의 성장이 많았다. 무리한 확장으로 인한 부도를 지켜본 많은 기업들은 이제 성장을 추구하되 수익을 동반한 성장을 추구하게 되었다. 그런데 최근의 문제는 새로운 성장동력 발굴이 어렵다는 데 있다. 수익 위주, 현금 위주의 경영으로 기업의 자금사정은 상대적으로 나아졌는데 그러한 자금을 어디에 어떻게 투자해야 성장할 수 있는가에 대한 답을 찾기가 쉽지 않다. 성장을 추구하는 방법은 크게 두 가지가 있다. 첫째는 기업의 인수 합병(M&A)을 통한 성장이다. 이는 매출과 수익성 면에서 현재의 사업구조와 상호 상승효과(synergy effect)를 낼 수 있는 기업을 인수함으로써 성장을 하는 방법이...

    617호2005.03.29 00:00

  • 21세기 교육제도

    최근 영국의 루스 켈리 교육부장관이 교육제도의 신뢰회복을 위해 학력평가시험과 대입자격시험을 더욱 어렵게 만들 것이라는 계획을 발표했다. 작년에 옥스퍼드와 케임브리지 대학의 국제경쟁력이 떨어지자 이에 대한 비판이 영국 평등교육 전반의 문제점을 지적한 것과 맥을 같이 한다.프랑스에서도 대입자격시험인 바칼로레아 개혁을 추진하고 있다. 수많은 학생과 교사들의 반대시위로 잠시 논의가 중단되기는 했지만 프랑수아 피용 교육부장관은 현행 바칼로레아 시험은 벼락치기 공부를 조장하므로 개혁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라파랭 총리도 학생들이 대학에서 교육을 제대로 받으려면 바칼로레아의 개혁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21세기가 지식중심의 경쟁사회가 된다는 것이 미래학자들의 일관된 주장이다. 유럽이나 미국에서도 대입제도와 중등교육에 대한 개혁을 추진하고 있다. 과연 우리의 교육제도는 21세기에 적합한가?외국에서 보면 우리처럼 중등교육이 획일화된 나라도 없을 것이다. 미국...

    616호2005.03.22 00:00

  • ‘종이없는 세상‘의 함정

    서울 송파구에는 사적 101호로 지정된 삼전도한비(三田渡汗碑)가 서 있다. 원래 ‘삼전도 청태종 공덕비‘였던 이 비석은 병자호란 때 청나라 태종이 인조의 항복을 받고 그 공덕을 뽐내려고 세운 전승비다. 비 앞면에는 한자로 청태종의 공덕을 적고 뒷면에는 이 사실을 번역한 몽골 문자와 만주 문자를 새겼다. 이 자리에서 새삼 국치(國恥)의 유적인 삼전도비를 거론하는 것은 비석 뒷면에 새겨진 만주 문자가 소멸 직전에 놓였다는 사실 때문이다. 청나라는 1911년 신해혁명으로 무너질 때까지 270년 동안 중국대륙을 지배한 만주족의 나라였다. 그런 청나라의 공용어가 망국 1세기도 채 안돼 소멸운명을 맞았다는 것은 충격적인 일이다. 2001년 중국 사회과학원 민족연구소는 중국 전역에 1000만명의 만주족이 퍼져 있지만 만주어를 구사할 줄 아는 사람은 수십명에 불과하다고 발표했다. 만주족의 문화가 자기 정체성을 잃고 한족(漢族)의 문화에 흡수 동화되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한 민...

    615호2005.03.15 00:00

  • 두번의 좌절, ‘발해의 꿈’

    2002년 3월, 영국의 ‘데일리 텔레그라프’지는 중국 명(明)나라의 해군제독 정화(鄭和)를 콜럼부스보다 72년 먼저 북아메리카 대륙에 상륙하고 마젤란이나 바스코 다 가마보다 1세기 앞서 세계일주를 한 인물이라고 보도했다. 그러나 정화는 아시아인들도 그 이름을 모를 정도로 낯선 인물이다. 그 정화가, 폴 케네디가 ‘강대국의 흥망’에서 명나라 해군의 위력을 평가하면서 조금씩 알려지기 시작했다. “1420년 명나라 해군은 400척의 대형 해상요새와 250척의 장거리 순양함을 포함하여 1350척의 전함을 보유했다. 정화제독이 이끈 일곱차례의 해외원정은 말라카와 실론에서 홍해입구와 잔지바르까지 진출했다. 인도양을 침략한 유럽인들과는 달리 중국인은 약탈이나 살인을 저지르지 않았다.”정화가 2만7000여명을 태운 200여척의 거대선단을 이끌고 최초로 해외원정에 나선 것은 1405년 6월이었다. 그가 최초로 아메리카 대륙에 상륙했다는 주장의 근거는 1428년께 이미 남미대륙을 표시...

    614호2005.03.08 00:00

  • 과거청산 진정한 해법

    청와대 이발사가 주인공인 영화가 있었다. 최근에는 박정희 전대통령의 죽음을 다룬 영화가 논란의 대상이 되었다. 두 영화 모두 감독의 의도이든, 관객들의 해석 문제였든지 간에 영화 속 메시지가 우리 삶의 일부를 잠시나마 과거로 돌아가게 만들었다.영화는 극적 전개를 통해 우리 삶의 이야기를 정교하게 풀어줌으로써 관객이 카타르시스를 느끼거나 공감, 감동을 받게 한다. 이러한 반응 속에서 무의식의 힘과 같은, 영화 속에 숨겨진 정신분석학의 영향을 찾아볼 수 있다.'정신분석'이라면 어렵게 느껴지지만 두 사람, 분석가와 피분석자가 등장하는 영화라고 생각해 보자. 그 과정에서 진행되는 두 사람의 이야기 속에는 영화와 같은 극적인 요소가 포함된다. 그 중에서도 중심이 되는 것이 전이(轉移) 현상이다.'전이'란 피분석자가 자신의 과거를 정신분석가와의 관계로 옮겨 재현하는 것이다. 이때, 전이는 무의식의 산물이라 항상 부적절한 모습으로 나타난다. 분석가를 미워하고, 좋아하고, 존...

    613호2005.03.01 00:00

  • 나날이, 또 나날이 새롭게

    대학이 산업계의 수요를 반영하지 못하고 있고, 그에 따라 청년실업이 악화되고 있다는 시각에 따라 교육부총리에 전직 경제부총리가 임명되었다. 이에 대해 교육계에서는 경제논리, 시장논리가 교육에까지 반영되는 것이 아닌가 하여 반대한다고 한다. 하지만 한편으로 보면 현재의 사태를 야기한 것 또한 교육계의 책임도 있다고 생각한다. 지금까지의 교육이 교육 공무원, 교사 등 교육을 담당하고 있는 사람들 위주로 이루어진 부분이 많이 있기 때문이다. 시장논리든 교육논리든 관계없이 확실한 것은 교육계의 수요자는 교육 공무원, 교사들이 아니라는 것이다. 수요자가 없는 상태에서 공급자가 의미를 갖기는 어렵다. 산업계의 수요를 반영하여 실업을 해소한다는 것과 함께 학생들의 수요를 해결해야 한다. 그리하여 학생들이 가고 싶은 학교가 되어야 한다.요즈음 부모들의 가장 큰 관심사 중의 하나는 자식들이 무엇을 하면서 미래를 개척해나갈까 하는 것이다. 자식들에게 들어가는 교육비용도 만만치 않다. 하...

    612호2005.02.22 00:00

  • 立志傳이 사라진 시대

    "저 강언덕 너머| 내 다음 생(生)에는| 가끔 술도 대취하고| 아이낳고 살림도 살아보고| 바람따라 훌쩍 떠돌기도 하고| 거침없이 호연지기도 부려보며| 사람좋은 얼굴로 인자하게 살고 싶어라|...| 이번 생이 너무 처절하다| 내가 몸받은 시대가 너무 가파르고| 내게 지워진 업이 너무 크고| 남은 길이 너무 가파르다|...| 나 다음 생에는| 풀꽃이어도 좋고| 짐승몸 받아도 좋으니| 다정다감하게 살고 싶어라"  -박노해의 시 '`내 다음 생에는' 중에서. 사람들은 누구나 이승의 삶이 고달프고 팍팍할수록 다음 생에는 좀더 좋은 팔자를 타고 나서 한번쯤 사람답게 살아보겠다는 꿈을 가꾸게 마련이다. 굳이 내세(來世)까지 끌어대지 않더라도 우선 내 자식만이라도 이런 고생은 하지 않게 하겠다는 것은 모든 부모가 공통적으로 갖고 있는 꿈이자 희망이다. 없는 집일수록 자식 교육에 온 가족이 나서서 '올인'하는 것도 자식이라도 한번 여봐란 듯이 살게 하겠다는 한맺힌 생각 때문...

    611호2005.02.15 0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