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경향


주간경향

연재

주목! 이 사람
  • 전체 기사 300
  • [주목! 이 사람] 펴낸 박태호씨
    <한국의 화장시설> 펴낸 박태호씨

    박태호 대한장례지도사협회 연구위원(68)은 한국의 장례문화에 관한 한 국내 최고 권위자다. 30년 넘게 장묘문화 일에 몸담다 보니 장례문화 변천사의 산증인이 되었다. 최근 그는 <한국의 화장시설>이라는 책을 펴냈다. ‘찾는 이가 별로 없어’ 소수 독지가의 도움으로 낸 비매품이다. 책을 내기 위해 코로나 정국에도 전국에 산재한 화장장을 답사해 기록했다.“지난해 화장장 비율이 89.8%였어요. 올해는 90%를 넘길 겁니다. 화장장이 90%를 넘긴다는 의미는 죽으면 대부분 화장하는 시대라는 뜻입니다. 말하자면 필수시설이 된 거죠. 하지만 한국의 200여개 지방자치단체 중 화장장이 있는 곳은 59개에 불과해요. 그나마 시설도 낡고 문제투성이고….”그가 실태조사에 나선 이유다. 가장 심각한 것은 수도권이다. 박 위원에 따르면 경기도의 31개 시·군 가운데 화장장이 있는 곳은 4곳에 불과하다. ...

    1390호2020.08.07 15:25

  • [주목! 이 사람]소설가 정화진 ‘김의기 열사’ 기리는 소설 펴내
    소설가 정화진 ‘김의기 열사’ 기리는 소설 펴내

    작가 정화진이 쓴 <의기>는 지난 5월 출판사 서해문집에서 출간한 소설이다. 제목도 단출하고, 작가의 이름 역시 조그맣게 인쇄돼 있다.<의기>는 1980년 5월 30일 의문의 추락사로 숨진 김의기 열사(서강대 무역학과 76학번)의 이야기다. 김 열사는 광주에 갔다가 참사를 목격했다. 서울 종로5가 한국기독교회관에서 ‘동포에게 드리는 글’을 작성했다. 이날 회관 6층에서 떨어져 며칠 뒤 세상을 떠났다.정화진은 1980년대 <쇳물처럼>이란 노동소설로 널리 이름이 알려진, 그 ‘정화진’이다. 그 시절 이후 정화진은 문학판에서 사라졌다. 소설가 정화진의 본명은 황의돈. 그는 서강대 영문과 80학번이다. 서강대 4년 선·후배. 김의기 열사와 정화진 사이에는 옷깃이라도 스친 인연이 있을 법하다. 정화진은 “대학에 다닐 때 학생운동을 했던 사람이라면 ‘의기 형’의...

    1389호2020.07.31 15:54

  • [주목! 이 사람]백명수 시민환경연구소장 “지난해 붉은 수돗물 교훈 잊었나”
    백명수 시민환경연구소장 “지난해 붉은 수돗물 교훈 잊었나”

    인천 서구를 시작으로 전국 7개 수돗물 정수장에서 유충이 나왔다. 1908년 국내에 상수도가 보급된 이후 초유의 사건이다. 백명수 시민환경연구소장은 “지난해 적수(붉은 수돗물) 사태의 교훈은 어디 갔나?”라고 묻는다. 백 소장은 ‘수돗물 박사’라는 수식이 따라붙는 연구자이자 활동가다. 수돗물시민네트워크에서 정책위원장도 맡고 있다. “적수 사태 이후 인천시가 혁신안을 발표하고 굉장히 많은 예산을 투자했어요. 유충 사건은 그것이 내실 없는 보여주기식 대책이었다는 걸 보여줍니다.”아무리 좋은 시설을 들여도 현장에서 제대로 운영하지 못하면 소용없다. 인천시 상수도사업본부는 붉은 수돗물 사태 이후인 지난해 8월 인천 서구 공촌정수장에 고도정수처리시설을 설치했다. 예산 390억원을 들였다. 하지만 오염물질을 제거하는 시설인 ‘활성탄 여과지’에 날벌레인 깔따구가 알을 낳는데도 까맣게 몰랐다. 유충 및 붉...

    1388호2020.07.24 16:02

  • [주목! 이 사람]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장창현 원장 “힙합을 통해 젊은 환자들과 소통”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장창현 원장 “힙합을 통해 젊은 환자들과 소통”

    정신과 의사가 무대에 올라 랩을 한다. 지난해 10월 세 번이나 행사장소 사용허가를 얻지 못하는 우여곡절 끝에 열린 ‘제1회 매드프라이드 서울’ 축제의 힙합공연 무대였다. 축제의 주인공은 정신장애인들. 무대에 오른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장창현 원장(38)은 일종의 축하공연 초대가수 역할을 맡았다. 그는 매드프라이드 조직위원회에 참여해 처음부터 행사를 기획했다. “2회 때는 M.O.M이란 팀으로 무대에 오를 예정”이라는 그는 이미 디지털 싱글 2곡도 발표한 바 있다.힙합과 정신의학, 별다른 연결고리가 없어 보이지만 장 원장의 진료철학을 들어보면 조금씩 수긍이 간다. “미국 흑인 청소년들에겐 힙합 음악인들이 일종의 성공한 역할모델입니다. 어려운 여건에서 자기의 이야기를 음악으로 만들어 인기를 얻는 모습을 보며 의미도 찾고요.”힙합은 처음에 장 원장에게 그저 개인적인 취미 차원에 머물렀다. 하지만 자신이 좋아하...

    1387호2020.07.17 15:53

  • [주목! 이 사람]‘들꽃영화상’ 다큐멘터리 감독상 받은 강유가람씨 “이태원에 사는 세 여성의 삶 조명”
    ‘들꽃영화상’ 다큐멘터리 감독상 받은 강유가람씨 “이태원에 사는 세 여성의 삶 조명”

    다큐멘터리 영화 <이태원>에는 세 명의 여성이 등장한다. 40년간 이태원에서 미군 전용 컨트리클럽인 ‘그랜드 올 아프리’를 운영하는 삼숙, 주먹을 휘둘렀던 남편과 이혼하고 미군 클럽에서 웨이트리스 생활을 했던 나키, 이태원 클럽에서 일하다가 미군과 결혼해 미국으로 떠났지만 1년 만에 돌아온 영화.강유가람 감독은 이 작품으로 지난 5월 ‘들꽃영화상’에서 다큐멘터리 감독상을 받았다. 들꽃영화상은 저예산 독립영화의 업적을 기리는 상이다. <이태원>은 세 여성을 ‘기지촌 여성’으로 그리지 않는다. 강 감독은 “미군들을 위한 산업에 종사했다는 것만으로 이 사람들의 정체성이 규정되는 게 아니라 오랫동안 이태원에 살아온 주민으로서의 고민, 어떻게 커뮤니티를 형성하고 사람들과 살아가고 있는지를 표현하고 싶었다”고 말했다.감독의 이런 시선은 <이태원>에서만 드러...

    1386호2020.07.10 15:01

  • [주목! 이 사람]공립 솔빛숲유치원 조미희 원장 “아이들이 소풍 같다고 좋아해”
    공립 솔빛숲유치원 조미희 원장 “아이들이 소풍 같다고 좋아해”

    부슬부슬 비가 내렸지만 숲에선 아이들 재잘거리는 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세종시 반곡동 괴하산 자락에 있는 이 숲은 솔빛숲유치원의 ‘교실’이다. 8개 반이 각각 숲 이곳저곳에 흩어져 교실을 만들어 논다. 아이들은 선생님과 함께 물웅덩이를 파서 올챙이·개구리를 풀어놓거나, 나뭇가지에 줄을 걸어 그네를 타고, 쓰러진 고목 위를 걸어다녔다. 의자에 앉아서 나무를 올려다보며 “곤충 로봇이 나오는 만화영화를 보고 있다”고 말하는 아이도 있었다. 버섯을 발견했다거나 으름덩굴에 열매가 열렸다고 들뜬 목소리로 외치기도 한다.솔빛숲유치원은 국내 최초의 공립 숲유치원이다. 듣기 좋으라고 ‘숲’을 붙인 게 아니라 아이들이 교실이 아니라 온종일 숲에서 놀기 때문에 붙은 것이다. ‘숲유치원’은 아이들이 숲에서 자유롭게 놀면서 스스로 놀잇감을 찾고, 발견하는 과정을 중시하는 하나의 교육철학이자 교육과정을 ...

    1385호2020.07.03 17:23

  • [주목! 이 사람]김동은 계명대 동산병원 이비인후과 교수 “법에 있는 건강권 여전히 무관심”
    김동은 계명대 동산병원 이비인후과 교수 “법에 있는 건강권 여전히 무관심”

    올 상반기 대구는 말도 많고 탈도 많았다. 코로나19 확산 국면에선 대구시의 미흡한 대처로 시끄러웠다. 코로나19 확진자 발생이 줄어든 뒤에는 지자체 지원금 부정수급으로 논란이 됐다.김동은 계명대 동산병원 이비인후과 교수(48)는 대구에 쓴소리를 보탠 의사 중 한 명이다. 그는 대구시 늑장 행정을 줄곧 지적했다. 대구시는 코로나19 확산 조짐이 보이는데도 선제적으로 병상 확보 등 준비에 나서지 않아 혼란을 자초했다. 그는 대구시의 ‘상업 의료’ 중심 의료정책도 비판했다.대구에서 자란 김 교수는 서울에 있는 대학에 진학해 2년을 다녔다. 그러다 다시 대구로 돌아와 의대에 입학했다. 김 교수는 “대구에서 소신 있는 이야기를 하기가 쉽지 않은 건 사실이다. 의사를 전문직이라고 한다면, 대구에서 드러나지 않는 분들을 대신해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본다”라고 했다.그는 최근 저서 <당신이 나의 백신입니다>를 냈다. 책에...

    1384호2020.06.26 15:29

  • [주목! 이 사람]박지희 도봉초등학교 교장 “교사의 삶을 보고 아이들이 배워”
    박지희 도봉초등학교 교장 “교사의 삶을 보고 아이들이 배워”

    군사정권 시절 교사 1500명이 교단에서 쫓겨났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에 가입했다는 이유였다. “교사가 교문 앞에 가로막혀 학교에 들어가지 못해도, 교실에서 아이들이 울고불고해도 세상과 학교는 멀쩡히 돌아가더군요. 교사 1500명이 해고되면 세상이 뒤집히고 학교가 멈출것 같았는데 그게 아니었어요.”당시 새내기 교사였던 박지희씨(55)도 교실에서 끌려나갔다. 박씨의 말처럼 선생님이 떠난 뒤에도 학교는 평화로웠다. 기이한 세상이었다. 꼬박 5년을 해직교사로 살았던 박씨는 우여곡절 끝에 교단으로 돌아왔다. 30년 전 신출내기 선생님이었던 박씨는 이제 도봉초등학교의 할매 ‘교장 쌤’이자 초등국어교육의 대모로 불린다.“해직 경험이 없었으면 지금 굉장히 ‘꼴통’스러웠을지도 모르겠어요. 해직 기간 동안 우리나라 투쟁의 최전선에 선 사람들을 만나면서 ‘내가 시야도 좁았고, 진심 어린 관심이 없...

    1383호2020.06.19 15:23

  • [주목! 이 사람]김윤영 빈곤사회연대 사무국장 “재난지원 빈곤층에게 더 충분히”
    김윤영 빈곤사회연대 사무국장 “재난지원 빈곤층에게 더 충분히”

    2004년 첫발을 뗀 빈곤사회연대는 ‘반빈곤 운동단체’다. 누군가는 묻는다. “빈곤과 불평등은 정도의 차이만 있을 뿐 어느 시대, 어느 사회에나 존재하지 않느냐”고. 김윤영 연대 사무국장은 ‘어쩔 수 없다’는 체념에 동의하지 않는다. 김 사무국장은 “문제 해결을 위한 가장 중요한 단초는 당사자들이 스스로 권리를 쟁취하고 서로 연대하면서 마련될 수 있다고 본다”고 말한다. 그의 시선은 철거민·노점상·홈리스·쪽방 주민 등 가난한 이들에게 향해 있다.대학 시절, 뉴타운 재개발 붐이 일었다. ‘헌 집 줄게 새집 다오’라는 말은 맞지 않았다. 많은 이들이 살던 곳에서 쫓겨났다. ‘아파트 키드’였던 김 사무국장은 이때 사회문제에 눈을 떴다. 노숙인 상담 같은 연대의 활동에 참여했다. 2010년 정식 활동가가 된 뒤 줄곧 취...

    1382호2020.06.12 13:00

  • 고광섭 목포해양대 교수 “이순신 장군의 흔적 기리고 싶어”

    1597년 명량해전에서 승리한 뒤 충무공 이순신 장군은 수군을 이끌고 법성포와 고군산도 등 남·서해안 몇몇 곳을 전전했다. 큰 승리를 거뒀지만, 수군을 재건하기 위한 전략의 일환이었다. 그해 10월 11일(음력) <난중일기>에는 이렇게 적혀 있다.“낮 12시쯤, 안편도(安便島) 발음(發音)에 도착했다. 바람이 도움이 됐고, 날씨도 화창했다. 뭍에 내렸다. 상봉에 올라가 배를 감춰둘 곳을 빠짐없이 생각하며 살펴보았다. 동쪽을 살펴보니, 앞에 섬이 있어 멀리 바라볼 수 없었다. 북쪽은 나주와 영암 월출산까지 막힘 없이 틔어 있고, 서쪽은 비금도까지 틔어 있어 눈앞이 시원하게 확 틔어 있었다.”이순신 장군은 이곳에서 음력 10월 29일까지 18일간 머물렀다. 막내아들 면의 죽음을 알리는 편지를 받고 통곡한 곳은 바로 안편도였다. 그러나 이곳이 현재 어디인지는 고증되지 않았다. 이런 지명이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학계에서는 전남 신안군의...

    1381호2020.06.05 16:49