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경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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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체 기사 149
  • 음식문화 주권지키기

    해외유랑 5년 8개월 만에 귀국한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은 검찰조사를 받으며 수사팀이 ‘특별히 먹고 싶은 음식이 있느냐’고 묻자 ‘라면이 먹고 싶다’고 대답했다고 한다. 이날 저녁 김우중 전 회장은 김치찌개에 라면을 넣은 ‘특식’을 오랜만에 맛있게 먹었다는 이야기다. 김치찌개에 라면사리를 넣은 음식은 점심시간에 샐러리맨들이 즐겨먹는 흔하디 흔한 음식이다. 그동안 세계 각국의 좋다는 요리는 다 먹어 보았을 대기업의 총수가 라면을 풀어넣은 김치찌개를 맛있게 먹었다는 것은 조금 놀라운 일이다.라면을 먹고 싶다며 김치찌개에 라면을 넣어서 먹었다는 김우중씨의 경우를 보면서 우리는 오랫동안 먹어 오던 음식의 맛이 얼마나 끈질긴가를 새삼 느낄 수 있다. 오랫동안 해외여행을 하고 돌아온 사람이 맨 먼저 김치와 된장찌개를 찾는 것도 바로 어려서부터 먹어왔던 전통의 맛을 잊지 못하기 때문이다. 고향을 떠나 오랫동안 도시에서 살아온 사람들이 굳이 가난하던 시절에 먹은 보리밥과 누룽지...

    630호2005.06.28 00:00

  • 공공의료는 ‘양보다 질’

    싱가포르의 병원에서 우리나라 아이들이 몸을 분리하는 수술을 받으면서 그 나라의 병원산업을 소개하는 기사가 일간지를 잠시 장식한 적이 있다. 그 뒤 태국이 의료와 관광을 연계해서 잘 하고 있다는 이야기, 그리고 중국의 장기이식 산업이 앞으로 엄청난 규모로 발전할 것이라는 보도가 있었다. 의료인의 입장에서는 현재 세계적 수준에 근접해 있는 국내 의료의 산업화가 국가의 성장동력이 될 수 있다고 확신한다. 그러면 우리나라에서는 지금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가? 정부가 국가의 성장동력으로 의료산업을 택할 생각은 과연 있는 것일까? 아직 확실하지 않다. 의료가 산업이 되려면 투자해서 돈을 벌 수 있다는 대전제가 성립되고 존중되어야 한다. 우리 의료는 국민개보험의 엄격한 통제하에 있다. 의료수가가 낮은 수준에 고정되어 있고, 그것 또한 심사를 통해 덜 주거나 안 주기도 한다. “오래 기다렸다가 받는 짧은 진료”에 질린 부자들은 돈을 더 쓰더라도 편안한 대접이 받고...

    629호2005.06.21 00:00

  • 정책은 현실이다

    정치와 정책은 다르다. 정치는 유권자들의 심리를 사로잡으면 되지만 정책은 구체적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 정치는 뜨거운 마음과 감성이 앞서지만, 정책은 냉철한 머리와 이성이 요구된다. 정치는 이념과 상징을 중요시하지만, 정책은 현실과 구체성을 요구한다. 따라서 정치는 현실성이 부족할 때 욕을 먹기도 하고 장기적으로 정책의 실패를 초래하기도 한다. 반면에 정책은 지나치게 현실을 고려한 나머지 보수적이고 개혁의지가 없다고 비난받기도 한다.최근 국정운영의 아마추어리즘으로 비판받는 행담도 투자유치 사건이나 소위 S-프로젝트라고 하는 것도 이러한 괴리에서 나타난 현상이다. 현실성에 대한 치밀한 계산 없이 서해개발이라는 정치적 논리로 무리하게 추진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현상이다. 이는 참여정부에 국한된 것이 아니다. 많은 비리와 의혹사건이 역대 정부마다 고개를 드는 것은 성급한 정치적 의욕에 무리한 정책을 추진하다 나타나는 현상이기 때문이다.단임의 대통령이 모든 사회적 문제를 한꺼...

    628호2005.06.14 00:00

  • 평양행 줄서기

    한국의 유명 정치인들이 워싱턴에서 열리는 조찬기도회에 참석하기 위해 불원천리 미국으로 달려가던 시절이 있었다. 밥 한끼 먹겠다고 비싼 비행기를 타고 달려가는 까닭은 미국의 지도층 인사들을 만나 악수라도 나누게 되면 그것이 곧 다음 선거에서 표로 돌아온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의정보고서에 ‘미국의 아무 아무개와 만나 한반도 문제를 협의하는 필자’ 운운하는 사진 한 장을 위해 그 멀고 먼 미국까지 달려가곤 했다. 정치인들이 이처럼 미국 나들이에 매달린 것은 지난 반세기 동안 우리나라 정치에 미친 미국의 영향력이 워낙 컸기 때문이다. 미국이 기침을 하면 우리는 감기에 걸린다는 말이 나돌 정도로 미국은 우리의 국운을 좌지우지하다시피 해온 강대국이었다. 하기야 6·25로 나라의 운명이 경각에 달렸을 때 우리에게 구원의 손길을 건네준 나라가 미국이고 전 국민이 초근목피로 연명하던 시절, 구호물자를 보내 우리를 구제한 나라도 미국이었다. 돌이켜보면 우리가 싫든 좋든 앞선 문물...

    627호2005.06.07 00:00

  • ‘늙은 의사 기르기’에 대한 반론

    의학전문대학원 전환을 둘러싸고 서울대학교 의과대학과 교육인적자원부 간의 갈등관계가 신문지상에 크게 보도된 바 있다. 대다수 국민은 “어, 또 뭐야?” 정도의 반응으로 지나쳤겠지만, 이 문제는 서울의대나 의사만의 문제가 아니다. 이 제도가 미치는 파장은 결국 국민 개개인에게 미칠 수밖에 없다. 상당기간 의학교육에 종사해온 입장에서 무엇이 문제인지 풀어보고자 한다.우리 의학교육제도는 의예과 2년, 의학과 4년, 총 6년 동안 대학을 다니고 졸업하면 의학사 자격을 얻고 면허시험을 거쳐 의사면허증을 받는다. 그후에 인턴 1년, 레지던트 4년을 거쳐서 시험에 합격하면 전문의가 된다. 전문의가 되기 전이나 후에 남자는 3년간의 병역의무를 마쳐야 한다. 병역 후에는 세부전공분야를 공부하는 전임의 과정을 1~2년 밟아야 하는 것이 최근의 경향이다. 따라서 모두 16년 과정을 마치고 꽤 늙은 티가 나야 의사로서 본격적인 활동을 하게 된다. 이러한 교육체계는 과거 독일 의학의 영향을 받...

    626호2005.05.31 00:00

  • 내신등급제와 교육개혁

    2008년부터 내신등급제를 시행한다는 새 대입제도가 태풍의 핵으로 떠오르고 있다. ‘저주받은 89년생’을 외치는 학생들은 촛불시위라는 극단적인 수단을 택하려 하고, 교육부는 본질적인 해결책은 내놓지 못하면서 시위 자제와 처벌 사이에서 갈팡질팡하고 있다. 다행히 지난 5월 7일의 촛불시위는 큰 불상사 없이 마무리되었지만, 그렇다고 문제가 해결된 것은 아니다.도대체 어찌하다가 우리의 귀한 자식들이 이런 지경에까지 이르렀단 말인가? 지금부터라도 어른들은 모든 선입견과 이해관계, 그리고 철학의 차이를 떠나서 정말로 제대로 된 교육체계를 확립하지 않으면 안 된다.필자는 현재의 교육문제를 두 개의 차원으로 나누어 생각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 하나는 중·고교 교육의 내실화이고, 다른 하나는 대학입시에서 학생선발 과정의 정상화다. 먼저 중·고교 교육의 내실화를 위해서는 현재 허울뿐인 고교 평준화 제도를 폐지해야 한다. 평준화제도는 다양한 학생들을 한 클래스에 ...

    625호2005.05.24 00:00

  • 영국 노동당에 배워라

    5월 5일 실시된 영국의 총선이 블레어 총리가 이끄는 노동당의 승리로 끝났다. 노동당 역사에서 3선을 이끌어낸 것은 처음이라는 사실이 말해주듯이 영국 국민은 노동당과 보수당에 번갈아 정권을 만들어주면서 시민의 권리를 행사해 왔다. 이로써 블레어 총리는 노동당 출신으로 최초의 3번 연임을 기록하게 되며, 2년 뒤까지 자리를 넘겨주지 않으면 대처 수상보다 장기집권을 하게 된다. 과연 전세계에 신자유주의 물결을 넘치게 만들었던 보수당의 마거릿 대처 총리를 3번씩이나 지지했던 영국민이 왜 그 대척점에 서 있는 블레어 총리의 노동당을 다시 3번씩이나 지지하게 된 것인가? 지난 한달 동안의 선거전은 보기 드물게 뜨겁게 진행되었다. 선거철이 되면 경제이슈가 주로 논란이 되지만 이번에는 의료·치안·교육·이민 문제가 초기에 대두되더니, 이라크 참전 결정과정에 대한 블레어 총리의 진실성 문제가 막바지 쟁점으로 등장하여 치열한 논란이 벌어졌다. 하워드 보수당 당수도 블레어 총리는 거짓말쟁이라는 ...

    624호2005.05.17 00:00

  • 유언비어를 즐기는 세상

    한 세대 전, 미국의 어느 사회학자가 하루 동안 미국 전역에서 3명 이상 참석하는 회의는 1100만건이나 되고 이 자리에서 최소한 3300건의 ‘뜬소문(루머)’이 쏟아져 나온다는 발표를 한 적이 있다. 1976년의 일이다. 그로부터 30년이 지난 지금은 회의도 더 많아졌을 것이고 뜬소문의 생산량도 훨씬 더 늘어났을 것이다. 뜬소문의 생산과 수요가 늘어나자 뜬소문만을 모은 정기 간행물까지 나왔다. 언론학자들은 이처럼 유명인사나 연예인들의 뒷소문을 전문적으로 다루는 ‘언론’에 ‘퍼스낼리티 저널리즘’이라는 이름을 붙이기도 했다. 신군부가 정치의 전면에 등장했던 1980년대 초의 이른바 ‘안개정국’과 언론이 권력이 통제를 받던 시절에 ‘카더라 방송’ 같은 유언비어가 널리 유포된 적이 있다. 유언비어나 뜬 소문은 정보의 흐름이 막히거나 왜곡되는 불확실성의 시대일수록 더 기승을 부리게 마련이다. 그러나 정치가 투명해지고 언론에 대한 통제가 풀렸다고 해서 뜬소문의 생산과 수요가 사라지...

    623호2005.05.10 00:00

  • 속임과 폭력의 일상화

    언젠가 점심식사 후에 잠시 졸고 있었다. 따르릉 울리는 전화벨 소리. 전화 회사라고 하면서 보증금을 돌려준다고 했다. 세상에 돈돌려 준다는데 싫다고 할 사람 있겠는가. 나중에 알고 보니 전화를 설치하면서 적립한 돈에 대한 이자가 형편 없어서 적립금은 돌려주고 기본요금을 확 올리는 것이었다. 그러한 설명이 전혀 없었으니 심정적으로는 작은 사기를 당하였다고밖에 할 수 없었다. 통화내용을 녹음하였을 테니 되돌리기도 어려운 일이다. 무슨 무슨 혜택을 준다는 전화는 요새도 계속 온다. 자세한 설명을 요구하면 “고객님께서 이해를 못 하시니 나중에 다시 걸겠다”고 한다. 내가 이해를 못한 것일까? 아니면 잘 속아주지 않은 것일까? 인터넷에서 벌어지는 사기, 휴대전화 판촉과 관련해서 일어나는 속임수의 정도와 피해범위는 벌써 그 도를 넘어섰다. 대한민국에 살면서 느끼는 ‘사기위험지수’는 외국 생활에서 느끼던 것보다 훨씬 높다.폭력의 일상화도 심각하다. 말로 위협하거나 ‘손맛’...

    622호2005.05.03 00:00

  • 금감위와 국법질서

    최근 뜻하지 않게도 헌법과 법률, 하부 행정규범 등 소위 ‘국법질서’를 되돌아보게 하는 일이 있었다. 금융감독위원회(이하 금감위)가 지난 3월에 ‘외부감사 및 회계에 관한 규정’(이하 외감규정)을 개정하여 과거에 분식회계를 했던 기업이 이를 감추기 위해 반대 방향으로 또 다시 분식회계를 하는 소위 ‘역분식’을 실질적으로 허용했다는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기 때문이다. 어쩌면 일반 대중은 이것이 도대체 무슨 “귀신 씨나락 까먹는 소리”일까 하고 의아해할 수도 있다. 그러나 이것은 귀신의 소리도 아니고 우리와 아무 관련이 없는 해프닝도 아니다. 오히려 이것은 금감위라는 공적기관이 국법질서를 어지럽힌 매우 커다란 사건이다.조금 더 차분하게 따져보자. 회계감사는 경영자가 투자자에게 사업의 결과를 투명하게 보고하도록 강제함으로써 기업에 대한 투자자의 신뢰를 강화시키고, 결과적으로 기업이 투자자로부터 외부자금을 보다 안정적으로 조달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매우 중요한 장치다. 따라서 모든 사...

    621호2005.04.26 0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