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 나일론으로 짠 '석산 양말'을 처음 본 것은 1955년 10월, 서울 창경원(지금은 창경궁으로 복원되었다)에서 열린 광복 10주년기념 산업박람회에서였다. 쉽게 구멍이 뚫리는 면 양말, 뚫어질 때마다 전구를 넣고 기워 신던 그 시절에 쉽게 뚫어지지 않는 나일론 양말은 '기적의 양말'이었다. 저녁에 빨아서 그 이튿날 아침에 신을 수 있을 뿐 아니라 몇달을 신어도 처음의 품질과 감촉을 그대로 유지했다. 시골에서 수학여행 온 중3학생에겐 망설여지는 가격이었지만 선물용으로 한 켤레를 샀던 기억이 남아 있다. 그러나 새로운 화학섬유가 나오고 생활에 여유가 생기면서 천연섬유를 더 선호하게 되자 석산 양말은 자취를 감추고 말았다. 비록 '석산'이라는 브랜드는 사라졌지만 모든 물산이 부족했던 시절에 나온 나일론 양말에 대한 기억은 아직까지도 살아 있다. 새삼 반세기 전의 양말을 떠올리는 것은 우리도 이젠 세계 시장을 석권하는 국산 브랜드를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에서다. 사람들...
600호2004.11.25 0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